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2-08-01 10:40:26
미묘한 심리전 이 후, 진정한 목표에 도달하다.
영화 <그ㄴ을 어떻게 죽이지?> 리뷰
바라보는 눈빛만으로 마음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눈빛에서 오는 사소한 오해에 놓인 관계는 섣부른 판단과 엇갈린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까. 행동이 아닌 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우린 수많은 관계를 경험하면서도 쉬이 지나친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어떤 마음을 잘 풀어놓은 영화 ‘저 ㄴ을 어떻게 죽이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ㄴ이 누구인지 추리 해보면서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대 저택에서 사용인으로 일하고 있는 하윤은 새로 들어온 지영과 사장님 사이의 묘한 기류를 감지한다. 그것도 잠시 사장님의 사냥 제안에 모두가 숲으로 들어가게 되고 다수의 목표가 되어버린 ㄴ을 잡기 위한 사냥이 아무도 모르게 시작되고 있었다. 어떤 단어가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은 ‘ㄴ‘이라는 단어 선택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다수의 목표인 ’ㄴ’에 대해서 집중할 수 있게 한다. ㄴ은 누구일까.
한 사람을 사랑할 때 그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은 어떤 행동이 아니라 말이다. 대화가 이루어지고 눈빛과 행동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미숙함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괴롭히는 행동을 통해서 전달하곤 했다. 그것은 폭력의 일부임에도 사랑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이렇게 당연한 것들은 우리가 표현하는 모든 것에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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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순되는 분위기 속에서 감정을 증폭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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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원작은 아직 읽어보지 못햇던 용의자 X의 헌신. 다양한 작품으로 탄생됐지만 단 한번도 원작을 보지 않았었고, 리메이크된 작품들도 보지 않아서 아주 신선한 눈으로 영화 <용의자 X>를 볼 수 있었다.
영화 <용의자 X> 시놉시스
천재수학자의 완벽한 알리바이가 시작된다!
천재로 알려졌었지만 현재는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석고는 어느 날 옆집에 이사 온 화선이 우발적으로 전남편을 죽인 것을 알게 된다. 석고는 남몰래 지켜봤던 그녀를 위해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하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그녀는 형사들의 추적을 받지만, 놀랍게도 화선은 거짓말 탐지기까지 통과하며 용의선상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하지만 이 사건의 담당형사인 민범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화선이 범인이라 확신하고 그녀를 집요하게 추적하기 시작한다.
과연, 천재수학자 석고는 어떤 알리바이를 설계한 것일까?
그는 그녀를 구할 수 있을까?
증명하지 않으면, 진실이 아니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용의자 X>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왜소함으로 압도적인 연기를 보이다
사실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할 때는 영상미가 웅장하거나 분위기가 웅장하거나 무언가 위에서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때 압도됐다라는 표현을 쓰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솔직히 달랐다. 영화 <용의자 X>에서의 류승범은 구부정한 허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들리는 아주 작은 목소리를 가진 내성적인 천재 수학자 석고를 연기했다. 그런데 이러한 석고의 모습에서 소스라칠 정도로 서늘한 느낌과 무서운 느낌을 받아서 그의 연기에 압도당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항상 거대하고 웅장한 것에 압도되다가 이렇게 반대적인 요소에서도 사람을 무섭게 만들면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류승범의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스릴러가 한 스푼 추가된 멜로물
솔직히 영화 <용의자 X>는 스릴러가고 하기에는 조금 그 결이 다르다. 왜냐면 영화 <용의자 X>는 천재 수학자 석고에 초점을 맞춰서 석고가 어떻게 자신이 사랑하는 화선을 위기에서 구해내는지 추적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원작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천재 물리학자와 형사의 대결이라는 라이벌 구도가 극명하게 보이지만 한국 영화 <용의자 X>에서는 대결이라기 보다는 한 여자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천재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석고는 자신이 죽으려던 날 자신을 문밖으로 꺼내준 화선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화선의 우발적인 범행을 감싸안는다. 그리고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면서 화선이 범죄의 용의자 선상에서 벗어나도록 만들어준다. 그 과정에서 석고는 다른사람에게 자신이 화선의 스토커처럼 보이게끔 만들었고, 화선마저 자신을 스토커처럼 생각하게끔 상황을 꾸며낸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몰아세우면 한 여자를 지켜내고자하는 남자가 어디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다.
사회와 단절되어 있는 자폐적인 성향을 가진 한 천재 수학자가 사랑을 통해 세상의 빛을 봤지만 결국 다시 자신을 파멸의 길로 이끌면서 그 사랑을 마무리하는 모습이 정말 안타까웠다.
