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8-18 10:25:33
[JIMFF 인터뷰] 배우와 황동희가 일치하는 순간까지 달려가고 싶습니다
배우 황동희 인터뷰
배우와 황동희가 일치하는 순간까지 달려가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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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경쟁 장편 영화로 선정된 '나의 여신'은 전통 무속을 심도 있게 재현하면서 특히 굿의 음악적, 무용적 측면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영화다. 8월 12일, 하소생활문화센터 산책에서 황동희('나의 여신' 부계석 역) 배우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영화 '나의 여신'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나의 여신'이란 작품은 민속학자 선호가 제주도 최고의 심방(무당)을 연구하기 위해서 소미(무당의 조수)가 되려고 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선호 이전에 원래 심방의 소미였던 부계석 역을 맡았는데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소미가 되려고 하는 선호를 견제하는 역할입니다.
부계석이라는 역을 소화하기 위해 추가로 준비하신 거나 공부하신 게 있으신가요? 직접 제주도 굿을 보기도 했고 한국무용과 현대무용도 배웠습니다. 또 사설도 읽었고 이자람 님에게 판소리를 배우며 준비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배우시느라 힘들었을 것 같아요. 우선, 제가 굿이나 국악 분야를 처음 접하다 보니, 헷갈렸어요. 저는 네 박자에 익숙한데 국악은 세 박자이기도 하고…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되게 힘들었는데 손수현 배우님이 국악 전공이셔서 굉장히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북 치는 법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 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했습니다.
굿과 국악은 영화 음악으로 접하기에 흔하지 않은 소재라고 생각해요. 어제 개막식에서 작품 소개 나오는데 서양 음악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근데 <나의 여신> 작품을 소개할 때만큼은 딱 토속적인 음악이 들리니까 신비롭기도 하고 아주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옆에 같이 있던 관객분들도 끄덕끄덕하면서 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국제음악영화제이고 제천에서 열리는 만큼 '나의 여신'이 한국에 대한 그런 토속적인 음악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여신'에서 음악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음악에 따라서 영화가 되게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저는 촬영하면서 오케이 컷 모아 놓은 편집본도 보고, 사운드가 입혀졌을 때, 영화 음악이 삽입되었을 때도 보는데 음악을 어떤 걸 넣는지에 따라서 영화가 완전 다르게 바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음악의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음악이 영화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부계석을 떠올렸을 때 생각 나는 음악은 무엇인가요? 이 영화 시나리오를 받고 계석 역할을 보면서 위플래쉬의 'Caravan'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이기도 하고 되게 도전적이고 호전적이고 분노와 억압이 많이 담겨 있어서 그 점이 계석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외로 국악이나 전통음악이 아니네요? 그렇다면 부계석을 위한 테마 곡을 만든다면, 그 곡의 제목은 무엇으로 하고 싶으세요? 계선을 보면서 되게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만약에 테마 곡 제목을 정한다면 ‘Unstable’로 정하고 싶습니다.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제가 그때 선배님들과의 첫 촬영이라 너무 긴장하고 얼어 있어서 불안정한 상태 그 자체였는데 선호 역할을 맡으신 윤선우 배우님이 “끝나고 내 방으로 와라.” 이렇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너무 긴장해가지고 잘못했나? 실수했나?’ 생각하면서 갔는데 맥주랑 치킨을 사다 놓고 기다리고 계셨어요. 그리고 손수현 배우님이 모영리당을 위한 우정 링과 첫 촬영 기념 책을 사 주셔서 덕분에 긴장 다 풀리고 되게 재밌게 촬영했었습니다.
배우 황동희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의 이름 자체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일치되는 순간이 올 때까지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글: 하이스트레인저 신효림, 김민서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혜지
에디터 : 김문숙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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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주 최신 개봉영화!
12월 2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2월 2주 개봉영화 5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The King's Man , 2020
킹스맨이 돌아왔다!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에 맞서,
이들을 막으려는 한 사람과 최초의 독립 정보기관 ‘킹스맨’의 기원을 그린 작품입니다.
