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 2022-06-21 13:17:38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인사가 주는 힘
영화 <안녕하세요> 리뷰
안녕하세요는 김환희 배우, 이순재 배우, 유선 배우, 이윤지 배우 등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배우들이 출연하며 제가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작품입니다.
시놉시스는 보육원에서 자란 수미가 호스피스 간호사 서진을 만나게 되며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사람들을 만나고,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시놉시스의 내용처럼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자살할 용기가 있으면 그 힘으로 더 열심히 살아라" 라는 말과, 죽는 방법을 알기 위해 호스피스에 찾아가고 부부, 할아버지, 할머니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할아버지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며 사람들과 친해지게 됩니다.
곡성 이후 성장한 김환희 배우의 모습과 이순재 할아버지의 연륜있는 연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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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코, 설탕, 우유, 노른자를 섞으면 크림이 되니까
‘빼빼로 데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상업적 기념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한 제과회사에서 시작된 ‘데이마케팅’ 그러니까 특정한 날에 특정 상품을 소비하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지극히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빼빼로데이를 핑계 삼아 11일 아침이 되면 편의점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어차피 먹을 간식 오늘은 빼빼로를 사 볼까?’ 하게 되는 것이다. 몇천 원 정도로 회사의 팀원들과 달콤한 간식을 나눠 먹으며 피 – 식 하고 한번 웃을 수 있는, 아주 소소한 일상의 순간을 나눌 수 있으니까, 올해도 이 마케팅에 자발적으로 ‘당함’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달콤함을 입에 넣는 그 순간의 행복, 그리고 음식으로 마음을 나누는 영화들을 보고 있으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스르르 녹아버리는 것만 같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줄리 앤 줄리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요리가 왜 좋은지 알아? 직장 일은 예측불허잖아. 무슨 일이 생길지 짐작도 못하는데 요리는 확실해서 좋아. 초코, 설탕, 우유, 노른자를 섞으면 크림이 되거든 맘이 편해.”
줄리가 초코 크림을 섞어 핸드메이드 케이크를 만드는 그 장면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초콜릿의 화려함이나, [코안도르 양과자점]의 디저트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소박한 케이크지만, 다양한 영화 속에 나오는 달콤한 디저트보다, 나의 침샘을 자극한다.
나를 위해, 그리고 함께 먹을 한 사람을 위해 만든 초콜릿 케이크. 만드는 사람의 마음 치유와, 함께 먹는 사람의 기쁨까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초콜릿 케이크를 만드는 줄리는 전설의 프렌치 셰프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을 보며 365일 동안 총 524개의 레시피에 도전하는 중이다. 한 때는 글 좀 썼다는 줄리지만, 지금은 잘 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존감을 잃는 일이 자주 생기고, 엄마는 잔소리만 늘어놓는다. 한 가지 일을 잘 끝내지 못하는 성격이었지만, ‘블로그는 제대로 하고 말 거야.’라는 다짐 속에서 하나하나 요리를 시도하고 포스팅을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줄리가 524개의 레시피에 도전하는 바로 그 책을 쓴 ‘줄리아 차일드’는 1949년 외교관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서 살기 시작하는데,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생활에서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고 요리학교 ‘르꼬르동 블루’를 다니며 요리 만들기에 도전한다. 줄리가 줄리아의 요리 도전하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2002년의 그녀는 이미 전설적인 쉐프지만, 당시에는 남자셰프들이 대부분이었던 르꼬르동블루에 여자이면서, 프랑스어가 서툰 미국인일 뿐이었다. 무시와 차별 속에서도 줄리아는 허허허 웃으며, 때로는 의연하게, 때로는 당차게! 밤낮없이 칼질을 연습하며 학교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2002년의 줄리도 1949년의 줄리아도 요리가 본업은 아니었지만, 무료한 일상 속에서 꿈을 발견하고 차근차근 한 걸음씩 목표를 달성해 가며, 꿈을 이뤄가는 가정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해 간다.
