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LM2025-04-06 18:23:09
"당신은 노마드가 아니세요..;" 열화청춘 리마스터링
간략 리뷰
루이스(장국영)와 그의 사촌 캐시(하문석), 토마토(엽동), 아퐁(탕진업) 네 사람은 자유로운 사랑과 우정을 나눈다. 어느 날, 캐시의 전 남자친구 신스케가 홍콩으로 돌아오며 위험에 처하는데...
오늘 큰 결심하고 영화관에서 열화청춘을 보고 왔다.
(tmi. 요즘 영화값이 비싸서 정말 큰 결심해야함)
정말 취두부같은 영화.
그런데 썩을대로 썩어서 감칠맛조차 나지 않는 영화 되시겠다.
물론, 장국영의 어린시절을 보기 위해 오직 팬심으로 향한 영화관이지만 이정도로 안좋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일단 본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겉멋만 들은 속 빈 강정이다.
하고싶은 말이 뭔지도 모르겠고, 왜 넣었는지 정말 끝까지 알 수 없었던 장면들과 설정들이 많았다.
문제 1. 이게.. NOMAD...?
NOMAD를 계속 강조하는데 감독이 생각하는 자유로운 영혼이 이거라면, 나는 그냥 유교걸할래요.
감독이 생각하는 청춘
= 폴리아모리
= 금사빠
= 풍기문란
이게 자유의 심볼인가?
이 영화를 보면서 당시 홍콩은 대체 어땠길래.. 하는 생각이 수천번 들었다.
내가 그 당시 홍콩을 몰라서 그래..
라며 내 마음을 어르고 달래보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야!!!!
문제 2. 산으로 가는 전개
청춘을 보여주실거면 청춘만 보여주시지.. 우리 감독님께서는 또 어느정도의 스릴을 즐기고 싶으셨나봐요..
갑자기 등장한 일본인 전남친과 그를 죽이러 온 자객...
영화 후반부터 할복, 할복 하는데...
갑자기 분위기 사무라이...
아니 이게 뭐야 진짜...
더 할 말도 없음.
그냥 진짜 영화가 뜬금없음.
감독님이 일뽕이 좀 있으신지 영화 내내 일본을 이야기하시다가
마지막 엔딩에서는...
"자유를 찾아 아라비아로 간다..."
어쩔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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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며 '무슨 리뷰가 이래...' 하시겠지만..
정!말! 영화가 그저 말라비트러진 취두부 같아서 할 말이 없어요!
정!말! 영화 자체가 이 글과 같습니다.
제 말이 의심스러우시면 한 번 감상해보시는 것을 조심스럽게 추천드려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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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은 킥, 영화는 후킹!
음식에서 킥(kick)은 기본적인 맛에 자극을 더해주면서 전체적인 요리의 풍미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영화에서 후킹(hooking)은 초반에 관객의 관심을 강하게 끌어들이는것을 의미합니다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킥'이 중요하고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후킹'이 중요하죠.
오늘은 킥과 후킹 모두를 잡은 맛도리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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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바스찬이 뛰어놀던 알프스가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
<벨과 세바스찬>은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의 한 마을에서 살고 있는 6살의 세바스찬과 양을 해친 개라고 오해받은 개 벨의 우정을 그린 참으로 귀여운 영화이다. TV에서 나오는 <벨과 세바스찬, 계속되는 모험>을 먼저 보고 전작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의 배경은 알프스산맥이다. 그러다 보니 전작과 후속작을 연달아보면 눈 쌓인 알프스와 푸르른 알프스를 연달아서 볼 수 있게 된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영상 잘 담고 있다. 산을 넘어가면 '미국'이라서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세바스찬에게는 미안하지만 그곳은 아주 아름다운 스위스였다. 이런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을 본따서 '산악관광'을 하겠다는 무리가 있으니 아름다운 영상을 보면서도 사실은 속이 시끄러웠다.
스위스는 알프스산맥이 나라의 1/4을 차지는 나라이다. 나라 면적에 대비 산림면적이 높은 순으로는 OECD 국가에서 두 번째이다. 우리나라도 호랑이 등허리에 태백산맥이 흐르고 있고, 토지 면적 대비 산림의 비율은 63%로 OECD 국가 중 네 번째이다. 순서로는 상위권이지만 산림의 울창함은 매우 떨어진다. 울창함을 따지는 기준은 사실은 모호하다. 그래도 전 세계적으로 쓰이는 단위인 ha당 임목축적(1ha(100 m×100m)당 나무의 축적, ㎥/ha)이 있으니 비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산림청에 의하면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146㎥/ha, 뉴질랜드 392㎥/ha, 스위스 353㎥/ha이다. 비율만 높았지 나무의 나이와 크기는 2.7배 정도 작은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가 겪었던 전쟁의 역사에서 수목의 수탈과 훼손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그만큼이라도 성장한 것에는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스위스와 우리나라를 비교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모든 산지 개발, 산악 관광에는 '스위스'가 핑곗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간혹 중국의 장가계도 핑곗거리가 된다. 다른 나라에 가 보니 좋아서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것은 한옥과 전혀 관계없는 지역의 지체장이 전주에 갔더니 한옥이 좋아 보여서 우리도 한옥을 하자 주장하던 어리석음과 너무 닮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와 지리산 산악열차라 불리고 있는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이다.