100년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킹스맨’ 조직이 어떻게,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기원을 다루는데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킹스맨: 골든 서클'에 이어 ‘매튜 본’ 감독이 또 한 번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007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의 ‘랄프 파인즈’ 그리고 신예 해리스 딕킨슨 이 두 배우의 콤비가 탄생을 했는데요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부자 사이에서 생기는 깊은 애정, 갈등, 화해 등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극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최초의 킹스맨의 이야기
첫번째 추천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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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리저렉션 The Matrix Resurrections , 2021
18년만에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시리즈
매트릭스1은 1999년, 매트릭스2와 매트릭스3은 2003년에 개봉
그리고 18년만에 신작으로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인류를 위해 운명처럼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가 더 진보된 가상현실에서 기계들과 펼치는 새로운 전쟁을 그리는데요
기억을 잃은 네오는 다시 빨간약과 파란약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이번 매트릭스에서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인간들이 대결을 펼치는 '매트릭스'만의 독보적인 드라마가 그려질 예정입니다.
18년이 지났지만 기존 출연진들이 이번 작품에도 출연합니다.
네오 역할은 키아누 리브스가 그대로 맡았고, 트리니티 역 역시 캐리 앤 모스가 그대로 맡았습니다.
다시 새롭게 돌아온 매트릭스!
두번째 추천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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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 카 ドライブ・マイ・カー , Drive My Car , 2021
일본의 젊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 입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21 시카고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관객상 2관왕 수상, 2021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2관왕 수상, 2021 덴버국제영화제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2014년 8월 발간된 '여자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9년 만에 펴낸 단편소설집으로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 6주 1위를 차지하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칸, 베를린 그리고 전세계를 사로잡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걸작
세번째 추천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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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Cinderella and the Spellbinder , 2021
신데렐라 이야기의 재해석
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는 용감하고 당찬 공주 신데렐라가 마법에 걸린 왕자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신비한 생명석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번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신데렐라: 마법 반지의 비밀'의 후속작입니다.
'라이온킹', '알라딘', '뮬란2' 등 디즈니 출신 제작진이 만들어낸 전편의 환상적 비주얼의 장점들은 유지하면서
'겨울왕국', '라푼젤' 작업에 참여한 작화가에 의해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작화가 더해져
전 편보다 더욱더 기대가 큰 애니메이션 입니다.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새롭게 재해석한
네번째 추천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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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 , 2021
이틀만 진행하는 호두까기 인형 공연실황
크리스마스이브, ‘마리’와 그녀의 온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트리 주위에 모였고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그녀에게 마법의 선물을 주게 되면서 이번 크리스마스이브는 그녀에게 예기치 않은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마리’의 새 인형이 살아나서 그녀를 돌풍 같은 모험의 세계로 빠트리는영화 "호두까기 인형"이 개봉을 하는데요
공연실황 영화입니다 25일과 27일 단 이틀만 개봉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날 영화관에서 공연을 보는 또 하나의 추억
다섯번째 추천영화 "호두까기 인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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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적인 스타일리쉬, 보는 이도 극단적으로 미쳐버려
왕가위 감독은 독창적인 스타일리스트 중 한 명이다. 그의 영화의 매력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분위기가 좋다", "느낌있다" 라고 말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것을 더 자세히 표현하자면 연출과 영상미가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사실이다. 흔히 왕가위 감독의 리즈시절이라 불리던 80~90년대에는 그의 스타일을 모방한 광고나 영화가 한국에서 여럿 나왔을 정도니. 다만 그의 단점으로 뽑히는 것은 이러한 연출과 영상미를 따라오지 못하는 각본이다. 실제로 촬영감독이 바뀐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때 부터는 각본의 단점이 크게 부각되었다. 이번에 이야기 할 영화 "2046"은 그런 왕가위의 장점인 연출과 영상미, 단점인 각본이 극단적으로 나온 영화라고 생각한다. 왕가위 감독 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독창적인 카메라 무빙은 이 영화에서 더 강렬해졌으며, 난해한 스토리 라인은 작중 현실과 소설의 이야기와 상상이 교차되면서 혼란이 더욱 커졌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이 영화에 극단적으로 반감을 표할 것이고, 동시에 누군가는 극단적으로 열광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매료시키는 그 영상미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우면 어때. 너무 황홀하잖아.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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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웡카 | 초콜릿은 본디 달콤하고, 씁쓸하고, 따뜻한 법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술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티모시 샬라메)가 디저트의 성지, ‘달콤 백화점’에 마침내 발을 들여놓는다. 그의 꿈은 백화점 안에 웡카 초콜릿 가게를 열고, 홀로 연구한 세계 최고의 초콜릿을 선보이는 것.
