CINELAB2025-03-10 11:31:38
3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미키 17> 국내와 북미 모두 정상 차지, 그러나 어두운 전망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국내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국내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개봉 2주 차에도 1위의 자리를 유지한 <미키 17>은 지난 7일 북미에서도 첫선을 보였습니다.
북미에서는 개봉 첫 주말 1,91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1위에 올랐지만,
제작비가 1억 1,800만 달러에 달하는 만큼 극장 수익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는 다소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더불어, 8,000만 달러의 마케팅 비용을 더한다면,
극장 개봉만으로 손익을 맞추려면 최소 2억 7,500만~3억 달러의 글로벌 흥행 수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키 17>는 해외에서는 66개 지역에서 2,540만 달러를 벌었으며,
한국 개봉을 포함한 해외 수익은 현재까지 3,420만 달러, 전 세계 총수익은 5,330만 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국내 박스오피스 2, 3위는 애니메이션 <퇴마록>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상 <콘클라베>가
각각 누적 관객 수 38만 명, 7만 명을 기록하며 2위와 3위를 차지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여전히 대형 영화들이 강세입니다.
마블 스튜디오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누적 수익 1억 7,658만 달러를 돌파하며 2위를,
우디 해럴슨, 시무 리우가 주연을 맡은 실화 바탕 영화 <라스트 브레스>가 누적 수익 1,465만 달러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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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회퍼, 선한 능력으로 암흑속에 불을 밝히다
▷한줄평 : 빛을 기다리는 어둠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평점 : ★★★▷영화 : 본회퍼: 목사.스파이.암살자(Bonhoeffer: Pastor.Spy.Assassin), 2025.4월
2022년 12월 31일,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를 맞이해야 할 시간.
그러나 창궐한 코로나19는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두려운, 마치 지옥에 갇힌 듯한 나날을 이어가게 만들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현실 앞에서 ‘새로운 한 해’란 말조차 공허하게 느껴졌다.
그때 우연히 발견한 노래, ‘선한 능력으로(Von guten Mächten wunderbar geborgen)’는 마치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나는 그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또 들었다. 어느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말할 수 없는 ‘평화’가 밀려오는 듯했다.
♬ 선한 능력으로 작사 : Dietrich Bonhoeffer / 작곡 : Siegfried Fietz
1. 그 선한 힘에 고요히 감싸여 그 놀라운 평화를 누리며
나 그대들과 함께 걸어가네 나 그대들과 한 해를 여네
2. 지나간 허물 어둠의 날들이 무겁게 내 영혼 짓눌러도
오 주여 우릴 외면치 마시고 약속의 구원을 이루소서
3. 주께서 밝히신 작은 촛불이 어둠을 헤치고 타오르네
그 빛에 우리 모두 하나 되어 온누리에 비추게 하소서
4. 이 고요함이 깊이 번져갈 때 저 가슴 벅찬 노래 들리네
다시 하나가 되게 이끄소서 당신의 빛이 빛나는 이 밤
(후렴) 그 선한 힘이 우릴 감싸시니 믿음으로 일어날 일 기대하네
주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셔 하루 또 하루가 늘 새로워
① 독일 NGO 한국선교사 독일어/영어/한국어버전 : GINA (홍혜진, 2020년)
https://www.youtube.com/watch?v=xwlUtvHLF8U
② 독일 작곡가 버전 : Siegfried Fietz (2012년)
https://www.youtube.com/watch?v=aN7dGz6NH5M&t=111s
‘어둠이 깊을수록 빛은 더욱 밝게 빛난다. 그 선한 힘이 영혼을 짓누르는 고통의 순간에도 우릴 지켜 주실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날은 다시 주어질 것이다.
그날을 기대하며 절망과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그분의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기에……’
이 노래의 작사가는 바로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2.4~1945.4.9) 목사.
그는 독일 루터교회 목사이자 신학자, 그리고 반(反) 나치 저항 운동가였다.
이 노래는 1944년, 그가 히틀러에 저항하다 감옥에 갇힌 중, 약혼자 마리아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롯되었다.
내 사랑 마리아
1944. 12. 19. Prinz-Albrecht Straße
성탄절에 당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고, 이 편지를 통해 부모님과 형제자매,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군요.
이 곳 새로운 형무소에서는 아주 적막한 날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아무 소식도 들을 수 없는 순간이 될 때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느끼곤 했습니다.
마치 우리 영혼이 일상생활에서는 알지 못하던 신경체계를 고독 속에서 만들어 내는 듯합니다.