모든 사람이 꿈을 이루며 살아가지는 않는다. 상황 때문에 꿈을 포기하거나, 현실 때문에 꿈을 잠시 미뤄두기도 하고, 사는 게 바빠서 꿈을 잊기도 한다. 꿈을 꾸어야만, 또 그것을 이뤄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문득 공허함을 느끼거나, 내 초라하고 작게 느껴질 때, 일단 작은 ‘행동’이라도 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해주는 영화.
나 역시 그랬다. 워킹맘으로 회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식사를 준비한다는 것은 노동이기도 하지만, 때로 치유가 되기도 한다. 요리를 하는 동안 음식을 만드는 행위에만 집중하며 다른 것들 에서 한발 떨어지는 시간이 나에겐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기도 하다. 화려하고 멋짐 따위는 없는 너무 소소해서 요리라고도 하기에도 민망한 것들을 만드는데.
7살 3살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채소를 잘게 다져 계란물에 넣고, 슬라이스 햄을 넣어 계란말이를 하고. 싫어하는 음식재료를 꽃모양 커팅기로 잘라, 예쁘게 담아주면 일단 탄성을 지르며, 한입이라도 먹게 하고, 때로 생크림을 휘핑해 동그랗게 카스텔라에 얹고, 싱싱한 딸기만 얹어도 꽤 근사해서 ‘엄마가 만들어준 케이크가 최고’라고 말해주는데…
이런 단순한 즐거움과 작은 행복의 표정들로 밥을 먹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밖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내가 부족한 것만 같아서 작아졌던 마음, 고단한 하루의 끝에 워킹맘의 죄책감이 조금 상쇄되곤 한다. 나도 꽤 괜찮은 엄마지 하고.
초코, 설탕, 우유, 노른자를 섞으면 크림이 된다는 확실한 것을 해보면 맘이 편해지니까. 거창할 것 없는 작은 행동으로, 빼빼로를 나눠 먹는 작은 기쁨으로, 행복에 더 가까워지는 하루가 되길. 지금 뭐라도 당장 시작해 보는 오늘이 되길 그리하여 나는 꽤 괜찮다고 스스로 토닥여 줄 수 있는 그런 날들을 꾸려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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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주말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셨나요?
어느덧 11월의 반쯤까지 왔네요.
세월은 정말 빨리갑니다.
또한 날씨도 많이 추워졌으니, 더욱 더 건강 챙기시기 바랍니다.
어김없이 씨네픽은 매주 한 주의 주말 박스오피스를 알아보는 시간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이번 주는 11월 12일, 13일, 14일의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분석시간인데요.
그럼 11월의 셋째 주,
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분석 시작해볼까요?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이터널스>(-)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마블 스튜디오의 <이터널스>는 이번 주말(12~14일)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습니다.
주말 동안에만 무려 5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으며, 누적 관객 수는 246만 5867명입니다.
쉽게 이번 주 25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과연 총 누적 관객 수 300만명까지 돌파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2위. <강릉>(NEW)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새롭게 박스오피스에 진입한 <강릉>입니다.
<강릉>은 같은 기간동안 12만여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지난 10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는 18만 5356명을 기록했습니다.
(주)스튜디오 산타클로스가 배급한 작품으로 배우 유오성과 장혁이 주연을 맡은 이른 바 누아르 장르의 영화인데요.
청소년관람불가의 등급의 영화인만큼 흥행적인 부분에서 제한이 있긴 하지만,
할리우드 대작들 틈에서 모처럼 반가운 국내 누아르 장르라는 희소성이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받은 것 같습니다.
3위. <듄>(▼1)
▶주말 박스오피스3위는 전 주 대비 한 계단 순위하락한 <듄>입니다.
주말동안 12만명이 넘는 관객 수를 동원했으며, 이로써 총 누적 관객 수는 100만명을 돌파, 110만 8417명을 기록했습니다.
꾸준히 영화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니, 과연 누적 관객 수 150만명을 기록할 수 있을까요?
끝까지 여러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이번 주 <이터널스>의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면
여성 43%, 남성 57%로 남성 관객들이 더 많은 비율로 관람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39%로 가장 많이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30대가 3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대와 30대의 합한 비율이 총 77%로 영화 <이터널스>의 주 소비자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 또한 <이터널스>의 주 관람 연령층은 20, 30대 젊은 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씨네픽은 이번 주 74회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11월 12일~14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하고 정답자분들에게 상금을 드리는 이벤트인데요.
