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8-18 10:25:33
[JIMFF 인터뷰] 배우와 황동희가 일치하는 순간까지 달려가고 싶습니다
배우 황동희 인터뷰
배우와 황동희가 일치하는 순간까지 달려가고 싶습니다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경쟁 장편 영화로 선정된 '나의 여신'은 전통 무속을 심도 있게 재현하면서 특히 굿의 음악적, 무용적 측면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영화다. 8월 12일,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에서 황동희('나의 여신' 부계석 역) 배우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영화 '나의 여신'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나의 여신'이란 작품은 민속학자 선호가 제주도 최고의 심방(무당)을 연구하기 위해서 소미(무당의 조수)가 되려고 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선호 이전에 원래 심방의 소미였던 부계석 역을 맡았는데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소미가 되려고 하는 선호를 견제하는 역할입니다.
부계석이라는 역을 소화하기 위해 추가로 준비하신 거나 공부하신 게 있으신가요? 직접 제주도 굿을 보기도 했고 한국무용과 현대무용도 배웠습니다. 또 사설도 읽었고 이자람 님에게 판소리를 배우며 준비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배우시느라 힘들었을 것 같아요. 우선, 제가 굿이나 국악 분야를 처음 접하다 보니, 헷갈렸어요. 저는 네 박자에 익숙한데 국악은 세 박자이기도 하고…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되게 힘들었는데 손수현 배우님이 국악 전공이셔서 굉장히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북 치는 법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 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했습니다.
굿과 국악은 영화 음악으로 접하기에 흔하지 않은 소재라고 생각해요. 어제 개막식에서 작품 소개 나오는데 서양 음악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근데 <나의 여신> 작품을 소개할 때만큼은 딱 토속적인 음악이 들리니까 신비롭기도 하고 아주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옆에 같이 있던 관객분들도 끄덕끄덕하면서 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국제음악영화제이고 제천에서 열리는 만큼 '나의 여신'이 한국에 대한 그런 토속적인 음악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여신'에서 음악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음악에 따라서 영화가 되게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저는 촬영하면서 오케이 컷 모아 놓은 편집본도 보고, 사운드가 입혀졌을 때, 영화 음악이 삽입되었을 때도 보는데 음악을 어떤 걸 넣는지에 따라서 영화가 완전 다르게 바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음악의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음악이 영화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부계석을 떠올렸을 때 생각 나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이 영화 시나리오를 받고 계석 역할을 보면서 위플래쉬의 'Caravan'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이기도 하고 되게 도전적이고 호전적이고 분노와 억압이 많이 담겨 있어서 그 점이 계석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외로 국악이나 전통음악이 아니네요? 그렇다면 부계석을 위한 테마 곡을 만든다면, 그 곡의 제목은 무엇으로 하고 싶으세요? 계선을 보면서 되게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만약에 테마 곡 제목을 정한다면 ‘Unstable’로 정하고 싶습니다.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가 그때 선배님들과의 첫 촬영이라 너무 긴장하고 얼어 있어서 불안정한 상태 그 자체였는데 선호 역할을 맡으신 윤선우 배우님이 “끝나고 내 방으로 와라.” 이렇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너무 긴장해가지고 잘못했나? 실수했나?’ 생각하면서 갔는데 맥주랑 치킨을 사다 놓고 기다리고 계셨어요. 그리고 손수현 배우님이 모영리당을 위한 우정 링과 첫 촬영 기념 책을 사 주셔서 덕분에 긴장 다 풀리고 되게 재밌게 촬영했었습니다.