그래서 나는 단 한순간도 내가 혼자라거나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당신과 부모님, 친구들, 전선에 나가 있는 제자들 모두 항상 나와 함께 하고 있으니까요.
모두의 기도와 사랑의 마음, 내게 보내 준 성경 말씀, 그리고 지난날에 나누었던 대화, 음악, 책 등은 내 옆에서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믿음의 눈으로 확신하며 살아가는 보이지 않는 더 넓은 세계가 있는 것이지요.
“둘은 나를 덮어 주고, 둘은 나를 깨워주며”라는 옛 동요에 나오는 천사에 관한 노래처럼,보이지 않는 주님의 선하신 권능의 손이 아침에나 저녁에나 우리를 지켜 주시는 것이지요.
오늘날 우리 어른들은 옛날의 그 아이들 이상으로 선하신 권능의 보호하심을 필요로 하니까요.
내가 불행할거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행복과 불행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사람의 행복과 불행은 환경에 좌우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삶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과 가족, 친구들이 모두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매일매일 기쁘고 행복합니다. (중략)사랑하는 마리아, 우리가 서로를 기다려 온 시간이 벌써 2년이 되었군요.용기를 잃지 말아요! 당신이 부모님 곁에 있어서 기쁩니다.
장모님과 온 가족에게 사랑의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지난밤에 떠오른 생각을 옮겨 보았습니다.
이 시는 당신과 부모님, 형제자매들에게 보내는 나의 성탄 인사입니다.주님의 선하신 권능에 싸여(Von guten Mächten)
신실하신 주님의 팔에 고요히 둘러싸인
보호와 위로 놀라워라
오늘도 나는 억새처럼 함께 살며
활짝 열린 가슴으로 새로운 해 맞으렵니다.
지나간 날들 우리 마음 괴롭히며
악한 날들 무거운 짐 되어 누를지라도
주여, 간절하게 구하는 영혼에
이미 예비하신 구원을 주소서
쓰디쓴 무거운 고난의 잔
넘치도록 채워서 주실지라도
당신의 선하신 사랑의 손에서
두려움 없이 감사하며 그 잔 받으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기쁨, 눈부신 햇살 바라보는 기쁨
다시 한번 주어진다면
지나간 날들 기억하며
나의 삶 당신께 온전히 드리렵니다.
어둠 속에서 가져오신 당신의 촛불
밝고 따뜻하게 타오르게 하시며
생명의 빛 칠흑 같은 밤에도 빛을 발하니
우리로 다시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가운데 깊은 고요가 임하며
보이지 않는 주님 나라 확장되어 갈 때
모든 주님의 자녀들 목소리 높여 찬양하는
그 우렁찬 소리 듣게 하소서
주님의 강한 팔에 안겨 있는 놀라운 평화여!
낮이나 밤이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은
다가올 모든 날에도 변함없으시니
무슨 일 닥쳐올지라도 확신 있게 맞으렵니다.
출처 : 『옥중연서』-디트리히 본회퍼와 약혼녀 마리아의 편지, 정현숙 옮김, pp. 344-347
2025년 4월, 시간이 흘러 나치와 히틀러와 같은 독재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이곳에,
영화 <본회퍼: 목사.스파이.암살자>는 그를 단순한 신앙인이 아닌 ‘저항자’로 소환해낸다.
영화는 그가 어떻게 히틀러 암살 모의에 가담하기까지 되었는지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단지 이념이나 영웅주의로 포장하지 않고, 신앙인으로서의 고뇌와 결단의 과정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영화 <본회퍼: 목사.스파이.암살자> 스틸컷 / 히틀러 암살 모의 가담으로 체포되는 본회퍼(요나스 다슬러)
행동하는 신앙인 본회퍼
본회퍼는 베를린대학교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유니언 신학교 유학 시절,
흑인 교회와 인권운동을 경험하며 정의와 평화, 신앙의 본질에 대해 더욱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이후 히틀러 치하의 독일로 자발적으로 돌아가, 폭력과 불의 앞에 침묵하는 독일 교회에 맞서며 외친다.
당시 독일교회는 나치 독일에 저항하기는커녕 오히려 히틀러를 메시아로 숭배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악을 대면하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로 악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말하지 않는 것은 말하는 것이다. 행동하지 않는 것은 행동하는 것이다.’
Silence in the face of evil is itself evil: God will not hold us guiltless.
Not to speak is to speak. Not to act is to act.영화 속, 나치 장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본회퍼가 히틀러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설교도중 장교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 그의 가족들은 예배가 끝난 후 조용히 격려의 말을 전한다.