하지만 의식주는 물론 인맥도 없는 웡카는 이내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그는 온갖 진귀한 재료를 배합해 만든 특별한 초콜릿으로 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만,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한다. '슬러그워스'(패터슨 조지프)를 필두로 한 초콜릿 카르텔 삼인방과 카르텔에게 뇌물을 받은 '경찰서장'(키건 마이클 키)이 그를 방해하기 때문.
심지어 여인숙 주인 ‘스크러빗 부인’(올리비아 콜맨)과 ‘블리처’(톰 데이비스)의 농간에 놀아난 나머지 웡카는 빚더미에 올라앉고, 밤마다 초콜릿을 훔치는 도둑 ‘움파룸파’(휴 그랜트)도 그를 괴롭힌다. 그러나 웡카는 같은 꿈을 지닌 소녀 '누들'(칼라 레인)과 여러 친구를 만난 후 여러 난관을 기어코 돌파해 내고, 다시 한번 초콜릿 가게를 열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몽상가 윌리 웡카를 노래하다
윌리 웡카. 범인은 이해 못 할 괴짜, 천재 발명가, 수완 좋은 사업가. 그는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세계 최고 초콜릿 공장의 주인으로, 누구나 한 번쯤 보거나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캐릭터다.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1971), 팀 버튼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을 통해 영상화되기도 했다. 전자에서는 진 와일더의, 후자에서는 조니 뎁의 연기가 주목받았다.
그런데 그의 과거는 유명세에 비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원작 소설에서 짧게 언급될 뿐이다. '찰리'의 할아버지인 '조'에 따르면 윌리 웡카의 첫 공장은 피켈그루버, 프로드노스, 슬러그워스라는 경쟁사의 계략 때문에 망했다. 이후 몇 년간 잠적했던 그는 돌연 움파룸파 사람들을 데려와 다시 공장 문을 열였다. 이게 전부다. 그나마 팀 버튼의 작품에서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간략하게 등장했다.
<패딩턴> 시리즈의 폴 킹이 메가폰을 잡은 뮤지컬 영화 <웡카>는 베일에 싸인 그의 과거를 풀어낸다. 전체 줄거리는 소설 내용을 따른다. 대신 세부 상황과 캐릭터를 각색해 이전 두 영화와는 또 다른 모습의 윌리 웡카를 만들었다. 진 와일더의 웡카가 자상하면서도 섬뜩한 괴짜, 조니 뎁의 웡카가 반쯤 미친 '어른이'라면, 세 번째 웡카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몽상가에 가깝다.
밀크 초콜릿처럼 달콤한 몽상
윌리 웡카의 몽상은 두 가지다.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겠다는 야심, 그리고 어릴 때 죽은 엄마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염원. 이 둘은 별개가 아니다. 윌리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콜릿을 선보일 때, 그의 옆에 있겠다고 엄마가 약속했기 때문. 이는 윌리가 엄마의 마지막 초콜릿을 차마 못 먹고 오래도록 간직하는 이유다. <웡카>는 두 매개체를 이용해 이 웡카의 몽상을 성공 신화로 탈바꿈한다.