배우 황동희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의 이름 자체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일치되는 순간이 올 때까지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신효림, 김민서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혜지
에디터 : 김문숙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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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뒤편에서 삼켜지는 감정들
말 뒤편에서 삼켜지는 감정들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쉽게 형언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영화를 찍어왔다. 그의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언제나 인물이며, 그는 이야기보다도 인물에, 그리고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에 주목해왔다. 지금까지의 그가 인물들이 서로에게 내뱉는 말들의 충돌을 통해 그 감정을 두드러지게 나타냈다면, 이번 영화에서 그는 그것의 충돌보다도 인물이 내뱉는 말 뒤편의 감정을 좇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티아스와 막심>은 자비에 돌란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부드럽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여전히 스타일리시하고 영상미 있지만, 감정을 표현함에 있어 절제하는 것이 분명히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연출 기법이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간다. 아마도 이런 부분 때문에 혹자에게 이 영화는 그의 전작들에 비해 전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감독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이 영화에서 미학적인 의도로 찍은 장면은 베이 윈도우 뒤에서 마티아스와 막심이 키스를 하는 장면 하나뿐이며, 그는 영화 대부분의 장면을 온전히 인물의 심리에 따르며 찍었다. 핸드헬드 장면이 많은 것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이다. <마티아스와 막심>은 그의 영화 중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영화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임에도 이 영화에는 한 가지 튀는 부분이 있다. 바로 영화 출연을 부탁하는 친구 동생 에리카와 그의 친구다. 이들은 영화에서 마티아스와 막심 나이대의 다음 세대로 묘사된다. 이들은 프랑스어와 영어를 혼용해 쓰고, 리베트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은 그런 그들의 행동을 비꼬는 뉘앙스를 취한다. 두 세대의 언어 충돌은 퀘벡의 젊은 층에게 나타나는 영어에 대한 선호 변화를 실감하게 만든다. 성에 대한 인식 또한 마찬가지다. 에리카의 친구가 마티아스와 막심에게 "둘이 키스 해봤어요?"라며 아무렇지 않게 물어보고, 에리카가 둘에게 "오빠들은 여자야. 아니 남자일 수도 있지"라며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은 이들의 개방된 성, 젠더 인식에 대해 느끼게 한다. 특히나 "양식에 있어 인상주의적이면서도 표현주의적"이라는 말에 대해 질문하는 막심에게 에리카가 "오빠들 세대의 관점으로 보면 그렇지"라고 대답하는 장면은 윗세대의 한계에 대한 아래 세대의 변화 가능한 발전성을 나타내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영화의 중심 서사와는 다소 동떨어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지만, 퀘벡의 젊은 층에 나타나는 변화 양상을 날카롭게 나타낸 인상적인 부분이다.
" 클로즈업 준비됐어?"
친구 동생의 단편 영화에서 키스 씬을 찍은 뒤, 두 사람에게는 변화가 생긴다. 둘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혼란스러워한다. 이때 두드러지는 건 마티아스의 행동이다. 마티아스는 약혼자에게 자기라고 부르지 말라며 짜증을 내고, 단편 영화를 자신 없이 본 것에 대해 신경 쓰는 등 주변 사람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한다. 또한 막심의 송별회를 잊었던 척하고, 게임 중 그가 사기를 쳤다고 시비를 거는 등 막심과 거리를 두며 배타적으로 행동한다. 막심은 그런 그의 행동을 신경 쓰고,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자꾸 의식하게 된다. 두 사람의 다른 행동은 성격 탓도 있겠으나, 애초에 두 사람의 처지가 다른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마티아스는 로펌에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고, 승진과 약혼자와의 미래를 앞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에 반해 막심은 불안정하고 막막한 삶을 살고 있다. 2주 뒤 오스트레일리아로 돈을 벌러 떠날 예정이고, 히스테리를 부리는 엄마와 연락 두절인 형은 그에게 의지가 되지 않는다. 친구들과 마티아스의 엄마가 오히려 그의 안식처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에 길을 잃는 것은 같다. 이른 아침 수영 중에 방향을 잃고 헤매던 마티아스가 숙소에 도착해 "길을 잃었어"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런 두 사람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길 두려워하며 계속해서 막심을 밀어내던 마티아스는 결국 파티 도중에 막심에게 상처를 줄 말을 내뱉는다. 여기서 그는 막심을 점박이라고 부르는데, 내내 언급되지 않던 막심의 흉터가 유일하게 언급되는 장면이다.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마티아스는 이내 다시 돌아온다. 그러고는 카드 게임을 하고 있는 다른 친구에게 괜히 훈수를 두며 어색하게 막심 곁으로 갈 기회를 만든다. TV를 보고 있던 막심의 곁에 마티아스가 앉는 장면에서 Phosphores cent의 <Song For Zula>가 흘러나온다. 크레딧이 올라갈 때 들리기도 하는, 영화 전체를 요약한다고 할 만한 곡이다. 이날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때도 마티아스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길 겁낸다. 막심은 주말을 같이 보내자며 지금의 감정을 이해하고 싶다고 하지만, 마티아스는 이건 우리가 아니라며 모르겠다고 말한다. 다음 장면에서 마티아스는 점멸하는 전구 밑에 서있다. 불이 들어왔다 안 들어오기를 반복하는 전구는 친구 사이이면서 사랑 사이에도 놓인 두 사람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티아스가 스위치를 건드리며 인트로에서도 들리던 전구를 켰다 끄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마티아스는 결국 전구를 끄고 장면은 암전 된다. 거래처 변호사 케빈과 바에 있던 마티아스는 그곳을 나와 어딘가로 뛰어간다. 하지만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서 괴로워한다. 막심은 다른 바에 있다. 그는 화장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반점을 가려본다. 거울에서는 상처가 보이지 않지만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상처가 있다. 막심은 엄마의 집 앞에서 돌아온 형과 함께 즐거워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여전히 두 사람은 길을 잃었으며, 목적지를 찾지 못한다.