그렇다. 스위스 산악열차는 정말 유명하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606회>를 보면 열차를 타보고, 자연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물씬 든다. 그런데 이 산악열차가 관광 때문에 만들어진 것일까? 자답하자면 그렇지 않다.
스위스 철도의 역사는 길다. 철도는 1800년대 중반부터 철도를 놓고 운영했고, 스위스의 대표적인 지역인 융프라우는 16년이라는 공사 기간이 걸려 1912년 처음 개통되어 이제 막 100년이 지났다고 한다. 이전에는 석탄을 이용한 열차였지만 지금은 석탄을 이용하지 않는다. 융프라우의 산악열차는 관광하기 위한 이동수단으로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지만 실제의 목적은 '관광'이 아니다. 여전히 이 지역 사람들은 이 열차를 출·퇴근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스위스의 열차들은 정시 출발, 정시 도착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산 아래의 마을에서 출발해서 마을을 이동하는데 4회 이상의 열차를 갈아타야 하고, 이를 이용하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곤돌라도 마찬가지다. 즉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같은 것이다. 이런 역사와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른 나라의 지하철을 벤치마킹 해와서 관광열차를 만들겠다니 속이 터질 노릇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이 지하철을 많이 이용한다고 다른 나라에서 관광 개발로 벤치마킹하지는 않는데 말이다.
<벨과 세바스찬>에서 자꾸 눈이 가는 것은 귀여운 벨과 세바스찬만이 아니다. 바로 수려한 경관이다. 우리가 산을 가는 이유는 산에 있는 호텔이나 시설 때문이 아니다. 산이 아름다워서이고, 도시와 떨어진 자연환경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스위스에서 벤치마킹 해와야 하는 것은 대체 뭘까? 스위스가 산악관광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게 된 것은 아름다운 자연환경 때문이지 보조해주는 수단인 열차와 케이블카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스위스는 관광으로 잘 살기 위해서 더 많은 개발을 했어야만 했다. 하지만 열차가 있기 때문에 능선을 파헤쳐서 도로를 내지 않았고, 융프라우는 전기차만 이용한다(경유차는 비상시에만 이용한다고 한다). 집 앞에 넓은 마당을 두고도 집 앞까지 차를 끌고 가지 않는다. 몸이 불편하더라도 공해가 없는 청정마을을 유지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정말 벤치마킹하려면 이러한 올곧은 생각까지도 벤치마킹해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케이블카를 타러 가기 위해 혹은 산악열차를 타러 가기 위해 가는 길이 불편하니 도로를 더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쉴 곳이 없으니 산 정상에 호텔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위스의 자연보호는 이런 간단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보호지역데이터베이스(WDPA)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583개소의 보호지역을 지정해서 전체 육지면적의 8%를 보호 및 관리하고 있다고 되어 있다. 그에 비해 스위스는 5,893개소의 보호지역을 지정해서 10%나 되는 면적을 보호하고 있다. 개소로도 면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다. 스위스의 국립공원에는 케이블카가 단 한 대도 설치되어 있지 않다. 보호지역 내부로도 거의 설치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법적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놓고 '올림픽' 같은 국제 행사 때문에 특별법을 만들어서 해제하기도 했으니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산악관광의 길은 놀라울 정도로 1차원 적이다. 스위스가 꼭 정답도 아니겠거나와 그들의 보호 정책을 함께 공부했다면 보호지역을 개발하자는 말과 보호지역을 개방하자는 말을 쉽사리 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보호지역과 많은 산림 지역에 스키장, 케이블카 등 많은 관광시설들이 들어와 있다. 그곳들도 과거에 분명 산림이었는데 개발이 되었고 아직도 부족하다며 특별법 만들어서 개발하려고 하니 나무와 숲에 기대어 사는 동·식물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지자체인 양양군이 사업자로 나선 설악산은 국립공원이고, 산 그 자체로 천연기념물이며, 스위스 융프라우처럼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천연기념물인 산양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하동군도 마찬가지다. 산악열차를 설치하려고 하는 지리산도 국립공원이고,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심지어 반달가슴곰은 국립공원공단에서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미 방사를 진행한 지역이기도 하다.