첫 번째 매개체는 뮤지컬이다. 윌리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몽상이 노래와 춤을 통해 화려하게 뿜어져 나온다. 윌리가 달콤 백화점에 처음 발을 디딘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때 영화는 그의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뮤지컬과 백화점 한가운데서 윌리 혼자 미친 듯이 춤추는 코미디를 교차해 보여준다. 이는 몽상에 불과한 그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처럼도 보인다.
윌리가 처음 만난 친구 누들은 자칫 불가능해 보이는 그의 꿈을 현실로 끌어당겨 준다. 누들은 스크러빗 부인 밑에서 하인처럼 길러진 고아로, 친부모와 재회하는 꿈을 꾼다. 윌리와 누들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하며 친구가 된다. 또 윌리는 누들 덕분에 초콜릿 카르텔의 방해를 피할 사업 전략을 떠올리기도 한다. 불우한 성장 환경 때문에 실용적으로 사고하는 누들이 그의 몽상에 현실감을 불어넣기 때문.
이는 <웡카>에서 현실과 몽상 사이를 넘나드는 뮤지컬 장면이 유달리 돋보이는 이유다. 그의 몽상 중 초콜릿처럼 달콤한 대목만 모은 듯하다. 윌리와 누들이 경찰을 피해 온 시내를 누비며 초콜릿을 파는 장면, 윌리와 엄마의 추억을 가득 담아낸 웡카 초콜릿 가게를 마침내 오픈하는 시퀀스처럼. 윌리와 누들이 서로의 꿈을 지키고, 함께 이루자고 다짐하며 밤하늘을 나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다크 초콜릿 마냥 씁쓸한 현실
그러나 초콜릿이 항상 달콤하지는 않은 법. <웡카>가 다크 초콜릿처럼 씁쓸한 순간도 적지 않다. 사회적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기 때문이다. 물질주의에 찌든 어른과 아이들이 그들을 닮아가는 세태를 풍자한 원작 소설과 맥을 같이한다. <웡카>는 윌리 웡카와 초콜릿 카르텔의 갈등을 통해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는 기득권의 욕망과 부정부패를 비판한다.
초콜릿 카르텔은 새 초콜릿 메이커의 등장을 제도적으로 막아 독과점 시장을 유지한다. 초콜릿 판매법이 그들의 무기다. 법에 따르면 초콜릿은 가게에서만 팔 수 있다. 그 때문에 윌리는 난관에 부딪힌다. 거리에서 초콜릿을 팔지 못해 돈을 못 벌고, 돈이 없어서 가게를 못 구하고, 가게가 없으니 결국 초콜릿을 못 팔기 때문. 이는 초콜릿 카르텔이 몰래 빼돌린 초콜릿을 뇌물 삼아 경찰서장과 주교 등을 구워삶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만 가족 영화이기 때문인지 비판적인 메시지가 직설적이지는 않다. 악역을 동화 속 욕심 많은 빌런처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게 그 일환이다. 초콜릿 카르텔은 느끼하다고 느껴질 정도고 끈적한 노래를 부르고, 초콜릿을 뇌물로 받은 경찰서장은 자기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체중이 불어난다. 하지만 그들이 잔혹한 계략을 꾸미는 대목 등에서는 새 도전자를 쳐내는 각계의 기득권층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은연중에 드러난다.
핫초코처럼 따뜻한 프리퀄
다만 씁쓸함 덕분에 <웡카>의 끝은 핫초코처럼 따뜻하다. 관객의 마음을 녹여준다. 현실의 벽에 부딪힌 와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왕 윌리 웡카를 보다 보면 자연히 위로와 응원을 받을 테니까. 윌리가 만들어 준 특별한 초콜릿을 먹은 후, 가난하면 항상 질 수밖에 없다고 자조하던 누들이 한줄기 희망을 맛보듯이.
