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2-04-29 12:54:45
신개념 로맨스 드라마 추천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 리뷰
내 브런치 글들을 꾸준히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이 사람 로맨스 드라마 잘 못 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이다. 그렇다. 귀가 딱지가 앉도록 서술한 바 있듯이 로맨스 드라마를 완주한 경험이 정말 없다. 그런데 정말 하루만에 완주한 드라마가 생겼다. 로맨스 장르를 이렇게 빨리 본 것도 정말 기록적인 일이지만 보다가 질리지 않고 게속 봐온 내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낄 정도로 이것은 정말 흔하지 않은 일이기는 하다. 오글거림을 참아내고, 드라마 하나를 완주한 내 자신이 너무 뿌듯하기도 하고, 괜찮은 드라마인데, 사람들이 은근히 모르는 것 같으니까, 도시남녀의 사랑법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1. 3쌍의 커플, 그들은 모두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우리네와 같은 사람들
이 드라마는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어떤 제작진이 사랑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이유로 3쌍의 커플, 6명의 남녀들을 각각 인터뷰를 하고,그 인터뷰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실제 그들의 연애 라이프를 보여주는 포맷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각자 굉장히 쿨한 연애들을 하는 것처럼 답변하지만 실제 연애 라이프에서는 각자 조금씩은 찌질한 면모들을 보이는 것이 굉장히 인간적이기도 하다.
여기서 등장하는 세 쌍의 커플.
건축가인 재원과 마케터인 은오. 이 커플이 세 커플 중에서 가장 메인 커플이다. 그리고 프리터의 삶을 살아가는 린이, 그리고 그녀의 오래된 남자친구 경준. 그리고 또다른 커플, 선영과 건. 이 세 커플은 각자의 캐릭터로서의 관점에서는 특별히 이 두 커플들이 모여 각자만의 연애관을 공유하는 포맷은 굉장히 신선했고, 이 여섯 사람들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각자의 연애라이프와 비교해보면서 공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랑 앞에서 발광을 해가면서까지 표현하는 재원, 그리고 사랑 앞에서 가장 소극적인 은오, 오래된 연애를 하고 있는 두 남녀, 그리고 겉으로는 제일 쿨한 연애를 하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지지부진한 연애를 하고 있기도 한 건과 선영, 이 세 커플 중에서 연애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나라도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마치, '당신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같은 느낌?? 각자의 연애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게 상담하듯이 진행되는 포맷이라서 연애에 대해 집단지성, 토론을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포맷의 매력이 다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2. 대사의 티키타카
기본적으로 인터뷰 형식을 차용하고 있지만 인터뷰 와중에도 6명의 남녀가 서로 솔직한 대화를 가장한 디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뷰 도중에는 만나지 않지만 은근히 존재하는 티키타카 때문에 타격받고, 인터뷰하는 제작진들이 욕받이가 되는 그 모든 과정들이 굉장히 골때리고 재미있다.
역시 나같이 오글거림을 단 5초도 못 참는 나에게는 대사의 티키타카가 정말 중요하다. 평소엔 쿨하고, 시크한 재원이 미스테리한 은오 때문에 상사병 걸리는 과정과 아주 지랄발광하며 시들시들해져 가는 모습이 아주 재미있다. 사실 나는 재원의 그런 모습 때문에 이 드라마 끝까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멀쩡한 척하는 또라이인 은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런 캐릭터 본 적이 있었던가. 조증과 우울을 넘나드는 캐릭터라서 너무 정감이 갔다. 고백하자면, 두 사람이 알콩달콩하던 모습은 정말 못 봐주겠어서 빨리감기 했지만 두 사람이 정말 환장의 호흡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또한, 프리터로 사는 린이의 삶이 불안해보이는 경준도 이해가 가고, 헤어졌지만 헤어진 것 같진 않은 건과 선영의 관계성도 아주 재미있다. 다양한 인간상의 연애를 훔쳐본 느낌이 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연애에 대해서 굉장히 쿨한 척하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연애에 있어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들도 연애가 항상 어렵기 때문에 그런 허세도 부리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드라마를 보고 나니, 이 여섯 사람들 전부 맹탕들이었다. 우리 모두 사랑 앞에서는 하수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맹탕들.
3. 인생에 현타가 온 사람들에게 던지는 위로
살짝 스포가 될 수 있지만 은오는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살고 있다. 면접관의 평범하다는 말에 크게 상처를 받았던 은오는 그 말을 듣고 난 이후, 이상해보일 만큼 다른 사람으로 거듭났다. 내가 평범하기 때문에 나는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을 그렇게 직설적으로 듣고 나면 얼마나 상처를 받을까 싶고, 그 상처는 치유가 된다고 해도 완벽히 치유되지 않을 것 같았다. 은오의 노력들이 평범하다는 말로 묵살되어 버리는 사회의 비정함에 또다시 반항심이 밀려오다가도 은오가 혼자서 정말 열심히 길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은 지금 현재 나에게도 큰 위안이 되었다. 나에게는 은오가 재원을 만나는 우연은 없겠지만 은오처럼 없는 길이라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허구의 인물에게 위로를 받게 되는 드라마를 만나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로맨스 드라마를 보고, 이런 포인트에 감명을 받는 나는 뭐지? 좌파인가 싶지만 하하하하
Relative contents
-
-
- 사건을 추적하던 앵커, 과거의 문제와 만나다!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심리 스릴러
?Rabbitgumi입니다!!
천우희 주연의 영화 앵커가 개봉했습니다.
스릴러 장르의 영화이고 한 모녀가 죽은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 앵커의 이야기인데요.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사회의 문제점과 연결되는 영화입니다.
특히나 직장 여성으로서 겪거나 느낄 수 있는 심리적인 두려움이 반영된 영화입니다.
장르적인 힘이 생각보다는 강하지 않고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던지는 메시지 만큼은 묵직한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구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
- 웨이브 <메리퀴어> 티저 예고편
'다름'이 아닌 '닮음'? 반짝반짝 빛나는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 웨이브 오리지널 리얼 커밍아웃 로맨스
-
- 영화 <그대가 조국> 티저 예고편
사냥이 시작됐다!
언젠가는 '내'가 될 수 있는 갈등과 저항의 이야기
-
- 관계를 정의하는 시선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오와 레미, 두 소년의 친밀한 관계는 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변화한다. 서로의 집에서 서로의 가족과 함께할 때는 전혀 이상하지 않던 것들이 학교에서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함께하게 되면서부터 다른 아이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된다. 매일같이 당연스럽게 여겨지던 이들의 두터운 관계는 타인의 시선이 입혀지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친구치곤 너무 가까운 사이’로 여겨진다. 첫 등교일에 자기소개 시간부터 서로에게 기대며 다정한 둘을 바라보는 같은 반 아이 시선부터 시작해 둘이 사귀는 사이냐는 다른 아이의 직접적 질문이나 보통의 남자아이들과 다른 행동을 한다며 놀리고 괴롭히는 일부 아이들은 그 정도는 다를지라도 레오와 레미에게 직간접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존재들이다.
이들의 관계가 틀어지는 계기가 되는 주된 장소가 '학교'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학교는 가족을 제외한 타인을 사실상 처음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며, 사회화 과정의 본격적 시작과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학교라는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사회의, 세상의 폭력을 처음 마주하게 되는 두려운 곳이기도 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시선이라도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 쉽게 정의하고 사고의 범주 안에 있지 못한 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떠한 시선이 말이다. 레오와 레미를 자신들과 다르게 본 아이들의 시선은 두 사람에게 그것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고, 그중 한 사람, 레오가 레미를 스스로 멀리하게 만들었다. 같은 상황에 놓인 두 소년의 태도는 달랐다. 레오는 그러지 않길 택했고, 레미는 놀림받는 것보다도 자신을 배척하는 레오의 행동을 견디지 못한다.