“용기를 내, 디트리히.”, "우리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그의 신앙인으로서의 고뇌와 두려움을 짐작하고도 남게 한다.
영화 <본회퍼: 목사.스파이.암살자> 스틸컷 / 교회 강단 설교에서 나치와 히틀러를 비판하는 본회퍼이후 그는 짓밟힌 독일 교회를 다시 세우고 무고한 유대인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던져 히틀러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정치적 용기는 신앙의 행위이며, 악에 직면하여 침묵하는 것은 결국 악을 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미치광이 운전수가 차를 몰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을 계속 치게 두고 죽은 사람들만 잘 장사 지내줄 것이 아니라
그 운전대를 빼앗아야 한다’
본회퍼는 결국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대량학살에서 구하기 위해 나치 정보국에서 이중 스파이로 활동하며 히틀러 암살에 가담했고
종전을 겨우 한 달 앞둔 1945년 4월 9일 새벽, 플로센뷔르크 수용소에서 서른아홉의 나이로 처형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의 시작이다’ 디트리히 본회퍼의 마지막 유언
영화 <본회퍼: 목사.스파이.암살자> 스틸컷
오늘, 우리는 어떤 신앙인으로 살아야 하는가?
이 영화는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의 현실, 한국 사회와 교회의 상황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영화는 ‘기독교 신앙이란 무엇인지?’,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더 이상 ‘빛과 소금’이 아닌, 세상의 불의에 침묵하고 사회적 약자에 무관심한 종교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주기도문의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는 문장은 추상적 선언에 그칠 뿐이다.
기독교 신앙이 살아서는 복을 받고, 죽어서는 천당에 가는 개인의 구원과 축복에 초점이 맞춰진지 오래다.
더 이상 교회 강단에서도 세상을 향한 정의와 평화가 선포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이에 불의한 거짓 선지자의 선동과 영향력만 커져 버렸다.
본회퍼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세상 속에서 잃어버린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시 회복할지 도전한다.
예수께서 그 옛날 선포했던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 여기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무너진 정의와 평화는 회복되어야 한다.
본회퍼는 우리에게 묻는다.
“예수께서 오늘 이 자리에 계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그의 삶은 말한다. 신앙은 행동이어야 하며, 불의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결국 악에 가담하는 것임을. 정치적 용기도, 결국 신앙의 표현임을.
그리고 그 선한 능력은 여전히 우리를 감싸고 있다고.
어둠이 깊어질수록 빛은 더욱 선명해진다.
오늘 밤, 나는 다시 그 노래를 듣는다.
그리고 묻는다.
우리 신앙인들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 실제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2.4~1945.4.9)의 모습
(우하 사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조각된 20세기의 순교자들, 맨 오른쪽이 디트리히 본회퍼
영화 <본회퍼: 목사.스파이.암살자> 포스터
202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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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 <지구가 끝장나는 날>로 이어지는, 이른바 ‘코네토 3부작’을 만들어
큰 사랑을 받았던 에드가 라이트 감독과 배우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가 현재 새로운 코미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이먼 페그는 최근 그의 집에서 라이트 감독이 3일간 머물며, 그들의 차기작을 위한 기본 콘셉트를 확정했으며,“다음 영화 찍기 전까지는 다른 코미디 안 하겠다고 에드거에게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글렌 파월이 주연을 맡은 스티븐 킹의 소설 <러닝맨> 리부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 2015년 파리 테러 다룬다
<어떤 영웅>으로 제7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던 이란 영화의 거장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이
2015년 파리 연쇄 테러 사건을 중심으로 한 영화로 돌아옵니다.
<Parallel Tales>는 2026년 봄 프랑스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이자벨 위페르, 비르지니 에피라, 뱅상 카셀, 카트린 드뇌브 등이 출연을 확정 지었습니다.
그 중, 뱅상 카셀은 특수경찰 BRI (수색 및 개입 여단) 대장 역을 맡아,바타클랑 극장에서 테러범 진압 작전을 수행하는 인물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버트 패틴슨, 넷플릭스 영화 <Here Comes the Flood> 출연 확정
<시티 오브 갓>, <두 교황>를 연출한 브라질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신작 <Here Comes the Flood>에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출연을 확정지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맡은 이 작품은 패틴슨과 더불어 덴젤 워싱턴, 데이지 에드가-존스가 출연할 예정입니다.