출국 전날 막심은 마티아스의 엄마 프랑신에게 전남편 전화번호를 부탁해 연락을 취하고, 3주 전 마티아스의 메일로 보낸 상황이라는 답을 받는다. 마티아스의 진심을 다시 확인한 그는 울음을 터뜨린다. 그에게 서운했던 감정이 녹아내린 것일 수도, 이제 호주로 떠나기 때문일 수도, M과 M의 농장을 만들기엔 이미 완전히 늦어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막심은 마티아스의 진심을 다시 확인했다. 짐을 다 챙기고 집 문을 연 그의 앞에 친구들이 보인다. 그중에는 마티아스도 있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 간에 당장 두 사람의 목적지는 사랑보다 우정에 가깝다. 길을 잃었던 두 사람은 자신들을 붙잡아주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길을 찾는다. 마티아스는 막심의 곁에, 막심은 마티아스의 곁에 여전히 남는다.
<마티아스와 막심>은 사랑에 대한 영화이며, 또한 우정에 대한 영화다. 실제로 자비에 돌란 감독은 20대 중후반에 만난 친구들을 캐스팅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준 친구들과 우정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 <마티아스와 막심>을 만들게 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 마티아스와 막심을 비롯한 영화의 친구 무리는 때때로 서로를 공격하기를 서슴지 않지만,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챙기며 사랑을 베푼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준다. 어쨌든 영화는 우정에 가깝게 끝나지만, 만약 둘의 관계가 사랑으로 진전되다 해도 이들의 우정에는 별 영향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막심의 얼굴 흉터가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니게 받아들여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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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실의 슬픔에 줌 인(z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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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이후, 적절한 추모 기간은 얼마일까? 언젠가부터 사건사고, 재난에 희생된 사람들을 다루는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을 졸이게 된다. 당장은 모두가 가족‧동료‧친구를 잃은 슬픔에 공감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이제 그만하라’고 손가락질하는 모습이 상상되기 때문이다. 나만의 피해의식은 아닐 것이다. 일베 회원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단식투쟁 중인 유가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전개한 이후부터였을까? 우리 사회가 슬픔에도 유통기한을 부여하기 시작한 것은.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상실이 우리에게 남긴 흔적과 그 흔적이 나의 일부가 되어가는 과정을 천천히 좇는 영화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어린 사야카는 우연히 동네 펫숍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개 ‘루’를 발견한다. 루는 ‘믹스견’이라 품종이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버림받은 상태였다. 우여곡절 끝에 함께하기로 한 사야카와 루는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추억을 쌓아 올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준다. 루가 수개월 만에 심장병에 걸려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다시 혼자가 된 사야카. 그는 루가 떠난 후에도 일상의 모든 공간에 남은 루의 흔적과 마주하며 우울한 기분에 빠져 지낸다. 루와 행복했던 만큼, 그 공백도 크게 느껴져서다. 그러던 중 오래전 아들을 잃은 동네 할아버지 후세와 친구가 된다. 둘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상실이 남긴 흔적이 무엇인지를 차근히, 느린 속도로 마주해나간다.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개월 전 루를 떠나보낸 사야카와 수십 년 전 아들을 먼저 보낸 후세가 느끼는 슬픔의 크기는 같다. 오랜 시간이 후세의 슬픔을 덜어주지 않았다는 소리다. 이제 마을에서는 아들을 잃은 후세의 이야기가 슬픔이 증발한 건조한 소문으로만 떠돌지만, 후세는 여전히 수십 년 전에 머무르며 아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후세의 슬픔을 '과거'로 흘려보내는 동안, 후세는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 채 홀로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상실의 슬픔은 진정 어린 공감과 연대의 마음으로 승화될 수 있다.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후세와 사야카가 끝내 미소 지을 수 있었던 건 이 때문이다. 서로의 슬픔에 공감해주는 사람을 만난 후에야 사야카와 후세는 상실한 존재를 떠나보낼 수 있었다. 공감과 연대가 어렵다면 상대가 ‘이제 괜찮다’고 말할 때까지 마냥 기다려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무엇이든, 타인의 슬픔에 유통기한을 정해놓고 그만하라 닦달하는 것보단 낫다.