나레이션을 잘 활용한 작품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석고의 나레이션을 활용한 부분이었다. 특유의 감정이 없는 듯한 석고의 말투를 통해서 무언가 사실을 전달해주는 듯한 느낌은 관객들로 하여금 석고가 하는 말이 다 사실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나레이션을 통해 전달되는 내용들은 트릭이었고 그렇게 마지막 반전이 밝혀지면서 엄청 소름이 돋았다. 이 반전은 직접 영화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그 감정이 없는 특유의 말투를 통해서 전달되던 트릭이 숨겨진 사실 속에서 반전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그 감정이 없던 나레이션이 화선을 지켜내고 싶었던 천재 수학자의 절절한 감정이 더 증폭되어서 다가오는 것 같아서 굉장히 타격감이 컸다.
영화 <용의자 X>는 원작을 보지 않았던 나에게 반전과 함께 버무려진 멜로이야기로 굉장히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왜소함에서 비롯된 차가운 압도감, 감정이 없는 말투에숨겨진 절절한 사랑. 이렇게 모순되는 분위기를 잘 풀어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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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버스의 종결자 양자경에게 박수를
해외의 선풍적인 흥행과 호평을 발판으로 엊그제 시작된 제27회 부국제에서도 상영되어 12일 개봉을 앞두고 서서히 가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리뷰입니다. 국내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실 잘 알려진 바 없는 다니엘 콴과 다니엘 쉐이너트가 상상한 형이상학적 다원우주를 향한 감정적이고 철학적이며 매우 기묘한 여행이 담겨있습니다. 이 여정에서 등장인물들의 인생은 끝은 끝이 아니었고, 시작은 시작이 아니었으니 근래 보지 못했던 영화적 상상력이 폭발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북미에서는 조금스럽게 아카데미 수상작으로 점쳐지는 만큼 극장을 찾아서 그 이유를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정보
우주는 생각보다 훨씬 거대해
테이블 넘쳐나는 영수증을 정리하며 세무 감사 준비로 지친 빨래방 주인 에블린, 미국에 방문한 아버지를 위해 중국의 신년 파티를 준비합니다. 이런 골아픈 상황에 하나뿐인 딸 조이는 커밍아웃 후 동성애자 여친 베키를 파티에 데려와 할아버지에게 소개하겠다고 하고 남편 웨이먼드는 결혼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지 이혼 얘기를 꺼내려 하죠. 다음날, 국세청에 감사를 위해 방문한 에블린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알파버스라 부르며 자신을 다른 버전의 웨이먼드라고 말하는 정신 나간 듯한 남편과 마주하고 이후 무엇이 현실인지도 모르는 멀티버스의 세계에 빠지는데...
예고편│ Trailer
원제: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감독·각본: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진: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티스, 제임스 홍 외 多
장르: 액션, 모험, 코미디│상영 시간: 140분
국가: 미국│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수입: 더쿱디스트리뷰션│배급: 워터홀컴퍼니
공동제공: 비케이 시네윈, (주)노바미디어, (주)하이스트레인저, (주)아우라씨엔씨
평점: 기자·평론가 8.2, 로튼 토마토 신선도 95% 팝콘 89%, IMDB 8.1, 메타 스코어 81점
보러 가기: 개봉일 2022년 10월 12일, 아마존 프라임 개별 구매 가능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후기
어디든 갈 수 있지만, 난 너와 여기 있고 싶어
일명 ‘다니엘스’로 불리는 두 감독의 연출과 각본은 굉장히 영리합니다. 대부분의 액션 장면은 에블린의 가족들이 만나는 세무담당 디어드리의 사무실을 배경으로, 세계 여러 곳을 다닌 듯 실속 있게 촬영되었죠. 그곳에서 만나는 경비원 무리와의 일전은 웨이먼드를 맡은 키 호이 콴을 돋보이게 해주고, 어이없는 폭소들을 만들어내며 정신없는 난장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들은 세계관을 이해시키려는 장치로 넘치는 장난스러움에도 여러 우주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재미를 강조하는데 충분한 도움을 줍니다. 다른 자신과 링크가 되는 다양한 방식이 오래 기억에 남는 것도 유사 장르와의 확실한 차별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가 접해왔던 ‘매트릭스’부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더 원’, ‘화양연화’, ‘라따뚜이’등의 작품을 가져와 각각의 우주에 독특한 외관과 감각을 부여합니다. 이런 오마주들은 양자경의 홍콩 액션배우 시절로 비롯된 애정 어린 영상들로 이어지며 과거부터 그녀를 좋아했던 팬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보여주죠. 뛰어난 무술 실력부터 코미디, 끝없는 깊은 풍부한 감정의 연기까지 그가 가진 폭넓은 재능의 배우임을 다시 상기시켜주며 우리 곁에 여전히 빛나고 있음을 조명합니다. 