지난 주에 이어 이번 회차에서 또한 참여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총 상금이 커지는 특별 이벤트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럼 씨네픽 이벤트 참가자분들의 예상한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는 어땠을지 확인해보록 할게요!
▶위의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씨네픽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에 참가자 중 대부분은 <이터널스>의 1위를 예측했습니다.
<이터널스>의 1위를 예측한 참가자는 총 306명으로 전체 참가자 비율의 95%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또한 <이터널스>의 박스오피스 1위를 예측한 연령대 별 참가자는 20대- 118명, 30대 - 115명입니다.
각각 1위를 예측한 전체 참가자 비율의 38%, 37%를 차지하는 비율이며, 20대와 30대 비율을 모두 합하면 75%의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터널스>의 박스오피스 1위를 예측한 성별 참가자 비율은 남자 - 83명(26%), 여자 - 150명(49%)입니다.
▶이번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의 정답자는 총 26명으로 전체 참가자 중 12%에 해당되는 수치입니다.
정답자 모두에게 상금이 주어졌으며, 모든 참가자 분들과 정답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또한 축하드립니다! :)
다음 주에도 씨네픽 주말 박스오피스 예측 이벤트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4위. <아담스 패밀리 2>(▲31)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유니버설 픽처스의 애니메이션 <아담스 패밀리 2>가 차지했습니다.
주말 관객 수 6만여명, 총 누적 관객 수는 7만 3천여명을 기록했는데요.
<아담스 패밀리 2>는 오스카 아이삭, 샤를리즈 테론, 클로이 모레츠 등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성우로 참여해 많은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시즌 2로 돌아온만큼 전작을 기다려온 관객들이 관심을 받으면서 과연 얼마만큼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
5위. <귀멸의 칼날: 남매의 연>(NEW)
▶주말 박스오피스 5위는 <귀멸의 칼날: 남매의 연>이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2만 9천여명의 관객 수, 총 누적 관객 수는 4만 8천여명을 기록했습니다.
<귀멸의 칼날: 남매의 연>은 <이터널스>, <듄>과 같은 블록버스터 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과연 앞으로도 계속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귀멸의 칼날: 남매의 연>은 스페셜 극장판 가운데 첫 번째로 혈귀로 변한 여동생 네즈코를 구하기 위해 칼을 든 소년 탄지로가 귀살대원이 돼 펼치는 필사의 사투를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고퀄리티 작화와 감동적인 서사로 많은 영화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지난 주에 이어 11월 5일 개봉한 <이터널스>가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에만 무려 $27,500,000(한화 약 324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총 누적 매출액은 $118,765,255(한화 약 1,401억)입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2위는 새롭게 박스오피스에 등극한 <Clifford the Big Red Dog>입니다.
주말동안 $16,420,000(한화 약 193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지금까지 총 누적 매출액은 $22,000,775, 한화로 약 259억원입니다.
<Clifford the Big Red Dog>는 가족 드라마 장르로 뉴욕에 이사 온 12살 소녀 '에밀리'가
운명처럼 작고 빨간 강아지 '클리포드'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감동적이고 따뜻한 영화입니다.
국내에는 12월 개봉 예정이라고 하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듄>과 <007 노 타임 투 다이>, 그리고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각각 3위, 4위, 5위로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씨네픽이 준비한 이번 주 박스오피스 순위 분석 시간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도 더욱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면서,
씨네픽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힘차고 행복하게 시작하시고 한 주동안 건강하세요!
그럼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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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울란바토르에도 개는 짖는다.
포스터
감독: 퓨레브-오기어 카비주
출연진: 테르겔볼드 에르겐(제役), 노민-에르덴 아리운뱜바(마랄라役)
시놉시스: 동네에서 이름난 무당인 17세 몽골 소년 '제',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이웃이 바라는대로 군말 없이 살아오던 그가 매력적인 소녀 '마랄라'를 만남으로써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나가기 시작한다. 무당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만 가는 울란바토르의 청년들의 사정과 사유, 고민을 발견하고 이해하게 된다.
