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혁2021-06-06 23:22:30
#어른들은 몰라요 / Young Adult Matters, 2020
관객들도 몰라요.
<큰엄마의 미친봉고>와 <더블 패티>를 차례로 선보였던 "Seezn"은 두 영화를 통해서, '영화를 만든다'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님을 느꼈을 겁니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습니다.
또 다른 OTT 플랫폼 "티빙"이 <서복>을 극장과 동시에 공개했으며, 6월 17일에는 <샤크: 더 비기닝>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으니까요.
그렇기에 자체 제작이 아닌 배급권을 사오는 것을 택한 것에는 "넷플릭스"도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지만, '왜 이 영화였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EXID의 "하니"분의 주연을 맡은 것만으로도 관심이 쏠리겠지만 영화팬들에게도 충분히 관심이 갈만한 영화이었습니다.
감독의 전작 <박화영>이 5,876명으로 저조한 관객 수를 기록했지만, 이내 2차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는데요.
그 결과, 이번 <어른들은 몰라요>는 극장에서만 34,550명(05.21 기준)으로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여주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라도 "Seezn"으로서는 가장 좋은 선택을 했다고 보는데요.
여기에 <큰엄마의 미친봉고>와 <더블 패티> 이후 배급권을 사 온 첫 영화인만큼 남다른 기대치를 품게 만들었습니다.
'과연, 어떤 영화이었는지?' - <어른들은 몰라요>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덜컥 임신이 되어버린 '세진'은 18살 여고생입니다.
어른들에게 치이다 지친 '세진'은 동갑이자 가출 경력 4년의 '주영'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위험스러운 상황도 생기지만 '재필'과 '신지'가 그녀들을 도와주고 이들은 이 길로 함께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세진'의 상황을 알게 된 이들은 그녀의 유산을 도와주기로 마음을 모으는데...
사실, 관객들도 잘 몰라요.
1. 소재나 분량이나 모두 부담이다.
앞서 줄거리에서 언급한 소재들만 보더라도,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그리 가벼운 영화는 아닙니다.
여기에 영화의 러닝 타임이 127분으로 이를 다 봐야 하는 관객들이 느끼는 부담감이나 이를 풀어나가려는 감독의 부담이 똑같이 느껴지는데요.
그렇다면 영화가 관객과 감독이 느끼는 이 '부담감을 잘 버텨주었는지?' 궁금해하실 텐데, 결과를 말하자면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이 부담감에 짓눌리고 맙니다.
특히, 이런 영화들이 경계해야 하는 점이 자극적인 소재들을 열거하는 것인데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우려대로 소재들을 제시만을 하는데 그치고 맙니다.
그래서, 마무리는 어떡하죠?
청소년 임신, 유산, 자해, 가출, 동성애까지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에 등장하는 소재로 하나같이 쉽게 넘어갈 타선이 아닙니다.
그런데,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은 이런 소재들을 가지고도 관객들에게 그 어떤 인상을 심어주질 못합니다.
이런 이유에는 앞서 언급한 첫 번째, 소재를 소개하는데만 그친다는 것입니다.
영화가 제시한 소재들을 살펴보면, 127분이라는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질 만큼 주는 무게감이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인상을 받는 데에는 극 중 동성애 부분처럼 컨테이너가 깔리는 것으로 해당 이야기를 마무리되고, 임신 이야기는 컷이 바뀌는 것으로 마무리되니 지켜보는 관객들로서도 이야기가 제대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죠.
2. 설명도 안되는데, '메타포'가 들어올까?
영화의 아쉬움을 좀 더 이어나가자면, 캐릭터들의 배치를 간단하게 성립시킵니다.
극 중 "세진"을 임신시킨 담임을 시작으로 이를 비밀로 부치는 학교 관계자, "세진"과 "주영"을 이용하려는 업소 관계자나 "대리부"로 이용하려는 모든 이들을 어른으로 소개하여 관객들은 "이분법"이라는 덫에 빠트리는데요.
그러면서, 관객들은 자연스레 "언더도그마"에 빠지는데 아이들의 상황만을 보고서 어른 캐릭터들의 말은 나쁘게만 보니 사고의 한계를 겪게 만듭니다.
그렇기에 마지막에 등장하는 대리부 이야기는 판단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어른 캐릭터들이지만 앞에서 등장한 캐릭터들의 학습으로 '꿍꿍이는 있지 않을까?'하는 의심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거든요.
그러면서, 의미는 챙기네.
이렇게 설명하는데 부정확한 가운데,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메타포'만큼은 챙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극 중 "롱보드"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이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합니다.
보드를 타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아슬아슬하다는 인상을 주는데요.
자전거도 그렇지만, 보드는 자신의 발로 밀어내고는 온몸을 비틀어 방향을 트는데 이게 땅바닥까지 닿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근데, 속도는 현저하게 줄어드니 이 상황을 빨리 나가고 싶어 안간힘을 쓰는데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3. 그냥이라고 말하는 건...
그리고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의 주요 이야기 "낙태"에 있어서는 "세진"에게 아기는 어떤 존재인지를 관찰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인하는 것은 아이를 임신함으로 모성애가 본능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보지만, 이때 사람이 가지는 감정은 공포입니다.
자신의 몸을 숙주 삼아 끊임없이 성장하고 이내 밖으로 나오는 건 암과 같은 질환과 크게 다를 바가 없거든요.
소재를 바꾸어 '스킨십'과 '감염'에 대해서도 비교해도, 이 역시 똑같습니다.
입만 벌리면, 아주...
흔히, 연인들은 서로의 살을 부대낌으로 애정을 확인하고 신뢰를 쌓아나가는데 이는 아기가 엄마와의 관계를 쌓아나가는 과정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예절은 '비대면'과 '비접촉'입니다.
좀비 영화에서도 깨무는 것을 비롯해 침과 피와 같은 타액으로 감염되는 것을 생각하면, 사랑과 감염도 한 끗 차이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세진"이 "낙태"를 하려는 이유와 "주영"을 비롯한 '재필'과 '신지'는 '왜, 동참했는지?'에 대한 동기가 없어 아쉬울 따름입니다.
2시간이 넘는 분량임에도 이야기가 정리되지 않는다는 건 핑계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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