<클로즈>는 트랜스젠더 발레리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걸>에 이은 루카스 돈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감독 자신이 밝혔듯 이번 영화는 자신의 유년시절 자전적 경험과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전작에서 감독은 영화의 초점을 온전히 주인공 '라라'에게 맞춰 라라의 내면 변화를 세밀하게 따라갔다. 신체와 환경의 변화를 겪으며 혼란스러운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형식의 연출을 취하며 관객이 여성성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통받는 라라에게 간접적으로 동화되도록 만들었다. 인물을 그려내는 감독의 분명하고도 명확한 시선은 공감의 깊이를 더해 많은 당시 많은 호평을 받았다. 감독은 <걸> 이후 남성성과 관련된 영화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지금의 어린 소년들의 우정이 사회의 요구와 압박에 의해 파괴되는 이야기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의 경우 전작보다 개인적이고 사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반면,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정치적인 영화라 칭하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레오와 레미가 함께 전쟁놀이를 하며 놀던 요새는 둘을 지켜내지 못한다. 서로가 전부여도 다라고 할 만큼의 평화롭고 친밀했던 관계를 보여주는 초반부가 지나가고, 다른 아이의 "너희 둘이 사귀어?"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둘은 서로의 관계를 의식하게 된다. 둘이 같은 침대에서 자다가 몸장난으로 시작하던 것이 몸싸움으로 번져 서로 돌아누워 가쁜 숨을 내쉬는 장면은 묘하게 생긴 둘 사이의 거리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자신들 스스로가 정의할 틈도 없이 두 사람의 사이는 그렇게 점점 멀어져 간다.
두 사람의 다툼은 한 번 더 등장하는데 이번엔 돌이킬 수 없다. 다투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회복되던 관계는 레오의 행동 하나에 결국 어그러지고야 만다. 먼저 간 레오를 기다리다가 나중에야 학교에 도착한 레미는 레오에게 화가 나 그를 마구 때리는데 앞선 다툼과 마찬가지로 핸드헬드로 비교적 거칠게 찍었다. 울분에 차 서럽게 울며 주먹을 휘두르는 레미의 얼굴만큼 현재 상황을 파악하면서도 레미의 행동까지는 예상하지 못해 당황한 레오의 얼굴이 들어온다. 당연히, 레오는 그것이 마지막이 될 수 있을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레미가 보이지 않아 신경 쓰이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결국 레오는 친구의 상실을 맞게 된다.
레미는 영화의 일반적인 구성을 생각한다면 정말 갑작스럽게 사라지게 되는데, 이 점이 처음엔 당황스러울지도 모른다. 두 인물이 주인공인줄 알고 러닝타임의 반도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한 인물이 사라지다니. 하지만 이 영화의 방점은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사회적 원인과 갑작스럽게 친구의 상실을 맞이하게 된 레오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지, 바로 그 과정에 있다. 꽃밭에서 함께 활짝 웃으며 달리던 두 사람은 더 이상 같이 웃을 수 없다. 이젠 레오 만이 그곳에 남아있다. 레오 가족의 생업으로 보이는 화훼농사 즉, 꽃은 레오와 레미 두 사람을 은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꽃의 수확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레오와 레미처럼 사회의 시선과 기대에 억눌리게 되는 많은 어린 소년들을 은유하는 것 같다.
레오는 처음엔 크게 티 내지 않지만 레미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레미에 관해 좋게 얘기하는 반 아이들의 말에도 화가 난다. 레미를 보던 레오의 시선은 이제 레미의 엄마에게로 향한다. 아마도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레미가 그렇게 됐다는 생각에. 하지만 레오는 용기가 나지 않아 주변을 서성일뿐이다. 학년이 다 끝날 때가 되어서야 용기를 냈다. 자기 자신 만이 멀어졌던 관계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레오는 그렇게 레미의 엄마에게 숨겼던 사실을 말하며 레미와의 관계를 닫는다. 어쩌면 그럼으로써 레미와 다시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 친구와의 예상할 수 없던 갑작스러운 이별을 레오는 그렇게 스스로 마무리짓는다. 타인의 시선에서 시작했던 영화는 레오의 시선으로 끝을 내며 모든 과정을 본 우리에게 당신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봤는지 묻는 것만 같다.
-
- ? 7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은 해양 범죄 활극 <밀수>외 개봉을 앞둔 영화 총 4편을 소개합니다.
같이 시작해볼까요~?
밀수
Smugglers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 한국 | 129분
감독: 류승완
출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개봉: 2023.07.26.
배급: ㈜NEW
시놉시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 군천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해녀들.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을 찾던 승부사 '춘자'(김혜수)는 바다 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밀수의 세계를 알게 되고 해녀들의 리더 '진숙'(염정아)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위험한 일임을 알면서도 생계를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린 해녀 '진숙'은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를 만나게 되면서 확 커진 밀수판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고 사람들은 서로를 속고 속이며 거대한 밀수판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물길을 아는 자가 돈길의 주인이 된다!
CINE PICK!
7월 18일 진행된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은 <밀수>는 한국의 최고의 액션영화를 만들어낸 류승완 감독의 수중액션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하지만 뚝심있는 스토리와 찰진 대사, 재치있고 촘촘한 연출, 뛰어난 영상미 등 ‘충무로 액션 키드’라고 불리는 류승완 감독의 2년만의 복귀작입니다!
헌티드 맨션
Haunted Mansion
ⓒ 네이버영화
개요: 공포, 판타지, 코미디 | 미국 | 123분
감독: 저스틴 시미엔
출연: 킨스 스탠필드, 티파니 해디쉬, 오웬윌슨 등
개봉: 2023.07.26.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뉴올리언스의 대저택으로 이사 온 ‘개비’와 아들 ‘트래비스’. 겉모습부터 심상치 않은 이곳엔 알고 보니 999명의 유령이 살고 있다. 유령들을 내쫓아 달라는 ‘개비’의 요청에 저택으로 모여든 겁 없는 유령 전문가들. 하지만 호기로움도 잠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일들에 사투를 펼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유령들을 쫓고 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집에 함께하시겠습니까? 출구는 없습니다!
CINE PICK!
<헌티드 맨션>은 999명의 유령이 살고 있는 뉴올리언스 대저택으로 이사 온 개비와 아들 트래비스, 그리고 이들을 내쫓기 위해 저택으로 모여든 겁 없는 유령 전문가들의 기상천외한 사투에 대해 다룬 공포 코미디 영화입니다. 디즈니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 <헌티드 맨션>은 디즈니 테마파크에 있는 동명의 어트랙션을 새롭게 각색한 영화이며 이미 지난 2003년 동명의 제목으로 제작된 이력이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Greenhouse
ⓒ 네이버영화
개요: 번죄 | 한국 | 100분
감독: 이솔희
출연: 김서형, 양재성, 안소요 등
개봉: 2023.07.26.
배급: ㈜트리플픽쳐스
시놉시스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문정’은 아들과 함께 살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위해 간병인 일을 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화옥’을 돌보다가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충격적인 상황에서도 병원에 연락을 하려고 하지만 동시에 울리는 한 통의 전화로 모든 것이 변하게 된다. ‘문정’은 아내의 시체를 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모르는 시각 장애인 ‘태강’을 속이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CINE PICK!
단편영화 제작후 연출부를 거쳐 <비닐하우스> 장편영화 데뷔를 한 이솔희 감독은 부산국제 영화제에서 왓챠상 cgv상, 오로라미디어상을 차지하였는데요 출연하기만 하면 열연을 보여주는 김서형 배우가 요양보호사 ‘문정’역을, 최근 <더 글로리>에서 피해자 역할로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안소요 배우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순남’역을 맡게되었다고 합니다. 김서형 배우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뉴스에 나오는 안타까워했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맞닥뜨리고 싶지 않고 회피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밝혔습니다.
붉은사막
Red Desert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이탈리아, 프랑스 | 117분
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출연: 모니카 비티, 리처드 해리스 등
재개봉: 2023.07.26.
배급: 일미디어
시놉시스
이탈리아 북부의 공업도시인 페라라에서 남편과 아들과 평범하게 살아가던 줄리아나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 알 수 없는 이유로 감정이 불안해진 줄리아나는 주위 사람들과의 소통에 문제를 느낀다. 그리고 남편의 직장 동료인 코라도를 만나 육체적 관계에 빠져드는데…
CINE PICK!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첫 컬러 영화로 의도적으로 선명도를 떨어트리고 현대 문명의 낯선 풍경을 드러내며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상태와 환경 오염문제를 드러낸 작품입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는 영화 <정사>로 이름을 알렸으며 현대 영화 최우의 거장이라고도 불립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에서 모두 최고상을 거머쥔 감독이며 <붉은 사막>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영화사에서 중요한 작품을 26일 재개봉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
BL Metamorphosi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18분
감독: 카리야마 슌스케
출연: 아시다 마나, 미야모토 노부코 등
개봉: 2023.07.26.