설악산 케이블카와 지리산 산악열차는 환경적인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로 진행이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악산 케이블카를 진행하는 양양군에서는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면서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결국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그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알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하동군에서는 정상의 호텔을 제외하고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는 다시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설악산 케이블카가 다시 진행되는 마당에 하동이 재추진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산은 나름대로의 충분히 매력이 있다. 산악열차나 케이블카가 아니면 올라가지 못하는 그런 산도 없다. <벨과 세바스찬>과 <사운드 오브 뮤직>의 알프스는 우리의 것이 아니고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다. 고유의 매력을 살리는 관광자원 개발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이 우리나라에는 충분히 많이 있는데 그들은 아이디어를 모을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
자연을 정복하듯 만나러 가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여유를 느끼러 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과 환경의 훼손을 동반하는 개발은 아주 멀리 내다보고, 아주 오래 고민해야 한다. 훼손은 한순간이지만 회복은 어렵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글의 마지막은 <환경스페셜-설악산은 쉬고 싶다>의 멘트를 빌려오려고 한다.
"자연을 만나러 간 국립공원에서조차 우리는 속도와 편리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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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는 없다.
이 글은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퀴즈에 출연한 김종기 이사장은 학교 폭력 근절에 앞설 수밖에 없었던 아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듣기만 해도 마음이 끊어지는 것 같은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에 마음이 아팠고, 몇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더 심한 형태로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최근 촉법소년을 필두로 청소년들에게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해 다루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직설적인 제목에 연기 귀신들로 채워진 듯한 출연진을 앞세워 관객들을 찾아왔다.
이 영화는 학교 폭력의 현실을 얼마나 정확히 직시하고 있을지. 포스터 가득한 비장하고도 비열한 분위기를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지 기대된다.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권력 없는 아이들.
사진 출처:다음 영화
이 건물은 왜 엘리베이터가 없어.
피해자의 핸드폰 (불법) 감식을 위해 강호창이 허름하다 못해 내일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건물 계단을 오르며 한 말이다.
강호창의 한 몸을 편하고 빠르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줄 존재. 출발은 같은지 몰라도 도착하는 속도만큼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르게 만들 수 있는 존재. 엘리베이터는 영화에서 권력이나 재력(돈)의 동의어처럼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결국 이 "엘리베이터"의 유무는 학교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르는 잣대가 되었다.
피해자 김건희는 사회적 배려 전형으로 국제 학교로 오게 된 인물이고. 가해자들은 그 점을 이용했다. 바꿔 말하면 가해자들은 권력과 돈이 든든한 방패가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점이 건희를 바닥에서 기게 만들었고. 가해자들은 건희를 보며 키득거릴 수 있게 만들었다.
무언가 부족하다 해서 미워해야 할 근거는 되지 않으며. 반대로 가졌다 해서 없는 사람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것이 당연해지는 순간. 강호창처럼 투덜거리게 된다. 왜 원래 "있어야"할 것이 없냐고. 그것은 "없는" 너희의 잘못이지 있는 상태에 익숙해진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이다.
문소리, 설경구 두 정상회담.;뭔가 엄청나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는 영화 [오아시스]에서 만났다.
배우로서의 초반 커리어를 쌓아가는데 서로의 이름은 시너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긴 세월 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를 빚어내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고. 서로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을 법한 내공을 가진 배우가 되어 이 영화에서 재회했다.
젊은 시절(?)의 두 배우는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파격적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힘이 들어가 있었다면. 이제 두 사람은 자신의 나이와도 얼추 맞아떨어지는 역할로 한 화면에서 만났다.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가장 점잖지만 스스로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편안한 옷을 입은 모습으로.
덕분에 한 사람이 퇴장하면 한 사람은 등장하고. 누군가가 울고 있다면 또 누군가는 그 모습을 경멸스럽게 쳐다볼 뿐이지만. 그들 사이에는 그 어떤 어색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한 인물에게 힘이 치우치지 않은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진다. 그만큼 두 배우가 누구에게도 짐을 전가하지 않는 배우가 되었다는 뜻일 테니까.
두 배우의 영화를 보고 자란 내겐, 스치듯 안녕을 고하며 지나쳐가는 모든 장면들이 그저 귀하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나쁜 이유.;주인공이 가장 나쁘다.
사진출처:다음 영화
영화 속 보호자들은 그 누구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이기적이고 나쁘다. 아이들에 대한 걱정보다는 자신의 명성을 떨어뜨릴까 두려워하는 듯한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진 행동들을 하기도 한다. 이들이 앞다퉈 자신의 자식들을 권력의 그림자 안으로 숨기는 와중에도. 영화 속에서 가장 "나쁜 놈"을 꼽으라면 나는 결말로 가기도 전에 강호창이라고 말할 것이다.
강호창, 혹은 영화는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태도를 취한다.
