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필 K2023-06-02 10:12:08
생각보다 긴 예열을 거치면 화끈하게 폭발한다!
영화 <더 프라이스 위 페이> 리뷰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을 아는가?
<고질라: 파이널 워즈> 같은 일본에서의 블록버스터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서는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과 같은 B급 매니아들의 취향을 정통으로 저격하는 속칭 쌈마이의 귀재라 불리는 감독이다.
이후로도 <다운레이지>, <도어맨>, 죠 단테, 데이빗 슬라이드, 믹 개리스, 알레한드로 브뤼게 감독과 같은 호러 영화의 거장들과 함께한 옴니버스 영화 <나이트메어 시네마> 등 자신의 스타일을 계속 선보여왔다.
현재 기준(2023.06)으로 그의 최신작인 <더 프라이스 위 페이>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서 소개되었다.
필자는 보통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면 3대 영화제 초청작을 위주로 보는데, 그래서 그런지 대다수가 예술성이라 솔직히 연속으로 보면 힘이 들때가 있는건 사실이다.
그럴 때 가끔씩 이런 작품(?)으로 환기를 시키는데 그 환기에 딱 적절한 작품이었다.
전당포 강도 두 명은 강도가 성공할 찰나에 총격전이 일어나 인질로 전당포 손님이었단 한 여자를 잡고 도망친다.
그들은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한 농가에 숨게되지만, 경찰에게 체포되는 것보다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나게 된다는 "슬래셔 영화".
본 영화는 슬래셔 장르로 진입하기까지의 예열이 예상보다 길게 느껴지는 편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슬래셔 장르로 진입하는 순간 화끈하고 창의적인 고어가 관객들을 반겨준다.
마치 악인전마냥, 선과 악을 대결이 아닌 악과 악의 대결로서, 누가 더 광기가 있는가, 누가 떠 똘끼(?)가 있는가 승부하며 펼쳐지는 강렬한 슬래셔 씬들이 예열까지의 지루함을 한번에 잊게 해준다.
할로윈,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 등 여러 슬래셔 장르의 오마주와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세련되고 화끈한 연출이 잘 어우러지는 킬링타임 무비의 수작이라 평할 수 있다.
아쉽게도 현재로서 한국 수입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 작품이 의외로 소수 개봉이나 VOD로 수입이 잘 된 편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번 작품도 충분히 수입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그것도 2차 시장에서 아주 좋아하는 호러 영화니.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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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과 함께 추락한 영화
우리는 많은 재난을 접한다. 교통사고 같은 인간의 실수나 기계의 오작동으로 일어나는 일들도 있지만 자연이 주는 여러 가지 재해들을 피할 수 없다. 태풍, 홍수, 가뭄, 지진 등 다양한 자연재해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반복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기술의 발전으로 여러 가지 재해를 예측하고 그것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는 다양한 자연재해가 주기적으로 찾아온다. 많이 대비되어있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 피해를 받고 있고, 다시 극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써야만 한다. 지구 온난화까지 가속화되면서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폭우나 가뭄이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도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재해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런 재해가 일어나면 인간들은 힘을 쓰기 어렵다. 재해를 피해 이동하는 방법밖에 없고, 그렇게 재해가 한 번 휩쓸고 간 터전은 복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돕고 어떤 사람들은 기부를 하기도 하지만 그중에도 나쁜 사람들은 존재한다. 이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살길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은 늘 있어왔다. 어쩌면 이런 재해들이 인간이 가진 광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의를 가지고 있지만 혼란의 틈을 노린 일부는 다른 사람의 생명줄을 뺏거나 훔치면서 자신들의 삶만을 바라본다.
달이 지구로 추락하는 재난을 다룬 영화 <문폴>
영화 <문폴>은 달이 지구로 추락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겪는 재해를 화면으로 옮긴 영화다. 주인공 브라이언(패트릭 윌슨)은 유능한 우주비행사다. 자신의 파트너 조(할리 베리)와 함께 십 년 전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괴물체를 만나게 되고, 신입 동료를 잃는다. 브라이언은 괴물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나사 고위층에서는 믿지 않았고, 동료 조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브라이언은 불명예 퇴직을 하게 된다. 그 사건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의 그는 이혼한 상태이고, 자신의 삶을 제대로 이어가고 있지 못하다. 나사에서는 불명예스럽게 해직되었고 우주에 대한 특강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조는 여전히 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임무를 지시하고 있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의 멀어진 관계가 다시 동료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게 되는데 몰락한 영웅과 현재의 영웅이 재난 앞에 협력하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다.
영화 속 달은 지구 주변을 돌던 궤도를 벗어나 점점 지구 쪽으로 다가온다. 그것을 발견한 음모론자 KC 하우스먼(존 브래들리)은 우연히 브라이언과 만나 나사로 향하게 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 브라이언과 KC 하우스먼은 세상에서 배척되거나 소외된 사람들이다. 자신의 말은 사람들에게 음모론으로 인식될 뿐이고, 소수를 제외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믿거나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의 삶에도 영향을 주는데 브라이언은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과의 관계도 좋지 못하다. KC브라이언의 주변 역시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의 아픈 어머니를 제외하면 그의 주변에는 의지할만한 사람이 거의 없다. 이렇게 소외된, 버려진 영웅이라고 부를법한 인물들이 완전한 전문가 영역인 나사에 가서 그들의 지식으로 재난을 해결하는 모습은 한편으론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한다.