배급: 홀리가든
시놉시스
인간관계에 서툰 17세 여고생 ‘우라라’. 방과 후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바로 BL만화를 보는 것이다. 남편을 떠나보낸 후 혼자가 된 75세 할머니 ‘유키’. 어느 날,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예쁜 그림체에 홀려 집어 든 만화책은 다름 아닌 BL만화였다. 마음을 적시는 ‘좋아한다’는 감정 하나로 58세의 나이 차이를 극복! 급속도로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핸드폰 번호를 교환하고, 은밀한 덕질 라이프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게 되는데… 덕심으로 대동단결! 덕톡으로 꽃 피어난 세대초월 영혼의 덕질 메이트가 찾아온다
CINE PICK!
우연히 BL 만화책을 구입한 할머니와 서점 직원의 따뜻하고 순수한 우정을 엿볼 수 있는 영화로 남편의 죽음뒤 외롭게 살고 있는 75세 여성 유키와 수줍은 많은 17살 고등학생 우라의 묘한 우정을 쌓아가는 영화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
- 옥수수 한 알로 느껴지는 자잘한 사랑 노래.
긴장되는 두 사람, 아니 세 사람은 같은 상황이지만 각기 다른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두 여자는 그 사람이 괜찮을까 봐, 한 남자는 장난 전화일까 봐 조마조마했던 세 사람은 지하에서 만난 만큼 차갑고 살기 가득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 그리고 운전이 시작되기 전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들이 만난 이유가 한 번에 드러난다. 소정의 언니였던 두 여자는 생각한 대로 이루어져서 한 남자는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만남의 목적을 서서히 드러낸다.
일방적인 ‘소정’에 의한, ‘소정’을 위한 만남은 살기가 가득하지만 툭툭 건네 드는 대화는 툭툭 웃음을 터지게 만든다. 진지한 와중에 펼쳐지는 웃음도 잠시 목적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총성이 울리게 되고 시간은 반복된다. 하지만 어김없이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교환의 마음은 다시 그 순간을 반복할 뿐이었다. 현실과 거리가 멀어지는 비현실의 영화와 영화, 그리고 영화에 계속해서 빠져들게 하는 이 영화에 점점 더 빠져든다. 옥수수를 음미하는 교환과 그를 기다리는 두 여자, 이별을 약속하고 나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 정말 교환을 소정과의 이별을 선택했을까. 2X9의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정’을 중심으로 한 소정 유니버스는 왠지 모르게 가깝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정에게 내적 친밀감을 주게 만드는 구교환만의 재치는 그 속에서 펼쳐지는 연출, 각본, 감성, 연기 곳곳에서 드러나고 웃음 짓게 만든다. 진지하게 영화를 보다가 웃음을 터지게 만드는 영화를 만드는 사랑스러운 구교환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2X9는 진리다.
-
- 자유와 안식을 찾아 떠나는 마지막 여정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윈스턴'(이안 맥쉐인)의 총을 맞고 추락한 '존 윅'(키아누 리브스)'. '바워리 킹'(로렌스 피시번) 덕분에 간신히 살아난 그는 최고 회의에 복수하고, 완전히 자유로워질 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나 최고 회의로부터 처분 권한을 위임받은 '빈센트 드 그라몽 후작'(빌 스카스가드) 덕분에 그는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진다. 한 때 동료였던 킬러 '케인'(견자단)과 현상금을 노린 '추적자'(셰미어 앤더슨)가 그라몽 후작의 사주를 받아 존의 목을 노리기 때문. 이들은 존을 쫓아 '코지'(사나다 히로유키)와 '아키라'(리나 사와야마)가 운영하던 오사카 콘티넨탈 호텔까지 습격한다. 존도 앉아서 당하지는 않는다. 그는 완전한 평화와 안식을 가져다줄 마지막 반격을 준비한다.
<존 윅> 시리즈의 명과 암
"그런 거 할 시간에 존 윅은 한 사람이라도 더 죽입니다." <존 윅> 시리즈를 가장 잘 설명하는 문구다. 오로지 복수를 향해 내달리는 단순한 서사와 셀 수 없는 사람이 죽어나가는 액션의 향연은 <존 윅>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편에서 존 윅은 강아지와 자동차를 잃은 그 순간부터 한 명이라도 더 확실하게 죽이는 데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 문구는 <존 윅> 시리즈의 그림자이기도 했다. 시리즈가 점차 커지고 화려해지면서 단순한 매력이 옅어진 까닭이다. <존 윅 3: 파라벨룸>이 대표적이다. 일단 액션이 기대 이하였다. 총격전과 주짓수가 조합된 이른바 '건짓수'의 분량은 줄었다. 대신 나이프나 연필을 사용한 액션이 빈자리를 대신했다. 날렵한 닌자에 맞서는 키아누 리브스의 느린 액션은 허술해 보였다. 내용 면으로도 이질감이 강해졌다. 최고 의회, 장로, 패밀리, 심판관 같은 낯선 고유명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존 윅의 복수와 도주에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따라서 <존 윅> 시리즈의 잠정적인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영화 <존 윅 4> 앞에 놓인 과제는 명확했다. 단순해질 것. 본래 매력인 건짓수의 미학을 보여주고, 존 윅의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매듭 지을 것. 결론부터 말하면 <존 윅 4>는 두 과제를 훌륭히 완수한다. 총성과 비명소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를 도배한다. 자유와 안식을 갈망하는 존 윅도 더 바라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게 퇴장한다.
존 윅의 액션을 망라하다
<존 윅 4>의 러닝타임은 2시간 49분. 대부분 액션이다. 전편을 봤다면 익숙한 장면이 가득하다. 문짝이 떨어진 차, 귀를 때리는 클럽 음악 사이로 퍼지는 총소리, 계단에서 구르고 또 구르는 존 윅, 일본도를 든 사무라이까지. 무의미한 반복은 아니다. 4편의 배경인 '파리' 덕분에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마르스 광장에서 마주 앉아 마지막 '결투' 조건을 정하는 담판. 개선문을 빙 돌며 펼쳐지는 살육. 미술관과 예술 작품 앞에서 이뤄지는 대화... 이전 시리즈에서 비슷한 장면을 봤다 해도 무언가 다른 인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요소도 있다. 일 대 일로 총을 겨누는 '결투'다. 낯설지는 않다. 서부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존 윅의 작중 첫 등장 덕분에 더욱 그렇다. 사막에서 말을 타는 존 윅. 그는 양복만 입었을 뿐 카우보이나 다름없다. 새로운 인물도 눈길을 잡아 끈다. 케인을 연기한 견자단은 전편에 등장한 닌자 액션과는 다른 현대적인 쿵후 액션을 자랑한다. 특수분장을 한 스콧 애드킨스의 액션도 인상적이다. 외관은 마블 영화의 킹핀 못지않은 거구인 킬라. 그러나 그는 체구에 걸맞지 않게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하면서 존 윅을 위기로 몰아간다. 새로움과 익숙함의 조화는 화려한 피날레로 손색없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존 윅 4>는 화면을 흔드는 셰이키 캠을 많이 쓰지 않는다. 대신 격투를 화면 중심에 놓으면서 어떤 상황이 펼쳐지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한다. 덕분에 모험적인 시도가 빛난다. 건물 안에서 존 윅이 '용의 숨결'이라는 탄환을 사용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존 윅에게 달려드는 킬러들은 총에 맞아 터져 나간다. 영화는 하늘에서 바라보는 '탑 뷰(top-view)' 시점으로 액션 장면을 보여준다. 연이은 폭발의 향연 덕분에 관객은 강력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분위기는 다소 다르지만 <킹스맨> 1편에서 사람들의 머리가 터지는 장면과 유사한 쾌감이다.
액션이 보여준 존 윅의 지옥
<존 윅 4>의 액션은 훌륭한 조력자 덕분에 더욱 빛난다. 단순하면서도 우직한 복수 서사 덕분이다. 1편에서 존은 아내가 남긴 마지막 선물을 파괴한 이들에게 복수했다. 킬러의 삶을 그만두고 아내와 살겠다는 소박한 꿈. 아내가 죽은 후로는 살인을 하지 않고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겠다는 꿈이 깨졌으니까. 그 꿈을 되찾기 위한 복수 외의 이야기는 없었다.
2편부터는 전편 내용을 계승하되 살짝 변주했다. 존 윅의 복수는 물론 존에게 죽은 이들의 복수가 함께 펼쳐진다. 복수를 끝내고 싶은 존은 자기가 과거에 저지른 살인 때문에 자유를 찾지 못한다. 그는 복수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지만, 바로 그 살인 때문에 다시 굴레에 얽매인다.
