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5-20 15:09:40
우정이 일렁이는 순간을 담은 영화 5선
<해피엔드> 이전에 이 영화들이 있었다!

흔들리는 청춘, 일렁이는 우정...
한 편의 영화에 다 들어있다!







Relative contents
-
- 9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9월 첫째 주도 잘 보내셨나요?추석 연휴 동안 편히 쉬셨길 바랍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공조 2>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공조2: 인터내셔날> (NEW)▶ <공조 2>가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개봉 주에 추석 연휴가 있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관객 수를 모았는데요.
개봉 주에 벌써 200만 관객을 돌파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 9월 11일) 관객 수 208만 9,148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60만 1,67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남한으로 숨어든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새로운 공조 수사에 투입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수사 중의 실수로 사이버수사대로 전출됐던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는
광수대 복귀를 위해 모두가 기피하는 ‘철령’의 파트너를 자청한다.
이렇게 다시 공조하게 된 ‘철령’과 ‘진태’!
‘철령’과 재회한 ‘민영’(임윤아)의 마음도 불타오르는 가운데,
‘철령’과 ‘진태’는 여전히 서로의 속내를 의심하면서도 나름 그럴싸한 공조 수사를 펼친다.
드디어 범죄 조직 리더인 ‘장명준’(진선규)의 은신처를 찾아내려는 찰나,
미국에서 날아온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이 그들 앞에 나타나는데…!2. <육사오> (▼1)▶ 지난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던 <육사오>가 공조의 개봉으로 2위로 떨어졌습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라 추석 연휴에 많은 관객이 찾은 것 같습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 9월 11일) 관객 수 30만 3,18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56만 6,66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3. <헌트> (▼1)▶ 개봉 이후 계속 1,2위를 차지했던 <헌트>가 9월 둘째 주에 3위로 하락하였습니다.
관객 수가 지난 주와 비교했을 때 약 2.5배 하락하였지만,
이번 주에 개봉하는 화제 작품이 없기에 비슷한 관객 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 9월 11일) 관객 수 8만 5,80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426만 3,791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17회 예측 이벤트는 <공조2: 인터내셔날>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주신 <공조2: 인터내셔날>의 스코어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공조2: 인터내셔날>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46%, 여성 54%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3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다음으로 20대, 40대, 50대, 10대 순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공조2: 인터내셔날>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10대 후반 남성과(1,257,460명)과 30대 후반 여성(1,057,054명)이었습니다.
또한 <공조2: 인터내셔날>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0%에 해당합니다.
추석 연휴가 변수가 되어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공조2: 인터내셔날>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 (NEW)▶ 추석 연휴에 영향으로 아이들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이
4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박스오피스에서 4위를 차지했던 <탑건: 매버릭>과 비슷한 관객 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9월 11일) 관객 수 5만 4,84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만 1,23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한산: 용의 출현> (▼2)▶ 한 달 넘게 박스오피스 TOP5를 유지한 <한산: 용의 출현>이 9월 둘째 주에 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한산: 용의 출현> 역시 위에 말했던 것처럼 화제 작품이 없기에 5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 동안 (9월 9일- 9월 11일) 관객 수 4만 3,62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722만 5,885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주말 동안(9월 9일- 9월 11일) <Barbarian>의 매출액은 10,000,000 (한화 약 138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 역시 동일합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9월 9일 ~ 2022년 9월 11일)1. <바바리안> 1000만 달러 (누적 1000만 달러)2. <브라흐마스트라 파트 원: 시바> 440만 달러 (누적 440만 달러)3. <불릿 트레인> 325만 달러 (누적 9254만 달러)4. <탑건: 매버릭> 317만 달러 (누적 7,056만 달러)5. <DC 리그 오브 슈퍼 펫> 283만 달러 (누적 8,542만 달러)...씨네픽의 9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
- 3월2주차 신작 개봉 영화
2022년 3월 2주 개봉영화!
도어맨 The Doorman , 2020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컴백
영화 "도어맨"은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미술품을 노린 무장 괴한들에 맞서 홀로 반격에 나선
전직 해병대 출신 도어맨 알리의 올 킬 액션 영화 입니다.
‘레지던트 이블6’ ‘존 윅-리로드’ 등 다양한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며
새로운 액션 마스터로 주목받고 있는 루비 로즈와 할리우드 베테랑 장 르노가 만나 화제를 모은 작품인데요.
또한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으로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컴백작으로
뉴욕 아파트에 세기의 작가들의 미술품이 숨겨져 있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카타르시스 넘치는 액션 연출로 극장가를 사로잡을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액션 마스터 세대의 주역 ‘루비 로즈’의 매력을 담은
첫번째 추천영화 "도어맨" 입니다.