과거 여러 재난 영화들이 집중했던 건 바로 스케일 큰 재난 장면이다. 재난 자체가 이런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고 주인공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도 도시가 파괴되고 달의 중력 영향 때문에 벌어지는 재난 장면들이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재난 영화를 좀 더 긴장감 있게 만드는 건 그런 재난 장면 자체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그러질 때 더욱 고조된다. <문폴>에서는 브라이언과 재혼한 아내 가족들의 관계, 그리고 KC하우스먼과 주류 나사 직원들 간의 갈등 관계가 보여지고, 이에 더해 조와 그의 전 남편과 아들의 이야기가 덧붙여진다. 그러니까 여느 재난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큰 재난을 배경으로 한 가족영화 형식을 이 영화도 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재해 속에서 나쁜 마음을 드러낸 약탈자들까지 등장해 긴장감을 높이려고 한다.
과거 재난영화들의 특징을 그대로 다시 재활용하는 영화
달이 지구로 떨어진다는 설정 자체는 신선하다. 새로운 재난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할지, 어디로 피난 가야 할지 고민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꽤 긴장감이 느껴진다. 또한 우주 비행사들은 우주에 가서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고, 지구의 가족들은 좀 더 안전한 지역으로 탈출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긴장감을 높이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혼란한 틈 속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해 자신의 안위를 챙기려는 사람들도 등장시켜 영화를 더욱 극적으로 구성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 모든 조합이 그렇게 성공적으로 안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영화 속 재난 장면들은 꽤 스케일이 크다. 이 영화를 연출한 롤랜드 에머리히는 과거 <인디펜던스 데이>나 <투모로우>, <2012> 같은 재난 영화에 자신이 재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감독이고 이 세 영화들은 꽤 많은 흥행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 <문폴>에서 그가 연출한 재난 모습은 긴 시간 동안 관객들이 이미 많은 영화에서 여러 번 보아온 것들이다. 그래서 화면의 재난 상황에 집중해서 보게 되지만, 도시의 파괴나 여러 장면들이 이미 과거 재난 영화들에서 본 것들이라 기시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것이 몇 번 반복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은 크게 약해진다.
또한 영화가 집중하는 가족의 탈주극도 <2012>에서 이미 수차례 본 적이 있고 그것을 다루는 방식 자체도 2020년에 개봉했던 <그린랜드>의 혜성 충돌 위기 상황에서 사회 시스템에서 버려진 가족의 이야기 보다도 대충 묘사되어 있다. <그린랜드>에서 겪는 가족의 이야기가 <문폴>에서 벌어지는 가족의 탈주극보다 훨씬 긴장감이 높고 공감이 간다. 그러니까 이번 <문폴>은 달의 추락이라는 아이디어 이외에는 이미 본 재난 이미지와 인물 구도를 가지고와 다른 방식으로 짜짓기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브라이언을 연기한 배우 패트릭 윌슨과 조를 연기한 배우 할리 베리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으나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와 이야기의 아쉬운 구성 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한다. 그래도 KC 하우스먼을 연기한 배우 존 브래들리의 연기는 눈에 들어온다. 모든 인물 중 가장 마이너 한 감성을 가진 그가 우주까지 나아가 그만의 농담을 보여주고 또 진지한 모습까지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 관객이 감정 이입할만한 캐릭터가 되었다.
영화 <문폴>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아쉽지만 달이 지구로 가까워지면서 지구에 벌어지는 재난들을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약하게나마 재난 상황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도 다루고 있어 극장에서 아무 생각 없이 즐길만한 킬링타임용 영화로서의 기능은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재난 블럭버스터 영화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문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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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에서 본] 분업화와 전문화
작년 22년에 개봉해 1,269만명을 기록한 <범죄도시 2>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넘겼다.
이에 해당 작품의 총괄 프로듀서 "마동석"은 "7편까지 예정되었다"라는 말과 함께 국내에서 보기 드문 시리즈를 예고했다.
하지만, 시리즈에서 3편은 가장 어려운 숫자이다. - 2편이 전작에서 가져온 장점만 확대한다고 해도 3편부터는 정체성이 진부함으로 바뀔 테니까!
일단, 이번 <범죄도시3>는 개봉 일주일 만에 600만명을 넘기는 데에 성공했다. - 이미, 4편의 촬영은 끝났고 5·6편의 각본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1. 잘 짜인 공식대로 움직이는 깔끔함
앞서 말했듯이 시리즈에 있어 가장 어려운 숫자는 '2'가 아니라 '3'으로 신선하게 여겼던 요소들이 속편으로 갈수록 진부하게 느껴짐을 말한다.
물론, 장점 혹은 정체성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겠지만 이에 대한 인내심은 2편까지가 한계이다.
그래서, 많은 시리즈들이 3편에서 변화를 시도하는데 <범죄도시3>도 "석도"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의 교체와 세부적인 설정들에 변화들이 엿보인다.
그중에서 액션에서 이런 모습들이 엿보이는데, 영화에서 "석도"의 출신에 "20살까지 복싱을 했다"라는 설정을 부여한다.이외에도 빌런으로 등장하는 "리키"는 "일본도"를 가져오는 등. 액션 스타일을 고정시킨다.
이는 전작들에서 선보인 처절한 느낌의 "브롤러(Brawler)"스타일 일명, 막싸움과는 다른 깔끔한 액션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캐릭터들에서도 "초롱이"처럼 웃음만을 주는 캐릭터들의 활약까지 <범죄도시3>는 군더더기가 없다.
모두가 제 역할을 해주니 영화는 재밌게 돌아가지만 전작들만큼의 인상을 주진 못하는 이유는 뭘까?흔히, '누가 누가 더 잘하나?'에 대한 질문에 대한 고민은 많은 스포츠 팬들이라면 해봤을 생각거리다.