4편에서도 마찬가지다. 장로를 만나 초반부 장면이 이를 잘 보여준다. 존은 사막에서 장로를 찾아 그를 죽인다. 하지만 장로는 그가 무슨 짓을 해도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오사카 컨티넨탈 호텔도 안식처는 될 수 없다. 복수의 칼날이 존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개선문을 배경으로 한 40여 분의 액션 시퀀스가 감정적으로도 인상적인 이유다. 존 윅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지쳤다. 그에게는 병으로 죽은 아내를 온전히 애도할 자유만 있으면 됐다. 하지만 그는 상심을 미처 달래지도 못한 채로 온갖 이들에게 쫓긴다. 몇 안 되는 휴식처는 사라졌고, 최고 회의는 친구와 동료까지 이용해 그의 목을 노린다. 그러니 파리 시내에서 총성과 신음, 비명이 이어질수록 관객은 자유와 안식을 갈망하는 존 윅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존의 지옥을 두 눈으로 목격한 이상.
서부극으로 시작해 서부극으로 끝나는 이유
그렇다면 존 윅에게 완전한 자유와 안식은 무엇일까? 영화는 두 장면을 통해 그 끝을 암시한다. 하나는 양복을 입은 존 윅이 요르단 사막에서 말을 타고 펼치는 추격전이다. 다른 하나는 '결투'다. 둘의 공통점은 하나다. 서부극에서 빠지면 아쉬운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것. 실제로 <존 윅 4>는 웨스턴 영화다운 피날레로 나아간다.
많은 서부극은 피카레스크 장르가 섞인 이야기, 복수극의 형식을 띤다. 작품 속 주인공은 악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숱한 악행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 대가를 결코 피하지 못한다. <로건>이 인용한 영화 <셰인>의 대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을 죽이면 고통 속에 살게 돼. 되돌릴 방법은 없어. 그게 옳든 그르든 낙인이 되어 지워지지 않지. 이제 어머니한테 가서 괜찮을 거라고 전하렴. 이제 이 계곡에 총성은 없을 거라고..."
존 윅도 마찬가지다. 그의 끝은 울버린, 로건과 다르지 않다. 그에게 죽음은 슬픈 일이 아니다. 킬러로서의 삶, 영원히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삶, 복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삶에서 완전히 벗어난 안식처다. 아내의 무덤에서 시작한 시리즈가 그의 무덤으로 끝나는 이유다.
새로이 등장한 인물들의 관계는 <존 윅 4>의 깔끔한 수미상관에 당위성을 더한다. 케인과 아키라의 악연이 대표적이다. 딸과 함께 살고 싶은 그는 옛 동료인 존을 죽이라는 그라몽 후작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오사카 컨티넨탈의 지배인 코지를 죽인다. 결투를 끝낸 케인은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어 딸을 만난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코지의 딸, 아키라가 나타난다. 그녀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다.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존 윅처럼 악행의 대가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복수의 굴레를 끊을 방법은 없다. <존 윅 4>의 이야기가 지극히 서부극스럽게 끝나야 하는 이유다.
<존 윅 4>는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영화다. 액션도 서사도 기대한 것 이상을 보여준다. 시리즈의 결말로서도, 한 편의 독립된 작품으로서도 준수하다. 작별을 고하면서도 존 윅과의 재회를 기대할 여지를 남긴 마무리도 재치 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너무 길다. 전편(131분)에 비해서도 169분은 과하다. 긴 러닝타임을 액션으로 꽉 채우다 보니 지치는 대목도 있다. 물론 존 윅의 액션도 이야기도 후회 없이 쏟아내겠다는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야망은 잘 전해진다. 그러나 조금만 더 압축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다.
이에 더해 너무나 깔끔한 마무리 역시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 봤을 때,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 시리즈 본편을 만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존 윅 4>의 완벽에 가까운 결말은 다음 타자인 스핀오프 영화 <발레리나>와 드라마 <콘티넨탈>의 어깨를 짓누르는 듯 보인다. 과연 그들이 <존 윅>을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으므로.
Exceeds Expectations 기대이상
자기 자신을 넘어서서 마침내 자유와 평화를 찾다
-
- 4월 4주차 신작 개봉 영화
2022년 4월 4주 개봉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2022
지금 이 순간도 벌어지고 있는 학교폭력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한 국제 중학교에서 일어난 학교 폭력 사건을 마주한 가해자 부모의 이야기입니다.
학교 폭력을 다룬 작품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가해자 부모들의 민낯을 작정하고 따라다니는 시선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연출을 맡은 김지훈 감독은 자식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부모가 얼마나 뻔뻔해질 수 있고 얼마나 이기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민낯을 그린 영화라고 했는데요
대한민국 영화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설경구, 천우희, 문소리의 연기로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예정입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하타사와 세이코의 원작 연극을 바탕으로 영화화를 결정하고 기획부터 시나리오까지 5년의 시간을 거쳐 완성된 작품입니다.
뻔뻔함, 오만함, 잔인함, 누구도 쉽게 꺼낼 수 없었던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이야기!
첫번째 추천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입니다.예고편 보기
------------------------------------------------------------------------------------------------------------------------------------------------
서울괴담 2022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공포영화
영화 '서울괴담'은 복수, 욕망, 저주에서 시작된 죽음보다 더한 공포를 안기는 괴이하고 기이한 10가지 이야기를 다룬 K호러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영화는 '터널' '빨간옷' '치충' '혼숨' '층간소음' '중고가구' '혼인' '얼굴도둑' '마네킹' '방탈출'까지 10개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다루는데요
배역진 중 대다수를 아이돌 또는 아이돌 출신으로 캐스팅 하며 K-POP의 주역들이 괴담을 보여줍니다.
배우 이영진 부터 골든차일드 봉재현, 더보이즈 주학년, 이호원, 이수민, 오마이걸 아린,
서지수, 이열음, 우주소녀 설아, 우주소녀 엑시, 정원창, 알렉사, 김도윤
K-POP주역들이 K-호러를 만들어 갑니다
유튜브로 공포를 배운 1020세대는 물론이고 일인가구가 보편화 된 3040세대 역시 공감할 수 있는 도시괴담 이야기
두번째 추천영화 "서울괴담" 입니다.예고편 보기
------------------------------------------------------------------------------------------------------------------------------------------------
쿠폰의 여왕 QUEENPINS , 2021
사상 최대 규모의 쿠폰 범죄 실화
영화 "쿠폰의 여왕"은 쿠폰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전업주부 코니와 유튜버 꿈나무 조조의 쿠폰 플렉스 범죄 코미디 입니다.
인기 시리즈 '가십걸'의 내레이션과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안나 목소리로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배우 크리스틴 벨과
'와이 우먼 킬' '킬링 이브' 등 인기 시리즈와 영화 '크루엘라'를 통해 대세 배우로 떠오른 커비 하웰-밥티스트가 주연을 맡아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던 중 쿠폰으로 일확천금을 얻을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본격적인 쿠폰 비즈니스에 착수해 대박을 터트린 코니와 조조!
'명품백, 슈퍼카, 최신 무기까지 모두다 쿠폰으로 플렉스! 믿을 수 없는 쿠폰 범죄 실화!
세번째 추천영화 "쿠폰의 여왕" 입니다.
예고편 보기
------------------------------------------------------------------------------------------------------------------------------------------------
봄날 , 2021
웃음, 감동, 위로를 전할 2022년 웰메이드
영화 "봄날"은 한때 잘 나갔던 큰형님 ‘호성’이 다시 한번 재기를 위해 기상천외한 비즈니스를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겉으로 봤을 때 나잇값 못하고 마냥 철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호성’의 진심은 오는 봄 전 세대 관객들의 마음에 따스한 공감을 전할 예정인데요
손현주, 박혁권, 정석용, 박소진, 정지환, 손숙 등 베테랑 명배우들과 충무로 기대주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특히 손현주 배우 3년 만의 영화 복귀작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울 그의 연기에 이목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제2의 전성기를 기다리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담은 깊이 있는 이야기!
네번째 추천영화 "봄날" 입니다.
예고편 보기
------------------------------------------------------------------------------------------------------------------------------------------------
더 컨트랙터 The Contractor , 2022
전세계를 사로잡은 '존 윅' 제작진의 의기투합!
영화 "더 컨트랙터"는 특수부대 출신 ‘제임스 하퍼’가 극비 임무인 대테러 진압 작전을 수행하던 중,
거대한 음모에 빠져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액션 스릴러입니다.