영화의 교훈에도 힘이 실린다. 엄마의 마지막 초콜릿을 마침내 먹는 순간, 윌리는 그녀의 편지를 발견한다. 남과 함께 나누는 초콜릿이야말로 가장 맛있는 초콜릿이라는 내용의 유언을 읽는다. 이 메시지는 예상 못한 감동을 선사한다. 윌리가 초콜릿을 독점하려고 갖은 수를 쓰던 초콜릿 카르텔과 치열하게 싸운 후이기 때문. 그에게 엄마와 초콜릿이 동의어라는 사실을 관객이 충분히 인지하기도 했고.
원작과의 연결고리라서 더 인상적이다. 소설에서 윌리 웡카는 찰리 버켓을 자기 후계자로 지명한다. 가난에 쪼들리는 와중에도 초콜릿을 욕심내지 않은 찰리에게서 웡카는 엄마의 유언을 발견했을 테니까. 더 나아가 곳곳에 숨은 오마주도 빛을 발한다. 웡카가 왜 하필 황금 티켓을 만들었는지, 공장에 왜 거대한 초콜릿 강이 있는지 그 이유가 밝혀지기 때문이다.
어떤 초콜릿이든 많이 먹으면 질린다
다만 초콜릿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금방 물리듯이, <웡카>도 끝으로 갈수록 힘이 빠진다. 원인은 두 가지다. 우선 장르 자체의 근본적인 한계에 직면한다. <웡카>는 팀 버튼의 2005년도 영화보다는 1971년도 영화의 오마주에 가깝다. 윌리 웡카의 의상, 세트와 움파룸파 족 디자인, 주연 배우의 외형만 봐도 알 수 있다. 달리 말해 <웡카>는 1971년도 영화처럼 뮤지컬 판타지 영화이자 아동 겸 가족 영화로 기획됐다.
그러다 보니 위기를 거쳐 절정에 다다르는 대목은 성인 관객 기준으로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다. 영화는 케이퍼 무비의 플롯을 차용해서 윌리와 초콜릿 카르텔의 갈등을 풀어나간다. 그런데 윌리와 누들이 초콜릿 카르텔의 비밀 사무실에 침투하고 빠져나오는 과정에 운과 우연이 자주 끼어든 나머지 극의 짜임새가 느슨해진다.
여기에 뮤지컬 시퀀스를 초중반부에 집중한 선택도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 짜임새가 벌어지는 가운데, 이를 상쇄할 뮤지컬 장면도 없다 보니 빈 공간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진다. 이처럼 한 번 떨어진 극의 밀도는 휴 그랜트의 움파룸파가 등장하는 장면처럼 코믹한 연출로도 미처 채워지지 않는다. 초반 씬스틸러인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의 등장 횟수가 줄어든 것도 한 몫한다.
Acceptable 무난함
남녀노소 모두 꿈꿨을 바로 그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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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나귀 EO'의 삶은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
어렵다. 쉽지 않은 영화다.
동물의 삶을 이해 한다는 게 쉬울 리가 없다는 것은 짐작했지만, 당나귀 EO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극은 불친절 하기 그지 없다. 큰 설명없이 함축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는 일이 빈번하다. 게다가 EO가 계속해서 만나는 상황들 또한 마음 편하게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영화다. 몇몇 장면은 몸서리 치도록 슬펐고, EO의 여정들은 오랫동안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나는 생각이 많아 졌다.
<당나귀 EO>는 단 한 순간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회색 당나귀 EO 의 인간 세상 여행기다. 세상의 전부였던 서커스단으로부터 구조된 뒤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가로지르는 긴 여정에서 평화로운 농장, 훌리건으로 가득한 축구장 공포의 소시지 공장, 쇠락 직전의 저택. 다양한 공간으로 이어지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다.