자신의 아들도 학교폭력의 피해자라는 것이 밝혀진 뒤에야, 강호창은 자신의 직업의식을 십분 사용한다. 무시했던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고개를 숙이고, 진실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영화는 후반부에 강호창이 아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한 노력을 하는 과정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다지 돈독해 보이지도 않던 아들과 아버지의 사이는 이때부터 둘도 없는 부정(父情)의 탈을 쓴다.
이 과정에서 실제 피해자인 건우의 존재감은 완전히 소멸하게 된다. 그러니 강호창이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는 장면이 좋게 보일 리가 없다.
후반부의 반전(?)을 빼고서라도. 선택적으로 정의를 부르짖는 강호창의 모습은 촌극에 가깝다.
마치면서
흔히 하는 말처럼 연기 구멍이 느껴지지 않는 영화다. 그러나 영화 속 메시지는 아쉽게도 피해자보다는 설경구 부자의 억울함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걸 보며 대체 무엇을 느껴야 할지 잘 알 수가 없다. 마지막 장면이야 예상을 했지만.
트릭은 너무 쉽고. 정작 써야 할 증거들은(자동차 블랙박스, 수표 일련번호 등) 법정에서 들이밀지도 않는다. 그저 감정에 호소하는 것만 같은 법정 신(Scene)이 나쁘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 글의 TMI]
영화관에서 팝콘 등의 음식물을 잘 먹는 편은 아니지만.
내 의지로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사이의 간극은 생각보다 컸다.
2022년 4월 25일 이후로 팝콘을 상영관에서 먹을 수 있게 되어서, 기분도 낼 겸 팝콘 하나를 샀다. 이직 후 주 4일 근무라 쉬는 평일 아침 조조영화를 보며 먹는 팝콘은. 당분간은 꽤 기분 좋은 경험으로 마음에 남아있을 것 같다.
물론 와그작거리는 소리가 거슬려 한동안은 사 먹을 리 없겠지만.
#니부모얼굴이보고싶다 #최신영화 #영화추천 #설경구 #문소리 #영화리뷰 #영화리뷰어 #책원작영화 #네이버인플루언서 #영화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브런치작가 #Munal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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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풍 | 모두까기가 실현할 초인이라는 꿈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통령 '장일준'(김홍파)과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의 정경유착 비리 혐의를 포착한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 그는 정권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기 진영이 배출한 대통령을 공격하기로 결심한다. 비록 자신의 정치적 멘토이지만, 자기가 믿는 신념에 대통령이 배치된다고 믿으니까.
하지만 일은 그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대통령과 부총리는 재벌에게서 받은 막대한 자본, 검찰과 법원까지도 자기 뜻대로 부릴 수 있는 권력, 민주 항쟁 시절부터 다져온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격한다. 오히려 검찰 수사를 받고 정치적으로 몰락할 위기에 처한 박동호. 이에 그는 정경유착을 뿌리 뽑고, 정치권의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 대통령을 시해하기로 결심한다.
새 시대를 촉구하는 정치 스릴러
사실상 양당제에 가까운 한국 정치권은 크게 두 세력으로 나눌 수 있다. 한쪽에 산업화 유산을 물려받은 우파가, 반대쪽에는 민주화 시대를 일궈낸 좌파가 있다. 양 진영의 공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두 세력 모두 과거의 영광만 붙잡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는 없다. 개헌을 통해 87년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는 게 그 방증이다.
권력 3부작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와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협업한 작품 <돌풍>은 바로 이 문제의식을 구현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남한이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는데도 여전히 태극기 부대에 매달리는 우파 정치인도, 아직도 민주 항쟁 시대를 살아간다고 착각하며 자기 기득권을 인정하지 못하는 좌파 정치인도 가차 없이 비판한다. 그들과 상부상조하는 재벌과 검찰 역시 비판의 칼날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두 진영의 비리나 부패를 1차원적으로 비난하거나 단순한 정쟁으로 묘사하지 않아서 더욱 인상적이다. <돌풍>은 자칫 추잡하기만 할 수 있는 정쟁을 니체가 말한 위버멘쉬(Übermensch), 곧 초인이 되지 못한 이와 초인으로 거듭난 이의 갈등으로 풀어낸다. 그 덕분에 <돌풍>은 몇몇 기술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실패를 진영의 실패로 확장시키고, 새 시대와 미래를 향한 갈망과 희망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다.
무언의 경계를 넘어서다
그간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정치극은 상당히 한정적이었다. 수년간 비슷한 선악 구도와 메시지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실화 기반 작품은 대체로 민주화 이전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민주 항쟁이나 군부 쿠데타 사건을 소재로 삼아 군부 세력에 저항하는 이들의 숭고함과 희생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서울의 봄>이 그랬고, 그 이전에 <1987> 같은 작품도 다르지 않았다.