더불어 키 호이 콴 배우 역시 알파 버스 속에서 에블린을 공격자들로부터 보호하고 올바른 길로 이끄는 상냥하지만 강한 남편 웨이먼드를 인상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독특한 커리어를 가진 배우라 이러한 설정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에블린과 웨이먼드의 관계를 통해 멀티버스가 반복적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핵심적 주제를 증명하는 것은 그들의 딸 조이로 세대 간의 분열을 나타냅니다. 태어났을 때의 기쁨도 잠시, 엄마의 모든 희생과 아메리칸드림의 실패는 큰 압력이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와 할아버지에게서 멀어져 가며 자신이 파탄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점들이 조부 투파키라는 다차원적인 인물을 통해 투영되고 모든 것을 공허 속으로 흡입하는 거대한 베이글 형태의 블랙홀로 형상화되어 크나큰 갈등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감독은 그렇게 생긴 세대 간 트라우마가 복합화됨에 따라 어색한 거리가 생길 경우, 부모와 자식으로 계승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통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만약 우리 인생 속 어느 순간의 선택을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빌려 비판과 거절보다 배려와 이해를 했다면, 혹은 반대 상황이었다면 겪었을 모든 시간이 소중히 여겨야 할 순간임을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사랑과 우정의 행복한 순간이 지금 우리가 있는 현재일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력의 나래를 펼쳐줍니다. 대형 블록버스터에 전혀 뒤지지 않은 시각적 효과와 창의적이면서도 몰입감 있는 이야기가 왜 주목받는지 입증해 주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즐거운 상상력을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꼭 한번 관람해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네요. :)
지극히 개인적인 한 줄 평 : 멀티버스 역행에서 찾은 일상의 사소함이 전하는 가장 독창적이고 현란한 유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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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탈 큐레이션
<애프터 양>을 여러 차례 보았다. 얼핏 잔잔해 보이는 이야기가 마음에 뭉클함을 남겼고, 릴리 슈슈의 흔적도 반가웠으며, 영화의 소리들을를 듣는 것도 즐거웠지만... 결국 여러 차례 볼 때마다 들었던 수많은 생각들은 한 가지 질문으로 모여들었다. "기록의 큐레이션을 기억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 질문은 결국 "양은 누구인가?" 로 이어졌다.
<애프터 양>은 안드로이드 '양'과 한 일가족의 이야기다. 영화는 먼 미래의 언젠가를 배경으로 하지만, 과시적이고 웅장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세계는 아니다. 현재 '문화권' 혹은 '인종'이라고 구분되는 것들이 생활 곳곳에 아무렇게나 섞여 있어, 양의 가족도 백인 남성 제이크와 흑인 여성 카이라 두 부부가 중국계 아이 미카를 입양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생활 속에도 다양한 문화권의 특징들이 묻어난다. 특히 이 가족의 삶에는 차(茶)에 관심이 많은 제이크의 영향인지 특히나 '동양적'인 것들이 많이 어우러져 있다.
이 독특한 가족은 미카가 뿌리를 잘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중국계(로 인지할 수 있는 외양의) 안드로이드 '양'을 데려왔다. 미카는 양을 오빠라는 단어(哥哥)로 부르고 둘 사이에는 유대가 점점 쌓여 간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양이 작동을 멈춘다. 이 영화는 양을 수리하기 위한 여정으로 시작되어, 양의 내부에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면서 양의 메모리를 들춰보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양은 3초 정도의 짧은 영상을 매일 남겼다. 사람이 일기를 쓰는 행위와 비슷하되, 3초라는 제한적 시간은 결국 양의 렌즈에 비추어진 모든 영상 중 큐레이션의 과정이 필요했다는 뜻이 된다. 어떠한 기준이 있었다는 뜻이 된다. 양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어쩐지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누군가의 추억을 엿보는 기분이 드는, 애틋하고 뭉클한 영상들이 지나간다.
우드 소재와 초록 식물이 가득함에도 어쩐지 생명의 기운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인간들의 집에 비해, 양의 기억 속 장면들이 오히려 생동감 있고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벽에서 튀는 햇살, 널려 있는 빨래, 축복처럼 흩어지는 나뭇잎, 빙글빙글 춤추는 아이, 그리고 릴리 슈슈의 흔적. 더없이 '인간적'인 '기억'이, 인간이 아닌 존재의 '기록'에서 느껴진다.
영화 속에서 양의 메모리 뱅크는 숲의 형태로 시각화된다. 기록의 숲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일이 내 눈에는 마치 애도의 여정처럼 보였다. 수목장 형태의 납골당을 거닐며 그의 기억을 하나씩 함께 들추어 보는 것만 같은 기분. 다시 말해, 양의 메모리는 인간인 나의 눈에 기억으로 투사되어 들어왔다는 뜻이다.