살다 보면 아주 낯선 세계를 탐험하고 싶을 때가 있다. 지구 반대편의 아마존이라든가, 저 멀리 몽골 초원의 이야기라든가. 그곳의 삶은 무언가 아주 각별하고 이질적일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그러나 막상 그 세계를 들여다보면 그 곳의 특별함 외에도 아주 평범하고 보편적인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그 순간, 사유자는 그 세계와 얼마쯤 연결된다. 일종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니까. 우리는 그러한 경험을 통해 환상에만 머무르던 '그곳'을 현실로 끌어온다. 우리의 세계는 그만큼 확장된다. 아주 보물 같은 순간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순간을 가져다 주는 다양한 매개 중 하나는 단연코 영화일 것이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쉽게 말해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세계를 알고 싶어서 이 영화를 택했다는 소리다. 필자는 한국어 교사 일을 하면서 다양한 외국인 학생들을 만난다. 특히 최근에는 몽골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문제는 내가 몽골을 잘 모른다는 점이었다. 한국어 교사로서는 아주 부끄럽고 민망한 사실이지만, 내가 몽골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징기스칸과 게르(몽골식 천막 집), 말, 초원 따위의 단편적인 유목민의 이미지 뿐이었다. 그나마 내가 만나 본 몽골 학생들로 말미암아 몽골 사람들이 아주 유쾌하고 예의 바르며 한국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한다는 것을 알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바람의 도시>를 보게 된 것은 대단한 행운이었다.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17세 무당 소년에 대한 이야기는 몽골의 과거와 현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기에 안성맞춤이었으니 말이다.
오늘은 몽골, 울란바토르를 사는 '제'의 이야기를 좀 소개해 볼까 한다. 몽골 인구의 절반이 살고, 아파트와 게르가 공존하는 새로운 세계와, 그 속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소년의 이야기를.
1. 사랑은 말 잘 듣던 무당도 변하게 한다
무당 일을 하는 것을 제외하면 지극히 평범한 17세 소년인 '제'. 마을의 영적 안내자이자 상담자 역할을 도맡아 하는 그는 소위 '말 잘 듣는 모범생'이다. 숫기 없고 소심해서 말수도 적은 그는 가족과 이웃의 애정과 기대에 부응하려고만 했지, 자신의 의견이나 욕망을 적극적으로 내비친 적이 없다. 무당이라는 직업도 있겠다, 어른들이 예뻐하기도 하겠다, 이대로 잘 졸업하기만 하면 될 것만 같다.
그러나 운명은 얄궂고, 아이는 자라는 법. 어느날 홀연히 등장한 소녀, '마랄라'로 말미암아 소년의 세계에는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병약하지만 당돌한 소녀 마랄라는 삽시간에 제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순박한 소년은 곧잘 잔망스러운 소녀에게 빠지는 법이니까 그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 심장병으로 오래 고생한 마랄라는 제를 반항적인 일탈의 세계로 이끈다. 마랄라와 어울리며 제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인다. 백화점을 구경하고 사랑하는 여자애와 밤을 보내는가 하면, 미성년자면서 클럽에 나가 춤을 추거나 그렇게나 착실히 따르던 부모님의 말에 말대꾸도 한다. 그는 '변했다'. 선악과를 맛 본 아담이 그러했듯이.
2. 특별한 소년의 평범한 성장통
소년은 자란다. 그리고 모든 자라는 것들은 성장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조상신에게 쏠리던 관심을 다른 곳에 쏟느라 학교 생활은 엉망이 되고 '그분'은 강림하지 않는다. 이제야 진정한 '나'를 찾은거 같기도 했는데 도리어 내가 누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방황의 시기가 닥친 것이다.
상술한 마랄라와 제의 일탈은 언뜻 비행과 타락으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글쎄, 그렇게 따진다면 온 세상의 사춘기 청소년들을 모두 타락했다고 말해야 할테니 그렇게 속단하지는 말자. 아담이 선악과를 먹고서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것처럼 이 소년 역시 다른 세계를 알게 된 것일 뿐이다. 게르와 전통, 순종과 계승의 세계에서, 아파트와 현대, 반항과 혁신의 세계로.