하지만, 야구를 비롯해 초창기 프로 스포츠의 분위기는 "나오는 선수만 나온다"라는 분업화가 되지 않았고 이런 과정에서 많은 선수들이 짧은 선수 생활을 뒤로한 채 은퇴를 선언했지만, 스타성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야구만 하더라도, 한 명의 투수가 경기를 끝내는 "완투"를 기록한 선수들의 대부분 상위권들은 80·90년대에 한정되었다. - 최근 162승으로 단독 2위가 된 "양현종"은 13번으로 77위에 이름을 올렸다.2. 낭만을 위하여...
실력에서는 편차가 있을지는 몰라도, 공식이 정립되지 않았기에 자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했기에 그런 게 아닐까?
실례로, 1편에서의 "장이수"는 "장첸"에게 희생당하는 빌런으로 소비되나 퇴장하기 전까지 "마석도"와 함께 보여준 티키타카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가능성은 2편에서의 코믹스러운 조연으로 포지션 변경까지 소화하며 시리즈를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되었다.앞서 말한 군더더기 없이 잘 짜인 공식은 깔끔하나 캐릭터의 한계를 명확하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이를 택한 이유에는 시리즈가 더해갈수록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쌓여가는 주인공 캐릭터의 서사에 맞추기에는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설명이 길어지고 지루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초롱이"와 같이 역할이 한정된 분량에만 그칠뿐더러 무엇보다 포스터에 쓰여있는 "주성철"의 능력에 "지능"을 언급하는 데에 긴 서사를 부여하지를 않았다.이런 기조에서 '메인 빌런'의 자리를 2명으로 나뉘었고, "몸이 나쁘면, 머리가 고생한다"라는 우스갯소리처럼 "마석도"의 금고 장면까지 '매력을 뽐낼 수 있을지?'부터 물어봐야 하지 않았을까?
· tmi. 1 - 쿠키 영상은 1개로 마스코트의 등장을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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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영화/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오늘은 5월 첫째 주 주말 동안의 박스오피스 분석 결과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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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4월 넷째 주에 주말 관객 수 약 151만 5천 명으로 기록하며 관객 수 상승세를 보였던 극장가! 화제작이 많은 5월 첫째 주 역시 주말 관객 수 284만 6천 명을 기록하며 높은 주말 관객 수를 기록하였습니다. 두터운 팬층을 가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r 3>가 1위를 차지하였고, 이에 따라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2위로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3주째 상위권을 유지했던 <존 윅4>가 아쉽게도 주말 관객 수 TOP 5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옥수역 귀신> 역시 7위로 하락하였습니다.
1.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Volume 3> (NEW)
가.오.갤 시리즈의 완벽한 피날레를 알리는 작품으로 언론부터 실관람객까지 폭발적인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가 주말 관객 수 126만 5천 명을 기록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역대급 스케일, 압도적 액션, 탄탄한 스토리로 CGV 골든에그지수 98% 기록한 것을 비롯하여 지난 5월 2일(화) 이후 전체 예매율 1위를 꾸준히 유지하며 앞으로의 흥행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2.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1)
<가.오.갤> 시리즈의 개봉으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순위가 한 단계 낮아졌지만,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이 많아 주말 관객 수 자체는 4월 넷째 주보다 높아졌습니다. 또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기존에 어린이날 최대 관객 수를 동원한 애니메이션 영화 <보스 베이비>의 관객 수를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3.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NEW)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가 개봉 첫 주말 누적 관객수 34만 명을 동원하며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사상 가장 빠른 흥행 속도를 보였습니다. 또한, 입소문에 힘입어 전체 좌석판매율 1위를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4. <드림> (⬇︎2)
개성 넘치는 캐릭터 군단의 활약, 꿈을 향한 멈추지 않는 도전을 담은 유쾌한 스토리로 뜨거운 호평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영화 <드림>은 약 20만 관객을 기록하였습니다. 가족과 보기 좋은 영화로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순위권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5. <스즈메의 문단속>(⬇︎1)
<스즈메의 문단속>이 관객들의 압도적인 호평을 얻으며, 2023년 개봉작 흥행 1위에 올라섰습니다. 3월에 개봉했던 <스즈메의 문단속>은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끌며 나날이 새로운 기록을 경신 중입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5월 첫째 주 북미 박스오피스 역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가 개봉 첫 주에 1위를 차지하며 4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에서 모두 한 단계씩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재개봉을 하며 TOP 5에 올라섰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가 순위권 밖으로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의 개봉 첫 주 주말 매출액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개봉 첫 주 주말 매출액보다 낮게 나타났지만, 두터운 팬층이 있는 만큼 장기흥행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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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4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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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뚝심과 확신이 부족했던 항일운동의 재해석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33년, 일제강점기 경성에서 활동 중이던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 '유령'. 그는 새롭게 부임하는 조선 총독을 암살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총독에게 상처를 입히는 데까지 성공한다. 이에 새로 부임한 경호대장 '다카하라 카이토(박해수)'는 조선총독부 내에 숨어든 유령을 잡기 위한 덫을 놓는다.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무라야마 쥰지(설경구)', 암호문 기록 담당 '박차경(이하늬)', 정무총감 비서 '요시나가 유리코(박소담)', 암호 해독 담당 '천경호(서현우)', 통신과 직원 '이백호(김동희)'는 유령으로 의심고 벼랑 끝 호텔에 갇힌 채 추궁당하기 시작한다. 하루 안에 유령을 찾으려는 다카하라의 압박이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유령은 호텔에서 탈출해 총독을 암살하기 위해 백방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삼는 한국 영화가 많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상업적으로 어필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단 반일 정서를 겨냥해 관객들의 감정선을 공략하기 쉽다. 장르적으로도 운신의 폭이 넓다. 독립군을 다룬다면 블록버스터 영화를, 의열단이나 한인 애국단 같은 항일 운동에 초점을 맞추면 첩보 스릴러나 누아르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 <봉오동 전투>가 전자라면, <암살>이나 <밀정>은 후자다.
