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2023)에 나타난 역사적 특징은 1930년대 2차 세계대전 시기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영화 초반부 폭발로 인해 도쿄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며 사이렌이 울리는 장면은 대공습이 일어난 그 시대 도쿄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역사극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영화의 시대적 배경과 그 시대의 전쟁 시기를 가져왔을 뿐 사실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허구적 상상력이 주가 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장르가 애니메이션인 만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2023)에는 역사적 요소보다 성장 서사를 중심으로 한 판타지적 요소가 많이 나타난다. 성장 서사를 중심으로 하는 만큼 영화의 주인공인 마히토의 나이는 고작 11세로 직관적인 성장에게 있어 중요한 나이대의 인물로 설정되었다. 판타지는 공상 혹은 상상의 산물로 이루어지는데 마히토가 머리를 다치고 난 이후 왜가리를 만나는 장면을 통해 마히토의 무의식 세계이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게 된다. 가장 큰 판타지적 요소는 바로 주인공인 마키 마히토가 새엄마인 나츠코를 찾으러 그의 큰할아버지가 주인인 ‘낙원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낙원 세계’는 대공습으로 인해 한창 엄마의 사랑이 필요하며 성장할 나이에 엄마를 잃고 자기 고향으로 돌아와 새엄마를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어린아이에게는 너무 버거웠을 것이다. 낙원은 어린아이가 쉽게 감당할 수 없는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고 현실 세계에서 자신이 존재해야 할 이유에 대해 찾고 싶었던 마히토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세계 아니었을까.
왜가리와 펠리컨, 앵무새 등 특정한 조류들의 반복적인 등장은 판타지적 장르의 도상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중심 등장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왜가리는 사실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마히토를 낙원으로 이끌기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된다.
마히토가 나츠코를 발견해 내며 그녀와 같이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과정에 있어 위험요소(앵무새 관문 등)와 고단했던 여정, 어린아이에게 주어진 선택(낙원의 주인을 이어받기를 원하는 큰할아버지의 권유)은 모두 마히토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적 요소들이다. 낙원 세계가 어떤 방식으로 순환되는 것인지 직접 경험하고 낙원 세계만의 관습을 알아가는 마히토는 이러한 과정 속 자신을 도와주는 조력자 왜가리, 히미, 젊은 키리코를 통해 위험을 해결하고 관문을 통과하며 마히토가 점점 성장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새엄마를 받아들이며 마음을 열어간다. 자신의 부족함에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성장하는 마히토를 통해 이 모든 것들이 성장 서사를 이루는 요소들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은 성장 서사의 관습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마히토의 낙원은 어린아이의 무의식일 뿐이며 서로를 죽고 죽이는 극악무도한 현실(전쟁 시대) 속에서 우리는 과연 현실을 어떻게 극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올바르고 더 나은 방향인가에 관한 고찰이 필요하며 우리만의 성장 서사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