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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슬2021-11-28 22:32:00

쥐스틴이 진정으로 원하던 것

<로우> 영화 리뷰

감상문을 쓰기에 앞서 평소 고어영화나 공포영화는 못 보기 때문에 감상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갖고 있는 가치, 시사하는 바, 그리고 나의 감상을 중심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주인공 쥐스틴은 부모와 언니에 이어 생텍쥐페리의 수의학과에 진학하게 된다. 집안의 뜻에 따라 대학에 갔다는 것부터 이것이 쥐스틴 스스로의 결정인지 아니면 '다들 그렇게 하니까' 본인도 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이 점이 영화의 핵심 주제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식인을 한다는 행위는 쥐스틴 스스로가 찾아낸 욕망이자 숨겨진 본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이 정상적인 행위는 아닐 뿐더러 앞으로의 쥐스틴의 삶에 있어 많은 어려움으로 작용할 테지만 그 행위를 할 때 만큼은 누구의 지시나 권유가 아닌 쥐스틴 스스로의 행동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또한 이 행위로 인해 누군가는 피해를 볼 것이고 두려움을 느낄텐데 이 영화에서는 그 대상이 남성이라는 점, 권위주의적이고 말도 안 되는 조직문화에서 쥐스틴과 그의 언니인 알렉시아만이 갖고 있는 유일한 차별점이자 어쩌면 무기로도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신의 숨겨진 면을 찾는다는 점에서 영화 '티스'가 생각나기도 했다. 위험을 감지하고 본능을 펼치는 티스의 주인공과 본능에 따른 욕망을 표출하는 쥐스틴은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의 마지막에 알렉시아가 물어뜯은, 식인 행위를 한 그 남성을 보고 쥐스틴은 충격에 휩싸인다. 소중한 사람(친구)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인간으로서의 도덕적인 모습 또한 잃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 쥐스틴이 가진 모습은 여러 가지이고 이런 점을 통해 입체적인 인물임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충격과 허탈함이라는 감정을 가진채 언니를 씻기고 욕실 바닥에 붉은 피와 물이 섞이고 그것이 흘러가는 걸 보며 대개 여성의 피란 '성스러운 것'으로 표현했던 영화들과는 달리 로우에서는 인물 그 자체와 그의 욕망, 본능만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했다는 점이 상당히 눈에 띠었다.

 

작성자 . 양예슬

출처 . 미다지_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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