예고편 보기
------------------------------------------------------------------------------------------------------------------------------------------------
메리미 Marry Me , 2021
선결혼 후 연애
영화 "메리미"는 선결혼 후연애를 시작하게 된 슈퍼스타 '캣 발데즈'와
슈퍼노멀 수학 교사 '찰리'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드라마 입니다.
제니퍼 로페즈와 오웬 윌슨, 말루마 까지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동료 선생님에게 떠밀려 '캣 발데즈'의 콘서트에 가게 된 '찰리'는
'Marry Me'라고 적힌 플랜카들르 들고 있다가 '캣 발데즈'와 무대에서 즉석 결혼을 하게 되는데요
슈퍼스타와 수학 교사의 만남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댈르 모으고 있습니다.
슈퍼스타와 슈퍼노멀 수학 교사의 로맨틱 드라마!
두번째 추천영화 "메리미" 입니다.
예고편 보기
------------------------------------------------------------------------------------------------------------------------------------------------
문폴 Moonfall , 2022
2022년 인류 최후의 재난, 달이 지구와 충돌한다!
'투모로우'와 '2012'에서 자연재해와 이상 기후로 인한 인류멸망을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과 스펙터클로 구현했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영화 "문폴"을 통해 우주로 무대를 확장하여 이제껏 본 적 없는 재난을 관객들에게 선보입니다.
영화 "문폴"은 달이 궤도를 벗어나 지구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재난 속 인류의 마지막 생존기를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인데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숨쉴 틈 없는 우주적 스케일의 재난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만의 놀라운 상상력을 통해 신선하고 낯선 달의 모습을 보여줄
세번째 추천영화 "문폴" 입니다.
예고편 보기
------------------------------------------------------------------------------------------------------------------------------------------------
스펜서 SPENCER , 2021
전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의 이야기
영화 "스펜서" 는 왕실 가족이 별장에 모여 보내는 크리스마스 연휴 3일 동안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영화 '재키' '네루다' 등을 통해 거장으로 우뚝 선 파블로 라라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스크린에 되살려냈습니다.
커튼조차 마음대로 열 수 없고, 의상 순서까지 정해놓은 폐쇄적이고 고루한 왕실 문화 속에서
남편의 외도와 끝없는 감시까지, 모든 상황을 홀로 감내해야 하는 다이애나의 심리를 내밀하게 담았냈습니다.
영국 왕세자비 다이내나 스펜서의 3일!
네번째 추천영화 "스펜서" 입니다.
예고편 보기
------------------------------------------------------------------------------------------------------------------------------------------------
유어 러브 송 你的情歌 , Your Love Song , 2020
'상견니' 가가연 스크린 복귀작
영화 "유어 러브 송"은 서로 다른 꿈과 비밀을 가진 세 남녀가 만나면서 겪는 사랑과 아픔, 성장을 그려낸 청춘 뮤직 로맨틱 코미디 입니다.
가가연이 연기파 배우 부맹백과 슈퍼 아이돌 최연소 우승자로 첫 연기 데뷔한 이슨시에와 함께 선보일 로맨스 케미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보편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풋풋했던 시절 사랑에 아파해본 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양산한 메가 히트작 '상견니'에 이어,
가가연의 첫 차기작으로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형성하고 있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유어 러브 송" 입니다.
예고편 보기
-
- 책임과 회피, 장손의 선택
운전면허를 딴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보통은 수능이 끝난 뒤나 군대에 가기 전에 따는 경우가 많으니 나는 상당히 늦게 딴 편인데, 당장 운전할 일이 없다는 이유로 혹은 왠지 자신이 없다는 핑계로 면허 취득을 오랫동안 미뤄왔기 때문이다. 어쨌건 지금은 여러모로 운전의 편리함을 느끼고 있다. 특히 보람을 느끼는 때는 아버지를 대신해 내가 운전대를 잡을 때다. 그것은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가족들을 태우고 이동시켜야 했던 아버지의 자리에 잠시나마 내가 앉아보는 일이다. 어디까지나 잠깐 동안의 일이지만.