은행 경비원, 창구 직원, 그리고 정체를 숨긴 도둑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며,지적이고 긴장감 있는 심리전을 펼치는 영화가 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엘리자베스 올슨, 뱀파이어 스릴러 영화 주연 합류
파노스 코스마토스 감독의 뱀파이어 스릴러 영화 <Flesh of the Gods>에 크리스틴 스튜어트, 오스카 아이작에 이어
엘리자베스 올슨이 합류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해당 영화는 부유한 부부인 라울(오스카 아이작)과 알렉스(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미스터리한 여성(엘리자베스 올슨)을만나게 되면서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위험한 여정에 오르게 되는 이야기를 다룰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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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 The Suicide Squad, 2021
2016년에 개봉한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실패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영화의 평가에 대한 것이고, 상업적으로는 이상하게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 영화가 거둬들인 총 수익 $746,846,894는 "DCEU"로는 4번째로 가는 수익이며, 특히 연말 할로윈은 모두 "할리 퀸"으로 가득 채우게 만들었죠. (여기에 "아카데미 분장상"을 수상하며 "슈퍼히어로"장르로는 '첫 아카데미 수상'도 챙겼습니다)
곧바로 속편을 만드는 것이 맞지만, 해당 영화의 각본 작업이 6주만에 끝냈을 만큼 "워너의 개입"에 이미지가 개판이라 그렇게 시간만 흘러가게 되었습니다.갑작스러운 "제임스 건"의 선임에 많은 팬들은 놀랬습니다.
그가 경쟁사 "MCU"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인물이자 차후 "조스 웨던"을 이어받아 <어벤져스 3·4편>의 감독으로 거론될 만큼 능력은 크게 인정받았지만, 이런 그는 "디즈니"로부터 막 해고를 당했거든요.
그 이유에는 과거 그가 불미스러운 트윗(아동 관련) 때문이기에 "워너"의 선택은 마치, "독이 든 성배"로 보였거든요. (이후 "디즈니"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의 감독으로 재선임했지만...)
그렇기에 많은 팬들은 욕을 하면서도, 그가 맡을 "DCEU"의 영화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리고 선택받은 영화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앞에서 언급한 영화들이 "협업 무비"인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안성맞춤인데요.
'과연, 기대에 충족시켰는지?' -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영화는 알다시피, 악당들만 재소 되어있는 감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곳의 국장 "아만다 윌러"는 수감자 가운데 "로버트 뒤보아", 일명 "블러드 스포트"를 필두로 또 다른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조직합니다.
그렇게, 이들은 자신의 형량을 거래하고 임무를 받게 되지만 적들의 거센 반항에 하나둘씩 쓰러지는데...기대만큼 보여줄까?
1. 딱하지만 어떡하겠니...
먼저,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관객들에게 책정한 132분의 분량은 아무리 보아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개, 영화들이 120분 만에 '기승전결'을 완성시키는 것을 생각하면 힘을 빼고 본다는 건 사실 마음에도 없는 소리이죠.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에게 많은 분량은 마음 한 편으로 안정감을 주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해당 영화의 제목 "스쿼드(squad)"가 "팀"이라는 의미로 통하니 이에 소속된 개인들의 소개만으로도 꽉 찰 테니 오히려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영화에서는 "정리"를 잘해야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습니다.말도 못 하게 보내주마!
무엇보다 자유로움을 표방한 영화이니 "정리"와 같은 통제는 어불성설로 받아들여지겠지만, 그의 전작 <가디언즈 오브 갤력시>시리즈도 이런 과정으로 아직도 기억되는 협업 영화인만큼 이는 이번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게도 필요한데요.
이에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단어에 걸맞은 화끈한 처리 방식을 보여줍니다.
바로, 죽이는 것이죠. - 새로운 캐릭터들의 퇴장은 분량으로 그렇다 쳐도 "할리"를 포함해 "캡틴 부메랑"과 "릭 플래그"와 같이 전작에서 이어진 캐릭터들은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데요.
이런 편리함을 생각하면, 살려서 이번 이야기에 쓰면 되겠지만 영화는 "전관예우"는 모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에게도 공평하게 대하는 것을 보면, 안쓰러우면서도 긴장을 놓칠 수가 없더군요.2. 시리즈가 아님라고 부정하지만...
이에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할리 퀸"이 잘 나간다고 해서 분량을 더 주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동등하게 배분해 각자의 매력을 이끌어내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선택만 된다면 관객들에게 이름을 남기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렇게, 선택된 캐릭터들로 보여주는 이야기는 자신의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오브"를 두고서 서로의 동상이몽을 보여주다가 "동료"를 넘어서 "가족"이 되어갔던 것처럼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형량 감소'의 차이만을 보여줄 뿐 신나는 사운드트랙까지 모든 것이 똑같아 이를 지우기는 어렵습니다.똑같이만 만들었어도 좋았을지도?