유럽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의 19 번째 장편영화 <당나귀 EO>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인 로베르 브레송의 걸작 <당나귀 발타자르>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거장다운 면모가 돋보이는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비주얼과 사운드, 그리고 환경과 동물권 문제에 대한 날카롭고 진중한 메시지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사운드트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제 70 회 멜버른국제영화제, 제 46 회 홍콩국제영화제, 제 47 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 66 회 BFI 런던영화제, 제 60 회 뉴욕영화제 등 내로라하는 영화제에서 무려 21 관왕 및 55 회 노미네이션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뉴욕타임스, 카이에 뒤 시네마, BBC, 타임, 사이트 앤 사운드, 인디와이어 등 저명한 매체로부터 연달아 올해의 영화로 선정되어 “잊을 수 없을 기이한 대서사시”(NPR), “미래에 고전으로 기록될 작품”(Cinemacy), “84 세 거장 감독의 최고작”(Ty Burr's Watch List) 등 극찬을 받으며 단숨에 놓쳐서는 안 될 걸작의 반열에 올랐다.
이 영화는 동물권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영화. 동물보호단체의 시위로 서커스단의 동물은 자유를 찾는 것 같지만, 곧 다른 인간의 보호 혹은 쓸모로 옮겨질 뿐이다. 가학적인 ‘서커스단’에서 유일하게 EO에게 애정어린 손길을 건넸던 ‘카산드라’와의 헤어짐 이 후, 모델로 활동하며 아름답게 꾸미고 보살핌을 받는 말들 사이에서 짐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해야하는 당나귀는 차별 받는 대상이 된다. EO는 곧 우당당탕 사고를 치고 또 ‘누군가’에 의해 옮겨지며 호감을 가졌던 말과 또 다시 헤어지게 된다. 이 후 옮겨가게 된 농장에서는 EO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사육장안에서 밖만 보고 서 있다. 감정을 주고 받는 누군가와의 헤어짐으로 상실감을 느끼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EO의 생일 날 밤, 작은 당근머핀에 초를 붙여 “네 모든 꿈이 이러지길 바라. 행복해야 해.” 하고 말하며 찾아온 카산드라가 떠나가는 순간. EO는 서글픈 울음을 길게 내 뱉고, 마침내 농장문을 박차고 스스로 나아간다. 인간의 세상에 홀로 걸어 나와 EO가 만나는 세상은 잔혹하다.
숲에서 늑대가 총에 맞아 죽고, 물고기들은 어항에 갇혀 있다. 여우는 모피를 위해 작은 케이지에 갇혀 있다가 죽임을 당한다. EO를 살라미용이라며 차에 실어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축구팀의 마스코트가 되어 원치 않은 추앙을 받기도 하고, 반대편에 의해 울분을 토해 낼 도구로 쓰여 폭력을 당하기도 한다. 저렇게 힘든데 안락사를 하는게 낫지 않냐는 사람과 치료하는 곳이니 치료를 할 뿐이라는 수의사도 있다.
스스로 울타리를 넘어 세상을 나온 EO는 동물이기에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일과, 동물이니까 저질러 버릴 수 있는 행동의 작은 간극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며 나아간다. EO의 행동과 그리하여 마침내 결정하는 선택의 과정은 처연하고 슬프다. EO가 내내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은 '사랑'이 아니었을까?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진정한 사랑' 마음을 기댈 곳이 없는 EO는 살아갈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 지 몰랐던 것은 아닐까.
내가 옳다고 하는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큰 시련을 줄 수 있고, 사랑을 준다고 하는 행동이 사랑을 받는 상대에겐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EO의 삶을 보며 생각한다. 타인에 의해 주어진 삶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며 나아가는 삶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속에서 누군가에 의해 착취 당한다고 말하는 그 삶엔 안온함과 사랑이 있고, 자유로워진 삶에는 불특정다수에 의한 폭력과 불안과 외로움만 있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것이 맞다 단정 지어 말할 수 있을까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동물과 자신의 삶은 관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모두 보았으면 좋겠다. 당나귀 EO의 삶은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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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장의 숨겨둔 분노 표출기
결혼생활이 꽤 오래 지나면서 아내 또는 남편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는 시기가 온다.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은 부모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고 뭔가 대단한 걸 해주길 바란다. 어쩌면 인생의 권태기라고 부를 수 있을 그 시기는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조금은 힘든 시기다. 그런 과정에서 부부는 점점 관계가 멀어지고 아이들과도 조금씩 멀어져 간다. 그럴 때면 진정한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그것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으려 하기도 한다.