금동현 영화사연구자는 오정민 감독의 <장손>(2023)을 이야기하며 가부장 사회에서 운전이 남성에게 지우는 책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장손>에서 운전은 집안 기성세대 남성의 몫이고, 장손인 성진은 홀로 기차나 택시를 탄다. 이를 성진이 자신에게 부여되는 책임을 (의도했든 아니든) 유예하거나 외면하려는 태도로 본다면 언뜻 이해되지 않던 몇 장면을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성진은 장손으로서 가족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바로 그 사실을 불편해 한다. 그가 가족 간의 자리에 항상 늦게 등장하고, 일찍이 퇴장하려는 건 가족에 적극적으로 섞이기를 거부하고 외부자의 입장을 택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두부공장을 이어받지 않겠다는 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호기로운 선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업이라는 이름의 책임과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는 때로 두려움이나 비겁함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가령 고모-고모부와의 관계에서는 어떤가. 성진은 입원 중인 고모부를 보러 가자는 고모의 제안에 응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고모부와의 만남을 기약 없이 지연시킨다. 이것이 성진이 가족애가 없거나 냉혈한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는 고모부의 사고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지만, 그것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병원을 찾아가지만 입원실에는 들어가지 않고 고모부의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 복도 의자에 앉아 꽃바구니만 고모에게 전하고 돌아설 뿐이다. 고모와 고모부를 부모님같이 생각했다는 말이 무색하게.
가족사진을 찍은 김에 조부모의 영정 사진을 따로 찍어 달라는 아버지의 요청을 성진이 거부한 것 역시 두려움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영정 사진은 지금의 얼굴에 죽음을 포개어 보는 일이고, 앞으로 다시 못 볼(지도 모르는) 얼굴을 마주하는 일이다. 성진은 그 죽음에 맞닿지 않기 위해 영정 사진을 찍지 않지만, 예상치 못한 할머니의 이른 죽음으로 결국 할머니의 영정 사진은 그날 성진의 카메라로 찍은 가족사진이 된다. 성진은 자신이 찍은 그 사진을 직접 액자에 담아 기차를 타고 장례식장에 도착하는데, 고모부의 입원실에서와 마찬가지로 빈소에 들어가기 직전 망설인다. 그 잠깐의 머뭇거림 역시 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자신이 직접 놓아 드려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 그로부터 나온 유예와 지연의 리액션이 아닐까. 함께 언급해야 할 장면이 있다. 성진의 마지막 장면이기도 한, 두 번째 택시 장면. 할아버지가 그의 손에 쥐여 준 통장엔 매달 백만 원 씩, 오천만 원이 입금된 내역이 적혀있다. 성진은 그것이 고모가 매달 백만 원씩 모은 돈, 돌아가신 할머니가 관리했다던 고모의 돈이라는 것을 안다. 그때 성진의 얼굴 위로 눈부시게 내리쬐는 햇빛은 그 돈의 출처를 알고 있는 세상(영화 밖 관객)의 응시에 다름없다. 그러니까 성진이 눈을 찡그리고 손으로 막아도 막아지지 않을 응시. 어떤 유예와 지연의 리액션으로도 그가 떨쳐내지 못 할 책임. 부채의식. 성진은 그 택시를 타고 서울로 갈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한다. (아마도 할아버지의 장례식 때?) 그때까지 성진은 그 책임과 응시로부터 얼마나 멀어질 수 있을까. 할아버지가 준 비밀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까. 성진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다음 장면, 할아버지 승필이 계속해서 산 깊은 곳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마지막 시퀀스가 더 서늘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어쩌면 그렇게 성진의 비밀도 깊은 곳으로 들어가 끝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씁쓸함 때문이다.
-
- 러브 앳 love at second sight
오랜만에 로맨스 영화를 찾아보았습니다.
최근에 액션, 판타지, 스릴러 영화를 주로 봐서인지 사람이 죽거나 우울하게 끝나지 않는 밝은 영화가 보고 싶었거든요.
밝은 로맨스 영화가 기분을 상큼하게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말이죠.
넷플릭스에 최근에 새로 올라온 영화 중에 <러브 앳>이 눈에 띄었습니다.
프랑스의 로맨스 영화였는데 예고편도 나쁘지 않았고, 정보를 찾아보니 평점도 높았습니다.
마블에서 많이 나오는 평행세계 개념을 로맨스 영화로 가져온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평행 세계로 간 한 남자가 이전 세계에서 부인이었던 여자와의 사랑을 다시 찾기 위한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영화 <러브 앳>은 남녀 주인공의 시점을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Story
아내 올리비아(조세핀 자피)와 다투고 만취 상태로 잠에서 깨어난 베스트셀러 작가 라파엘(프랑수아 시빌)은 평행세계에서 눈을 뜬다.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라파엘은 중학교 선생님이고, 베프 펠릭스(벤자민 라베른헤)는 탁구광이고, 아내 올리비아는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어 있다. 라파엘은 올리비아와 다툰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녀의 사랑을 얻으면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고 올리비아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올리비아에게는 마크라는 애인이 있지만, 친구 펠릭스의 도움으로 그녀를 공략한다. 하지만, 원인이 그것이 아님을 알고 라파엘은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과연 라파엘은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
| Positive.
1. 전체적으로 밝고 유쾌한 영화입니다.