허구의 사건을 다루는 작품은 검찰과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악역을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정재의 <보좌관>이나 조승우의 <비밀의 숲>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주인공은 <60일, 지정생존자>처럼 재벌, 검찰, 군부 같은 전통적인 기득권층에 저항하고 개혁을 꿈꾸지만 실패하는, 이른바 시민 세력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많았다. 노무현을 비롯한 몇몇 대통령을 연상시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돌풍>은 다르다. 그간 많이 다루지 않은 2000년대 이후의 현대 정치사를 관통한다. 2010년대 중후반까지의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쪼개고 비틀어서 대체역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장일준 대통령만 보더라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는 점, 아들을 비롯한 가족이 검찰 수사를 받은 점, 이후 소속 정당과 검찰 간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을 보면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을 섞은 캐릭터인 게 분명해 보인다.초인이 되지 못한 낙타와 사자
이 대체역사의 핵심은 초인이다. 진영 구분 없이 초인이 되지 못했고, 초인이 되겠다는 초심을 잊어버린 정치인의 모순과 폐부를 찌른다. 니체는 사람을 낙타, 사람, 어린아이 세 단계로 구분한다. 낙타는 그저 세태를 따르기만 하는 인간이다. 사자는 당대의 권력과 강압에 저항할 줄 아는 인물이다. 사자가 저항의 고통과 허무함을 하나의 놀이처럼 긍정하고 수용하면 어린아이, 곧 초인으로 거듭난다.
이때 초인은 삶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종교, 도덕, 이념의 영역으로 도망치지 않는다. 대신 고통을 자극 삼아 새롭게 삶을 개척한다. 기존의 선악 같은 지배적 가치에 순응하는 대신 자기만의 신념과 목표, 사명을 만들어 실천에 옮긴다. 그러다가 몰락하더라도 그조차 수용하고 사랑할 줄 안다. 즉, 가혹한 삶까지도 마주 볼 수 있는 용기로써 매번 자신을 쇄신하는 사람이 바로 초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돌풍> 속 인물은 대부분 낙타 혹은 사자다. 우파 대표이자 태극기부대의 정신적 지주인 '조상천'(장광)은 낙타다. 납북된 아버지가 전향자로 대우받으며 잘 지내자, 아버지와의 인연을 철저히 부정하고 누구보다 악랄한 공안검사가 됐다. 반공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며 그 시대의 편견에 저항하는 대신 순응했고, 자기 스스로 북한과 관련이 있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이를 떨쳐낼 용기도 없다.
반면에 정수진은 사자다. 전대협 소속 대학생으로 학생 운동에 투신했고, 훗날 남편이 된 전대협 회장 '한민호'(이해영)를 지키려고 온갖 고문을 견뎌냈다. '민주주의 만세'라는 문구를 감방 벽에 새길만큼 강인한 의지를 지녔고, 끝내 군부 독재와 공안 검찰 세력을 쓰러뜨린 후 경제부총리까지 됐다. 장일준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정수진의 멘토이고, 정경유착을 뿌리 뽑겠다는 일성을 내세워 대통령까지 당선된 민주 세력의 거두였다.
초인이 되지 못한 이들의 가짜 초인
이때 <돌풍>은 낙타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낙타가 초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조차 갖지 않는다. 대신 사자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초인으로 거듭나는 대신 낙타로 퇴보한 모습을 비춘다. 더 나아가서는 낙타를 초인으로 가장하는 비열함을 비판한다. 성경이나 삼국지 같은 고전의 문구, 카이사르를 비롯한 역사적 인물의 사건을 인용한 비유 덕분에 비판의 칼날은 더 날카롭게 느껴진다.
정수진과 장일준. 두 사자는 저항하는 삶에 지쳤고, 그 고통이 괴로워졌다. 그래서 고통에 굴복하고, 보상 심리에 빠져든다. 권력을 잡아 이루려던 신념은 잊고, 자기 기득권에 문제가 되는 동지는 거침없이 쳐낸다. 사모펀드를 이용해 불법 이익을 창출하고, 그토록 혐오하던 재벌과 검찰을 방패로 삼는다. 기득권 타파를 위해 젊은 날을 불태웠던 사자들은 이제 기득권에 안주하고, 젊은 시절을 보상받겠다는 낙타에 불과해진다.
둘만의 일탈도 아니다. 그들 진영의 전반적 경향이다. 정수진의 남편 한민호가 대표적이다. 전대협 의장까지 했던 이 인물은 불만으로 가득하다. 다른 선후배들이 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면서, 자기는 돈이라도 벌어야겠다며 불법 투자를 이어간다. 정수진의 뇌물을 받은 후 그녀 요구대로 조합을 움직이는 노동조합 간부도 마찬가지다. 의기와 투지로 가득했던 사자들이 낙타로 퇴화했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그들에게는 초심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용기도 없다. 그래서 그들은 허상 뒤에 숨는다. 정수진은 비리 혐의를 받던 장일준이 사망하자 그를 성역화하며 정치적으로 활용한다. 한민호가 검찰 수사를 받다 자살하자 그가 누구보다도 청렴 결백하다는 도덕적 허상을 만들어 그 뒤에 숨는다. 자기가 부패한 기득권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극복하는 대신, 가짜 영웅을 내세워서 그저 과거의 구호를 되풀이할 뿐이다.