영화에는 성인이 된 사야카의 내레이션과 어린 사야카의 목소리가 겹쳐지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는 사야카가 루를 잃은 상처와 ‘함께’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슬픔은 ‘극복’되어 ‘사라져야 할’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상실로 인한 슬픔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뿐이다. 이를 바탕으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성숙한 존재가 될 수도 있고, 타인의 슬픔을 존중하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 수도 있다. 다시 한번, 상실의 슬픔에는 유통기한이 없다.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루를 떠나보낸 사야카의 슬픔과 사야카가 이 슬픔을 마주하는 과정을 아주 천천히, 그리고 가까이서 보여준다. 내게는 이 영화가 상실의 슬픔에 줌 인(zoom-in)함으로써 슬픔마저 ‘죄’로 몰아가는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영화로 읽혔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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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에서 볼 수 있는 힐링 영화(인생영화)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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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확산세가 다시 너무 무서워서 지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힐링이 필요한 시기, 힐링이 될 수 있는 영화를 추천합니다.
오늘은 왓챠에서 볼 수 있는 힐링 영화를 꼽아봤습니다.
리스트를 꼽다 보니 인생영화로 꼽게 되는 작품들이라. 제목에 (인생영화) 문구를 추가했습니다.
소년의 성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빌리 엘리어트>
<빌리 엘리어트>는 성장영화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작품입니다
발레는 다른 예체능 분야보다도 대부분 여성이 참여하는 예체능 분야죠.
주인공 소년 빌리처럼 발레에 관심을 갖고, 발레리노를 꿈꾸는 소년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영화의 배경은 80년대이다 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리는 발레를 하면 한 마리의 새처럼 날아다닌다고 고백하며 발레를 사랑하고 발레에 열정을 바칩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빌리가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아버지로서 최선을 다해 울림과 감동을 줍니다
짠한 사연과 따뜻한 한 끼
<심야식당 1,2>
일본에서 사랑받은 드라마를 원작으로 마스터 (코바야시 카오루)가 심야에 운영하는 식당에서 허기와 마음을 달래줍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각 인물들의 사연은 유머러스한 사연, 짠한 사연이 다채롭습니다.
인물들의 사연만큼 영화에 등장하는 별미들도 상당히 맛깔스럽게 보이기 때문에 음식을 보는 눈도 행복해집니다!
(1편, 2편 모두 단짠 매력을 제대로 갖춘 작품입니다!)
청춘의 긍정 에너지
<세 얼간이> (171분 ver.)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은 인도영화로
세 명의 대학생의 꿈과 열정을 생생하게 그린 작품입니다.
인도의 명문대, 졸업을 인정받지 못한 학생이 살을 하는데,
영화의 주인공 세 얼간이는 이 죽음이 단지 자살이 아니라 스펙만 강조하는 인도 사회와 학교문화가 살해한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세 얼간이는 학교 시스템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유쾌한 소동을 일으키고 멋진 활약을 합니다
* 영화의 주인공이 대학생이지만, 인도 국민배우 아미르 칸은 실제로 <세 얼간이> 촬영 당시 47세였는데요.
주요 인물들이 대학생 또래의 인상을 주는 영화인데, 아미르 칸은 그들 사이에서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촬영 당시에도 유쾌하고 열정적인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합니다.
정갈한 힐링영화
<카모메 식당>
<카모메 식당>도 영화 <심야식당>처럼 힐링 쿡방 영화인데요. 조금 더 정갈한 느낌의 영화입니다
핀란드 해변 마을 헬싱키에 위치한 일본 여성이 운영하는 식당. 식당의 사장님, 직원들은 각자 저마다의 사연도 있습니다
조용한 식당이었지만 점차 손님들이 모여들고 식당의 음식과 사연이 어우러지는데요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연이 잔잔하게 묘사되어 더욱 힐링을 받는 느낌의 영화입니다
인물의 과거를 신파극으로 나열하는 영화들과는 다른 잔잔한 힐링영화라 더욱 귀한 작품입니다
이상으로 힐링영화 (인생영화)(@왓챠)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리얼리스트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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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더 이슈와 소셜 미디어 폐해를 섞은 풍자극
“안녕하세요. 한정미입니다!” 여장을 한 조정석이 이 말을 하는 순간! <파일럿>을 향한 관심도 커졌다. 한 미모(?)하는 조정석의 모습과 연기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여장 남자 코미디 영화라는 점에서 올여름을 기다리게 만든 것. 물론, 기존 여장 남자 코미디 영화와 별반 다르지 않을 듯한 기시감은 여름 성수기에 이륙하려는 영화의 불안 요소! 하지만 이륙한 영화를 만나보니 기시감 미탑승! 대신 다른 요소들이 착석했다.