그렇다면,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관객들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는 기성품의 맛을 기대해봐도 좋겠지만 이는 또 완벽하게 빗나갑니다.
이런 이유에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부족한 설명으로 쌓아올린 반전의 불균형으로 보입니다.
전작과 차이를 두려 하지만, 결국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16년에 나왔던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이야기를 연결시킵니다.
극 중 "할리"와 "캡틴 부메랑", 그리고 "릭 플래그"가 서로를 알듯이 전작을 애써 부정하지는 않습니다.3. 이 익숙한 내음은?
결국, "시리즈"라는 말은 해당 작품을 보는데 이전 작품들을 봐야 하는 수고로움이 생기는 것인데요.
이런 점에서 극 중 "릭 플래그"가 추후 "피스메이커"와의 대립에서 '비밀을 숨기느냐에 공개하느냐?'의 차이를 보여주는데요.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만, 여기서 "플래그"의 대사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이젠 지긋지긋하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는 전작에서 "플래그"가 자신의 여자친구(인챈트리스)때문에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들어갔던 일이 오늘날의 대사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는 것이죠.결국, 그 영화를 보고 오라는 거군요...
그렇게, "플래그"는 전작으로 설명을 미뤘다고 해도 "피스메이커"는 이번 영화에서 딱히 설명이 없습니다.
분명히 선택되었다고 한들 그의 신념은 설명한 적이 없으니 "반전"은 도리어, 독으로 적용돼 후반부 전개를 무너진듯한 인상을 부여합니다.
이외에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똑같으려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빠져서는 안되는데요.
본 영화는 "블러드 스포트"와 "랫캐처2"를 이에 내세우나 이들을 서로,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 바라보기에 부족했고, 무엇보다 이들이 마지막에 "스타로"와의 대결에 있어 동기도 존재하지 않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울 겁니다.4. 자극적인 맛에 취했던 영화와 관객들...
이런 이유에는 얇디얇은 캐릭터의 두께도 있겠지만, "청소년 관람불가"라고 쓰여있는 해당 영화의 관람등급으로 보입니다.
극 중 "스타로"의 기생이라든지 "킹샤크"의 액션을 비롯한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액션은 피가 부족하게 느껴질 만큼 화끈하게 보입니다.
근데, 화끈하게 보이던 영화의 초반부 액션이 후반부로 갈수록 무덤덤해져 자극이 덜하는 것도 문제이나 정작 이는 "액션"에만 제한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지면...
분명히, 132분이라는 시간이 결코 부족하지 않지만 캐릭터들의 소개만으로 부족하다고는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리"를 잘해야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다고 이어서 말을 했죠.
그런 점에서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빼먹은 건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실망스럽게 받아들인 건 당초 기대치가 높은 것도 있겠지만 "수위의 완급조절"입니다.
초반부터 화끈하게 몰아붙이는 액션은 이야기보다 부각되니 관객들에게 이는 전혀 들리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지 못한 이야기를 후반부에 풀어야 하는데, 이에 아는 바도 없고 액션의 자극도 덜하니 당연히 주목을 이끌지 못한 건 당연하겠죠.※ 이렇게, 말했지만 이번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전작보다는 확실히 낫습니다.
※ 쿠키 영상은 영화가 끝나고 바로 나타나는 것과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서 나오는 것으로 총 2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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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자를 제자로 둔 스승의 감정
가끔 인생에서 ‘보석 같은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인연이 길든 짧든, 이 만남이 서로의 삶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는 순간이 찾아오면, 우리는 어느새 그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때론 이 관계가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질 수도 있고, 그 경쟁의 자리가 때로는 스승과 제자의 구도로 나타날 수도 있다. 서로를 밀고 끌어주며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그들은 어느덧 ‘없으면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영화 <승부>는 실제 바둑계 전설 조훈현(이병헌)과 그의 제자 이창호(유아인)의 이야기를 담는다. 바둑을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이지만, 정작 둘 사이에 어떤 갈등과 감정의 교류가 있었는지 잘 알지 못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영화는 이들이 단순한 ‘스승과 제자’를 넘어 ‘라이벌’이 되고, 결국 서로에게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가는 과정을 촘촘하게 펼쳐 보인다.