특히 이야기의 기본적인 얼개와 제시되어 있어서 재해석이 용이하다. 역사적 사실을 도구 삼아 이야기의 구조나 흐름을 수월하게 조직하고 매끄럽게 다듬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대개 특정 사건을 스크린에 옮기거나, 역사적 인물을 각색하는 팩션(faction) 영화다. 예를 들어 <밀정>의 모티브는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이다. <암살>은 실제 인물인 김원봉과 염동진을, <영웅>은 안중근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이는 단점도 명확하다. 사건이나 인물의 재해석이 민족주의 이데올로기 전달의 수단으로 변질되면 재미와 완성도가 떨어진다. 언제나 고증과 역사 왜곡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부담도 피할 수 없다.
이해영 감독의 신작 <유령>은 바로 이 지점에서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 중국의 소설가 마이지아의 소설 <풍성>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 <유령>에는 다른 작품들과 명확히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작중 익숙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은 찾아볼 수 없다. 흑색단이라는 이름의 항일 조직은 물론 신임 총독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물이 허구다. 흑색단의 첩자로 의심받는 주인공도 가상의 인물이다. 즉, <유령>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처럼 일제강점기라는 배경을 빌려 허구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 데 주력한다. 이 발상은 꽤 흥미롭다. 스크린 위에 인상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마지막까지 부각할 뚝심은 부족해 보인다. 그 결과 <유령>은 신선함과 익숙함 사이에서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만다.
<유령>은 역사를 재현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독립을 위해 목숨을 던진 실제 인물을 기록하거나 잊혀 가는 사건을 상기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시대를 재현한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의 삶을 스크린에 띄운다. 재력가 딸이지만 조선총독부에서 암호문 기록 담당으로 일하는 박차경과 조선인인데도 정무총감의 직속 비서로 권력을 지니고 있는 유리코. 암호문 해독에 재능을 지녔지만. 결벽증을 지닌 채 소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천은호. 조선인 어머니를 둔 것을 부끄러워하며 유령을 잡아 공을 세우려는 데 혈안이 된 무라야마. 조선인 피가 섞인 학교 선배를 무시하는 다카하라까지. 영화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제각기 남다른 사정을 품고 있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적잖은 분량을 할애한다.
중요한 건 영화가 오프닝부터 누가 유령인지 알려준다는 점이다. 이미 유령이 드러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 사이에서 누가 정체를 숨기고 있는지는 영화의 핵심이라 할 수 없다. 그래서 마피아 게임 같은 추리극이나 심리극을 예상케 만드는 포스터나 홍보 문구만 믿었다가는 실망할 수밖에 없다. 각 인물의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에 속고 속이는 서스펜스는 매력적이지 않다. 또 다른 유령이 등장하는 반전도 효과적이지 않다. 총독부의 암호문이 흑색단의 극장으로 전달되는 과정을 통해 이미 또 하나의 유령이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인물 간의 관계는 눈길을 끈다. 유령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다카하라에게 결백을 주장해야 같은 상황에 부닥쳐 있기에 그들 간의 차이점은 자연히 두드러진다. 이 관계는 결국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과 다양한 삶의 모습을 그려내는 수단이 된다. 일본인과 조선인의 혼혈이라는 이유로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인물은 누구보다도 '내선일체'라는 일제의 프로파간다에 충실하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일본인들은 그를 배척하기도, 포용하기도 한다. 조선인 중에는 온몸과 마음을 던져 저항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소시민적으로 항일과 친일을 모두 외면한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 중간 회색지대에 있는 사람은 소극적으로 일제에 저항하기도, 순응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캐릭터 덕분에 허구의 세계를 항해하는 <유령>은 현실에 닻을 내릴 수 있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보면 살아있는 캐릭터의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유령은 영화관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 클라이맥스는 극장에서 펼쳐지고, 영화관으로 되돌아와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끝난다. 영화관은 허구의 공간이다. 스크린 위에서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온갖 사건이 벌어지지만, 스크린 속 주체와 사건은 물리적으로 실체가 없다. 반면에 극장은 실체가 있는 공간이다. 실제 인물인 배우가 무대 위에서 움직일 때 이야기는 진행된다.
공간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관에서 유령과 흑색단은 지령을 전달하고 비밀을 공유한다. 그들의 신념은 아직 그들의 가슴속에만 존재할 뿐, 총독 암살과 같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반면에 유령은 극장에서 직접 움직인다. 무대와 커튼 뒤에서 혈투를 펼친 끝에 자신의 희생과 피해가 헛되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 덕분에 더 강한 의지로 영화관에서 지령을 내리며 총독 암살을 시도할 수 있다. 신념과 이념에만 갇혀 있지 않고 행동을 통해 시대를 바꾸는 것이다. 이는 <유령>의 각오와 궤를 같이하는 듯 느껴진다. 기록과 영상으로 남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대신 생동감 넘치는 디테일을 앞세워 완전히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항일 투쟁을 다루는 영화인데도 담배를 매개로 연결된 두 여성의 처연한 사랑과 유령 간의 애절한 동지애가 유독 인상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유령>은 장르가 급변하는 순간부터 매력이 급감한다. <유령>은 감독의 전작인 <경성학교>처럼 중반부부터 장르를 전환한다. 추리극은 또 한 명의 유령이 정체를 드러내자 액션 영화로 탈바꿈한다. 그 이후로 영화는 철저히 액션의 쾌감에 집중한다. 두 유령이 힘을 합쳐 호텔에서 탈출하는 과정은 온갖 폭발음과 불길로 가득하다. 다카하라가 흑색단을 잡기 위해 함정을 펼쳐둔 극장에서는 치열한 총격과 저돌적인 맨몸 액션이 눈을 사로잡는다. 마지막으로 기관총을 든 박차경이 연인이었던 '난영(이솜)'의 못다 이룬 총독 암살을 대신하는 장면에서는 쿠엔틴 타란티노 특유의 난장판 마무리도 스쳐 보인다.
