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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비됴2025-06-26 09:55:30

지금은 케이팝시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리뷰

기대 1도 안했다. 제목부터 언밸런스한 이 작품을 보게 된 건 단순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아무리 케이팝이 흥하지만 여기에 퇴마라는 소재를 합쳐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게 너무 뻔한 기획물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기획에 도가 튼 넷플릭스가 이 작품을 전 세계에 공개한다고 하니 선입견이 더 들 수밖에. 하지만 오산이었다.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보고 있으면 국뽕이 차오르고, 김밥과 라면이 당기며, 그 즉시 헌트릭스의 팬클럽 회원이 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케이팝 슈퍼스타 아이돌 헌트릭스! 이들은 언제나 바쁘다. 공연은 물론, 악귀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악령들로부터 인간 세계를 지키는 수호자의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노래하는 이유도 사람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 지하 세계에 있는 마귀가 나오지 못하도록 결계인 혼문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러던 어느 날, 헌트릭스의 대항마 사자 보이즈가 나타난다. 헌데, 자세히 보니 사자 보이즈가 아니라 저승사자? 마귀? 이 정체를 알게된 헌트릭스는 노래와 인기로 우위를 점하려고 노력하지만, 사자 보이즈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는다. 한편, 헌트릭스의 리더이자 메보 루미(아덴 조)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로 힘들어하고, 이를 알게 된 사자 보이즈의 리더 진우(안효섭)는 루미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지하에서 이를 지켜보는 저승의 지배자 귀마(이병헌)는 인간세계를 호시탐탐 노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후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31개국 글로벌 영화 부문에서 1위를 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작품이 이 정도로 화제성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작품이 가진 무기가 적중했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리얼리티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은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9년 동안 공을 들였다. 한국 역사는 물론, 무당, 저승사자, 당산나무, 도깨비 등 무속 신앙의 소재들이 극에 등장하면서 걸그룹 멤버들이 퇴마라는 허무맹랑한 설정을 비주얼로 설득시켰다. 여기에 남산타워, 한옥마을, 경복궁 등 한국의 건축물들이 등장하고, 민화 ‘작호도’에서 가져온 호랑이와 까치가 등장하며, 김밥, 냉면, 순대, 라면 등 우리나라 음식이 자주 나오는 등 과거와 현대의 한국을 작품에 잘 녹여냈다. 여기에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소니 제작진이 구현한 한국 스타일의 무기(사인검, 곡도, 신칼)로 퇴마 액션을 보여주는 장면 또한 화려하고 퀄리티 자체가 좋다. 

 

 

 

 

 

 

 

이런 탄탄한 고증을 바탕으로 케이팝 아이돌 산업의 특징도 잘 녹여낸다. 남자 아이돌과 여자 아이돌은 가까워질 수 없다는 불문율은 물론, SNS를 통해 아이돌 인기를 가늠하는 모습, 응원봉을 흔들며 아이돌을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아니 케이팝을 사랑하는 해외 팬들이라면 저절로 눈이 가게 된다. 

 

흥미로운 건 세계적인 아이돌 멤버이지만 출생의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루미를 통해 사랑받는 아이돌의 모습과 실제 모습의 간극을 성장 서사로 옮긴 부분이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진정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개인이 성장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진정한 음악이 탄생한다는 이야기의 흐름은 설득력을 가진다.

 

 

 

 

 

 

 

하지만 이 작품의 스토리가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다. 우리가 흔히 아는 클리셰 바운더리에 안착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로 흘러가지만 특색은 실종됐다. 특히 공통적으로 결핍과 두려움을 가진 루미나 진우의 전사와 각자 맡은 바 임무를 행하는 동기가 다층적이지 못하기에 캐릭터의 매력이 잘 살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건 음악이다. 감독은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과 협업을 했고 안무는 리정이 참여했다. 여기에 트와이스 나연, 정연, 채영이 참여해 타이틀 곡인 ‘TAKEDOWN’을 불렀다. 또한 트와이스 '스트래티지'를 비롯해 듀스의 '나를 돌아봐', 엑소의 '러브 미 라이트', 멜로망스의 '사랑인가 봐' 등 한국 대중음악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 같은 음악의 힘은 결과적으로 케이팝 음악으로 구성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이 가진 의의 중 하나인 이 가능성은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같은 작품을 우리의 문화로 탄생시킬 수 있다는 걸 기대하게 만든다. 역시 꿈은 이루어지는 것 같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벌써부터 속편 제작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그만큼 이번 작품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속편이 제작된다면 음악은 또 어떨까? 여러모로 기대된다. 이 기대감을 안고 오늘도 헌트릭스 노래를 play~

 

 

 

덧붙이는 말: 영화는 영어 원어 버전과 한국어 더빙 버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어 더빙을 추천한다. 그게 뭔가 더 잘 어울린다. 참고로 영어 버전에서는 진우 역에 안효섭, 루미의 스승인 셀린 역에 김윤진, 헌트릭스 매니저 바비 역에 켄 정, 돌팔이 한의사 역에 다니엘 대 킴 등이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초호화 배역진이다. 귀마 역에 이병헌은 두 버전 모두 연기를 펼친다. 

 

사진 출처: 넷플릭스

 

평점: 3.5 / 5.0
관람평: 이게 바로 케이팝 파워! 국뽕 차오른다~~

작성자 . 또또비됴

출처 . https://brunch.co.kr/@zzack0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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