진짜 초인을 꿈꾸다
<돌풍>은 가짜 초인 뒤에 숨은 사자들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허상을 파괴하고, 그들이 되지 못한 진짜 초인을 보여주며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바로 주인공 박동호와 그의 조력자들이 바로 그 초인이다. 그들은 국가의 영웅이 되겠다거나,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지는 않다.
다만 자기가 믿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보이는 그대로의 현실을 수용하고, 그 현실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속한 조직과 진영으로부터 늘 버림받는다. 검사일 때도 검찰의 관습과 규범에 저항하다가 검찰에서 쫓겨났다. 자기를 영입한 장일준 대통령에게 직언을 멈추지 않고 그의 아들과 정수진의 비리를 파헤치다가 토사구팽 당할 처지가 된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목숨을 내던져 정쟁에 임하고, 매번 돌파구를 찾아낸다. 대통령 시해 시도가 들킬 위기에 처하자 이를 정적에게 뒤집어 씌우거나, 탄핵 위기를 역이용해 정적의 비리를 드러내는 식이다. 그 끝에서는 정수진을 비롯해 부패한 정적을 모두 제거하고, 정치 개혁을 일궈낸다. 이처럼 자기에게 가해지는 고통이 크고 상대하는 적이 강할수록 오히려 발전하는 것 또한 초인다운 행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돌풍>은 어느 한쪽 진영만 비판하는 작품이 아니다. 박동호를 거울삼아 초인이 될 의지가 없는 양쪽 모두를 꼬집는다. 확고한 지지 세력을 기반으로 양측이 정치적 거래를 하며 상부상조하는 구조도 같이 비판한다. 다만 약간의 온도 차이는 있다. 박동호의 정치적 위치를 고려하면, 낙타에 불과한 우파 진영과는 달리 한때 사자였던 좌파 진영이 초인을 배출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간직한 듯하다.
단점마저 묻어버린 메시지
사실 <돌풍>은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다. 박경수 작가의 이전 작은 경제, 금융, 법률에 대한 폭넓은 지식 뒷받침된 덕분에 권력 싸움을 더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었다. 반면에 <돌풍>은 대통령 시해,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대선 직후 탄핵 결의, 대통령의 범죄 자백과 검찰의 대통령 수사 등 개연성이 부족한 사건이 많다. 반격과 재반격이 오가는 상황과 구도를 만들어 몰입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후반부로 갈수록 무리수로 보일 정도다.
이에 더해 완급조절도 부족해서 피로감이 크다. 모든 에피소드를 강강강강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어떤 반전이 있어도 놀랍지 않다. 한 에피소드 내에서도 박동호와 정수진이 수 차례 엎치락뒤치락하기에 더욱 그렇다. 결국 두 주인공도 사건에 휘말려 떠내려 가는 듯한 느낌이 짙다. 그들의 심경이 구체적으로 전달되는 지점이 많지는 않기 때문. 12부작보다 더 짧고 굵게 끝내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이유다.
그러나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힘이 워낙 강해서 다소 투박한 만듦새마저 가려지기 때문. <돌풍>은 시청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낙타, 사자, 어린아이 중에 어떤 단계로 살 거냐고. 정치인이 지시하는 대로 휩쓸리고 싶냐고 묻는다. 노재팬 팻말 일장기에 파란색을 덧칠해서 태극기 시위를 하거나, 이성과 논리가 대신 감성에만 호소하는 정치인을 종교 지도자처럼 따르며 굴종할 것이냐고.
<돌풍>은 정치인의 철학과 목표가 아니라 각자의 소신과 이익대로 권리를 행사하는 사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그럴 때에만 타인의 잘못에 맞서고 자기 잘못에 대한 죗값을 받아들이는 그런 초인을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따라서 <돌풍>은 정치적 지향이 어떻든, 조금이라도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자기 자신과 지지하는 진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Acceptable 무난함
초인이 되지 못한 낙타와 사자를 밟고 일어서는 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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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온 과정에서 지나치지 않은 감정 속을 유영하다
테이블에서 펼쳐지는 대화는 네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공간 자체의 긴장감과 대화가 동시에 펼쳐진다. 비극적인 사건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감정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마주하는 두 부모의 조우 속, 진정한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책으로도 꼭 만나고 싶은 영화, 매스를 소개한다.