문제는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낭비되는 캐릭터가 너무 많고, 그로 인해 <유령>만의 특색도 동시에 사라진다는 점이다. 가장 보편적인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준 천은호 계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유령을 찾아내서 자신의 결백을 입증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그저 모든 상황을 외면하며 피하려 한다. 그러나 두 유령의 활약이 시작됨과 동시에 그는 '평범한 시민 1'이 되어 바로 이야기에서 삭제되어 버린다. 무라야마의 후배 경관 역시 그 시대를 보여주는 독특한 인물 중 하나다. 그는 무라야먀의 어머니가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는 크게 실망한다. 하지만 이내 무라야마와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혈통과 관계없이 그를 좋은 선배이자 좋은 사람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그도 결국에는 유령과 흑색단을 잡겠다는 무라야마의 욕망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소비되어 버린다. 결과적으로 허구의 시공간 안에서 캐릭터의 관계를 통해 역동적인 역사를 보여주려는 의도는 꺾이고, 현란하고 단순한 쾌락이 그 자리를 대신해 버린다.
그렇다고 해서 힘을 잔뜩 준 액션 연출이 인상적인 것도 아니다. 일례로 작중 일본군은 놀라울 정도로 무능하다. 그들은 박차경과 유리코의 액션을 빛내주기 위한 엑스트라에 불과할 뿐, 유령들을 효과적으로 압박하거나 위기에 빠뜨리지 못한다. 붙잡은 포로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채 탈출하는 걸 구경한다. 마치 <스타워즈> 속 제다이와 스톰트루퍼의 추격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주인공들이 위험하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 다만 <스타워즈>에서는 '포스가 함께 한다'는 핑계라도 있다면, <유령>에는 그런 장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두 여성의 액션은 그 자체로 통쾌하거나 박력 있을지 몰라도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은 뽐내지 못한다.
필요한 디테일을 지나치게 생략하기도 한다. 멋진 액션 시퀀스는 많은데, 그 사이가 비어 있어서 의문점을 남긴다. 후반부 극장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이 장면은 분명 관객의 이목을 끌만하다. 무라야마가 흑색단 총책과 연락책을 체포하여 남은 인원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대목, 절체절명의 순간에 이루어진 유령들의 역습, 무대 뒤 커튼 사이로 펼쳐지는 숨 막히는 추격전까지 숨 가쁘게 진행된다. 그러나 모든 순간에는 설명이 없다. 무라야마가 어떻게 흑색단 일부를 체포했는지, 유령들은 어떻게 그 타이밍에 발맞춰서 경성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는지 등 액션이 등장하기 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이처럼 의문이 뒤따르다 보니 액션에 푹 빠져 즐기기도 어렵다.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선사하는 시각적인 쾌감만큼이나 극적 순간을 조성하려는 무리수가 커 보이는 이유다.
그 결과 <유령>의 도전은 끝내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만다. 장르적으로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을 거부한 도전과 의도를 밀고 나갈 줄 아는 뚝심은 비록 산만하기는 해도 생동감 넘치는 영화의 전반부를 만들어냈다. 반면에 더욱 드라마틱한 몇몇 순간을 꾸며내기 위한 변화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매력까지 까먹어 버렸다. 영화 중반부 이후 액션영화로의 전환이라는 변화구를 던지는 대신 캐릭터 간의 심리극이라는 직구를 고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떨치기 어렵다.
P(Poor, 형편없음)
변화구 대신 직구였다면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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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미와 우리의 이야기
유미의 세포들
오픈일 : 2021.09.17 (티빙, tvN)
감독 : 이상엽
출연 : 김고은, 안보현, 진영, 이유비, 박지현, 미람, 정순원, 주종혁
'유미와 우리의 이야기'
공감 가득한 인생 웹툰, 드라마로 탄생하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은 인생 웹툰, 공감 웹툰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동명의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원작으로 제작된 시리즈다.
이동건 작가가 만든 <유미의 세포들>은 귀여운 그림체와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감정 캐릭터들처럼 인물들의 머릿속에 있는 세포들의 행동과 세포 마을을 이용해 인물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신박한 표현 방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거기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평범한 인물이란 설정을 가진 ‘유미’라는 캐릭터의 현실적인 성장 과정은 독자들에게 기쁨, 행복, 분노, 슬픔 등의 여러 감정들을 선물했다.
나 또한 이 웹툰을 연재 당시 빼놓지 않고 꼭꼭 챙겨 봤었다. 연재 기간도 꽤 길었기에 자연스레 유미를 오래 지켜보게 되었는데, 유미를 통해 나와 우리를 보면서 유미의 감정에 깊이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다. 과몰입러의 특성도 한몫했겠지만, 작가님의 표현력이.. 사람을 쥐락펴락, 통수를 쳤다가 쓰다듬어줬다가.. 정말 난리가 난다. 거기에 남성 작가라는 것이 놀라울 만큼 친근하고 섬세하게 표현해낸 유미의 감정선까지. 과몰입러가 아니어도 유미에게 몰입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처음 드라마화가 결정됐을 때, 이 웹툰을 어떻게 실사화할지 정말 궁금했다. 세포들은 어떻게 표현할까? 이 긴 이야기를 어떻게 요약해낼까? 주인공들은 누가 연기하게 될까? 개인적으로 유미 역은 딱 떠오르는 배우가 없었을 만큼, ‘유미’라는 캐릭터는 이동건 작가가 그려낸 웹툰 속 ‘유미’의 이미지가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똑떨어지는 단발머리와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여린 감성. 유미를 누가 표현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김고은 배우님이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웅이와 새이 또한 그렇고.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땐 김고은, 안보현 두 배우님 모두 의외라고 생각했었는데, 딱 드라마를 보니 매우 적절한 캐스팅이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미가 주인공인 유미의 이야기
드라마화된 <유미의 세포들>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로맨스,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지만, 겉포장을 조금만 걷어보면 유미와 누군가의 로맨스 드라마가 아닌 ‘유미의 드라마’ 그 자체임을 알 수 있다.