최고의 비행 실력 보유자, <유 퀴즈 온 더 블럭>까지 출연할 정도로 인기 고공행진 중인 항공 조종사 한정우(조정석). 하지만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는 법. 직장 술자리에서 여성 차별적 발언을 한 그는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다. 다른 항공사에 문을 두드려봐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그를 뽑아주는 항공사는 없다. 설상가상으로 이혼까지 하고, 모아둔 돈도 다 떨어져 가는 신세. 하는 수 없이 이찬원 성지순례를 다니느라 바쁜 엄마(오민애)와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여동생 한정미(한선화)에 집에 들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항공사에서 성 비율에 맞춰 파일럿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지원서를 낸다. 이름은 한정미, 성별은 여성, 직책은 부기장으로. 며칠 후, 1차 서류 합격 소식을 들은 그는 여동생의 도움으로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의 가짜 삶을 시작한다.
<파일럿>은 두 개의 엔진을 갖고 있다. 그중 하나는 여장 남자 코미디다. 잘 나가던 조종사가 말실수로 추락한 후, 여동생의 이름과 신분을 빌려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자신의 신분을 들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를 전한다. 일하기 위해서는 여성으로 살아야 하는데, 고초가 여간 많은 게 아니다. 여자 화장실에 가야 하는데, 남자 화장실에 가는 건 기본, 한정우로 살았던 말투와 기억, 행동들이 기어이 표출되고, 동기이자 워맨스를 이루는 윤슬기(이주명) 등 자신의 비밀을 숨겨가며 연명하는 한정우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젠더 이슈를 통한 웃음도 첨가된다. 한정미라는 여성으로 살려고 마음먹은 그가 가장 참지 못하는 건 바로 사회적 편견에 알게 모르게 여성을 비하하는 언행, 성희롱까지 당해야 하는 등 남성이었을 때는 전혀 문제기 안되었던 부분이다. 육사 후배이자 함께 비행기 운행을 해야 하는 기장 서현석(신승호)과의 에피소드는 이를 잘 그린다. 남자인지 모르고 한정미에게 추파를 던지는 상황 자체가 주는 재미는 물론, 이를 벗어나기 위해 한정우의 다소 과격한 타파 방법이 웃게 만든다. 이 터프한 모습에 더 빠져드는 서현석의 모습에 그 웃음은 배가 된다.
이런 서사적 구조와 코미디 작법은 <파일럿>만의 장점은 아니다. 영화의 원작인 스웨덴 작품 <콕핏>은 물론, <투씨> <미세스 다웃파이어> 등 여장 남자 코미디 계보를 잇는 작품에서 숱하게 봐왔던 부분이다. 선배 격인 영화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가야 하는 건 <파일럿>의 운명. 연출을 맡은 김한결 감독은 이 코미디 장르에 좀 더 깊숙이 파고드는 젠더 이슈와 캔슬컬처를 포함한 소셜미디어 폐해를 가져온다. 이는 <파일럿>의 두 번째 엔진으로서 그 역할을 다한다.
앞서 소개한 듯 영화는 남성에서 여성의 삶을 사는 한정우를 통해 여성들이 겪는 사회적 고초를 투영한다. 비록 코미디라는 장치로 활용될 때도 있지만,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단순히 휘발되는 게 아니라 묵직한 풍자 요소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한다. 기장은 남성, 부기장은 여성으로 대변되는 직업의 성 우위, 여성을 직업의 숙련도와 포부가 아닌 외모로만 평가하는 사회적 잣대 등 반복되는 젠더 이슈는 점점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여기에 SNS로 대변되는 소셜미디어의 폐해도 중요한 역할은 한다. 핵인싸로서 살아가는 한정우의 삶은 빛 좋은 개살구다. 사회적인 지위와 면모에만 중점을 뒀기 때문에 가족도 그리고 비행기 조종을 좋아했던 자기 자신도 잊고 산다. 진짜 자신의 이름과 성을 가린 채 여성으로 변장해 살아가는 건 어쩌면 과거 진짜 한정우가 아닌 핵인싸 한정우의 삶을 지향했던 그의 과거 모습과 겹친다. 어쩌면 한정미로 살아가는 삶은 예전의 과오를 오롯이 체감하는 형벌처럼 느껴지고,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과정으로도 보인다.