두 사람의 로맨스를 아름다운 배경과 좋은 분위기, 거기에 적당한 유머까지 곁들여서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2. 여주인공 조세핀 제피의 상큼한 매력이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현재까지는 주로 조연으로 출연한 신인급인데,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3. 예상과 다르게 마무리된 마지막 장면은 깔끔합니다.
보통 이런 영화는 원래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마무리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아서 약간 의외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마무리 또한 좋았습니다.
4. 두 주인공의 로맨스는 특별한 이벤트 없이 평범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자극적이거나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것 없이 잔잔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5. 영화의 배경이 아름답습니다.
파리의 풍경도 시골 마을의 풍경도 예쁘게 그려집니다. 집도 예쁘고 소품들도 예쁩니다.
6. 영화의 코미디는 과하지 않고, 적절한 유머는 미소 짓게 합니다.
보통 코믹을 담당하는 주인공의 친구 캐릭터는 오버하거나 과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러브 앳>에서 친구로 등장하는 캐릭터는 적절한 위트와 진지함을 함께 보여주는 멋진 사람입니다.
<노팅힐>에서의 주인공 친구와는 천지차이죠.
| Negative.
1.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는 조금 짜증나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하고 자신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친구에게 하는 상처를 주는 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 프랑수아 시빌 Francois Civil - 라파엘 역
1990년생 프랑스 파리 출신 배우입니다.
2005년 영화 <Le cactus>로 데뷔했고, 영화 <프랭크>(2014)에서는 직접 연주도 합니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영화 <프랭크>(2014), <프랑스 대테러>(2016),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2017), <러브 앳>(2019), <트루 시크릿>(2019) 등이 있습니다.
| 조세핀 자피 Josephine Japy - 올리비아 역
1994년생 프랑스 배우입니다.
| 벤자민 라베른헤 Benjamin Lavernhe - 펠릭스 역
1984년생 프랑스 배우이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러브 앳>(2019), <큐리오사> (2019), <완벽한 축사를 준비하는 방법>(2020) 등이 있다.
| 카미유 룰루슈 Camille lellouche - 멜라니 역
1986년생 프랑스 파리출신 배우, 코미디언 및 가수이다.
유투브에서 유머러스하고 음악적인 공연과 프랑스어 버전의 The Voice에 참여하면서 알려졌다.
| Amaury de Crayeoncour - 마크 역
1984년생 프랑스 베르사유 출신 배우이다.
| 총평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밝고 사랑스럽고 유쾌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 기분 좋은 프랑스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호흡이 좋이서 진부한 스토리지만 영화가 좋습니다. 추천합니다.
영화를 보게 되면 여주인공 조제핀 자피의 매력에 빠질 겁니다.
러브 앳 평점 8.0 (작품 8, 재미 8)
-
- 기념품을 사고 내 이야기를 하고, <3000년의 기다림>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3000년의 기다림 Three Thousand Years of Longing, 2022 제작
호주 외 / 판타지 외 / 108분
감독: 조지 밀러
기념품을 사고 내 이야기를 하고, <3000년의 기다림>
삶은 나아가는 것이다. 나아가야 하는 '일'이다. 어떻게 가야 하는지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그게 사람이자, 인간을 대표하는 개인으로서 갖는 숭고한 의무다. 거창한 의식이기도 하고 과제도 맞지만, 그렇다고 과하게 무게 잡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삶과 삶을 잇는 방식을 찾는 건 내 몫이니까. '각자의 몫'에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관한 수단과 방법이 전부 포함되어 있다는 것만 잘 알고 있으면 된다. 그래야 타인에게 나를 공유해도 쉽게 꺾이지 않고 그와 함께 할 수 있다. 인생은 내가 '어떻게' 하고 있다는 걸 내 옆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바쁘게 흘러간다. 공유가 공존이 되는 지점이다. 필요한 건, 헤쳐 나가기 바쁜 마음에 지치지 않는 활력을 주는 것이다. 활력, 이미 우린 오래전부터 그것을 탐구하고 또 원해 왔다. 적당히 행복하고 충분히 여유 있는 삶을 사는 '알리테아'마저도, 사실은 진심으로 가슴 깊숙이 무언가를 원하고 있는 것처럼. 지니가 말했듯, 갈망이 없는 인간은 없다. 인간에게 갈망은 결코 제거할 수 없는 내면의 주머니이자 삶의 수단과 방법이다.
영화 <3000년의 기다림>은 그것을 '이야기'라고 말한다.