또한 크리스 파인의 맨몸 액션부터 도로 위 총격전, 아슬아슬한 바이크 추격전, 수중 액션까지 다양한 액션 시퀀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할 전망인데요
첩보 액션의 대표 도시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첩보 작전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며 단숨에 작품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 것입니다.
'본' 시리즈, '007' 시리즈 명성 이을 첩보 액션 스릴러!
다섯번째 추천영화 "더 컨트랙터" 입니다.
예고편 보기
-
- 거 경유역이 너무 많은거 아니오
이 글은
영화 [불릿 트레인]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인용,퍼가는 경우 반드시 출처를 남겨주세요.
[데드풀 2]와 [존 윅] 시리즈 같은 개성 넘치는 액션 영화의 감독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과 할리우드 대표 배우인 브레드 피트의 만남은 영화 [불릿 트레인]에 쏟아지는 관심을 배가 시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이런 열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주연 배우들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자신들의 작품에 대한 지지와 애정을 약속하기도 했다.
조금은 심신 미약 상태인 것 같은 킬러(?) 레이디 버그가 얼떨결에 탑승한 죽음의 열차 안에서 맞닥뜨리는 일들은 화려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청승 맞고, 후반부의 많은 카메오들은 영화를 끝까지 보는 힘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데드풀처럼 수다스러우면서 존 윅 같은 액션 영화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예매 리스트에서 상위권에 올려볼 만하다.
기름종이와 사마귀의 대결;열차 안에서의 모순
사진출처: 다음 영화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과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
모순(矛盾)이란 단어의 어원임과 동시에, 대부분의 영화에서 갈등을 만들어내는 요소의 모티브가 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영화 역시 예외는 아니라서, (크게 보면) 한 가지의 목표를 두고 대립하는 사람들의 합리적인(?) 난장판을 그리고 있다.
이 열차 속에서 창과 방패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인물은 (전직) 킬러 레이디버그와 프린스이다.
레이디버그는 자신의 운명이 마치 기름종이 같다며 투덜댄다. 살짝 굳기 시작한 마라탕의 기름을 걷어내기에 그만한 게 없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빨아들인 쓸데없고 불필요한 것으로 늘 질척이고 불쾌한 삶을 산다며 불만의 크기만큼 수다에 진심이다.
반대로 프린스는 암사마귀와 같은 인생을 산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의 좋은 부분만 취해 먹어버릴 수 있기에. 공복에 숭늉 마시는 것처럼 술술 넘어가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가진 오만함 만큼이나 고개를 치켜들어 내려다볼 줄 몰랐다.(참고 1)
보는 순간부터 이미 기세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도 할 말이 없지만. 어쩐 일인지 낫 같은 암 사마귀의 두 팔(?)은 이 너덜거리기 짝이 없는 기름종이 한 장을 베어내지 못한다. 분명 바람 한 점에도 낯부끄러워 하며 날아가 어딘가 처박히기 바쁜 존재인데도 말이다.
기름종이가 영화 내내 흡수한 다른 사람들의 불운은 결국 종착역에서 가장 큰 업보가 되어 프린스를 덮친다. 모든 사람의 머리를 물어뜯으며 승리감만을 맛보았을 프린스였지만. 결국 자신을 두려움의 눈으로 쳐다보던 사람들의 불안함까지 모조리 일시불로 받아버린 것이다.
나비효과 말고 무당벌레 효과;운명을 탈선하는 기차
사진출처: 다음 영화
연초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한 해의 운명을 점치기 위해 점집을 찾아가 조심스레 무릎을 꿇는다. 점쟁이의 말이 맞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하나하나 판단하기 보다 그저 자신 앞에 펼쳐질 흥망성쇠를 미리 알고 싶어 한다. 마치 이미 정해진 길에 존재하는 큼지막한 이정표 정도라도 알려 달라는 태도로.
이 영화 역시 등장인물들의 이미 정해진 운명을 목적지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도착해야 하고 내릴 수 없는 열차의 형식으로 빗대어 설명했다. 또한 레이디 버그의 운명을 알려주는 구원자까지 영화의 말미에 탑승시켰다.
그러나 레이디버그도. 점집 앞에서 줄 서기를 마다 않는 사람들도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누군가의 목소리로 자신의 운명을 듣는 그 순간부터. 자신의 운명 열차도 거기에 영향을 받아 미묘하게 선로를 조정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전까지 레이디버그는 자신이 불행함의 아이콘이라고 소리치는 운명의 목소리를 죽었다 깨어나도 거역할 수 없다고 믿었다. 그러나 자신이 방파제 같은 역할을 해 주변을 고요하게 해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는 등에 새겨진 일곱 개의 반점 같은 등장인물들의 고난을 짊어지기로 결심한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바들바들 떨면서도 말이다.
무당벌레는 기차에서 내릴 기회가 수도 없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모조리 거부하고. 자신의 작은 날개를 세차게 퍼덕이기 시작한다. 그 어떤 변화의 기미도 보이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결국 영화의 말미에 이 작은 벌레 한 마리는 주어진 운명의 길을 총알처럼 달리던 기차마저도 탈선 시킨다.
예정된 길이라 벗어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운명을 거스른다는 것은 탈선한 기차처럼 처참하고 큰일같이 보이지만. 운명이 바뀌어야 함을 받아들인 순간부터. 변해버린 나머지 생을 위한 새로운 길을 달려야 함은 당연해 보인다.
매몽설화,꿈보다 해몽;혹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진출처: 다음 영화
영화 [도둑들]에는 예니콜의 꿈을 사는 씹던 껌의 이야기가 나온다. 김유신 장군의 두 누이인 보희와 문희의 매몽설화를 따온 이야기이며.(참고 2) 이로 인해 원래라면 죽었어야 할 예니콜은 생명을 구하고, 씹던 껌은 꿈을 잘못 샀다는 말을 유언으로 남긴 채 퇴장해야 했다.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자처한 [불릿 트레인]에서도 이런 모티브가 등장한다. 바로 카버와 레이디버그의 운명이다.
사실 레이디버그는 카버의 대타였다. 하필이면 이번 임무를 앞두고 배탈이 생겨 자신의 임무를 레이디 버그에게 양도했고, 그는 한껏 불만을 표시하며 기차에 자신을 실어야 했다.
만약 카버가 예정대로 이 기차에 올라탔다면.이라는 가정을 해보았을 때. 많은 상상이 가능해진다.
과연 카버의 생사는 어떻게 될 것인가.부터 시작해. 카버의 열차는 탈선을 했을 것인가. 또한 탈선했다고 한다면 과연 그때 카버의 생사는 어떨 것인가. 등등 말이다.
또한 레이디 버그의 운명도 궁금해진다. 올라타지 않은 기차 밖에서 그는 이 기차에 대한 소식을 어떻게 접할 것인지. 그 소식을 상담소에서 들을 것인지. 또는 또 다른 의뢰 현장에서 들을 것인 지. 여전히 이름은 레이디 버그를 사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번 여행(?)을 통해 레이디버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었으며. 이 엉망진창 에피소드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점이다. 미운 동료이긴 하지만 카버의 생사마저도 구해주었다는 뿌듯함(?)도 함께 얻은 채로.
어쩌면 꿈도 운명도. 이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한다.
마치면서
천하의 빵형 혓바닥이 너무 길다.라고 느껴지는 영화다.
확실한 팬덤을 가진 영화 [데드풀]을 묘사한 듯한 많은 대사량이 버겁지는 않지만 반대로 그다지 즐겁지도 않다. 노린 것 같은 유머마저도 기차 시간을 맞추지 못한 승객처럼 허망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또한 무당벌레의 일곱 개의 무늬라는 설정 때문에 전반부는 예닐곱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서사를 배치하느라 매우 지루하고 뚝뚝 끊어지는 느낌마저 준다. 이로 인해 거의 모든 영화의 볼거리들이 후반부에 배치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문제는 그것이 전반부와 비교된 반사 효과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함께 하게 하는 데 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모든 인물들의 운명을 엮어내는 데는 그다지 큰 구멍은 없고, 또한 많은 카메오들이 주는 즐거움도 꽤 크다.
밀린 숙제를 후다닥 해치우는 듯한 속도로 흘러가는 후반부를 보며. 앞부분에 정말 너무도 많은 경유가 있었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영화다.
참고 1
원래는 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산화 환원, 산화제 환원제로 설명하려고 했음. 그러나 안 그래도 가벼운 영화의 리뷰인데 공부까지 하는 기분을 주고 싶진 않아서 바꿈.