영화 <노바디>의 주인공 허치(밥 오덴커크)는 아내 레베카(코니 닐슨)와 권태기를 겪고 있고, 아들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쑤다. 어느 날 강도가 들었을 때, 강도를 방망이로 제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놓아주자 아들은 더욱 아빠를 무시한다. 특히 영화 초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허치가 겪는 평범한 일상을 반복적으로 짧은 컷으로 보여주는데 그저 평범한 가장으로 보이고, 삶이 조금은 지루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허치는 더욱 움츠러들어있고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과 제대로 나누지 못한다.
그때 집에 침투한 강도는 허치가 가진 과거의 무언가를 깨운다. 딸의 고양이 팔찌를 가져간 강도를 탐색하여 주소를 알아내고 그곳에 가서 그들을 협박하는 모습에서는 그의 분노가 표출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그것을 억누르고 있다. 그 강도의 집을 나와서 집에 올 때 버스에서 만난 불량배 일당은 허치가 숨기고 있던 본성을 완전히 깨운다. 그때부터 영화는 본격적인 액션을 시작한다.
<존 윅>의 각본가 데릭 콜스타드와 기획자 데이비드 레이치가 신인 감독과 만들어낸 <노바디>는 존 윅의 분위기가 많이 난다. 타격감 있는 액션과 독특한 시퀀스는 영화에 신선함을 느끼게 해 주고, 통쾌함을 준다. 그렇게 주인공 허치가 악당에 대항하여 하나하나 깨나 가는 모습을 보면 그가 숨기고 있던 본성을 볼 수 있고, 그가 가진 능력의 한계치는 어디까지인지, 그의 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게 한다. 숨겨진 과거가 있다는 점에서 존 윅이라는 캐릭터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어쨌든 허치는 영화 안에서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해 나간다. 결국 그가 가진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야 말로 가족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가 솔직하게 과거를 털어놓고 그것을 보여줬을 때, 그의 아내는 그것을 결국 받아들인다. <노바디>의 이야기는 가정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는 영화 <존 윅>과는 다른 길을 간다. 가족 드라마에 좀 더 치중하면서 액션은 <존 윅>보다는 덜 스타일리시하고 밀도가 낮다. 그럼에도 오락영화로서는 어느 정도 기본 재미는 갖추고 있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노바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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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만들었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의 조합이었던 영화 《범죄의 재구성》
한창 넷플릭스를 구독하던 시절 썸네일에 염정아가 너무 예쁘기에 손이 자동적으로 갔고, 플레이버튼을 눌러서 봤던 영화 《범죄의 재구성》. 가볍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만큼 가볍고 재밌는 범죄오락영화였다. 다만 15년도 더 된 작품이라 그런지 진부함이 느껴져서 약간은 아쉬웠던 작품이기도 했다.
영화 《범죄의 재구성》 시놉시스사기는 테크닉이 아니라 심리전이다
사기꾼들의 속고 속이는 '리얼사기극'
사기 전과로 출소한지 한 달, 최창혁은 흥미로운 사기 사건을 계획한다. 그것은 바로 '꾼'들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은행 사기극. 다섯 명의 최고 '꾼'이 한 팀을 이뤘다. 완벽한 시놉시스 개발자 최창혁을 비롯, 사기꾼들의 대부 '김선생', 최고의 떠벌이 '얼매', 타고난 여자킬러 '제비', 환상적인 위조기술자 '휘발류'.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믿지 못한다. 목표는 하나! 하지만 그들은 모두 서로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과연, 성공 할 수 있을까?난공불락 '한국은행'이 당했다. 그러나 결과는 사라지고 없다! 한국 은행 50억 인출 성공! 그러나 결과는 없다. 모두 뿔뿔히 흩어지고, 돈은 사라졌다. 분명 헛점이 없었던 완벽한 계획. 무엇이 문제였던 것인가?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부상당한 '얼매'가 체포되고, 도망을 다니던 '휘발류'는 도박장에서 잡힌다. '제비' 또한 빈털터리인 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 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아직 행방이 묘연한 '김선생'의 또 다른 사기극? 아니면 이 사기극을 계획했던 '최창혁'의 또 다른 시놉시스?