<승부>는 조훈현이 바둑 신동 이창호를 발견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신동이라 불릴 만큼 번득이는 실력을 지닌 이창호는 어린 시절부터 도전정신이 가득했고, 프로 기사들과 맞서는 일에도 거침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국내 바둑 1인자를 굳건히 지키던 조훈현에게 계속 도전장을 내밀어, 끝내 그의 제자로 들어가게 된다. 이창호가 조훈현의 집에 들어가 살면서 기초부터 배우는 과정은 따뜻하고 다정하지만, 점차 두 사람의 스타일 차이와 승부욕이 드러나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스승과 제자가 공식 대결에서 만나는 충격적 장면이 펼쳐지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흘러간다.
한편 영화는 단순히 ‘바둑 경기’만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바둑판 위에서의 사활만큼이나 치열하게 움직이는 스승과 제자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다. 둘 사이에 형성된 끈끈한 인연이 경쟁 구도가 되면서 어떤 파문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감정을 어떻게 주고받는지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첫번째 감정] 제자 이창호의 미안함
어린 이창호는 무척 대담한 인물로 묘사된다. 바둑판 앞에서만큼은 자신감이 넘쳤고, 누구와 겨뤄도 결코 지지 않겠다는 강한 집착이 있었다. 바둑계 최강자였던 조훈현에게 거듭 도전한 끝에, 결국 제자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발랄하고 물불 가리지 않는 모습은 아이 같으면서도, 어딘가 기이한 집중력을 보여줘 관객에게 신동이라는 설정을 쉽게 납득시킨다.
조훈현의 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 뒤, 이창호는 바둑의 이론과 전통을 배우면서도 특유의 반항적인 기질을 감추지 못한다. 스승은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바둑을 선호하지만, 이창호는 한 발 물러서서 전체 흐름을 관찰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바둑판 위에서는 정답이 없는 만큼, 두 사람의 대립은 ‘누가 옳다’라기보다 ‘누구의 방식이 더 강한가’로 귀결된다. 한 편으로 이창호는 이렇게 스승과 다른 길을 간다는 게 옳은 걸까라는 내적 갈등을 겪는다.
처음 맞붙은 공식 대결에서 이창호는 스승에게 승리를 거두고, 이후 대회에서도 연이어 좋은 성적을 거둔다. 이 순간부터 이창호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감정에 사로잡힌다. 스승이 굳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볼 때마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물론 프로 세계에서 이기고 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스승이라는 존재에게 패배를 안긴다는 점이 이창호에겐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승리할수록 커져가는 미안함, 그러나 동시에 승부에 대한 집착은 더욱 강해지는 묘한 내면 충돌이 극적으로 펼쳐진다.
[두번째 감정] 스승 조훈현의 실망
조훈현은 처음에 이창호를 데려왔을 때, 분명 특출난 아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자신의 적수가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조훈현은 자신도 어린 시절부터 영민한 제자였기에, 누군가가 성장하는 속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이창호만큼 빠르게 스승의 자리를 위협할 줄은 몰랐다. 정작 자신의 삶과 바둑 철학을 전수해 주었는데, 제자는 아예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내며 경쟁자로 거듭나는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창호의 바둑을 지켜보면서, 조훈현은 여러 차례 '그게 아니다, 이렇게 둬야 한다'며 짜증을 표출한다. 공격적이고 직선적인 스승의 성향은, 유연하고 변칙적인 제자의 기보와 부딪힌다. 그런데도 막상 성적이 좋으니, 단순히 틀렸다고 하기 어려운 현실에 부딪힌다. 결국 조훈현은 속으론 인정하면서도, 쉽사리 '내가 틀렸다'고 내뱉지 못한다. 제자를 100% 수용하기에는, 아직 자신이 현역으로 활약 중이라는 사실이 발목을 잡는다.
스승으로서 제자를 응원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경쟁자로서는 매번 패배를 맛보는 일이 고통스럽다. 제자가 강해지는 만큼 자신이 약해져 가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잇따른 패배 후에야 조훈현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무너진다. 한때 최강이라 불렸던 자존심이 무너질 때 느끼는 허망함, 그리고 '내가 잘못된 길을 제자에게 가르쳤나?' 하는 후회가 그를 짓누른다. 이 영화는 그 실망의 순간들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며, 한때 최고의 선수였던 이의 내면에 깃드는 그림자를 애틋하게 보여준다.
[세번째 감정] 스승과 제자의 존중감
승부의 세계에선 언젠가 갑이 을이 되고, 을이 갑이 되기도 한다. 바둑판 위에서 조훈현과 이창호의 관계 역시 시시각각 달라진다. 그렇지만 치열한 승부 뒤에 누가 이겼든,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실력을 존중한다는 본질적인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조훈현은 처음엔 불만과 실망을 표출하지만, 결국 이창호가 걸어온 독창적 길을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된다. 이창호 역시 스승의 옛 기록들을 되짚어 보며, 자신이 너무 빠르게 승리를 좇은 건 아닌지 반성하는 순간이 온다.