출처: <3000년의 기다림> 스틸컷 (다음)알리테아는 서사학자로 수많은 이야기를 해석하고 풀어내 사람들에게 그것들을 전시하듯 설명하며 살고 있다. 모든 이야기에서 하나의 공통된 이야기를 찾는 일을 홀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직업적 쾌락이자 참견쟁이 옆집 할머니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안전장치다. 겉으론 냉철하게 이야기가 가진 한계를 논하지만, 자기 일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며 이야기를 귀히 여긴다. 다만 쉽게 흥분해 자신을 이야기 홍수에 던지지 않을 뿐이다. 현재 그녀는 자기 의지대로 삶의 항로를 정해 흘러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원하는 기억과 원하지 않는 기억을 구분해, 후자를 상자에 넣고 봉인한 뒤 앞으로의 희망과 현재의 기쁨만을 누리고 사는 사람, 그게 바로 알리테아다.
정령 지니의 등장은 우연을 가장한 영화적 필연이다. 그걸 알면서도 우린 딴지 걸지 않는다. 정말 기가 막힌 우연이라 인식한다. 영화가 가진 본연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3000년의 기다림>이란 창구로 보면 새롭다. 영화가 감동과 즐거움을 위한 영상이 아니라 이야기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걸 경험하기 때문이다. 알리테아가 기념품을 사는 순간, 우린 영화를 산다. 그녀가 유리병을 씻을 때 우린 지니를 피부로 느낀다. 영화가 이야기로 읽히고 들리고 보이는 시작점이다. 그럼 어떤 이야기인가?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다. 지혜가 될 수도, 경고, 위로, 나아가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이야기가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필수 요소임을 영화(이야기)가 다시 한번 친절하게 상기시킨다는 점이다.
더구나 <3000년의 기다림>엔 거부할 수 없는 묵직하면서도 유연한 리듬이 있다. 그냥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것과 같다. 모든 현상을 이성적으로,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시대에 감성이 충만한 동화는 환영받을 수밖에 없다. 흔히 얘기하는 '옛날 옛적에-' 감수성이 병 속에서 나온 지니의 거대한 발바닥으로 실체화되다니,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우연인가.
출처: <3000년의 기다림> 스틸컷 (다음)
정령 지니의 등장으로 알리테아는 자신이 단칼에 끊어냈다고 자부하던 악몽을 떠올린다. 어쩌면 그 과거를 잊는 게 그녀의 진짜 갈망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알리테아는 끝까지 고집스럽게 결혼, 유산, 이혼이란 간단한 키워드로 자기의 어둠을 나열한다. 별것이 아닌 건 아니지만, 이미 넘어온 파도이며 다신 넘을 일 없는 파도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 자신의 고통을 단 몇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물론 그녀는 분명 여기에 존재하는 인간이지만, 그 누구도 알리테아를 아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알 수 없는 자, 이름이 있지만 아무도 진짜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여인. 알리테아는 스스로 이야기를 쓰지 않겠다고 결정했기에 여전히 고여있다. 지니는 차가운 이성으로 무장한 그녀에게 자신의 장대한 흔적들을 쭉 늘어놓는다. 늦은 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듯이, 정적인 언어에 말맛을 추가하고 그때 그 감정을 흠씬 버무린다. 인간이 가진 갈망에 대해, 그 갈망에 빠진 인간을 사랑한 초월적인 존재에 대해, 그리고 마침내 알리테아에게 요구한다, 나의 이야기를 위해 소원을 빌어 너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라고.
알리테아는 정령에게 사랑을, 아니 시바와 제페르를 향한 그만의 정열을 소원한다. 지금까지 살아있고, 존재하는 사랑의 역사를 통째로 원한 걸 보면, 그녀의 진짜 소원은 외로움과 허무, 고통을 말끔히 잊게 해줄 충만한 사랑임이 틀림없다. 자신의 자유를 포기할 정도로 헌신적인 그의 사랑은 알리테아에겐 악몽을 담는 또 다른 상자였다. 그날 밤, 지니는 소금 통에 자발적으로 들어가 알리테아와 런던으로 떠난다.
출처: <3000년의 기다림> 스틸컷 (다음)
하지만, 모든 이야기 끝엔 무시무시한 경고장이 붙는다. 이를 서사학자 알리테아가 모를 리 없다. 점차 몸이 약해지는 지니를 보며 그녀는 깨닫는다. 이 이야기의 진짜 끝을 말이다. 이 세계가 버거운 지니에게 필요한 건, 알리테아로부터의 자유뿐이다. 정령의 이야기는 정령이 주인공이다, 알리테아의 소설 주인공이 그녀 자신인 것처럼. 그리고 주인공은 언제나 자기 의지로 마지막 선택을 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결정한다. 알리테아는 지니에게 어디든 당신이 있던 곳으로 가 자유롭게 살라고 소원을 빈다.
