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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드레2025-09-19 23:28:27

[30th BIFF 데일리] 그들은 왜 독재자의 손을 놓지 못하는가.

영화 <크렘린의 마법사> 리뷰

 

블라디미르 푸틴은 어떻게 20년 넘게 러시아의 절대 권력자로 군림할 수 있었을까. 영화 <크렘린의 마법사>가 이 질문에 해답을 제시한다. 현대 정치사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강력한 권력의 비밀과 전략을 스크린 위에 펼쳐내며 권력의 매커니즘과 그 뒤의 대중 그리고 국가의 운명의 향방까지 생생하게 드러낸다. 

 

 

당시 러시아의 시대적 배경을 알지 못한다면 영화 속 이야기를 이해하기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소련이 붕괴한 뒤 러시아는 경제적 혼란과 사회적 불안으로 인해 침체되었다. 급격한 자유화 정책과 신자유주의적 개혁은 부의 불균형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켰고, 국민들은 과거의 안정과 질서를 그리워하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갈망이 싹텄고, 푸틴은 그 공백을 채우며 절대 권력자로 자리 잡게 된다. 그 뒤에는 푸틴 시대의 통치이념과 현대 러시아 정치 시스템을 설계한 인물이 있었다. 바로 러시아 정치의 핵심 전략가로 알려진 바딤 바라노프다. 실존 인물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를 모델로 한 바라노프는 푸틴 정권 초기 핵심 전략가다. 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는 러시아의 정치사가 어떻게 변화 되었는지, 푸틴이 어떻게 러시아를 장악했는지를 면밀하게 보여준다. 

 

 

2025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크렘린의 마법사>는 옐친 시기의 혼란부터 푸틴 체제의 구축 과정까지 현대 러시아사를 관통한다. 경제적 안정과 국가적 영광이 자유와 평등보다 우선시되는 현실, 독재자의 통제 아래 질서와 안전이 강조되는 상황을 연출해낸다. 영화는 사실과 픽션을 섞어 관객이 스스로 무엇이 진실인지 판가름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통해 관객은 잘 짜여진 정치 드라마를 통해 현대 러시아 사회와 권력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작품 속에서 언급되는 ‘크렘린의 마법’은 초능력이나 판타지가 아닌 정치 공학적 전략을 뜻한다. 언론 통제, 가짜 야당 조성, 대중 감정의 방향 전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의 사고와 분노를 관리하는 전략인 것이다. 영화는 스탈린 시대를 거친 러시아 국민들이 왜 다시 강력한 지도자를 갈망하게 되는지 영화는 내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상영 스케줄


09-18 20:00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09-19 16:00 시청자미디어센터

09-24 15:30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작성자 . 민드레

출처 . https://brunch.co.kr/@mindirrle/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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