바둑판 위에서 마주 앉아 손가락 하나로 돌을 놓을 때, 그들이 느끼는 긴장과 흥분은 서로가 아니면 충족하기 어렵다. 결국 스승과 제자는,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유일한 동료가 된다. 경쟁자이지만 동시에 자신을 가장 잘 알아주는 사람이기도 한 셈이다. 영화는 스승과 제자가 진심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지점이 어느 순간 찾아옴을 보여주는데, 그 순간의 성취감과 뭉클함은 대단히 크다.
끝내 조훈현과 이창호는 서로에게 '네가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백하게 된다. 이기고 지는 문제를 떠나,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넘고 발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영화 <승부>는 승패보다 더 중요한 동반자로서의 자각을 정점으로 끌어올리며, 관객에게도 진정한 경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실화를 훌륭하게 각색해낸 영화
<승부>는 실제 있었던 조훈현-이창호의 바둑 역사를 바탕으로, 스승과 제자가 경쟁자로 변해가는 흥미로운 과정을 그려낸다. 바둑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주는 긴장과 성장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왜 둘은 한 판의 바둑에 그렇게 목숨을 거는지, 어떻게 제자가 스승의 자리를 위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감정은 어떤 것인지가 생생하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실제 조훈현과 이창호는 지금까지도 좋은 경쟁자로 서로를 인정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서로가 없었다면 이 정도의 성취를 이루기 어려웠을 것이며, 덕분에 한국 바둑계가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영화는 그런 실제 감정을 최대한 살려내, 경쟁의 긴장과 인생의 아이러니를 동시에 보여준다.
연출은 차분하면서도 흡인력 있게 이어진다. 김형주 감독은 바둑판 위에 펼쳐지는 치열함을 디테일하게 포착하면서도,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을 놓치지 않는다. 바둑알이 놓이는 소리, 팽팽하게 얽힌 표정 등 작은 요소들도 극적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병헌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노련한 기사 조훈현 역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유아인은 이창호 특유의 무표정 속에 내재된 열정과 부담감을 표현해낸다. 최근 상황으로 인해 유아인의 연기를 당분간 보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제자 역할은 참 매력적이다. 조연들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 영화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바둑이라는 소재 덕분에, 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층에게는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경쟁 세계를 보여준다. 바둑이든 어떤 게임이든, 인생을 관통하는 ‘승부’의 본질에 호기심이 있다면 이 영화를 꼭 보길 권한다. 마치 한 수 한 수 내딛는 모든 순간에, 인물들의 감정이 묻어나고, 결국엔 스승과 제자라는 틀 안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사랑하게 되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승부>는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경쟁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끝내 서로를 깊이 존중하는 인연이 되어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담아낸 휴먼 드라마다. 바둑을 사랑하는 장년층 관객과 함께 관람하면 더욱 즐거울 것이며, “스승-제자” 관계가 빚어내는 미묘한 심리전과 진한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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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영화 문법에서 약간의 변주를 주다
전쟁영화는 잘 챙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고수, 신하균, 이제훈이 나온다기에 팬심으로 보기 시작한 영화 <고지전>. 전쟁영화인만큼 잔인한 장면이 꽤나 있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전쟁영화보다는 나름 담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고지전> 시놉시스
1951년, 우리가 알고 있던 전쟁은 끝났다 이제 모든 전선은 ‘고지전’으로 돌입한다!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교착전이 한창인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전사한 중대장의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된다. 상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적과의 내통과 관련되어 있음을 의심하고 방첩대 중위 강은표에게 동부전선으로 가 조사하라는 임무를 내린다. 애록고지로 향한 은표는 그 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을 만나게 된다. 유약한 학생이었던 ‘수혁’은 2년 사이에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해 악어중대의 실질적 리더가 되어 있고, 그가 함께하는 악어중대는 명성과 달리 춥다고 북한 군복을 덧입는 모습을 보이고 갓 스무살이 된 어린 청년이 대위로 부대를 이끄는 등 뭔가 미심쩍다. 살아 돌아온 친구, 의심스러운 악어중대.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은표는 오직 병사들의 목숨으로만 지켜낼 수 있는 최후의 격전지 애록고지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고지전>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지옥같은 2년을 그리다
전쟁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들이라 하면 6.25 초반 치열했던 전투를 그리는 경우가 많았었다. 하지만 6.25전쟁에게 가장 많은 피해와 소모전이 있었던 시기는 초반이 아닌 전선이 고착화되고 난 후반의 시기다. 이때의 역사를 잘 표현한 작품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고지전은 그 제목 그대로 소모전의 양상과 전선 고착 지역에서의 뺏고 뺏기는 싸움을 잘 표현해낸 것 같다.