다시 그녀의 어둠, 지하 공간이 등장한다. 지니의 흔적을 봉인한 상자를 들고 지하로 내려가는 알리테아. 지니의 상자가 지하에 선반에 자리한 순간, 한 챕터를 마무리하듯 불이 딱 꺼진다. 그 힘찬 신호탄으로 두 인물의 이야기는 다시 흘러가기 시작한다. 알리테아는 이제 안다, 어떤 것이든 상자에 평생 봉인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오랜 머뭇거림 끝에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 그녀는 글을 쓰며, 자신을 찾아오는 지니와 순간순간을 함께한다. 그의 기운을 느끼고 그의 사랑을 온전히 받으면서, 그것이 앞으로 펼쳐질 자기 삶의 충분한 원동력임을 선언한다.
출처: <3000년의 기다림> 스틸컷 (다음)
이야기는 이야기로 끝난다. <3000년의 기다림> 역시 3000년의 기다림으로 끝난다. 거대한 대서사시로 느껴지는 이 웅장함과 원대함이 서늘함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이야기의 힘을 아는 자에겐 거부할 수 없는 숨결로 남는다. 소원을 빌고 싶은 마음을 앞지른 설렘과 카타르시스 덕이다.
삶, 활력, 소원, 이야기. 뒤집어도 무방하다. 이야기, 소원, 활력, 삶.
<3000년의 기다림>은 전부 다른 우리의 노선을 존중하면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 하나를 끄집어낸다. 삶의 탄생과 죽음, 그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한 웅덩이까지 단 하나의 줄로 꿸 수 있는, 끊기지 않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줄기 바로 계속 되뇌고 읊조렸던 '이야기'다. 결국 삶과 이야기는 하나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죽음에서 벗어나 죽지 않는 이야기로 계속 살아 숨 쉬는 것이다. 늘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인간에겐, 잠들지 않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낼 인간이 필요하다. 이 인물 혹은 이야기, <3000년의 기다림>과 같은.
그녀와 그처럼, 우리도 언제 어디서든 기념품을 사고 내 이야기를 하면 된다.
어떤 이야기든 좋다, 다만 다시 시작할 마지막이 오면 끝에 꼭 이 말을 덧붙이자.
"내 이야기는 실화다. 하지만 동화라 해야 믿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
- 빙벽 안에서 길을 잃어도
DIRECTOR. 안소니 첸
CAST. 주동우, 류호연, 굴초소 외
SYNOPSIS. 연길에서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나나(주동우)는 휴대폰을 잃어 홀로 고립된 여행객 하오펑(류호연)을 샤오(굴초소)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한다. 다음 날 상하이로 향하는 비행기를 놓친 하오펑은 나나, 샤오와 함께 어울리기 시작하고 그들이 함께한 7일 동안 단단하게 얼어붙었던 세 사람의 세계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POINT.
✔️ 믿고 보는 주동우!
✔️ 겨울 도시, 얼어붙은 정서가 제목 그대로 깨지는 모양이 아름답게 표출되는 영화입니다.
✔️ 위로라는 단어 없이 전해지는 위로. 삶에 지친 어른아이, 긴 밤이 이어지는 고요한 곳에서 홀로 침잠하고 싶을 만큼 지친 사람들에게 아주 조용하고 나직하게 다가갈 영화입니다.
✔️ 배경이 연길이다 보니 한국인인 우리에게 익숙한 아이템이 많이 나와요. 진라면 순한맛부터 시작해서. 근데... 제가 아는 이야기가... 왜 여기서 나와?
길눈이 어두운 나는 용산CGV에서 나와 역으로 내려갈 때마다 발걸음에 약간 자신이 없다. 실제로 생각한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내려올 때가 많다. 유일하게 길을 정확히 택하는 때는, 늦은 시간에 나와 몰 안의 모든 매장이 다 닫혀 있을 때다. 그럴 때면 나는 조금도 헷갈리지 않고 거침없이 지하철 타는 데까지 내려간다. 모든 게 단절되어 길만 남은 세상에서는 헷갈릴 소지가 적다.
가끔은 단절 속에서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핸드폰이 없고 시계가 멈추고 낯선 길에서 낯선 기후를 마주할 때. 온통 얼어 붙을 겨울의 도시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곳의 밤은 길기에 마음의 바닥면을 들여다볼 시간도 길다. 겨울 밤에 끌어안고 싶은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도 그렇다.
영화는 얼음에 톱질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겨울왕국>의 오프닝과도 겹치는 장면이지만, 거기서 느껴지던 흥겨움은 여기 없다. 이들의 등 뒤로는 끈이 매달려 있다. 밟고 선 자리를 깨뜨린다는 건 그런 의미다. 자르고 밀고 찍고 싣는 동안 나 자신을 빠뜨리고 말 수도 있는, 위험한 일.