가해자 부모와 피해자 부모가 대화를 나누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사건이 일어난 이유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이야기를 듣지만 폭발하는 감정을 온전히 누르기는 힘들었다. 감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그 감정을 배제하지 않고 펼쳐지는 대화는 날카롭다고 생각했던 흐름을 유지한다. 숨 막히는 공간에서 더 숨 막히게 만드는 자리 배치는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약간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수많은 대사는 그들이 겪어 왔던 고통과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것이었다. 어떤 시선에도 치우치지 않으며 건네는 따뜻한 위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평생 용서할 수 없을 거로 생각했던 사람의 용서는 고통에 따라 끊임없이 고통받는 이들이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고통은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갉아먹기에 변하지 않는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이다.
네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며 보이는 표정이나 시선, 목소리를 통해 그들의 감정이 더욱 극대화된다. 대사로 표현되는 감정들이 더 이상 만질 수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어떤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먹먹하다. 가해자의 부모이기 때문에 온전한 슬픔과 그리움을 표출할 수 없었던 가해자 부모의 표정이 떠오르며 그 감정이 커진다. 용서할 대상이 불명확한 이 상태에서 모두가 용서와 화해의 과정을 거칠 수는 없겠지만 계속 대화하고 또 대화하면서 이러한 과정을 나눠야 할 것이다.
화면이 검게 변해도 빛만큼은 사라지지 않는 모습에 영화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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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디 (2021)
* 이 리뷰는 영화 <웬디>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웬디> 정보
감독: 벤 자이틀린 (대표작: 비스트)
출연: 데빈 프랑스, 야슈아 막, 개빈 나퀸, 게이지 나퀸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11분
개봉일: 2021.06.30 예정
피터팬 속 웬디의 재해석
시골 마을에서 식당일을 하는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어린 소녀 "웬디". 엄마의 식당 일을 도와주는 착한 아이이지만, 학교와 식당 일을 오가는 반복적인 삶에 바깥 세상과 새로운 모험에 궁금증을 품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유령 기차와 함께 신비함을 품은 자유분방한 소년 '피터'가 웬디 앞에 나타나고, 웬디는 쌍둥이 오빠 "더글라스"와 "제임스"와 함께 뜻밖의 여정을 떠난다.
무작정 기차에 몸을 싣은 웬디와 오빠들은 피터를 따라 바다를 건너 웅장한 화산이 있는 황량한 섬에 도달한다. 무인도 같은 섬에 남아있는 사람이라고는 피터와 몇몇 흑인 아이들, 그리고 몇 년 전 웬디가 살던 마을에서 사라졌던 '토마스' 뿐이다. 오직 아이들 뿐인 이곳은 늙지 않고 영원히 어린 아이로 살아가는 공간, 즉 동화 속 '네버랜드'다. 이곳에서 수장인 피터에 대한 믿음을 잃고, 슬픔과 현실적 감각이 머릿속에 드리우는 순간 급격히 늙어버리고 만다. 판타지 같은 공간에 쉽게 적응하며 하루하루의 모험을 헤쳐 나가는 웬디와 형제들 앞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네버랜드의 이면이 밝혀진다.
해체주의 수준의 원작 변형
디즈니 동화 속 <피터팬>을 재해석한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원작과 비교했을 때 영화 <웬디>는 외면적으로 딴판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피터팬'은 귀여운 초록색 의상에 짓궃은 장난기가 묻어난 순수한 소년의 모습이다. 하지만, 본작에 등장하는 '피터'는 캐릭터 설정부터 흑인 소년으로 바뀌었고, 성질 또한 포악하고 독선적이다. 동화 속 '네버랜드'로 비춰지는 섬의 자연 경관 또한 늙지 않는 어린 아이들의 동심으로 채워진 순수한 판타지의 공간으로 보기 어렵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산은 아이들에게 위험천만한 순간들을 제공하고, 아이들은 먹지도 씻지도 못한 채 시종일관 꾀죄죄한 모습으로 생활하며 생존을 위한 아이들의 의식 또한 잔혹하고 과격하다. 동화 속에서 한껏 포장되었던 '네버랜드'의 장면을 현실로 가져왔을 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이다. 사실상 '피터'와 '웬디'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가 <피터팬>과 관련된 작품이라는 것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수동적이었던 웬디의 변화
<웬디>는 2021년 작품인만큼 PC한 요소들을 가미하며 원작의 형태에 변화를 주었다. '피터'가 흑인 소년으로 바뀐 것도 시대적 반영의 산물이며 원작에서 수동적인 여주인공으로 그려졌던 '웬디' 또한 능동적인 여성상으로 변화했다. 원작에서는 피터가 후크 선장에게 납치된 웬디를 구출하지만, 본작의 웬디는 누군가의 도움이나 구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중 가장 능동적이고 앞장 서서 움직이는 인물이며 늙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피터에게 진정한 성장과 모험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시종일관 용감하고 씩씩한 소녀의 모습으로 그려진 '웬디'라는 캐릭터에 어느 정도 페미니즘적 요소가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구형의 인물상을 현 세대에 맞게 적절한 변화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자의식 과잉에 묻힌 화려한 CG
촬영과 편집에 굉장히 힘을 준 영화다. 인물들의 대화나 서사보다는 휴화산이 있는 섬을 배경으로 신비로운 자연의 배경을 조명하는데,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은 심오한 느낌을 선사한다. 피터와 아이들이 '어머니'라고 믿는 심해 속 미스터리한 생명체를 중심으로 화산재로 뒤덮인 섬나라의 참상, 공포와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바다와 해저 동굴 등 여러 자연적 요소들을 활용하며 메타포로 삼음으로써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하지만, 이러한 메타포들이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다기 보다는 겉보기에만 그럴 듯하게 포장한 느낌이 강하다. CG로 멋지고 광활한 자연 경관의 모습을 구현해 관객을 압도하고 싶은 의도가 컸던 나머지 다양한 메타포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그저 장치들의 나열에 불과하달까. 작품을 보면서 영화를 감상한다기 보다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든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 기인한다.