사건을 추적하던 '차반장‘과 경찰은, 한국은행 사기극의 덜미를 잡게 된 결정적 계기가 한 여자의 제보 전화라는 것을 알아낸다. 용의자로 떠오른 이는 팜므파탈 사기꾼 서인경. 김선생의 동거녀인 그녀는, 한국 은행 극에 끼지 못했지만 항상 그들의 곁을 맴돌고 있었던 것. 그럼, 그녀가 결정적인 제보자일까?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장면전환이 너무나도 좋았던 작품
은행을 터는 사기극인만큼 은행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으면 이 사기 행각이 얼마나 철두철미한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쉽게 파악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은행 하면 내 예금이 있고 내 돈을 넣어두는 곳이라고 밖에 생각을 안해서 그 안에서 어떻게 돈이 이동하는지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 설명을 대사와 장면으로 알기 쉽게 표현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은행이 이런 일을 하는구나!! 잘하면 모방범죄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되고 사기꾼이 괜히 똑똑한게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은행의 운영 방식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장면에서 꾼들이 모여 서로 떠들다가 은행으로 장면이 넘어가고 탈출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누운상태로 취조를 받는 과정까지 장면 전환이 굉장히 유려하게 이뤄진다. 분명 플래시백인데 현재를 함께 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과거의 사건으로부터 현재까지 시간 이동이 꽤 길었음에도 그 갭이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과거와 현재가 분리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연출이라서 굉장히 신선했다.
왜 똑같은 것 같지
솔직히 충분히 재미도 있었고, 배우들은 연기를 너무나도 잘했고, 연출은 정말 좋았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 작품이 2004년에 개봉한 작품이기 때문에 15년도 더 지난 지금 영화 《범죄의 재구성》를 보고 있는 나에게는 영화 구성이 굉장히 익숙하게 다가왔다.
만약 개봉 당시 영화 《범죄의 재구성》을 봤더라면 우와~ 대박!! 시나리오 봐!!! 하면서 박수를 쳤을 테지만 이미 이런 범죄 영화들의 문법에 많이 노출된 상태인 나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했다. 누군가를 속이고 그걸 또 속이고 경찰은 그것을 이용하고 뛰는 경찰 위에 나는 사기꾼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시퀀스들이 약간 머리 속에서 3초 스포 당하듯이 미리미리 짐작이 되다보니 약간 거품 빠진 콜라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많이 아쉬웠다.
캐릭터가 고정된 것도 아쉬워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배우들의 캐릭터가 고정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백윤식 배우나 이문식 배우 등 꾼으로 출현하는 배우들이 맡은 역할은 다른 영화에서 본 역할들과 굉장히 일치했다. 이름만 바뀐 배역으로 다시 등장하는 느낌이랄까? 배우들의 영화 캐릭터가 너무 고정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어느 영화에서나 한 번씩 그 배역으로 만나봤던 배우들이어서 그 캐릭터의 소화력이 너무나도 좋긴 했지만 신선함과 새로움은 느낄 수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었다. 그래서 범죄의 재구성은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잘 만들었다는 느낌은 강하게 받았지만 딱히 이목이 끌리지는 않았던 작품이었다. 만족스럽긴 한데 허전했달까?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영화 《범죄의 재구성》를 봐서 실망감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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