참고 2
소변으로 한 동네를 가득 채우는 꿈을 꾼 보희가 이 이야기를 문희에게 했음. 보희는 그 꿈이 부끄러웠지만 문희는 길몽이라 생각해 비단을 주고 언니의 꿈을 샀음. 원래는 김유신이 보희와 김춘추를 연결해 주려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꿈을 산 문희와 결혼하게 됨. 개인적으로는 매몽설화가 가장 대표적인 꿈보다 해몽의 케이스라고 생각함. 컵에 물이 반이나 있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확률이 높은 것처럼.
[이 글의 TMI]
1. 사신 등장할 때 진짜 소리 지를 뻔함.
2. 개인적으로는 딱 한 번 웃었음. 그러나 다른 분들은 많이 웃으셨음. 내가 좀 웃음에 박한 듯.
3. 목감기에 걸리는 걸 보니 이제 진짜 여름이 다 가나 봄.
4. 덕분에 휴가 잘 쉬고 왔습니다.
-
-
- 사건을 추적하던 앵커, 과거의 문제와 만나다!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심리 스릴러
?Rabbitgumi입니다!!
천우희 주연의 영화 앵커가 개봉했습니다.
스릴러 장르의 영화이고 한 모녀가 죽은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 앵커의 이야기인데요.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사회의 문제점과 연결되는 영화입니다.
특히나 직장 여성으로서 겪거나 느낄 수 있는 심리적인 두려움이 반영된 영화입니다.
장르적인 힘이 생각보다는 강하지 않고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던지는 메시지 만큼은 묵직한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구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
- 웨이브 <메리퀴어> 티저 예고편
'다름'이 아닌 '닮음'? 반짝반짝 빛나는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 웨이브 오리지널 리얼 커밍아웃 로맨스
-
- 영화 <그대가 조국> 티저 예고편
사냥이 시작됐다!
언젠가는 '내'가 될 수 있는 갈등과 저항의 이야기
-
- 관계를 정의하는 시선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오와 레미, 두 소년의 친밀한 관계는 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변화한다. 서로의 집에서 서로의 가족과 함께할 때는 전혀 이상하지 않던 것들이 학교에서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함께하게 되면서부터 다른 아이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된다. 매일같이 당연스럽게 여겨지던 이들의 두터운 관계는 타인의 시선이 입혀지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친구치곤 너무 가까운 사이’로 여겨진다. 첫 등교일에 자기소개 시간부터 서로에게 기대며 다정한 둘을 바라보는 같은 반 아이 시선부터 시작해 둘이 사귀는 사이냐는 다른 아이의 직접적 질문이나 보통의 남자아이들과 다른 행동을 한다며 놀리고 괴롭히는 일부 아이들은 그 정도는 다를지라도 레오와 레미에게 직간접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존재들이다.
이들의 관계가 틀어지는 계기가 되는 주된 장소가 '학교'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학교는 가족을 제외한 타인을 사실상 처음 마주하게 되는 공간이며, 사회화 과정의 본격적 시작과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학교라는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사회의, 세상의 폭력을 처음 마주하게 되는 두려운 곳이기도 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시선이라도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 쉽게 정의하고 사고의 범주 안에 있지 못한 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떠한 시선이 말이다. 레오와 레미를 자신들과 다르게 본 아이들의 시선은 두 사람에게 그것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고, 그중 한 사람, 레오가 레미를 스스로 멀리하게 만들었다. 같은 상황에 놓인 두 소년의 태도는 달랐다. 레오는 그러지 않길 택했고, 레미는 놀림받는 것보다도 자신을 배척하는 레오의 행동을 견디지 못한다.
<클로즈>는 트랜스젠더 발레리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걸>에 이은 루카스 돈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감독 자신이 밝혔듯 이번 영화는 자신의 유년시절 자전적 경험과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전작에서 감독은 영화의 초점을 온전히 주인공 '라라'에게 맞춰 라라의 내면 변화를 세밀하게 따라갔다. 신체와 환경의 변화를 겪으며 혼란스러운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형식의 연출을 취하며 관객이 여성성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통받는 라라에게 간접적으로 동화되도록 만들었다. 인물을 그려내는 감독의 분명하고도 명확한 시선은 공감의 깊이를 더해 많은 당시 많은 호평을 받았다. 감독은 <걸> 이후 남성성과 관련된 영화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지금의 어린 소년들의 우정이 사회의 요구와 압박에 의해 파괴되는 이야기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의 경우 전작보다 개인적이고 사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반면,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정치적인 영화라 칭하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레오와 레미가 함께 전쟁놀이를 하며 놀던 요새는 둘을 지켜내지 못한다. 서로가 전부여도 다라고 할 만큼의 평화롭고 친밀했던 관계를 보여주는 초반부가 지나가고, 다른 아이의 "너희 둘이 사귀어?"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둘은 서로의 관계를 의식하게 된다. 둘이 같은 침대에서 자다가 몸장난으로 시작하던 것이 몸싸움으로 번져 서로 돌아누워 가쁜 숨을 내쉬는 장면은 묘하게 생긴 둘 사이의 거리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자신들 스스로가 정의할 틈도 없이 두 사람의 사이는 그렇게 점점 멀어져 간다.
두 사람의 다툼은 한 번 더 등장하는데 이번엔 돌이킬 수 없다. 다투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회복되던 관계는 레오의 행동 하나에 결국 어그러지고야 만다. 먼저 간 레오를 기다리다가 나중에야 학교에 도착한 레미는 레오에게 화가 나 그를 마구 때리는데 앞선 다툼과 마찬가지로 핸드헬드로 비교적 거칠게 찍었다. 울분에 차 서럽게 울며 주먹을 휘두르는 레미의 얼굴만큼 현재 상황을 파악하면서도 레미의 행동까지는 예상하지 못해 당황한 레오의 얼굴이 들어온다. 당연히, 레오는 그것이 마지막이 될 수 있을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레미가 보이지 않아 신경 쓰이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결국 레오는 친구의 상실을 맞게 된다.
레미는 영화의 일반적인 구성을 생각한다면 정말 갑작스럽게 사라지게 되는데, 이 점이 처음엔 당황스러울지도 모른다. 두 인물이 주인공인줄 알고 러닝타임의 반도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한 인물이 사라지다니. 하지만 이 영화의 방점은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사회적 원인과 갑작스럽게 친구의 상실을 맞이하게 된 레오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지, 바로 그 과정에 있다. 꽃밭에서 함께 활짝 웃으며 달리던 두 사람은 더 이상 같이 웃을 수 없다. 이젠 레오 만이 그곳에 남아있다. 레오 가족의 생업으로 보이는 화훼농사 즉, 꽃은 레오와 레미 두 사람을 은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꽃의 수확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레오와 레미처럼 사회의 시선과 기대에 억눌리게 되는 많은 어린 소년들을 은유하는 것 같다.
레오는 처음엔 크게 티 내지 않지만 레미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레미에 관해 좋게 얘기하는 반 아이들의 말에도 화가 난다. 레미를 보던 레오의 시선은 이제 레미의 엄마에게로 향한다. 아마도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레미가 그렇게 됐다는 생각에. 하지만 레오는 용기가 나지 않아 주변을 서성일뿐이다. 학년이 다 끝날 때가 되어서야 용기를 냈다. 자기 자신 만이 멀어졌던 관계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레오는 그렇게 레미의 엄마에게 숨겼던 사실을 말하며 레미와의 관계를 닫는다. 어쩌면 그럼으로써 레미와 다시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 친구와의 예상할 수 없던 갑작스러운 이별을 레오는 그렇게 스스로 마무리짓는다. 타인의 시선에서 시작했던 영화는 레오의 시선으로 끝을 내며 모든 과정을 본 우리에게 당신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봤는지 묻는 것만 같다.
-
- ? 7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은 해양 범죄 활극 <밀수>외 개봉을 앞둔 영화 총 4편을 소개합니다.
같이 시작해볼까요~?
밀수
Smugglers
ⓒ 네이버영화
개요: 범죄 | 한국 | 129분
감독: 류승완
출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
개봉: 2023.07.26.
배급: ㈜NEW
시놉시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 군천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해녀들.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을 찾던 승부사 '춘자'(김혜수)는 바다 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밀수의 세계를 알게 되고 해녀들의 리더 '진숙'(염정아)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위험한 일임을 알면서도 생계를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린 해녀 '진숙'은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를 만나게 되면서 확 커진 밀수판에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고 사람들은 서로를 속고 속이며 거대한 밀수판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물길을 아는 자가 돈길의 주인이 된다!