소셜미디어의 폐해 대상은 한정우만이 아니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고 화려한 모습에만 현혹되어 반응을 보이고, 어느 순간 자신의 생각과 달라져 팔로우를 취소하고 비판하는 일반 대중의 캔슬컬처 행태도 꼬집는다. <가장 보통의 연애>를 통해 뜬소문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세태를 멜로 장르로 보여줬던 김한결 감독은 이번엔 코미디 장르로 전작과 유사한 현대인들의 행태를 꼬집는다. 이런 부분으로 인해 <파일럿>은 기존 여장 남자 코미디와의 차별화를 가져가면서도 젠더 이슈, 소셜미디어 폐해 등 현시대의 세태를 반영하는 풍자극으로서 그 소임을 다한다.
두 가지 엔진은 가열차게 움직이지만 그 균형감을 유지하는데 공을 들이다 보니 웃음의 강도와 풍자의 깊이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난기류를 만나는 것처럼, 태생적으로 지닌 풍자의 메시지가 다소 무거워 간혹 마냥 웃을 수 없는 장면들을 마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코믹함이 계속 연결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한 번 이륙한 영화가 안전하게 착륙할 때까지 관객을 사로잡는 건 역시나 조정석이다. 이 역할을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 천연덕스럽게 1인 2역을 오가며 웃음을 유발하는 건 물론, 앞서 소개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다리 역할을 말끔하게 소화한다. 웃음을 줬다가 뺐다 하는 밀당의 고수처럼,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이 영화를 무난히 즐길 수 있는 건 조정석의 힘이라고 본다.
극 중 한정우를 도와주는 여동생 역 한선화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현실남매 포스를 보여주면서 말 맛 제대로 살리는 티키타카 파트너로 극을 살린다. 여기에 이 남매의 엄마 김안자 역의 오민애의 연기도 뒤지지 않는다. 이찬원을 향한 덕심으로 똘똘 뭉친 중년 여성 역을 입체감 있게 그리는데, 핸드폰 받는 자세부터, 말투, 팬덤에 사로잡혀 열정을 바치는 이들의 모습 등 포인트 마다 코믹과 감정 연기를 임팩트 있게 보여줘 몇 장면 나오지 않음에도 기억에 남을 정도다.
<파일럿>은 코믹 판타지다. 설정 자체부터 말도 안 되는 웃음이 그득하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단순히 팝콘 무비로 소비하기엔 아쉽다. 한정우 또는 한정미를 통해 보여준 이야기가 그리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도 한정우처럼 남에게 보여주는 것만 신경 쓰다 자신을 잃어버린 채 비행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다 난기류를 만나 추락하기 전 이 영화를 보고 자신을 돌아보는 건 어떨까. 일단 신나고 쓰디쓰게 웃으면서!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평점: 3.5 / 5.0
한줄평: 여장 남자 코미디로 이륙했다 사회 풍자극으로 착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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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새로운 방식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새로운 방식
넷플릭스 오리지널 <퀸메이커> 리뷰감독] 오진석, 문지영
출연] 김희애, 문소리, 류수영, 서이숙, 이경영, 진경
시놉시스]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스포일러 유의#
이토록 여성을 강조하는 정치물이 있었던가
퀸메이커를 보는 내내 상당히 이질감을 느꼈던 부분이 바로 ‘여성’에 대한 강조였다. 과연 현실 정치판에서 여성에 대한 공약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선거가 어디에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그만큼 현실 정치에서는 여성의 인권을 앞세운다기 보다는 보통의 인권을 주력하고, 당장의 표심을 얻을 수 있는 개발 및 유치와 같은 경제 중심의 정책이 앞세우곤 한다. 하지만 퀸메이커에서는 이상하리만큼 ‘여성’에 초점을 맞춘다. 공약 설명이나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의 1분 발표 시간에는 여성을 위한 서울시라는 문장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부분이 기존 정치물과 상당히 달랐던 요소였다.
기존 정치물에서는 남성 중심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정경유착을 주로 보여주면서 현실과 너무나도 비슷한 모습을 보며 관객에게 깨달음을 주었다면, 퀸메이커에서는 현실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정치의 주요한 쟁점이 되면서 오히려 시청자들이 이렇게까지 쟁점화되고 전면에 나올 수 있는 요소들이 왜 현실에서는 부각되지 않는 것일까? 그저 편을 가르고 서로를 비난하는 위치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황도희의 복수는 왜 시작되었을까은성그룹의 전략기획실장 황도희. 그녀는 여론을 주무르는 이미지 메이킹 전략의 귀재다. 기업의 골치 아픈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면서 오너 일가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그토록 충성을 바쳐왔던 은성그룹을 배신하고, 그들의 적이었던 오경숙 인권변호사를 서울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 캠프의 단장을 도맡는다. 황도희는 그간 오너 일가의 수많은 범죄행위들을 무마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해왔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죽었던 적이 없진 않았으나 한이슬의 죽음은 그녀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왜일까?