비록 너무 늦은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방황과 고뇌로 고생하기는 하지만, 제와 마랄라는 각자의 방식으로 그것을 이겨낸다. 으레 사춘기라는 관문을 거친 사람들이 그러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듯이.
겨울은 지나가고, 울란바토르의 어린 무당은 이제 남이 바라는 대로가 아니라 진심어린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법을 안다. 그는 여전히 젊고 어리지만 지난 겨울의 그 자신보다는 한층 어른이다.
3. 울란바토르에도 개는 짖는다
영화는 제라는 이름의 무당 소년을 통해 울란바토르의 다양한 얼굴들을 보여준다. 울란바토르는 게르와 아파트, 신앙과 불신, 자연과 자본,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다. 세계적인 유행(?)처럼 소년과 청년들은 공동체가 아니라 개인의 삶과 자유를 갈망하지만 현실은 마냥 녹록치 않고, 그들은 목줄에 메인 개처럼 순종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봄이 기어코 오는 것처럼 변화의 바람 역시 기어코 불어 닥친다. 어른들이 제 아무리 '짖지 말라'고 해도, 개들은 어쨌든 짖는다(* 몽골에서는 '닥쳐'라는 말을 '그만 짖어'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개는 으레 짖는 법이고, 신세대는 으레 꼰대들에게 반항하니 말이다. 꼰대와 요즘 것들이 갈등을 빚는 우리들에게도 결코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제는 17세 소년이면서 무당이기도 함으로써 이러한 양면적인 세계의 중재자가 되는데, 그가 그러한 인물이기 때문에 앞서 말한 울란바토르의 여러 모습들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갈등과 고민을 극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영화 <바람의 도시>는 이런 점에서 아주 탁월하다. 그러한 중재자(두 세계를 잇는 매개자) 역시도 신성과 본성 사이에서 고뇌한다는 역설 또한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다.
몽골 영화는 정말이지 처음이었는데, 첫 몽골 영화 관람이 아주 성공적이어서 무척 만족스럽다. 이 영화 한 편만 보고서 몽골을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입문 내지는 개론은 맛 본 셈이니까 나름대로는 새로운 세계로 지평을 넓힌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색다르면서도 우리와 참 닮은 나라, 몽골. 여러분도 한번 울란바토르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우리의 반항적인 시기를 추억하면서.
[상영 일정]
[부산국제영화제 10.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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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주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
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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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어부바>, 5월 극장 개봉
출처 | 네이버 영화
정준호, 최대철 주연의 <어부바>가 5월에 극장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가족에 관한 코미디 영화로, 가정의 달인 5월에 맞춰 개봉 시기를 정한 것 같습니다.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두 배우가 만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제3회 5.18영화제, 12일부터 시작
출처 | 씨네허브
‘5·18 영화제’는 5·18 민주화운동이 젊은 세대에게는 점점 잊혀져가는 과거의 역사가
되어가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고자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3회 ‘5·18 영화제’는 5월12일부터 5월19일까지 온라인 영화제로 개최하며,
‘5.18 영화제’ 개막식과 수상작 시상식은 2021년 5월12일 오후2시, 서울시청 8층다목적홀에서
개최하고 www.cinehubkorea.com, TBS 유튜브로 생중계 된다고 한다.
황동혁 감독, 차기작 언급
출처 | 넷플릭스
새 작품으로 ‘노인 죽이기 클럽(Killing Old People Club·가제)’을 구상하고 있고, ‘오징어게임’보다 더 폭력적인 내용이 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황동혁 감독은 이미 25페이지 분량의 글을 써놓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안녕하세요>, 5월 개봉 확정
출처 | 네이버 영화차봉주 감독의 <안녕하세요>가 5월 개봉 확정과 동시에 티저 포스터를 공개했습니다.
<안녕하세요>는 혼자 남겨진 열아홉 수미와 '죽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수간호사 서진을 만나
세상의 온기를 배우는 휴먼 드라마입니다.