기억의 큐레이션을 기억이라 부를 수 있는가? 나는 여기에 결국 YES를 택했다. 어디까지가 '인간적'인 존재인가, 라는 질문에 결국 나는 이런 안드로이드를 만난다면 인간으로 인지하고 수용할 수밖에 없겠다는 대답을 한 셈이다. 그러나 이는 내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양의 메모리 뱅크는 그 자체로는 그저 '기록'이겠지만, 기억을 가진 주체의 눈에 비추어 보이는 한, 기록의 큐레이션은 기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인간 없이는 챗GPT가 오천 번쯤 업그레이드된다 해도 기록의 큐레이션에 머무를 뿐이다.
생각해 보면 제이크가 좋아하는 차와도 닮은 점이 있다. (손님이 별로 없는) 차 가게를 운영하는 제이크에게, 한 손님이 찾아와 '차 가루 tea crystal'는 없는지 묻는다. 결국 손님은 만족하지 못한 채로 가게를 떠났지만, 그 질문은 제이크에게 남아서 제이크를 이후로 차 가루를 이렇게도 저렇게도 내려 보고 양과도 대화를 나눈다.
찻잎의 블렌딩도 결국은 큐레이션이 아닌가. 말린 잎 가루 하나하나가 모여 한 잔 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일정한 취향을 가진 양의 기록도 기억으로 보일 수밖에.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이 영화 속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다. 이들은 모두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춤을 추어야 하는 세상을 산다. 놀이를 빙자하고 있지만 이들이 추는 춤에는 무시무시한 전투의 도구들이 이름으로 붙어 있으며, 동작을 틀린 가족의 탈락은 허무하리만큼 간단한, VR 차단이라는 방법으로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신나는 음악이 흐르지만 자유롭게 몸을 흔들 수도 없는 세계, 어쩌면 이들이 사는 세계가 그토록 건조해 보이는 데에는 이 장면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인간들의 세계는 건조하고 딱딱한 틀에 잡혀 있는 반면에, 안드로이드 양의 기억에는 생명의 온기가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 거기에는 인간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다. 릴리 슈슈로 대표되는, 과거 어느 동시대 함께 쭉쭉 마셨던 취향이.
안드로이드는 분명 인간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눈에 인간처럼 투사되어 보일 수는 있다. 몸과 시선을 가졌다는 이유로 우리는 이토록 감정을 이입하고, 인간과 로봇의 경계도 생각보다 쉽게 허물어진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의외로 취향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예술을 무용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를 규정하는 것들, 이를테면 우리의 성별, 인종, 소속, 지나온 이력들은 우리를 드러내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이따금 우리와 타인 사이에 경계의 벽을 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취향만큼은 경계의 벽을 세우지 않는다. 인종이 같고 소속이 같은 누군가보다, 취향이 같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 더 '나와 잘 통한다'고 느낀다. 다른 차이들이 좀 있어도 다시 보게 되고, 한 번 더 귀를 기울여 듣고 싶어진다.
이 영화를 연출하고 편집한 코고나다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이고, 이 영화에는 미국 사회에 사는 '아시안'으로서의 생각들도 묻어나 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동아시아에서 온 여자'로 보일 나 또한 이 영화를 보는 시선에서 아시아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걷어낼 수가 없다.
(오래도록 할리우드 아시아계 캐릭터의 외형 클리셰였던) 부분 탈색 헤어스타일이나, 중국계 캐릭터가 무슨 드레싱 만들듯 가벼운 손길로 고추장을 만들고 있는 점, 한 캐릭터가 아이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동안 아역 배우들이 계속 바뀌는데 쌍꺼풀이 있었다 없었다 하는 캐스팅... 같은 것들을 만약 백인 감독이 했다면, 같잖은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혀를 찼을 것이다. 편안하게 개량된 동양식 옷차림조차도 그래 보였을 것 같다. 혹시나 더 비하의 의미가 있지는 않은지, 거대한 아시아를 손쉽게 뭉개버리는 무지한 시선이 있다면 나는 그 영화를 좋다고 말하기 싫으니까, 가자미눈 뜨고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감독이 아시아계 디아스포라 당사자이기도 할 뿐 아니라, 그 경계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있는 양의 맑은 눈빛을 보게 한다. 계속해서 구분 짓고 선을 긋는 세상에서, 경계를 넘어서는 취향의 조각을 모아, 부드럽게 통합되고 이어지고 싶어진다. 그렇게 나만의 차 가루tea crystal를 큐레이션하여, 향긋한 한 잔을 블렌딩해 나누어 마시고 싶어진다.
양은 무(無)가 없다면 유(有)도 없다고 했다. 양의 외형은 멈추었지만, 형태 없는 양의 기억, 미카와 양이 함께한 시간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 스산하지만 자꾸 돌아보게 되는 멜로디로 남아 버린 릴리 슈슈 또한 버추얼 아티스트였다. 여러 차례 보았던 <애프터 양>을 이제는 덮는다. 당분간은 망막이 아닌 기억에 소중히 묻어 두고 싶은 영화를, 차 향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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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4주 차, 위클리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지난 한 주, 국내외 영화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정리해 보는 '위클리 뉴스' 차례가 왔습니다!그럼, 지난주에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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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CGV, '신작의 발견' 기획 상영전
ⓒ '이상한 나라의 아빠' 인스타그램
CGV에서 연극, 뮤지컬, 무용, 전통예술 등 국내 창작 초연 공연을 영화관에서 선보인다.