그 동일한 궁금증을 은성그룹의 사위 백재민 상무도 황도희에게 물어본다. 이제까지 수많은 리스크들을 처리해왔으면서 왜 갑자기 이젠 못하겠다고 하는지. 자신 역시 활도희 당신이 지켜야하는 오너그룹의 일가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작품을 보는 내내 활도희가 왜 은성그룹을 돌아섰는지, 이제껏 이보다 더한 일들도 해온 그녀가 이 일로 돌아설만큼 정말 큰 일이고, 충격적인 일이었는지 의문을 가졌었는데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백상무라는 캐릭터를 통해 짚고 넘어가주고 있었다.
백상무는 어찌보면 오너일가로 편입된 사람이다. 본인도 그것을 느꼈기에 항상 황도희와 개인적으로 술을 마실 때면 자신은 황도희와 같은 입장이고 상황이라며 우리는 이 은성그룹 안에서 유일한 동지와도 같다는 표현을 자주한다. 외부에서 보기엔 은성그룹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위치에서 권력을 누리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실질적인 힘을 크게 가지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자신의 은성그룹의 사위라면서 저지른 성폭행을 무마해달라고 황도희에게 노골적으로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저지른 살해 행위에 대해 거짓으로 황도희에게 말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황도희에게 들키게 되고, 황도희는 이런 백상무에게 윤리적인 경멸과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고 믿었던 배신감이 동시에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은성그룹 일가에게서는 느끼지 않았던 배신감이 기폭제가 되었고, 성폭행이라는 같은 여성으로서의 모멸감이 작용하여 백상무에 대한 복수심으로 은성을 떠나 오경숙에게 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이 승리하는 사회를 희망하며
전략가 황도희를 잃은 은성그룹은 사위의 과오를 덮고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전설적인 킹메이커로 유명한 칼 윤을 섭외해 온다. 그 과정에서 아주 다양한 음모와 범죄행위가 발생하는데, 황도희는 이 과정에서 아버지를 잃고 만다. 그저 백재민 상무를 시장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은성그룹을 망하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복수로 확장된다.
아내 은채령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백재민은 회사 주변의 여성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이용했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더 높은 자리에 앉혀주면서 그에 대한 보답을 했다. 국지연은 이러한 관계에 만족하면서 임신을 하게 되고, 이를 무기로 백재민을 잡고자 하지만 권력에 눈이 먼 백재민은 국지연을 살해하려고 한다. 정치인으로서 불륜과 혼외자는 너무나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국지연을 자살로 위장하려 하지만 이를 알아챈 황도희와 오경숙은 결국 국지연을 살려내며 백재민의 추악한 모습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만천하에 알린다.
어쩌면 드라마기에 짜릿한 권선징악으로 끝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현실이었다면 권력과 자본을 가진 백재민과 같은 캐릭터가 국지연이라는 인물을 자살로 위장하는 것은 너무나도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퀸메이커는 계속해서 백재민이 자신의 과오를 덮기 위해 더 큰 잘못을 선택할 때마다 그 모든 행위를 하나씩 하나씩 벗겨나가면서 결국에는 진실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론을 통해서 우리 사회 속에서도 시간이 걸릴지라도 결국에는 진실이 승리한다는 희망을 넌지시 심어주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퀸메이커는 남성이 강조되었던 기존 정치물과 달리 캐릭터와 소재 모두 여성을 내세우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현실 정치와 비교할 수 있게 만들어준 웰메이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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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과 원팀의 감동
정체성과 원팀의 감동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리뷰
감독] 제임스 건
출연] 크리스 프랫, 조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프
시놉시스] ‘가모라’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가디언즈 팀과 힘을 모으고,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미션에 나서는 이야기
#스포일러 유의#
이토록 기존 팝을 잘 쓰다니사실 대부분의 영화들은 영화를 위한 OST를 제작한다. 그래서 그 영화만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음악들을 영화 속에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가오갤 시리즈는 아니었다. 친구가 영화를 보기 전 한 가지 힌트를 줬는데, 가오갤 시리즈는 기존 팝송들을 영화 곳곳에 재비치를 해서 그 팝송을 영화 속에 대입해서 듣는 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알려줬다.