그래서 사람들은 쉬이 자기 밟고 선 자리를 깨뜨리지 못한다. 설령 그걸 깨야만 그 안에 얼어붙은 상처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해도. 그저 조용히 살아갈 뿐이다. 씩씩해 보였던 가이드는 아픈 발을 문지르고, 남들이 다 춤추고 즐거워하는 자리에서 얼음만 씹는 남자는 조용히 죽음을 생각하면서.
가이드와 손님이 된 두 사람이 간 곳, '조선족 전통 마을'에서 상모를 돌리고 떡메를 치고 장구와 북을 치며 일을 하고 있는 건 모두 노인들이다. 마치 일의 무게와 의미를 생각지 않는 사람들처럼 묵묵히 일하는 노인들과 달리, 가이드 옆에 조용히 앉는 이상의 행동을 하지 못하는 하오펑은 마치 동력기가 고장난 동체처럼 힘이 없다. 그는 여럿이 한 식탁을 채우는 한국 식당의 식탁에도 도무지 어울리지 않고, 가까스로 버티고 있던 듯한 업의 현장을 벗어나기 무섭게 가이드 나나 또한 "다시 태어나도 못 살" 시계를 찬 "고급 인력" 하오펑과 같은 표정이다. 어쩌면 거친 현대사의 굴곡을 헤쳐온, 그래서 묵묵히 일하는 삶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기성 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표정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한들 고장난 동력기로 날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마침내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비행기를 놓친다는 우연한 단절로 그들의 고장난 동력이 현실에 선명하게 가시화될 때, 그렇게 트랙을 벗어날 때, 마침내 여행은 시작된다.
나나의 친구 샤오까지 셋이서 방학 같은 날들을 이어간다. 얼음을 씹는 대신 설산을 달리고, 넘어서는 안되는 국경선 코앞을 더듬거려 보고, "그냥 가면 돼!" 하면서 페달을 밟아보고, 깨질 듯 말 듯 미끄러운 얼음판 위를 걸어본다. 추운 도시의 태양은 수직으로 작열하는 법 없이 비스듬한 높이로 떠서 은근한 빛을 더해준다. 그러나 아무리 방학을 즐기는 아이라도 개학의 존재감을 이기지는 못한다.
그 시간 동안 이들의 관계는 무어라 언어로 규정하기 전에 빠른 속도로 얽혀 버린다. 나나는 "넌 친구야 관광객이야?" 묻지만, 그런 경계는 언제 정해지는 걸까.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 인근을 더듬더듬 돌아다니는 세 사람처럼, 우리 또한 한 나라의 국경처럼 더듬거리며 그 선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다만 나라의 국경선과 달리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국경선은 보이지 않아 더 어렵다. 나와 타인의 경계선도, 나와 나를 가르는 선조차도.
어차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면 겨울의 밤을 아무리 돌아다녀도 '헤맨다'는 감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세 사람은 미친 듯이 돌아다닌다. 세 사람이 부지런히 다니는 연길의 도시는 우리 관념 속 연길보다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어쩐지 더 스산하다. 어떤 도시들은 긴긴 겨울 밤이 되면 부지런히 빛을 두른다. 마치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견디기 어렵다는 듯이. 네온사인은 '사랑해'라고 불이 방방 들어와 있지만, 밤이 새도록 도시에 앉아 있어도 세 사람의 마음에 불빛이 들어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동물원의 동물들도, 공원의 조각상들도 받는 불빛을 이들은 받지 못한다.
자신을 가다듬지 못하고 어른이 된다는 것, 발 밑의 얼음을 깨뜨리지 못하고 그 안에 갇힌 상처를 그대로 둔 채 여기까지 살아왔다는 것은 어쩌면 변죽을 울리는 요령만 좋아진다는 뜻이 아닐까. 기타 치며 여유작작 노래 부르는 법도 잊고, "그냥 하면 되지!" 하는 마음도 잊고, 눈물 대신 택하는 방법들만 늘어 간다는 것. 상처를 직면할 여유는 없고, 세상의 벽은 계속 높게만 느껴지고, 이제는 눈물에도 마중물이 필요해져 버려 생의 발걸음을 떼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것. 내가 밟고 선 얼음을 차마 깨지 못했는데, 얼음판 째로 둥둥 떠내려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 나이는 먹었는데 당황스러울 만큼 모르겠는 것들만 가득한 어른들은 그렇게 멈춰 버린 시계처럼 부유한다. 이 영화는 연길의 추운 겨울 밤을 배경으로 그 차가운 청춘들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러나 빙벽 안에서 길을 잃어도 볕 들 날이 있다. 나 자신과도 화해가 잘 안되고 타인과의 경계선은 더욱 어려운 어른아이들에게로. 이들이 헤매는 빙벽의 미로는 차가복 막막하기만 하지만, 그 안에도 빛이 있다. 얼음은 빛을 투과하니까.
