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025-07-03 13:30:25
거 너무 소문만 무성한 잔치 아니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시즌3] 리뷰
이 글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시즌3]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시즌2]의 리뷰도 읽어봐 주세요.
일단. 재미가 없다.
새로운 시즌의 시작부터 기훈이 형은 한 번 삶은 시래기처럼 시들시들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무려 주인공의 공백을 채워 줄 누군가가 바로 튀어나왔어야 한다. 그러나 모두 기훈이 형의 눈치만 보며 다음 게임을 기다리기만 한다. 명색이 오징어 게임인데 게임을 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임을 기다리는 동안 오징어라도 말려야 할 것만 같은데 보고 있는 사람의 피만 마르는 것 같다.
설상가상으로 투표를 하는데도, 편을 뽑는데도 시간이 너무 걸려서 시즌 2 이후의 긴장감이 단 한순간도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마지막 시즌에 모든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보니, 갑자기 거의 모든 인물들이 연사가 되어버린다. 쓸데없이 비장함에 휩싸인 인물들의 입장들을 듣고 있자면. 이게 지금 내가 오징어 게임 마지막 시즌을 보고 있는 건지 한 달 전에 끝난 대선 토론회를 듣고 있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원초적인 잔인함에 대해서도 빼놓을 수가 없다. 첫 번째 시즌에서 폭력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을 때부터 이 시리즈의 한계이자 숙제는 정해져 있었다. 뒤로 갈수록 반드시 잔인하고 잔혹한 게임이 나왔어야만 한다는 것. 그리고 이 점에 있어서 시즌3에서 선택한 방법이 참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임의 결과가 아닌 과정에 계획적인 살인과 자살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 한 번도 그렇지 않았던 룰의 "애매함"을 이용해서.
이로 인해 관객들은 시즌2의 타노스 같은 돌발행동의 결과가 아니라, 배틀 로열 같은 일대 다수, 다발적인 살해현장을 지켜봐야 한다. 물론 의도가 무엇인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돈과 자신의 목숨 앞에서 인간성이 몰락하는 과정을 표현하려 했을 것이다. 또한 성기훈을 포함한 모든 참자가 들도 결국은 요원들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와 연결되는 점이 몇몇 참가자들의 자살이라는 점과, 자살의 동기에 모성애를 엮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역겹다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다. 생사를 놓고 벌이는 게임판이라는 설정에서 이토록 안전하면서도 안일하고 뻔뻔한 선택을 하다니.
첫 번째 시즌을 준비할 때. 치아가 여섯 개 빠질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감독의 인터뷰를 어딘가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작품이 이토록 세계적인 인기를 누릴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 했다고 했다. 그러니 후속 시즌의 제작이 확정되었을 때의 부담감은, 끽해봐야 일할 때 데드라인 지키는 부담감 외엔 느낄 수 없는 나 같은 사람은 감당조차 하지 못할 만큼 무겁고 심했을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감독이 만들어 놓은 작품 속의 설정이 그다지 시즌을 거듭할 만큼 다채롭지는 않다는 점. 그리고 시즌 1의 너무 심한(?) 인기 덕에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보고 만들었을 것임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이, 시즌 3으로 막을 내리는 이 무자비한 게임이 결국은 모두의 패배로 종결되었음을 선언하는 것만 같다.
안 가겠다고 떼를 써도 그렇게 손에 고이고이 초대장을 쥐어 주며 오라고 하더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혀를 끌끌 차며 내 이럴 줄 알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씁쓸한 최후가 이 시리즈에게도 찾아오게 될 줄이야.
[이 글의 TMI]
1. 노재원=새로운 OTT공무원의 탄생
2. 너무 덥다 진짜.
3. 쥐포 먹으려고 다이어트 하는 인간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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