CINE PICK!
7월 18일 진행된 시사회에서 호평을 받은 <밀수>는 한국의 최고의 액션영화를 만들어낸 류승완 감독의 수중액션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하지만 뚝심있는 스토리와 찰진 대사, 재치있고 촘촘한 연출, 뛰어난 영상미 등 ‘충무로 액션 키드’라고 불리는 류승완 감독의 2년만의 복귀작입니다!
헌티드 맨션
Haunted Mansion
ⓒ 네이버영화
개요: 공포, 판타지, 코미디 | 미국 | 123분
감독: 저스틴 시미엔
출연: 킨스 스탠필드, 티파니 해디쉬, 오웬윌슨 등
개봉: 2023.07.26.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뉴올리언스의 대저택으로 이사 온 ‘개비’와 아들 ‘트래비스’. 겉모습부터 심상치 않은 이곳엔 알고 보니 999명의 유령이 살고 있다. 유령들을 내쫓아 달라는 ‘개비’의 요청에 저택으로 모여든 겁 없는 유령 전문가들. 하지만 호기로움도 잠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일들에 사투를 펼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유령들을 쫓고 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집에 함께하시겠습니까? 출구는 없습니다!
CINE PICK!
<헌티드 맨션>은 999명의 유령이 살고 있는 뉴올리언스 대저택으로 이사 온 개비와 아들 트래비스, 그리고 이들을 내쫓기 위해 저택으로 모여든 겁 없는 유령 전문가들의 기상천외한 사투에 대해 다룬 공포 코미디 영화입니다. 디즈니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화 <헌티드 맨션>은 디즈니 테마파크에 있는 동명의 어트랙션을 새롭게 각색한 영화이며 이미 지난 2003년 동명의 제목으로 제작된 이력이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Greenhouse
ⓒ 네이버영화
개요: 번죄 | 한국 | 100분
감독: 이솔희
출연: 김서형, 양재성, 안소요 등
개봉: 2023.07.26.
배급: ㈜트리플픽쳐스
시놉시스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문정’은 아들과 함께 살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위해 간병인 일을 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화옥’을 돌보다가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충격적인 상황에서도 병원에 연락을 하려고 하지만 동시에 울리는 한 통의 전화로 모든 것이 변하게 된다. ‘문정’은 아내의 시체를 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모르는 시각 장애인 ‘태강’을 속이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데…
CINE PICK!
단편영화 제작후 연출부를 거쳐 <비닐하우스> 장편영화 데뷔를 한 이솔희 감독은 부산국제 영화제에서 왓챠상 cgv상, 오로라미디어상을 차지하였는데요 출연하기만 하면 열연을 보여주는 김서형 배우가 요양보호사 ‘문정’역을, 최근 <더 글로리>에서 피해자 역할로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안소요 배우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순남’역을 맡게되었다고 합니다. 김서형 배우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뉴스에 나오는 안타까워했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맞닥뜨리고 싶지 않고 회피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밝혔습니다.
붉은사막
Red Desert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이탈리아, 프랑스 | 117분
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출연: 모니카 비티, 리처드 해리스 등
재개봉: 2023.07.26.
배급: 일미디어
시놉시스
이탈리아 북부의 공업도시인 페라라에서 남편과 아들과 평범하게 살아가던 줄리아나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 알 수 없는 이유로 감정이 불안해진 줄리아나는 주위 사람들과의 소통에 문제를 느낀다. 그리고 남편의 직장 동료인 코라도를 만나 육체적 관계에 빠져드는데…
CINE PICK!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첫 컬러 영화로 의도적으로 선명도를 떨어트리고 현대 문명의 낯선 풍경을 드러내며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상태와 환경 오염문제를 드러낸 작품입니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는 영화 <정사>로 이름을 알렸으며 현대 영화 최우의 거장이라고도 불립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에서 모두 최고상을 거머쥔 감독이며 <붉은 사막>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영화사에서 중요한 작품을 26일 재개봉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
BL Metamorphosi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18분
감독: 카리야마 슌스케
출연: 아시다 마나, 미야모토 노부코 등
개봉: 2023.07.26.
배급: 홀리가든
시놉시스
인간관계에 서툰 17세 여고생 ‘우라라’. 방과 후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바로 BL만화를 보는 것이다. 남편을 떠나보낸 후 혼자가 된 75세 할머니 ‘유키’. 어느 날,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예쁜 그림체에 홀려 집어 든 만화책은 다름 아닌 BL만화였다. 마음을 적시는 ‘좋아한다’는 감정 하나로 58세의 나이 차이를 극복! 급속도로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핸드폰 번호를 교환하고, 은밀한 덕질 라이프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게 되는데… 덕심으로 대동단결! 덕톡으로 꽃 피어난 세대초월 영혼의 덕질 메이트가 찾아온다
CINE PICK!
우연히 BL 만화책을 구입한 할머니와 서점 직원의 따뜻하고 순수한 우정을 엿볼 수 있는 영화로 남편의 죽음뒤 외롭게 살고 있는 75세 여성 유키와 수줍은 많은 17살 고등학생 우라의 묘한 우정을 쌓아가는 영화입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
- 옥수수 한 알로 느껴지는 자잘한 사랑 노래.
긴장되는 두 사람, 아니 세 사람은 같은 상황이지만 각기 다른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두 여자는 그 사람이 괜찮을까 봐, 한 남자는 장난 전화일까 봐 조마조마했던 세 사람은 지하에서 만난 만큼 차갑고 살기 가득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 그리고 운전이 시작되기 전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들이 만난 이유가 한 번에 드러난다. 소정의 언니였던 두 여자는 생각한 대로 이루어져서 한 남자는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만남의 목적을 서서히 드러낸다.
일방적인 ‘소정’에 의한, ‘소정’을 위한 만남은 살기가 가득하지만 툭툭 건네 드는 대화는 툭툭 웃음을 터지게 만든다. 진지한 와중에 펼쳐지는 웃음도 잠시 목적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총성이 울리게 되고 시간은 반복된다. 하지만 어김없이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교환의 마음은 다시 그 순간을 반복할 뿐이었다. 현실과 거리가 멀어지는 비현실의 영화와 영화, 그리고 영화에 계속해서 빠져들게 하는 이 영화에 점점 더 빠져든다. 옥수수를 음미하는 교환과 그를 기다리는 두 여자, 이별을 약속하고 나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 정말 교환을 소정과의 이별을 선택했을까. 2X9의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정’을 중심으로 한 소정 유니버스는 왠지 모르게 가깝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정에게 내적 친밀감을 주게 만드는 구교환만의 재치는 그 속에서 펼쳐지는 연출, 각본, 감성, 연기 곳곳에서 드러나고 웃음 짓게 만든다. 진지하게 영화를 보다가 웃음을 터지게 만드는 영화를 만드는 사랑스러운 구교환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2X9는 진리다.
-
- 자유와 안식을 찾아 떠나는 마지막 여정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윈스턴'(이안 맥쉐인)의 총을 맞고 추락한 '존 윅'(키아누 리브스)'. '바워리 킹'(로렌스 피시번) 덕분에 간신히 살아난 그는 최고 회의에 복수하고, 완전히 자유로워질 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나 최고 회의로부터 처분 권한을 위임받은 '빈센트 드 그라몽 후작'(빌 스카스가드) 덕분에 그는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진다. 한 때 동료였던 킬러 '케인'(견자단)과 현상금을 노린 '추적자'(셰미어 앤더슨)가 그라몽 후작의 사주를 받아 존의 목을 노리기 때문. 이들은 존을 쫓아 '코지'(사나다 히로유키)와 '아키라'(리나 사와야마)가 운영하던 오사카 콘티넨탈 호텔까지 습격한다. 존도 앉아서 당하지는 않는다. 그는 완전한 평화와 안식을 가져다줄 마지막 반격을 준비한다.