해외
정호연, <가정교사>로 美 스크린 데뷔출처 | 사람엔터테인먼트
지난 6일, 배우 정호연이 릴리 로즈 뎁, 르나트 라인제브와 함께
조 탤봇 감독의 신작 <가정교사>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정호연은 위 배우와 함께 공동 주연을 맡았고, 스페인에서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브리 라슨, 분노의 질주 10 합류
출처 | 빈 디젤 인스타그램
지난 9일,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주연 배우 '빈 디젤'이 자신의 SNS를 통해
브리 라슨이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직접 전했습니다.
<분노의 질주10>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영화이고, 2023년 4월 개봉 예정이다.
윌 스미스, 10년 동안 아카데미 참석 금지
출처 | AP 뉴시스
시상식에서 폭행을 저지른 배우 윌 스미스가 미국 아카데미 행사에서 10년 동안
참석 금지를 하고, 윌 스미스의 남우주우연상 수상을 취소하지 않았습니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출처 |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지난 8일, 워너 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합병을 마무리했다고 전했습니다. 향후 양사의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맥스와 디스커버리 플러스가 통합된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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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병맛 영화 9선
똥맛 카레 vs 카레맛 똥? 아니! 황금카레 같은 영화들!!
유머와 풍자, 창의적인 대사,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B급 코미디 명작을 모아왔습니다!
다음주엔 도파민 폭발 액션 블록버스터 <데드풀과 울버린>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는데요. 참으로 병맛 영화 풍년입니다. 병맛영화는 소중해
섹스에 대해서 알고 싶어하는 모든 것
줄거리
'최음제는 잘 듣는가' '수간이란 무엇인가' '왜 몇몇 여자들은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가' '복장도착자는 동성애자인가' '변태란 무엇인가' '성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사실인가' '사정 시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행오버
더그의 결혼식을 앞두고 친구 세 명은 함께 라스베가스로 총각 파티를 떠난다. 멋진 호텔에서 한껏 즐거운 밤을 보낸 이들은 아침에 친구인 더그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 생각도 해낼 수 없던 이들은 지난 밤 만났던 사람들에게 친구를 수소문하고 우여곡절 끝에 그를 결혼식장에 데려간다.
세븐 싸이코패스
줄거리
시나리오 작가 ‘마티’는 일곱 명의 싸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다 못해, 그의 친구이자 강아지 납치 후 주인에게 돌려주고 현상금을 받아 챙기는 사기꾼 ‘빌리’는 친구를 도울 생각으로 전국에 싸이코패스를 찾는다는 신문공고를 낸다. 그리고 실제로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마티’와 ‘빌리’ 그리고 ‘빌리’의 범죄 파트너인 ‘한스’는 직접 싸이코패스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위해 뭉친 3인방은 듣도 보도 못한 싸이코패스들의 향연에, 설상가상으로 ‘빌리’가 자신의 개를 납치했다고 믿는 냉혈한 조직보스의 추격까지 받으며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위기 속에 빠지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무사히 싸이코패스 모집에 성공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을까?
데드풀
줄거리
전직 특수부대 출신의 용병 ‘웨이드 윌슨’은 암 치료를 위한 비밀 실험에 참여 후, 강력한 힐링팩터를 지닌 슈퍼히어로 ‘데드풀’로 거듭난다. 탁월한 무술실력과 거침없는 유머감각을 지녔지만 흉측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갖게 된 데드풀은 자신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린 놈들을 찾아 뒤쫓기 시작하는데…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줄거리
뉴질랜드에서 매년 개최되는 가면무도회에는 좀비, 마술사,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 초대받은 자들(?)만 참석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촬영팀은 취재를 위해 뱀파이어들이 사는 집에 몇 달 동안 체류한다. 단, 자신들을 물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목에는 십자가를 건 채로. 무서울 것 같다고? 무도회에서 돋보이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인간들이 자신을 무서워한다고 투덜대는 건 그들도 마찬가지.