작은 것에도 착잡함이 올라오지만, 또 서로의 작은 것에도 위안을 입는다. 작은 빛으로도. 그러다 보면 어느새 얼음에 금이 가고, 상처를 직면할 힘이 생길 것이다. 원하는 곳에 닿지 못했다 해도, 꽁꽁 얼어붙어 있던 빙벽은 서로의 작은 빛으로 조금씩 녹아내린다. 그 물이 길러낸 나무들은 충분히 아름답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 지점에서 등장한, 우리가 아는 어떤 이야기의 등장이다. 연길이라는 도시의 특수성을 생각해서 백번 이해해 보려고 해도, 영화 바깥의 현실과 뒤엉키지 않을 도리가 없다. 만드는 과정에서 국경선을 조금 더 세밀히 더듬었더라면, 그래서 나와 타인의 경계를 좀더 알아갔더라면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가 주는 겨울 도시의 고요한 아름다움에서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있을 테고,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이 지점은 영화 바깥에서 더 이야기되어야 할 것이다.
어린 날의 꿈은 너무 쉽게 떠나버리고, 우리는 여전히 빙벽 안에 있는 것만 같다. 샤오의 이모처럼, '조선족 전통 마을'의 노인들처럼 묵묵히 생을 대하지 못하는 우리는, 그럼에도 생에 다시 힘을 낸다. 어둠 속에 있다 해도 나란히 앉아 온기를 주고 받을 수 있다면. 그렇게 빙벽 안에서 길을 잃은 채로도, 작은 빛을 머금고 자라난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 커피 오어 티 영화 후기 / 중국영화 맞아?! / 대만 로코인줄 ㅎㅎ / “스물” 느낌의 유쾌한 코믹 드라마
영화직관하는남자 영직남의 "커피 오어 티" 후기입니다.
엔드크레딧과 함께 윈난의 아름다운 풍경과 흥겨운 OST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중국영화, #코미디, #드라마, #팽욱창
-
- 「언차티드」 플스 게임이 제작비 1,500억의 넷플릭스 영화로?? | 언차티드 예고편 게임 비교 영상 | 언차티드 영화 게임 | Uncharted |
? 언차티드(Uncharted) 영화 예고편 분석 영상(*스포없음)
- 소니 픽처스와 넷플릭스의 계약으로 극장개봉 후, 넷플릭스에서 독점 스트리밍 예정
- 플레이스테이션 프로덕션의 첫 번째 실사영화
- 플레이 스테이션 게임 언차티드 비교
- 플스 게임 언차티드 플레이 영상 비교
- 게임 제작사 너티 독의 게임 언차티드 시리즈의 게임 원작 실사영화로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
언차티드 시놉시스
'네이선(톰 홀랜드)'과 '설리(마크 윌버그)'가 함께 트레저헌터로
인류 역사상 최고의 미스터리와 보물을
찾아나서는 액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영화
언차티드 영화 정보
감독: 루벤 플레셔
제작: 아비 아라드, 찰스 로븐, 알렉스 가트너
각본: 아트 마컴, 맷 할로웨이
출연: 톰 홀랜드, 마크 월버그, 안토니오 반데라스
장르: 액션
제작사: 컬럼비아 픽처스, 플레이스테이션 프로덕션, 너티 독, 아라드 프로덕션, 아틀라스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소니 픽처스 릴리징, 소니 픽처스 코리아
촬영 기간: 2020년 3월 16일 ~ 2020년 10월 29일
촬영 감독: 정정훈
개봉일: 미국 2022년 2월 18일
원작: 너티독의 언차티드 시리즈
제작비: 1억 2,000만 달러
-
- 영화 <매트릭스> 4DX 재개봉 예고편
서기 2199년,
인공지능 AI에 의해 인류가 재배되고 있다!인간의 기억마저 AI에 의해 입력되고 삭제 되는 세상.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현실 ‘매트릭스’
그 속에서 진정한 현실을 인식할 수 없게 재배되는 인간들.
그 ‘매트릭스’를 빠져 나오면서 AI에게 가장 위험한 인물이 된
'모피어스’는 자신과 함께 인류를 구할 마지막 영웅 ‘그’를 찾아 헤맨다.
마침내 ‘모피어스’는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밤에는 해커로 활동하는 청년 ‘네오’를 ‘그’로 지목하는데…
꿈에서 깨어난 자들,
이제 그들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
- 영화 <소울>
나는 어떻게 '나'로 태어나게 되었을까?
지구에 오기 전 영혼들이 머무는 '태어나기 전 세상'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