'신작의 발견' 기획 상영전은 5개의 작품을 매주 수요일마다 1편씩 만나볼 수 있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설경구 특별전 개최
ⓒ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은 배우 설경구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박하사탕>, <오아시스> <공공의 적> 등 설경구 배우가 직접 선택한
7편의 대표작을 상영할 예정이다.
<소년비행>, 2주간 전편 무료 공개
ⓒ 시즌
<소년비행>의 두 번째 시즌 공개에 앞서 첫 번째 시즌을 2주간 무료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시즌에 가입하기만 한다면 25일부터 6월 7일까지 무료로 시청 가능하다.
SK브로드밴드,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우수 작품 무료 상영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SK브로드밴드가 서울국제환경영화제 개최 기간에 맞춰 B tv와 모바일 B tv에서 영화제 우수 작품을
단독으로 무료 상영한다고 밝혔다.
국내 OTT 티빙과 시즌, 내달 통합
ⓒ 티빙 홈페이지 캡쳐
티빙과 시즌에 따르면 다음 달쯤 티빙과 시즌이 통합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상당 부분이 조율된 상태'라고 한다.
박찬욱 <헤어질 결심>, 평점 최종 1위
ⓒ 네이버 영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스크린 데일리 최종 평점 1위를 기록했다.
<헤어질 결심>은 4점 만점에서 최종 평점 3.2점을 받았다.
21개의 경쟁 부문 초청작 중 유일한 3점대이자 최고 점수이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사전 예매율 40% 돌파
ⓒ 네이버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30일 기준, 예매율을 44.5%를 돌파하였다.
탄탄한 팬층, 전작보다 더 커진 스케일, 스티븐 스필버그의 총괄 제작을 맡았기에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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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이른 유턴
이 글은 영화 [파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퍼갈 때는 출처를 반드시 남겨주세요.
사진출처: 다음 영화각각의 영화 장르가 그렇듯 오컬트라는 장르에도 "세계관"이 존재한다. 물론 마블 영화로 대변되는 대형 히어로 프랜차이즈 영화에 비하면 세계관이라는 것 자체의 설명이 똑 부러지게 되지 않을 때가 많겠지만 말이다.
등장인물의 측면에서 봐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마블 영화에서의 주인공들은 투자액수에 비례하게 번쩍이는 능력으로 입을 떡 벌어지게 할 때가 많지만. 오컬트 속 주인공들의 필살기는 빠른 확인이 어려울 때가 많다. 근거리공격인 주술적인 격투(?)도 존재하지만 원거리 공격인 저주로 힘을 겨룰 때도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인물들이 가진 능력이 중첩되거나, 심지어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도 심심찮게 나온다. 이미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오컬트는 무려 "내공"이라는 단어 하나로 인물의(혹은 같은 능력의) 더블링을 퉁 칠 수 있다.
보통 주인공과 같은 능력을 가졌지만 더 높은 내공을 가진 고수를 찾는 것은 언제나 어렵고, 그 고수의 등장은 주인공에게는 최후의 숙적(Arch enemy)인 경우가 많으므로. 오컬트 영화의 세계관은 그 어떤 장르보다 인력난에 시달려야 한다. 또한 주인공은 마지막 대전을 겪기 위해 반드시 성장해야 하는데, 이 내적 성장(혹은 짬바가 차는 과정)은 주인공이 반드시 한 번은 뒤통수를 맞는 반전의 형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초반부 한 시간;숨이 자꾸 멎는다
사진출처: 다음 영화설명할 수 없는 존재들을 설득할 수 없는 방법으로 보이지 않게 싸워야 하는 모호함을 장르적 특성을 타고났기에. 영화 초반은 이 영화만이 갖고 있는 세계관을 설명하는데 일정 시간을 할애해야만 한다.
영화 [파묘]에서는 이 역할을 화림(김고은)의 초반 내레이션이 도맡는다. 어둠에 있던 것들이 빛의 경계로 슬그머니 나올 때. 그때 사람들이 자신을 찾고. 그때가 되어서야 어둠으로 그 존재들을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똑 부러지게 그어놓은 자신들의 한계 위에서. 화림을 비롯한 모든 인물들은 작두를 타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뛰어놀아야 할 고유 영역에서 가장 큰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게 할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표현을 효과음(BGM이나 배경음악보다는 효과음에 가깝다고 말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을 이용해 쌓아 올리는 것도 꽤나 유효하다.