그래서 이미 잘 알려진 팝송의 경우 색이 너무 강해서 영화 색을 가리면 어쩔까 우려했지만 아니었다. 어쩜 그렇게 적재적소에 위치를 시켰는지 제임스 건의 탁월한 음악적 선택 능력에 박수를 치고 싶었다. 영화 가오갤 3는 Creep의 어쿠스틱 버전으로 시작한다. 별종으로 평생을 살아온 로켓의 자기혐오의 모습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곡이었다. 정말 찰떡같은 곡이기도 했고, 익숙한 노래가 들리다 보니 초반 영화 집중도를 끌어오는 데 한 몫을 했던 것 같다.
로켓의 정체성 찾기
가오갤 3를 보기 전 1, 2를 보지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자꾸 로켓이 자기는 라쿤이 아니라고 할 때마다 라쿤인 걸 알면서도 라쿤이 되길 거부하는 것인가 싶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라쿤과 같은 생체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기에 (물론 실험을 통해 얻게 되긴 했지만)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정말 본인이 라쿤인걸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너무나도 어렸을 때 실험대상으로 끌려왔고, 그들로부터 다양한 실험을 당하면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탈출 후 가디언즈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으니 자신의 뿌리가 무엇인지 알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실험을 당하고 자신의 친구들이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과 트라우마 속에서 평생을 살다 보니 자신 스스로를 바라볼 용기 조차 없었을테니 말이다.
마지막에 인간 실험체들을 모두 구하고, 자신과 같은 동물 실험체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로켓은 자신의 트라우마와 직면하고, 이제는 더이상 피하고 도망치지 않고 동물 실험체들을 모두 구해내기 시작한다. 그렇게 철장에서 발견한 어렸을 적 자신과 똑같이 생긴 어린 라쿤들을 보면서 눈물이 차오르는 로켓 라쿤. 그 철장 안에 적혀있던 글은 라쿤이었다. 자신이 진짜 라쿤이었음을 로켓은 아마 그 때 스스로 확실하게 인지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자신의 트라우마와 직면하고, 결국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은 스스로임을 깨닫고 용기있게 도망치지 않은 로켓 라쿤. 덕분에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알게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젠 우리도 멤버인가
마지막에 울컥했던 부분은 그루트가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다. 물론 로켓이 자신의 과거를 똑바로 바라보고 아기 라쿤을 구할 때부터 이미 울고 있긴 했었다. 하지만 마지막 큰 한 방은 그루트의 대사였다. 이제까지는 그루트의 모든 대사는 아임 그루트! 아임 그~루트~~~ 처럼 억양만 달라질 뿐 대사는 같았다. 그래서 가오갤 멤버들이 통역을 해줘야만 다른 이들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 다른 이에는 아마 관객들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오갤3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루트가 I love you, guys!라고 말한다. 나도 사랑한다고 그루트가 말을 한다. 10년 동안 아임 그루트가 전부였던 그루트가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해서 1차 충격을 받았고, 다시 생각해보니 가오갤 멤버들은 그루트의 발언에 전혀 놀라지 않은 것을 보니 10년 동안 그루트를 봐 온 관객들이 이제 벽을 넘어 그루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팡-하고 터졌다. 사실 고작 150분을 함께 했는데 말이다. 전작들을 보지 않았음에도 150분밖에 함께 하지 않은 사람마저 울릴 정도였으니 1, 2편을 다 챙겨보고 가오갤3를 만난 관객이라면 더 감동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마지막 장면에 감동을 넣어둔 제임스 건의 큰 그림에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그 장면에서 영화관에 있던 관객들은 일동 탄성이 튀어나왔고,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서사가 너무나도 완벽했던 작품이었다.
이 멤버로 다시 가오갤이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돌아올 확률이 매우 희박해보여서 너무 아쉬운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명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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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 와, 이제 그만 기다려.” / 박보영, 송중기 주연 늑대소년 명대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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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Alone Together - Mona Wonder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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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 최고, 최악의 CG 장면들
#산돌구름 #마블CG #엔드게임
"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2021. 01. 28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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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마블의 CG
01:02 아이언맨3 가짜 로다주
02:09 에이지 오브 울트론 마크45
02:53 디에이징 효과
03:52 시빌워 토니&스파이더맨
05:04 닥터스트레인지의 마법
05:57 CGI 팬서
07:08 엔드게임 Final Battle
07:57 헐크버스터 in 와칸다
08:28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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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모범가족> 티저 예고편
"내가 가족을 지킬게" 그 돈을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죽은 자의 돈때문에 처절하게 얽힌 《모범가족》 8월 12일,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