데드 얼라이브
줄거리
1957년 수마트라 남서쪽 스컬섬. 뉴질랜드 동물국 소속 사람들이 원주민들의 추적을 받으며 원숭이를 밀렵해 온다. 뉴질랜드. 할머니의 점괘로 자신의 배우자를 기대하는 처녀 파퀴타는 가게를 방문한 순진한 청년 라이넬과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강압적인 홀어머니와 사는 엉뚱한 청년 라이넬은 어느날 파퀴타와 함께 동물원을 방문했다가 수마트라에서 운반한 기괴한 원숭이를 발견하는데, 이때 두 사람을 감시하던 라이넬의 어머니가 그 문제의 기괴한 원숭이에게 팔을 물리고 만다. 이때부터 변해가는 라이넬의 어머니. 윌링톤여성복지회 회장 로라가 방문하는 날, 라이넬의 어머니는 피부가 벗겨지고 귀가 떨어져 나가는 등 흉칙한 몰골로 변해가는데.
쿵푸 허슬
줄거리
법보다 도끼(?)가 앞서던 1940년대 중국 상하이.
너무 가난해서 뺏길 것도 없는 하층민만이 평화롭게 모여사는 돼지촌에 불의만 보면 잠수타는 소심한 건달 싱.이 흘러든다. 돼지촌을 폼나게 접수해서 도끼파 보스의 눈에 띄고 싶었던 싱의 협박은 도끼파와 돼지촌 주민 간의 전면대결로 이어지고, 놀랍게도 강호를 떠나 돼지촌에 숨어있던 강호의 고수들이 그 실체를 드러내는데.
예상치 못한 쿵푸 고수들의 등장으로 위기에 몰린 도끼파는 떠돌이 형제킬러 심금을 울리는 가락을 고용하는 한편 싱을 이용, 자신의 적수를 찾지못해 살짝 돌아버린 전설 속의 쿵푸달인 야수를 빼돌려 돼지촌을 접수할 음모를 꾸민다. 하지만 도끼단이 미처 계산하지 못한 최고의 고수는 바로 그들 내부에 있었음이 밝혀지는데.
새벽의 황당한 저주
전자제품 판매원으로서 하루하루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숀은 이제 30살이 얼마 남지 않은 29살의 청년이다. DJ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숀은 추억의 레코드 판을 수집하며 꿈을 접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도 못하고 삶의 목표도 없는 29살의 숀의 일상은 지루하고 괴롭기만 하다. 급기야 3년이나 사귀던 여자친구 리즈에게 실연을 당하고, 숀은 큰 상심에 빠진다. 괴로운 마음에 술을 청하고, 술에서 깨어난 다음날 아침, 영국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 살아 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좀비에 맞서 싸우게 되고 사랑하는 엄마 바바라와 여자친구 리즈를 좀비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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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세기말에 갈 순 없지만, 소녀들의 사랑은 볼 수 있겠지!
1990년대 후반, 특히 1999년 세기말의 현실을.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 종말론이 가져온 불안과 혼돈의 시기, 그럼에도 21세기라는 미래를 염원하는 설렘 등의 분위기가 가득찼던 그 시절의 노스텔지아는 <응답하라 1997>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그 시절을 길어올린 드라마를 보면 잘 나타나 있다. 최근 개봉한 <빅토리>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이하 ‘<우천사>’)도 제목만 보면 앞소 소개한 작품들과 그 궤를 같이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 뚜껑을 열어보면 아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태권도 대회를 앞두고 체중을 증량해야 하는 고등학생 주영(박수연)은 친구 민우(김현목)의 부탁으로 롯데리아 알바생 예지(이유미)에게 고백 쪽지를 대신 전한다. 그 인연으로 예지는 태권도 부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던 주영을 도와준다. 태권도 코치의 폭력과 차별을 참지 못한 주영은 사랑했던 태권도를 그만두지만, 거짓말처럼 그 빈자리에는 예지가 자리한다. 엄마의 청소년 사회화 프로그램 참여로 주영은 예지와 함께 살게 된점점 시간을 함께 보내며 미묘한 감정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들의 감정과 달리, 현실은 냉혹하다.