그저 점프 스케어(Jump Scare)에 집중한 크고 단말마 같은 음향이 아닌. 앉아있는 관객의 뒤로 슬그머니 다가와 손가락으로 슬쩍 목덜미를 훑는 것 같은 서늘함을 남긴다. 분명 기척을 느꼈음에도 뒤돌아 볼 수 없기에 관객은 자신의 상상력만으로 손가락의 실체를 향한 두려움의 몸집을 걷잡을 수 없이 불려 갈 수 있다.
영화의 초반 한 시간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의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괴롭힌다. 다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인물들의 칼춤에 몇 번이고 떨어진 간이며 심장을 열심히 주워대다 보면. 그제야 겨우 가늘게 숨을 몰아 쉴 수 있는 잘 짜인 결말로 다다르게 된다. 안도하는 관객들에게 주어지는 후련함은 마치 여기까지 잘 버텼다며 쥐어주는 시원한 물처럼 소중하게 다가온다.
비로소 찾아온 안정을 느끼며 마른 목을 축여갈 때 즈음. 영화는 급작스런 유턴을 시도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단 한 번의 유턴으로 인해 호불호라는 길 위에서 나머지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다.
오컬트 장르에 없는 것은?;메신저
사진출처: 다음 영화현대적인 천재의 표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셜록(BBC 드라마. 오이배치 출연)을 보자. 그는 모든 것의 정보를 기억하고 엮어낼 수 있는 비상한 머리와 뛰어난 관찰력을 가졌다. 그런 능력을 배가 시켜주는 소시오패스적인 기질 덕에(?) 자칫 미제로 남을 수 있는 사건을 풀어내는 데 있어서는 경찰들이 오히려 몰래 찾아올 정도다. 셜록의 이름은 그들의 입에 오르내릴지언정 공공연하게 "대놓고"부를 수는 없다. 애초에 셜록이라는 방법 자체가 "공식적인" 해결 방법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이 경계는 오컬트라는 장르의 한계와도, 또한 초반에 화림이 선언한 자신들의 역할, 혹은 존재의 위치와도 완벽하게 일치한다. 장르가 "설명이 불가함"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 장르 속 인물들은 조금은 억울하고, 또 조금은 찌질한 채로 살아간다. 또한 누군가에게 감히 공식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다. 애초에 메신저로서의 자격이 없는 셈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영화가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후반부의 시도는 낯설고 잘 알지 못하는"다른 나라"에서 온 존재를 엮어보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이는 영화 [곡성], 그리고 드라마 [방법]에서도 시도했던 것이기에 그다지 새로운 시도라고는 부를 수 없다.
문제는 그 시도가 어설프다는 점이다. 딱 한 번만 존재할 수 있는 오컬트 장르의 반전 장치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는 데다, 그마저도 긴장감이 사그라진 상태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뒤통수를 가격하는 힘이 그다지 크지 않아 사건의 중대함이 얼마나 큰지 별로 느낄 수 없다.
또한 전반부에는 이야기의 구심점이 사람들에게 있었으나, 후반부에서는 중심축이 사건을 설명하는 쪽으로 묘하게 이동한다. 이 덕분에 한국인의 DNA에 새겨진 일본은 적이다.라는 본능이 그대로 발동되어 버리고 만다. 덕분에 이 장르에서는 존재하면 안 되는 메신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거부감이 후반부 내내 마치 망령처럼 귓가를 맴돈다.
거 어데 도깨비입니꺼?;여기서도 내가 다 했어 임마.
사진 출처:다음 영화전반부에서 형체가 없던 적은 후반부에 가서는 완벽하게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적에 가깝게 묘사된다. 그러나 신체적으로 거대하게 묘사되는 적이 무자비한 학살을 해대는데도 형태가 흐릿한 혼령이나 날카로운 소리 한 조각보다도 무서움을 실어 나르지 못한다. 상상력이 더 이상은 쓸모없이 되어버리면서부터, 그저 화면에 보이는 존재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수동적인 감상은 초반부의 심장 롤러코스터를 겪어온 관객들에게는 그저 슬래셔 장면의 나열처럼 보일 뿐이다.
적의 속성이 바뀌면서 드러나는 첫 번째 문제점은, 유일하게 영화 속에서 오컬트적인 "전투 기술"을 갖고 있는 화림의 쓸모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화림은 후반부의 싸움에서 승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장면을 연출해내지 못한다. 완벽하게 기선제압을 당해 허둥거릴 뿐이다.
물론 언제나 영화 속 주인공이 승리의 편에 당당하게 서 있을 것이라는 법도 없다. 어쩌면 마이너 한 장르 영화의 특성상 주인공의 비극적인 결말이 낯설지 않거나 오히려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적을 없애야 한다면 화림이 아닌 다른 등장인물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이 사건을 종결해야 한다.
여기서 두 번째 문제점이 드러난다.