<존 윅> 시리즈의 명과 암
"그런 거 할 시간에 존 윅은 한 사람이라도 더 죽입니다." <존 윅> 시리즈를 가장 잘 설명하는 문구다. 오로지 복수를 향해 내달리는 단순한 서사와 셀 수 없는 사람이 죽어나가는 액션의 향연은 <존 윅>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편에서 존 윅은 강아지와 자동차를 잃은 그 순간부터 한 명이라도 더 확실하게 죽이는 데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이 문구는 <존 윅> 시리즈의 그림자이기도 했다. 시리즈가 점차 커지고 화려해지면서 단순한 매력이 옅어진 까닭이다. <존 윅 3: 파라벨룸>이 대표적이다. 일단 액션이 기대 이하였다. 총격전과 주짓수가 조합된 이른바 '건짓수'의 분량은 줄었다. 대신 나이프나 연필을 사용한 액션이 빈자리를 대신했다. 날렵한 닌자에 맞서는 키아누 리브스의 느린 액션은 허술해 보였다. 내용 면으로도 이질감이 강해졌다. 최고 의회, 장로, 패밀리, 심판관 같은 낯선 고유명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존 윅의 복수와 도주에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따라서 <존 윅> 시리즈의 잠정적인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영화 <존 윅 4> 앞에 놓인 과제는 명확했다. 단순해질 것. 본래 매력인 건짓수의 미학을 보여주고, 존 윅의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매듭 지을 것. 결론부터 말하면 <존 윅 4>는 두 과제를 훌륭히 완수한다. 총성과 비명소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를 도배한다. 자유와 안식을 갈망하는 존 윅도 더 바라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게 퇴장한다.
존 윅의 액션을 망라하다
<존 윅 4>의 러닝타임은 2시간 49분. 대부분 액션이다. 전편을 봤다면 익숙한 장면이 가득하다. 문짝이 떨어진 차, 귀를 때리는 클럽 음악 사이로 퍼지는 총소리, 계단에서 구르고 또 구르는 존 윅, 일본도를 든 사무라이까지. 무의미한 반복은 아니다. 4편의 배경인 '파리' 덕분에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다. 마르스 광장에서 마주 앉아 마지막 '결투' 조건을 정하는 담판. 개선문을 빙 돌며 펼쳐지는 살육. 미술관과 예술 작품 앞에서 이뤄지는 대화... 이전 시리즈에서 비슷한 장면을 봤다 해도 무언가 다른 인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요소도 있다. 일 대 일로 총을 겨누는 '결투'다. 낯설지는 않다. 서부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존 윅의 작중 첫 등장 덕분에 더욱 그렇다. 사막에서 말을 타는 존 윅. 그는 양복만 입었을 뿐 카우보이나 다름없다. 새로운 인물도 눈길을 잡아 끈다. 케인을 연기한 견자단은 전편에 등장한 닌자 액션과는 다른 현대적인 쿵후 액션을 자랑한다. 특수분장을 한 스콧 애드킨스의 액션도 인상적이다. 외관은 마블 영화의 킹핀 못지않은 거구인 킬라. 그러나 그는 체구에 걸맞지 않게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하면서 존 윅을 위기로 몰아간다. 새로움과 익숙함의 조화는 화려한 피날레로 손색없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존 윅 4>는 화면을 흔드는 셰이키 캠을 많이 쓰지 않는다. 대신 격투를 화면 중심에 놓으면서 어떤 상황이 펼쳐지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한다. 덕분에 모험적인 시도가 빛난다. 건물 안에서 존 윅이 '용의 숨결'이라는 탄환을 사용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존 윅에게 달려드는 킬러들은 총에 맞아 터져 나간다. 영화는 하늘에서 바라보는 '탑 뷰(top-view)' 시점으로 액션 장면을 보여준다. 연이은 폭발의 향연 덕분에 관객은 강력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분위기는 다소 다르지만 <킹스맨> 1편에서 사람들의 머리가 터지는 장면과 유사한 쾌감이다.
액션이 보여준 존 윅의 지옥
<존 윅 4>의 액션은 훌륭한 조력자 덕분에 더욱 빛난다. 단순하면서도 우직한 복수 서사 덕분이다. 1편에서 존은 아내가 남긴 마지막 선물을 파괴한 이들에게 복수했다. 킬러의 삶을 그만두고 아내와 살겠다는 소박한 꿈. 아내가 죽은 후로는 살인을 하지 않고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겠다는 꿈이 깨졌으니까. 그 꿈을 되찾기 위한 복수 외의 이야기는 없었다.
2편부터는 전편 내용을 계승하되 살짝 변주했다. 존 윅의 복수는 물론 존에게 죽은 이들의 복수가 함께 펼쳐진다. 복수를 끝내고 싶은 존은 자기가 과거에 저지른 살인 때문에 자유를 찾지 못한다. 그는 복수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지만, 바로 그 살인 때문에 다시 굴레에 얽매인다.
4편에서도 마찬가지다. 장로를 만나 초반부 장면이 이를 잘 보여준다. 존은 사막에서 장로를 찾아 그를 죽인다. 하지만 장로는 그가 무슨 짓을 해도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오사카 컨티넨탈 호텔도 안식처는 될 수 없다. 복수의 칼날이 존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개선문을 배경으로 한 40여 분의 액션 시퀀스가 감정적으로도 인상적인 이유다. 존 윅의 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지쳤다. 그에게는 병으로 죽은 아내를 온전히 애도할 자유만 있으면 됐다. 하지만 그는 상심을 미처 달래지도 못한 채로 온갖 이들에게 쫓긴다. 몇 안 되는 휴식처는 사라졌고, 최고 회의는 친구와 동료까지 이용해 그의 목을 노린다. 그러니 파리 시내에서 총성과 신음, 비명이 이어질수록 관객은 자유와 안식을 갈망하는 존 윅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 존의 지옥을 두 눈으로 목격한 이상.
서부극으로 시작해 서부극으로 끝나는 이유
그렇다면 존 윅에게 완전한 자유와 안식은 무엇일까? 영화는 두 장면을 통해 그 끝을 암시한다. 하나는 양복을 입은 존 윅이 요르단 사막에서 말을 타고 펼치는 추격전이다. 다른 하나는 '결투'다. 둘의 공통점은 하나다. 서부극에서 빠지면 아쉬운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것. 실제로 <존 윅 4>는 웨스턴 영화다운 피날레로 나아간다.
많은 서부극은 피카레스크 장르가 섞인 이야기, 복수극의 형식을 띤다. 작품 속 주인공은 악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숱한 악행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 대가를 결코 피하지 못한다. <로건>이 인용한 영화 <셰인>의 대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사람을 죽이면 고통 속에 살게 돼. 되돌릴 방법은 없어. 그게 옳든 그르든 낙인이 되어 지워지지 않지. 이제 어머니한테 가서 괜찮을 거라고 전하렴. 이제 이 계곡에 총성은 없을 거라고..."
존 윅도 마찬가지다. 그의 끝은 울버린, 로건과 다르지 않다. 그에게 죽음은 슬픈 일이 아니다. 킬러로서의 삶, 영원히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삶, 복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삶에서 완전히 벗어난 안식처다. 아내의 무덤에서 시작한 시리즈가 그의 무덤으로 끝나는 이유다.
새로이 등장한 인물들의 관계는 <존 윅 4>의 깔끔한 수미상관에 당위성을 더한다. 케인과 아키라의 악연이 대표적이다. 딸과 함께 살고 싶은 그는 옛 동료인 존을 죽이라는 그라몽 후작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오사카 컨티넨탈의 지배인 코지를 죽인다. 결투를 끝낸 케인은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어 딸을 만난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코지의 딸, 아키라가 나타난다. 그녀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다.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존 윅처럼 악행의 대가를 받아들이지 않는 한 복수의 굴레를 끊을 방법은 없다. <존 윅 4>의 이야기가 지극히 서부극스럽게 끝나야 하는 이유다.
<존 윅 4>는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영화다. 액션도 서사도 기대한 것 이상을 보여준다. 시리즈의 결말로서도, 한 편의 독립된 작품으로서도 준수하다. 작별을 고하면서도 존 윅과의 재회를 기대할 여지를 남긴 마무리도 재치 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 너무 길다. 전편(131분)에 비해서도 169분은 과하다. 긴 러닝타임을 액션으로 꽉 채우다 보니 지치는 대목도 있다. 물론 존 윅의 액션도 이야기도 후회 없이 쏟아내겠다는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야망은 잘 전해진다. 그러나 조금만 더 압축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다.
이에 더해 너무나 깔끔한 마무리 역시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여러 정황으로 미뤄 봤을 때,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 시리즈 본편을 만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존 윅 4>의 완벽에 가까운 결말은 다음 타자인 스핀오프 영화 <발레리나>와 드라마 <콘티넨탈>의 어깨를 짓누르는 듯 보인다. 과연 그들이 <존 윅>을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으므로.
Exceeds Expectations 기대이상
자기 자신을 넘어서서 마침내 자유와 평화를 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