잊고 살았다. <벌새>에서도 다루지만 1990년대는 지금보다 더 폭력과 억압의 시대였다. 특히 10대 소녀들에게는 더 그랬다. 당시 <여고괴담>(1998)이 큰 인기를 끈 이유는 최강희 누나의 점프컷이 아닌 체벌로 정당화된 폭력과 무한경쟁체제 몰아가던 시스템이다. 드라마 <학교>가 사랑받았던 것도 극화되었지만, 그나마 현실적인 고등학생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학교와 가정이라는 울타리 바깥으로 튕겨나간 아이들, 보듬어주기는 커녕 착취에만 열을 올리는 어른들의 모습은 <나쁜 영화>(1997), <세기말>(1999) 등의 영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우천사>의 주영과 예지는 각각 학교와 세상 밖에서 폭력과 차별을 받는다. 주영은 국가대표를 달기 위해 살을 찌워야 하고, 부원들의 폭력을 받아내야 하며, 코치가 행한 승부조작을 감내해야 한다. 예지 또한 마찬가지다. 소년원 출신이란 낙인 때문에 롯데리아에서 부당하게 잘리고, 거짓말에 속아 술집에서 일하고, 경찰도 색안경을 낀 채 차별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치의 강압에 폭력을 대리하고, 메달을 따기 위해 성폭력을 감내해야하는 태권도 소녀들은 지옥의 세계에서 멤돈다.
우연으로 이어진 이들의 만남이 운명처럼 그려지는 건 각기 다른 이유지만 지옥같은 그 시절을 함께 이겨나가는 연대감에 있다. 힘든 상황속에서도 함께 손잡고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 힘은 사랑이란 감정으로 번지고, 이들은 어른과 사회가 반대하는 사랑이란 관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혹독한 성장통을 겪는 두 소녀의 모습은 퀴어 멜로와 병합되면서 애잔함을 전하기에 충분. 끝내 이들의 용감한 사랑을 응원하게 된다.
시대물로서 당시 벌어졌던 체육계의 고질적 병폐, 억압적인 사회적 분위기는 두 소녀의 사랑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구실로서 작용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시대상황이 그 활용 요인으로만 작용하기 위해 배치된 느낌이 강하다. 다수의 어른들은 악인으로서만 그리는 것도 되려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극중 악의 근원인 코치의 마무리도 확실한 매듭을 짓지 못한다.
그럼에도 두 소녀의 무모하고도 과감한 사랑 지키기에 응원할 수 밖에 없는 건 박수연, 이유미의 연기다. 무조건 직진하는 두 소녀의 당찬 에너지는 두 배우의 케미를 통해 보여지는데, 마치 지옥같은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당시 10대 들의 울분과 외침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도 보여준다. 말간 이들의 표정은 쉬이 잊히지 않을 것.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OST다. 자우림의 ‘애인발견’, 고호경의 ‘처음이였어요’ 등 당시 음악들은 관객을 그 시절로 데려가는 역할을 물론, 주인공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애인발견’은 예지의 마음을, ‘처음이었어요’는 주영의 마음을 대변한다.(엔딩크레딧에 두 배우가 직접 부른 ‘애인발견’이 나온다.) 여기에 012로 시작하는 삐삐, 레트로 감성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요소들은 영화의 감흥을 더한다.
결국 <우천사>는 ‘사랑’의 위대함을 설파한다. 힘든 세상에서 더 빛나는 사랑의 힘은 결국 어른과 사회라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역할을 한다. “지구가 종말하면 횡단보도 앞에서 만나”자는 이들의 약속이 끝내 지켜졌을지는 모르겠지만, 10대를 관통하고 어른이 되었음에도 그 맹세를 잊지 모습은 사랑의 무한한 힘을 일깨워준다. 사랑이 실종된 이 시대,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이 소녀들이 더 그립다.
사진제공: 메리크리스마스
평점: 3.0 / 5.0
한줄평: 지옥 같은 세상 속 빛나는 소녀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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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스마트 리뷰 -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북스마트 #하이틴 #B급감성
꿈도, 연애도, 다이어트도
모든 것이 완벽할 것 같은 스무 살이
가장 기대되는 나이 열아홉♥아이비리그에 합격한 ‘에이미’와 ‘몰리’는
대학과 스펙이 인생의 전부라 믿는 파워 범생이.춤은 글로, 파티는 책으로 배운 두 사람은
고3의 마지막 졸업 파티에서
잊을 수 없는 레전드 핵인싸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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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이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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