등장인물들이 가진 능력치의 최대와 최대가 맞붙어야 하는 후반부를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데 시간을 쓰다 보니 각 인물들의 숨은 능력을 보여주거나 설명할 시간이 없어져버린다는 것이다. 화림이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는 데다 봉길(이도현)은 병원에 누워있는 상황에서. 관객의 머릿속에서 이 사태를 끝낼 "마땅한"인물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 정상적일 것이다.
그러니 뜬금없이 상덕(최민식)이 소싯적 짬바를 발휘해서 직접 K-고스트 버스터즈가 되어버리는 장면이 낯설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누가 노래방의 민족 아니랄까 봐. 끝을 앞둔 겨우 3 분 전에 갑자기 등장하는 히어로라니. 능력에 대한 빌드업이 되지 않은 영웅은 이제 마블 프랜차이즈에서도 찬밥신세가 되어버린 지 오래이기에. 상덕의 활약에 무게감이 실리지 않는 결말이 참으로 아쉽게 느껴진다.
마치면서;감독님 사랑합니다.
사진 출처:다음 영화그렇다면 과연 이 영화는 "별로"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아니오. 에 가깝다.
한 시간 후의 그 유턴이 정말 길을 잘못 들어 원점으로 가려고 했던 시도였는지. 아니면 의도된 유턴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장르에 대한 애정이 있는 관객이기에, 아쉬움의 투덜거림이 좀 더 크게 입 밖으로 나오게 되는 것만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국의 오컬트 장르는. 누가 뭐라 해도 장재현 감독님에게 빚이 있다고 생각한다. 음침한 곳에 숨어있던 무언가를 꺼내 경계까지 꺼내놓고, 자신만의 누울 자리를 용케 찾아 단단히 자리 잡아주신 덕분에.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를 한국 패치가 완벽히 장착된 채로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그것도 여러 번이나!!)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선택한 중반부의 유턴이 그저 조금 "이르다" 정도로 말하고 싶다.
스스로가 예상했던 바깥풍경을 못 보았기에 이질감이 들었고. 조금 기이한 기분과 낯섦 속에서 두리번거리는 바람에 이정 자체의 경이로움이 좀 줄어들었을 뿐. 목적지에 도착할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글의 TMI]
1. 독일어 공부는 여전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못해먹겠네요.
2. 좀 아파서 쉬었습니다. 이제 괜찮아요.
3. 오늘 과자 한 봉지 다 먹음.
4.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파묘 #최신영화 #영화리뷰 #영화리뷰어 #장재현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브런치작가 #munalogi #네이버인플루언서 #내일은파란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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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리에 박히는 강렬한 영화
지난 5월 12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5월 25일 개봉 예정인 <더 노비스> 초청 시사회에 참석했다.
처음 가보는 광화문 씨네큐브라 굉장히 기대했는데 영화관 시설 자체는 좌석 사이에 거리도 넓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다만 영화관 내 취식이 안돼 커피를 마시며 영화를 못 본점은 다소 아쉬웠다..ㅠㅠ
아무래도 관리 인원이 적다보니 극장 내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려고 하는 취지가 아닐까 싶다.
본격적으로 <더 노비스> 관람 후기 및 개인적인 리뷰를 다뤄보도록 하겠다. 스포일러는 최대한 없이 적으려고 하는데, 혹시 영화 정보에 민감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25일 개봉 이후 다시 이 글을 찾아주시면 감사하겠다.
? 영화 <The Novice>
1. 강렬한 심리 스릴러물
▶ 영화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주인공의 '1등'을 향한 광기어린 집착에 관한 심리 스릴러물]이다. 살인자도 없고 피해자도 없고 사건도 형사도 없지만 <더 노비스>는 스스로의 영혼을 살인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심리적 스릴러물이다. 주인공 스스로가 자신을 좀 먹는 열등감과 오직 1등을 향한 집착으로 인해 망가지는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범죄 수사물보다 더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영화 초반에는 주인공의 심리와 모습으로 하여금 관객에게 '와 정말 힘들겠다.' '엄청 훈련이 힘들겠네' 등의 공감을 사게하는 듯 하지만, 종장에는 관객을 철저한 관찰자로 만든다. 관객은 불안감에 좀먹힌 주인공의 모습을 러닝타임 내내 보면서 처음에는 안쓰럽다가도 종장에는 '저렇게 까지 해야하나?' '끔찍하다'와 같은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영화가 의도적으로 주인공이 불안해하는 이유, 광기어린 집착에 대한 타당성 등을 정확하게 부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여 관객은 그저 1등을 향한 광기어린 집착에 대한 묘한 불쾌감과 그런 모습에 끔찍함을 느끼게 된다. 굉장히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매력적인 플롯 구성이다.
