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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별2023-03-27 21:05:17

액션에 감 좀 있었던 일반인 예신예랑이의 해적 소탕기

영화 <샷건 웨딩>

액션에 감 좀 있었던 일반인 예신예랑이의 해적 소탕기
영화 <샷건 웨딩>

 

 

 

 

 

감독] 제이슨 무어
출연] 제니퍼 로페즈, 조쉬 더하멜
시놉시스] 달시와 톰의 결혼식 당일,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에 참석할 하객이 모두 섬에 모인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이던 그 때, 갑자기 들이닥친 해적으로 인해 결혼식장의 하객들이 모두 인질이 되고, 달시와 톰은 무사히 혼인서약을 마치기 위해 목숨을 건 버진 로드를 걷게 된다.

 

 

 


 

 

 

#스포일러 주의#

 

 

 


어쩌면 나,, 액션에 소질이??

 

 

 

영화 속 달시와 톰은 보통 강심장이 아니다. 해적들에게 포위망이 좁혀지는 상황 속에서도 일단 주변의 기물들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한다. 헤어스프레이로 공격을 시도하고, 그물로 해적을 잡으려 하고, 담배로 해적의 모자를 태워서 카트에 실려가던 자신들을 스스로 구출하고, 그 와중에 몰래 핸드폰을 들고와서 신호가 터지는 높은 곳에 올라갈 생각을 하고, 그러다가 짚라인 타고 해적들을 피해 도망치다 수류탄을 던져 그들을 처치하고 우연과 우연의 반복 속에서 이 모든 퀘스트를 수행하는 이 일반인들은 자신도 몰랐던 액션에서의 소질을 깨닫게 된다. 나였다면 이미 사라진 근력에 짚라인 타다가 내가 먼저 떨어졌을 것 같고, 산속을 뛰다가 체력이 떨어져서 해적들에게 붙잡혔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일반인들은 영화 중반부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점점 해적들을 처리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짜기 시작한다. 초반에는 해적들의 죽음에 엄청난 공포와 죄책감을 느끼다가도 점차 그들을 게임 속 NPC마냥 처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거뜬히 생각하고, 해적들을 속이기 위해 주변 사람들까지 포섭하는 등 나름의 버진로드 첩보작전까지 펼치며 정찰을 나간 해적들을 제외하고는 해적의 무리들을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점차 변화하는 일반인 달시와 톰을 보면서 관객들은 대리만족을 하는 경험을 하질 않았을까 싶다.

 

 

 

 

 

황석희 번역가에게 박수를

 

영화 샷건 웨딩에서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유쾌한 상황과 장면들이기도 했지만 자막이 반은 차지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만큼 영화 샷건 웨딩의 번역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코미디 장르이다보니 미국식 유머를 한국어로 풀어내는데 굉장히 힘들었을텐데도, 그 어감을 살리면 한국식으로도 빵빵 터질 수 있게끔 번역을 한 황석희 번역가의 고심이 많이 드러난 작품이었다. 현장에서도 마지막 스크롤이 올라가기 전 ‘번역: 황석희’라는 자막이 등장하자마자 관객들의 탄식이 나왔을만큼 현장에 있었던 대부분의 관객들은 자막의 퀄리티에 굉장히 만족했었다.

 

 

 

달시와 톰은 어쩌다 보니 해적들을 공격하고, 심하면 죽일 수밖에 없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죽음을 표현해야 하는 상황에 종종 직면하는데, 그럴 때 그냥 편하게 ‘죽었어요’, ‘사망했어요’, ‘숨을 안쉬네요’와 같이 표현을 할 수 있었을텐데 ‘살아있는 걸 끝낸 상태’라는 대단히도 국어사전 단어풀이식 표현을 넣어놓으면서 달시와 톰의 유쾌한 성격과 유머 감각을 단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었다. 미국식 병맛 코미디의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애매하게 웃고 나왔을텐데 이를 한국식으로 관객들이 쉽게 그 유머를 받아들이게끔 표현을 하고 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피식피식 웃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완벽함을 꿈꾸는 부족한 사람

 

액션과 코미디를 향해 영화는 달려나가지만 영화는 중간중간 교훈을 조금씩 뿌려준다. 한 남자, 한 여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혼란스러워 하는 두 명의 예신, 예랑과 그 길을 먼저 걸어간 부부들이 교차적으로 나오면서 예신예랑 톰과 달시의 눈에는 완벽한 결혼생활처럼 보이는 이들도 사실 그들 나름대로의 갈등과 오해, 불신의 과정이 있었고, 결국에는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 부족함을 탓하는 것이 아닌 그럼에도 이 사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가면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이어가는 것이 결혼임을 보여준다. 해적에게 붙잡힌 인질들을 구하러 가는 과정에서 달시와 톰은 서로가 아직 서로를 원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싸우는 순간에도 위험한 상황이 오면 서로를 가장 먼저 걱정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 인질들이 모여있는 수영장에서 그들은 먼저 결혼한 이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들이 꿈꿨고 이상적으로 생각해왔던 결혼생활은 없다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결혼이라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부족한 서로의 모습을, 그리고 이해하지 못했던 집안의 전통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영화 샷건 웨딩은 부족한 남녀 둘이 만나서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함께 해적을 소탕하고, 이를 통해 권태롭고 의심스러웠던 자신의 사랑을 다시 깨닫는다. 그리고 나의 인생이, 우리의 인생이 완벽해지기 위해 결혼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함을 인정하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결혼의 과정임을 넌지시 보여주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완벽함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조금 그 부담을 내려놓고 부족한 자신을 먼저 스스로 사랑하라는 어찌보면 교장선생님 훈화말씀과도 같은 교훈이었지만 이러한 주제를 액션과 코미디를 통해 통쾌하게 전하고 있어서 그 의미가 유쾌하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된 듯 싶다.

 

 

 

 

 

영화 샷건 웨딩은 번역의 맛과 함께 신나게 웃고 나올 수 있는 작품이었다. 찰진 번역의 재미와 유쾌한 해적 소탕기를 많은 영화팬들이 접하길 바란다.

 

 

 


 


 

작성자 . 세라별

출처 . https://blog.naver.com/shkwon1128/223057146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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