다소 겁이 많고 여린 주인공 유미는 꿈을 이루고 싶었지만 현실에 타협하고, 다시 사랑을 하고 싶지만 그럴 때마다 이전에 받았던 상처를 들추며 포기한다. 외롭지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쓴다.
<유미의 세포들>은 이러한 걱정과 상처에 치여 머뭇거리고 있던 유미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고 그를 통해 행복과 깨달음을 얻으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너무 로맨틱하거나 멀리 있지 않은, 현실적인 연애의 순간들과 그 뒤에 자연히 생겨나는 아픈 순간들. 유미는 그 시간들을 통해 연인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사랑했던 일을 찾아 다시 꿈에 도전한다.
사랑과 상처를 통해 성장하는 유미
남자 주인공 웅이는 유미와 다르게 무던한 성격의 인물이다. 바라던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그것을 위해 모든 걸 다 내놓는 과감한 결정도 할 줄 안다. 굉장히 직선적이면서도 솔직한 그는 유미의 결핍을 채워주며 무던하고 행복한 연애를 이어간다. 하지만 웅이는 유미를 사랑하는 만큼, 그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더욱 당당한 나’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고 두 사람은 당연하게도 엇나감의 순간을 맞이한다.
의심스러울 만큼 행복하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아프고, 단단한듯하지만 한순간에 무너져내리기도 하는, 그저 어리다고도 성숙하다고도 할 수 없는 30대 초반의 연애와 여전히 명확히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유미의 세포들>을 보며, “30대가 되면 안정된 삶과 진정한 나를 찾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환상을 버리게 됐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현실적이기도 하고, 사실 나의 20대가 오래 남지 않아서 더 뼈저리게 느낀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와 닮은 유미
사랑과 일, 우정. 언제나 함께하고 있지만 당장 내일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소중하고 변덕스러운 이 모든 것들을 한곳에 모아둔 <유미의 세포>를 보며 함께 아프고, 웃고, 고민했다. 시즌 1이 끝날 즘엔 “결말...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내 세상이 무너졌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면 너무 우스워 보이려나.
내 마음속에선 사랑 세포가 깨어났다가 다시 쓰러졌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에 후루룩 빠져들었다가 답답함에 짜증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어딘가 나와 닮은 유미의 순간들에 결국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모든 걸 꺼내 보여주는 그를 도저히 언젠가는 바보 같았다고, 답답했다고 말하며 미워할 수 없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으니까.
내 마음을 가져간, (아주 조금이지만) 나와 닮은 유미가 그저 행복했으면 좋겠다. 일이든, 사랑이든, 애써 미뤄온 꿈 앞에서든. 다음 시즌에선 더 행복한 유미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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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데렐라를 꿈꿨던 또 다른 아노라에게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웃음과 슬픔이 뒤섞인 신데렐라 스토리
- 아노라와 이반 사이의 간격을 보여주는 장면들
- 계단과 엘리베이터의 의미
-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은 대 환장 공방전
- 엔딩 결말 해석
아노라 (Anora, 2024)
신데렐라를 꿈꿨던 또 다른 아노라에게
개봉일 : 2024.11.06.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드라마, 코미디,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39분
감독 : 션 베이커
출연 : 미키 매드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카렌 카라굴리안, 바체 토브마시얀
개인적인 평점 : 4 / 5
쿠키 영상 : 없음
<아노라>는 진정한 사랑과 부를 꿈꿨던 여성 아노라의 이야기다. 아노라는 돈을 받고 잠깐의 사랑과 육체를 파는 성 노동자(스트리퍼)다. 그는 진심은 없지만 친절함은 가득한 말투와 아름다운 미모로 가게에 찾아온 남자 손님들을 홀려 돈을 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저분하고 천한 일이라 생각하는 직업이지만 아노라는 아무 불평 없이 그저 묵묵히 일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에 러시아어가 가능한 스트리퍼를 찾는 부자 손님이 나타나고 아노라는 사장의 손에 이끌려 테이블로 향한다. 이번엔 어떤 사람일까? 하는 기대보다 그냥 또 일이 생겼구나-싶은 딱딱한 마음으로 향한 한 테이블. 아노라는 그 테이블에서 지금껏 만난 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남자 이반을 만난다.
아노라에게 이반은 특별한 남자였다. 보통의 부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수준의 재력은 기본이고 아노라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것처럼 보였다. 첫 시작은 손님과 구매자였지만 이반은 아노라에게 쉴 틈 없이 사랑을 속삭이고 돈 한 푼 없어도 너랑 함께하면 행복할 것 같다는 프러포즈와 함께 아름다운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선물한다.
이반의 프러포즈 이후 마음을 활짝 열게 된 아노라는 한순간에 밀려온 거대한 행복을 만끽한다. 그리고 이반을 진정한 사랑이자 자신의 인생에 찾아온 신분 상승 엘리베이터라 믿으며 온 마음을 다해 그를 붙잡는다.
하지만 아들의 결혼 소식을 알게 된 이반의 부모님이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하수인 3인방을 급파하고 이들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는 얼마 못가 위기를 맞이한다. 아노라는 그런 와중에도 우리의 사랑을 믿고 기대하지만 이반은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다. 혼자 남겨진 아노라는 하수인 3인방과 시끄러운 공방전을 벌인다.