▶ 이런 주인공의 집착과 불안감을 잘 연출한 영화를 생각하면 역시 2019년에 개봉한 영화 <블랙 스완>이 떠오른다. 애시당초 이번 영화 <더 노비스>의 감독 로던 헤더웨이가 이번 작품을 두고 “조정을 소재로 한, <블랙 스완>의 느낌이 드리워진 <위플래쉬>” 라고 말을 했을 만큼 <블랙 스완>의 분위기와 정말 흡사하다. <블랙 스완>역시 발레를 하는 주인공이 배역을 따내기 위해 질투하고 집착하는 모습을 카메라 무빙과 혼란스러운 컷 전환을 통해 잘 연출한 작품이다.
2. <위플래쉬>가 떠오르는 색다른 음악 연출
▶ 영화 <더 노비스>는 음악적 연출에 있어 상당히 진심이다. 영화 내내 대사 없이 음악과 카메라 연출로 주인공의 긴장감, 불암감을 표현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엄청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조정'이라는 물 위에서 하는 스포츠를 소재로 삼고 있는 이 영화는 물 위에서의 <위플래쉬>라고 생각이 들만큼 음악과 연출적인 면에서 정말 많은 신경을 썼다. 긴장감을 조성하는 음악 사용이 다소 클리셰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테지만, 앞서도 설명했 듯이 범인이 나오지도 귀신과 같은 무서운 존재가 나오지도 않는데 오직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데 있어 적절한 음악 사용을 통해 컷을 전환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연출이 아닐 수 없다.
? 반가워요 '이사벨 펄먼' 배우님 !!
▶ 마지막으로 이사벨 펄먼 배우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2009년에 개봉한<오펀 : 천사의 비밀>을 제외하고는 배우님이 나오는 다른 작품을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오펀 : 천사의 비밀>에서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인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으신 배우이다. 이번 <더 노비스>에서는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시는데, 당시에는 밖으로 배출하는 광기어린 연기를 보여주셨다면 지금은 자기 자신을 좀먹는 소름끼치는 내적인 연기를 보여주신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더욱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뵐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이번 영화에서 너무나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다. 사실상 <더 노비스>는 이사벨 펄먼 배우님 1인극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 한줄 평
" 뇌리에 강렬하게 박히는 강렬한 스포츠 심리 스릴러물, 그런데 거기에 <위플래쉬>같은 음악적 긴장감을 더한. "
※ 아래 글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요! 영화 보고 나서, 다시 돌아와서 의견을 적어주세요! ※
? 개인적으로 궁금해요!
▶ 곧 영화를 보시게 된다면 이번 영화를 감상하시고 결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다. 사실 이 영화의 결말이 일정 부분 열린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과연 다른 분들은 어떤 결말로 이 영화를 이해하셨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결말 부, 주인공은 비와 천둥이 치는 악천우 속에서도 홀로 경주를 마치고는, 기록을 적는 게시판에 가서 기록을 적고 기록과 함께 자신의 이름도 지워버린다. 이후 숙소를 나오며 영화는 엔딩 타이틀이 올라간다. 이 부분에서 주인공의 기록을 관객은 알 수 없다는 점과 주인공이 이름을 지우고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집착을 벗어버렸다기 보다는 결국 1등이 되지 못해 포기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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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선언 - 이 작품이 신파로 느껴지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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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 재난 상황에 직면한 항공기가 더 이상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여,
무조건적인 착륙을 요청하는 비상사태를 뜻하는 항공 용어
베테랑 형사 팀장 인호(송강호)는 비행기 테러 예고 영상 제보를 받고 사건을 수사하던 중
용의자가 실제로 KI501 항공편에 타고 있음을 파악한다.
딸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임에도 불구하고 하와이로 떠나기로 한 재혁(이병헌)은
주변을 맴돌며 위협적인 말을 하는 낯선 이가 신경 쓰인다.
인천에서 하와이로 이륙한 KI501 항공편에서 원인불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비행기 안은 물론 지상까지 혼란과 두려움의 현장으로 뒤바뀐다.
이 소식을 들은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는 대테러센터를 구성하고
비행기를 착륙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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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 메인 예고편
올 추석,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가짜 퇴마사의 세계를 뒤흔드는 강렬한 사건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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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이스> 캐릭터 예고편
부산 건설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보이스피싱 전화로 인해 딸의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
당일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같은 돈을 잃게 된다.
현장작업반장인 전직형사 서준(변요한)은 가족과 동료들의 돈 30억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중국에 위치한 본거지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 서준,
개인정보확보, 기획실 대본입고, 인출책 섭외, 환전소 작업, 대규모 콜센터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스케일에 놀라고,
그곳에서 피해자들의 희망과 공포를 파고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드디어 마주한다.
그리고 그가 300억 규모의 새로운 총력전을 기획하는 것을 알게 되는데..
상상이상으로 치밀하게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실체!
끝까지 쫓아 반드시 되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