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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작가2022-08-12 16:37:49

액션 영화 그 자체인 영화

넷플릭스 [카터]

줄거리

서울의 한 모텔, DMZ 바이러스라는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백신 개발에 성공한 정병호 박사와 그의 딸이 납치되었다고 보도하는 뉴스 화면 아래 한 남자가 누워있다. 남자는 뒤통수에 새겨진 십자 흉터를 만지려다가 들이닥친 사람들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정병호 박사는 어디 있어?"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사람들, 그리고 의문의 전화와 폭발. 그는 자신의 귀에만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에 이끌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데... 인간 백신인 정하나 양을 구출해 북으로 데려가라, 그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임무! 

 

 

감상 포인트

1. 초반부 볼 때는 밥 먹지 마세요.(feat. 엉덩이의 습격)

2. 잔인함 매우 많음 주의.

3. 영화의 90%가 액션인 찐 액션뿐인 액션 영화.

 

 

감상평

예전부터 주원 배우가 작품 보는 안목이 있다는 말은 유명했다. 소속사가 할 일을 배우가 대신한다고, 제발 소속사가 작품 고르지 말라는 우스갯소리도 돌 정도였으니. 이 작품은 주원이 순전히 '궁금해서' 고른 작품이라고 한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원테이크로 어떻게 찍을지 궁금해서.

원래 나는 액션 잘 안 보는데, 지금 하도 난리이기도 하고 주원 배우가 나의 X-최애였어서 궁금해서 봤다. 작품성까진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화제성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작품을 고른 것 같다.

 

액션 자체는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쩔긴 쩔었다. 하지만 너무 억지스러운 장면도 많았다. 사람들 말마따나 '물리법칙 모조리 무시한 액션 영화'라는 말이 틀린 게 아니다. 특히 고공 액션 신에서는 CG가 너무 티 났다. 막눈인 내가 보일 정도의 CG는... (절레절레) 심지어 나는 영화를 1.5배속으로 봤단 말이다. 그런데도 티가 났다면 단순히 편집만을 욕할 게 아니라, 감독의 액션 욕심이 과해서 일어난 참사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액션을 좋아하거나 즐겨 보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러쿵저러쿵 말하기에는 좀 어렵지만, 어쨌든 내가 생각하기엔 그랬다.

 

그리고 처음엔 좀비 영화를 표방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니다. 처음에 바이러스를 보면서 '어? 이거 좀비물이었어?'하고 생각하게 되는데 절대 좀비물을 기대하면 안 된다. 따지고 보면 좀비도 아니다. 이게 감독의 욕심이 과했다는 증거인 것 같기도 하다. 원테이크 액션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설정을 과하게 쏟아부었다는 느낌.

 

*지금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음, 일단 내용이 없다. 영화의 대부분이 카터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현재진행형으로 보여주느라 전개될 내용이 없는 것이다. 안에 숨겨진 다른 이야기가 분명 있기는 한데, 그걸 전부 다루기에는 너무 촉박하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는 있는데, 영화가 친절히 알려주기보다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주워들은 내용으로 유추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이게 정치적 상황을 다루고 싶은 건가 싶었다. DMZ에서 창궐한 바이러스라고 하면 당연 한국과 북한이 모두 연관이 있을 거고, 처음에 등장한 CIA와 야쿠자들까지. 한국, 북한, 미국, 일본이 몽땅 등장하니까 종이의 집처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북쪽도 미국 쪽도 아닌 나라면 국제적인 분쟁으로 번질 문제도 없고."

카터가 이 말을 하고 나서야 '아, 지금 이거 한 발 빼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카터는 한국인인데, 미국 CIA 소속이었다가, 성형하고 북한에 잠입했다가 아내를 만나 귀화하고 아이까지 낳았다. 이 무슨... 중립 아닌 중립적인 주인공을 내세워 그냥 액션만 하고 싶다는 감독의 마음을 저 대사에서 겨우 읽었다.

 

"악쓰고 기억 찾은 게 정말 네 기억인 줄 아니?"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건, 단순히 액션신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 본부 말까지 무시하고 단독 행동을 했던 카터가, 정하나를 구하면서 까마귀 고기를 먹은 건지 의심 없이 북한행 비행기를 탄다고? 캐릭터에 대한 의문이 심하게 들었다. 내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면 뭐가 됐든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알기 위해 악을 쓸 것 같은데...

 

충격적인 것은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스토리 전개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화는 쫓아오는 북한군 다 죽이고 중국 가는 기차에 올라탔는데, 그 기찻길이 폭발하면서 끝난다. 카터가 사실 카터가 아니라는 것이 숨겨진 비밀인 것 같은데, 떡밥만 던지고 회수를 안 하는 걸 봐선 시즌 2가 확정인 듯싶다.

 

1편을 본 사람이라면 궁금해서라도 2편을 볼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기대감이 많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액션이 화려한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편집점이 너무 잘 보여서 매끄럽지 못한 원테이크라고 말하는데, 솔직히 나 같이 잘 모르는 사람은 그냥 보면 티 안 난다고 생각한다.



작성자 . 담작가

출처 . https://blog.naver.com/shn0135/222846696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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