웃음과 슬픔이 뒤섞인 신데렐라 스토리열심히 살아도 신데렐라는 될 수 없다고, 사랑을 믿어도 그것이 모든 걸 다 해결해 주진 않는다고. 그저 나를 알고 나답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아노라>는 말한다. 이제 ‘누구나 행복한 신데렐라가 될 순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는 나이인데, 그럼에도 션 베이커 감독의 영화는 매번 내 가슴을 신랄하게 들쑤신다.
그래도 <아노라>가 좋았던 건 ‘나를 알고 나답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을 마냥 나쁘게 하고 있진 않다는 점이다. 아노라는 언제나 최대한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고 적어도 한 명쯤은 그런 아노라를 존중한다. 션 베이커 감독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내내 그 한 명의 호의적인 시선으로 아노라를 바라보고 영화는 그것을 고스란히 담아내 스크린 밖에 있는 또 다른 아노라에게 전달한다. 그래서인지 <아노라>를 보다 보면 자연히 아노라의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이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 아노라가 꼭 대단한 신데렐라가 되진 못해도 그가 진짜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라면서.
션 베이커 감독의 성 노동자 지지 발언,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성매매 행위, 여성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압박 등 누군가에겐 불편함을 줄만한 표현과 장면들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불편함보다 더 큰 웃음과 슬픔이 있다는 점에서, 나는 <아노라>가 좋았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노라와 이반 사이의 간격
두 사람의 계층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들
아노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욕하는 성 노동자(심지어 이반의 어머니 갈리나는 창녀라며 대놓고 욕한다), 이반은 웬만한 부자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재벌 집 아들이다. 아노라와 이반은 거의 하늘과 땅만큼이나 먼 계층에 위치해있다. 아노라가 처음 이반의 집에 방문했던 날, 그는 두꺼운 철문 두 개와 그곳을 지키는 경비원, 커다란 현관문을 통과해 겨우 이반을 만난다. 아노라가 이반 같은 사람에게 닿으려면 이토록 두껍고 높은 관문들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심지어 그 관문들은 아노라가 자력으로 통과하는 건 불가능하고 건너편에서 누군가 열어줘야만 통과할 수 있다.
여차저차 이반의 호의를 받으며 들어온 집안. 다음 관문은 침실로 가는 긴 계단이다. 이반은 익숙한 듯 재빠르게 계단을 올라 2층 침실로 올라가고 불편한 신발을 신은 아노라는 이반보다 느린 속도로 어렵게 계단을 오른다. 이때 이반은 "아, 기다려줄게.”라고 말하며 잠시 아노라를 배려해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2층에 도착한 이반과 아노라는 함께 침대에 누워 대화를 나눈다. 아노라는 이반이 대체 무슨 일을 하기에 이런 부를 누리는지 궁금하다. 아노라가 직업을 묻자 장난을 치던 이반은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들이야.”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아노라는 몸을 갈아서 돈을 버는 게 당연한 삶을 살아왔기에 이반에게 직업을 물어봤는데, 이반은 ‘누구의 아들’인 것만으로도 이런 걸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삶을 살아왔기에 그저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들’이라는 것만으로 소개를 끝내는 이 상황이 참 우습고 슬프다.
아무튼 니콜라이 자카로프? 아노라는 그를 모른다. 사는 세계가 다르고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언제 재벌 이름을 외우고 앉아있겠나. 이반은 구글에 검색하면 나온다며 철자도 알려주겠다고 한다. 이반의 이런 모습(+계단에서 기다려주기)은 얼핏 사랑과 친절함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 우위를 점한 자의 여유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올라갈 땐 긴 계단, 내려올 땐 엘리베이터
익숙해질 때쯤 끝나버린 행복
이반은 아노라에게 프러포즈할 때 “너와 결혼하면 돈 한 푼 없어도 행복할 것 같아.” 라고 말한다. 돈 한 푼 없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아노라에게 이런 말을 하니 감미롭다기보단 우습다. 그런데 아노라는 여기에 그대로 넘어가버린다. 무시하기엔 이반이 주는 행복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아노라가 사는 집은 지하철의 소음과 진동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늘진 공동주택이고 현관엔 오르기 귀찮은 계단이 있다. 그가 일하는 곳은 창문 하나 없고 소음과 어두운 조명으로 가득하다. 이에 반해 사람보다 큰 통창으로 이루어진 이반의 집은 햇빛이 잔뜩 들어오고 그 넓은 공간엔 좋은 물건들로 가득하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운전기사가 대신 짐을 들어 운반해 주고, 또 고용인들이 청소도 대신해 준다. 이 외에도 입이 떡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삶이라니.
아노라는 처음엔 이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반의 품에 안겨서도 청소해 주는 고용인들을 곁눈질로 쳐다보고 카지노에서도 이반 일행에게 잘 어울리지 못하는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반의 사랑을 믿고 혼인신고를 한 후엔 일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이반의 집에 들어와 모든 걸 누리며 살기 시작한다. 아노라는 점점 자신이 신데렐라가 된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는 “신혼여행은 디즈니랜드, 공주방 리조트가 좋을까?” 고민하며 달달한 신혼생활을 기대한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자기 현실이 들이닥치고 이반의 도주와 결혼 무효화까지 순식간에 착착 진행된다. 베가스에서 시작된 아노라의 꿈은 베가스에서 끝을 맺는다. 호화로운 전용기를 타고 베가스로 향한 이반의 아내 애니는 아노라가 되어 아이 울음소리로 가득 찬 좁은 이코노미 석에 다시 몸을 싣는다.