마음에 와닿지 않는 주제의식
외형적으로, 그리고 캐릭터의 성격 면에서 변화를 주었음에도 주제의식 측면에서는 원작의 메시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어른들에게는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동심과 상상력을 일깨워주고 그와 동시에 하루하루 늙어가는 게 덧없는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제의식이 깔려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어른들에게 와닿을 만한 감정선을 형성하는데는 실패한다. <웬디>는 철저하게 아이들을 위한 꿈과 동화에 초점을 맞추며 어른들은 차마 공감할 수 없는 방향으로 스토리를 이끈다. 잔혹한 피터는 늙어가는 제임스의 손을 가차없이 자르고,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어머니라 믿는 아이들의 신념은 지극히 위험하고 맹목적으로 비춰진다. 현실적인 비주얼로 그려진 '네버랜드'에는 그림 같았던 낭만과 행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이런 장면들에서 해방감과 자유를 느낄지 몰라도, 어른의 시각에서는 퍽 답답하기만 하다. <웬디>가 시사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함에도 감정적으로는 이입이 되지 않아 이내 공허함과 지루함만이 남는다. 어른들이 기억 속에 남은 어린 시절의 순수함 거칠고 현실적인 모습이 반영된 그림의 형태가 아니었기에 영화는 우리들의 가슴을 울리지 못한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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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죄도시2의 베트남 형사, 배우 송요셉님과 함께 범죄도시2 비하인드를 풀어봤습니다! (이제 천만 배우!!)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영화 럭키부터 범죄도시2의 베트남 형사 트란까지!
감초연기 전문가 배우 송요셉님과 함께
범죄도시2 비하인드를 주물러봤습니다~
☑️ License of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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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eople Say - dya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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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aradise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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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unny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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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Young love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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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Summer - Julian Av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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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Need Someone - dya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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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Free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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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Palm Trees (feat. Joey Edwin)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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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Back To Summer - Nekz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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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Luvly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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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Day After Day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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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Blue Sky - 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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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Bay - Vlad Gluschen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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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Nu Island - Day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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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Road Trip - Joakim Ka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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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Relax - Peyru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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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Love Life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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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Feel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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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plore - LiQ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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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dawn - Vlad Gluschen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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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팬서의 죽음 이후 과연 매력적인 영웅이 탄생했을까
?Rabbitgumi 입니다!
채드윅 보스만의 죽음으로 영화 블랙팬서에도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어요.
1편에서 겨우 세팅이 되었는데, 다시 2편에서 재세팅이 필요한 상황이죠.
이번에 2편이 개봉을 하게 되었는데 이번 영화가 마블 페이즈4의 마지막 영화에요.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던 영화였죠.
마블 페이즈4가 스파이더맨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고만고만 했거든요.
이번에 개봉한 블랙팬서도 아주 좋다고 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나쁘지 않은 영화인건 분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체 리뷰를 참고해주세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영상에서 알려드릴게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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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흘> 1차 예고편
2024년 대미를 장식할 역대급 오컬트 호러 영화가 나왔다! 박신양X이민기X이레의 색다른 연기 변신! [사흘] 1차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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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코스믹 씬> 메인 예고편
인류가 우주를 식민지로 지배하고 있는 서기 2524년,
연맹의 장군 ‘제임스 포드’는 무리한 작전으로
행성 하나를 파괴하고 불명예 제대를 하게 된다.
인류를 지배하려는 외계 함대의 공격이 발생하자
‘제임스 포드’ 장군은 정예 부대와 함께
이들을 제압하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외계 함대와 접촉하며 이미 조종된 인류는
연맹 군대를 공격하기 시작하는데...
외계 종족의 인간 재배를 피해 맞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