그리고 전투 장면만 담는 것이 아니라 전투 직후, 전투가 벌어지지 않을 때의 모습도 간간이 보여서 전쟁에는 전투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보여줘서 인상적이었다.
무엇을 위해 싸웠을까?
영화 <고지전>에서 인상적인 대사를 꼽아보자면 마지막 장면의 대사다. 북한군 장교였던 류승룡이 하는 말이었다. 분명히 왜 전쟁을 시작했는지 알았는데 이제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마지막 숨을 쉬는 장면이었다.
전쟁의 이유도 알지 못하고 국가가 전쟁을 일으켜서 끌려온 사람들이 살기 위해, 집에 돌아가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전쟁의 비윤리성을 바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부분이 영화 <1917>과 통하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전쟁을 끝낼 수도 있ㅇㅆ지만 마지막 사람이 죽을 때까지, 마지막 총알이 떨어질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는 전쟁의 부조리함이 잘 느껴졌다.
그래도 편안한 장면들이 곳곳에 있어 좋았던 작품
다른 전쟁영화들보다 영화 <고지전>을 조금은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전투의 요소에 집중했다기 보다는 전쟁 속에서 북한군과 남한군의 개인적 교류에도 어느정도 할애를 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동원에 의해 전쟁에 참여하지만 그 이데올로기가 전면에 나온다기 보다는 개인적 감정에 방점을 찍으면서 그 요소를 북한군과 남한군이 애록고지에서 소통을 하는 부분으로 등장시킨다.
전쟁 영화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전쟁을 겪으며 느낀 개인적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그 정치색을 어느 정도 들어낸 것 같아서, 그리고 생각보다는 조금 드라이한 전쟁영화여서 개인적으로 거북하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전쟁영화 특유의 문법 때문에 전쟁영화를 보는 것에 지친 사람들에게 꽤나 만족스러운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영화 <고지전> 역시 그 특유의 문법을 따르고는 있지만 약간의 변주를 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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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디즈니의 새로운 프린세스 실사영화 <백설공주>가 북미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에 왕좌에 올랐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백설공주>는 북미에서 4,300만 달러, 해외에서 4,43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세계 개봉 수익 8,739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습니다.
당초 1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오프닝 수익을 기대한 바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입니다.
2억 7,000만 달러의 높은 제작비로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최소 7억 달러 이상을 벌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연 <백설공주>도 앞서 개봉했던 디즈니의 실사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처럼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며 안정적인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한편, 케이트 블란쳇, 마이클 패스벤더가 주연으로 나선 <블랙 백>은 개봉 2주 차에도 한 단계 더 올라서며 북미 박스오피스 2위에 안착했습니다.
개봉 주말 대비 42% 감소에 그치며 꾸준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순위권에 돌아온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현재까지 전 세계 4억 80만 달러를 벌어들여 올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1억 8,000만 달러에 달하는 제작비를 고려하면 기대만큼의 흥행 성적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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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다! 영화 팜스프링스 리뷰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씨내랩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시사회에 초대 받은 황보! 황보가 먼저 본 팜스프링스는 과연 어땠을까...? *시사회 초대는 영화 전문 플랫폼 [씨네랩]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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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야와 마녀> 메인 예고편
마녀지망생 ‘아야’의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모험이 시작된다!
‘동료 마녀 12명을 완전히 따돌리면 아이를 찾으러 오겠다’는 수수께끼 같은 편지와 함께 성 모어발트의 집에 맡겨진 아야.
10살이 된 어느 날, 아야는 갑자기 찾아온 마법사 벨라와 맨드레이크를 따라 미스터리한 저택에 발을 들이게 된다.
순간이동할 수 있는 문부터 비밀의 방까지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그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되고,
아야는 벨라를 돕는 조건으로 마법을 배우기로 한다.
하지만 마법은 알려주지 않고 잔심부름만 시키는 마녀 벨라.
벨라를 골탕 먹이기 위한 마녀지망생 아야와
말하는 고양이 토마스의 아주 특별한 주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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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마이 네임> 공식 예고편
복수에 이름은 필요 없다! "넌 내가 죽인다" 가장 강렬한 복수 누아르 《마이 네임》 10월 15일,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