모든 일이 끝나고 이고르와 하루를 보낸 후 아노라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침실에서 내려온다. 계단으로 침실에 올라가는 건, 이반과 부부가 되는 건 (이별보다 비교적) 오래 걸렸는데. 침실에서 내려오는 건, 이반과 남이 되어 현실로 돌아오는 건 순식간이다. 이제 잠에서 깰 시간이다. 반야의 아내 애니가 아닌 아노라는 신데렐라가 되지도, 디즈니랜드에도 가지 못한다.
할 말이 많은 사람들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가득한 공방전
이 결혼에 대해 이반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그에게 아노라와의 결혼은 잠깐의 일탈, 그가 즐겨 하던 콘솔 게임 한 판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반은 즐거운 미국 여행을 위해 돈을 주고 스트리퍼 아노라를 구매해 잠깐 ‘반야’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됐고, 이제 그것을 버려야 될 때가 왔음을 알고 순순히 결혼 무효화에 동참한다. 그래서 아노라와 어머니가 뭐라고 말하든 이반은 할 말이, 꼭 해야 할 말이 없다. 아노라와의 결혼은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고 바꾸려고 노력할 만큼의 가치가 없으니까.
하지만 아노라는 할 말이 참 많다. 그는 이 결혼에 모든 걸 걸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곁가지로 매달린 하수인 토로스, 가닉, 이고르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생계, 인생을 위해 꼭 결혼 무효화에 성공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할 말이 많다.
우리는 진짜 사랑한다고, 우리는 꼭 이걸 무효화 시켜야 한다고, 나 이 일하다가 뇌진탕 온 것 같다고. 한바탕 몸싸움이 일어난 이반의 집 거실에서 아노라, 토로스, 가닉의 온갖 말들이 뒤섞이며 대 환장 그 자체인 상황이 벌어진다. 다들 가진 건 없는데 할 말은 참 많다. 이 영화는 그 모든 말들을 하나도 거르지 않고 다 들려준다.
이런 면에서 <아노라>는 성 노동자를 위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모든 노동자를 위한 영화이기도 한 것 같다. 생계를 위해 군말 없이 일을 하는 아노라처럼, 이반을 찾기 위해 캔디 샵을 부수고 견인차에 걸린 차에서 엑셀을 밟는 토로스 일행처럼 그저 생계와 고용인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하는 그런 이들. 영화는 이들의 마음속에 들어있을만한 온갖 불평과 짜증들을 아노라와 하수인들의 입을 통해 한 공간에 풀어놓는다. 이게 정말 우습고 골 때리기도 하고.. 한편으론 공감되고 슬프기도 하다.
내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
결말 엔딩 해석
결혼 무효화가 끝난 후 아노라와 이고르는 이반의 집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이고르는 아노라에게 이고르라는 이름은 ‘워리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알려주며 ‘아노라’라는 이름엔 무슨 뜻이 있냐고 묻는다. 아노라는 “미국에선 이름 뜻 생각 안 해.”라고 말한다. 아노라의 답을 들은 이고르는 휴대폰을 들어 아노라의 이름 뜻을 찾아 알려준다. 석류, 빛, 밝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난 애니보다 아노라가 좋아.”
극 중에서 아노라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끔 ‘아노라’라는 이름을 부르긴 하지만 그 이름을 가진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존중해 주진 않는다. 아노라 또한 자신의 이름에 관심이 없고 아예 진짜 이름보다 애니라고 불리고 싶어 한다. 아노라는 스트리퍼 아노라, 진짜 아노라의 인생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이반을 만난 후엔 신데렐라 애니의 삶을 꿈꾼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이고르가 나조차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내 이름과 내 인생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감기 걸린다고 스카프를 주고, 본인도 좁은 비행기 좌석에 불편히 앉아있으면서 내 편의를 챙겨주고, 내 짐을 들어 계단 위로 올려다 주고, 내가 빼앗긴 다이아몬드 반지를 슬쩍해 가져와주고.. 아노라는 이런 이고르의 성의에 답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친다. 돈을 주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해주던 것처럼.
하지만 이고르는 애초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아노라와 한 공간에 있다는 이유로 그를 강간할 생각도 없었고 다이아몬드로 그의 몸을 살 생각도 없었다. 이고르는 ‘무언가를 받으면 내 몸을 줘야 한다’는 아노라가 믿어온 이치를 부순다.
이고르의 이런 행동이 아노라를 향한 성애에서 시작된 것인지, 연민, 동질감에서 시작된 것인진 알 수 없지만, 이고르는 아노라가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대가 없는 호의를 전한다. 아노라가 이반에게 기대했지만 결국 받지 못한 따뜻한 마음. 결국 아노라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건 저 위에 있는 왕자님이 아닌 무시하고 오해했던, 아노라와 같은 계급의 노동자 이고르다.
인생역전을 시켜줄 왕자와 그의 수혜를 입을 신데렐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노라에겐 그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이고르가 있다는 것이다. 둘이 꼭 아름다운 결말을 맺지 않아도, 계속 관계를 이어가지 않는다 해도 괜찮다. 그저 이 쪽팔리고 서러운 순간에 아노라의 옆에 이고르가 있어준 것, 조용히 아노라의 눈물을 받아줄 이고르의 가슴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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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있지만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정직당한다. “기자님 기사 오보 아니었어요. 다 저희들이 만든 수법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온다. 자신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돈만 주면 진실도 거짓으로, 거짓도 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불법은 아니에요. 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제보,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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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너에게 가는 길> 메인 예고편
34년차 소방 공무원 ‘나비’와 27년차 항공 승무원 ‘비비안’,
단 한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내 아이의 커밍아웃 이후
오늘도 한 걸음 다가가는 중인 현재진행형 그녀들의 뜨거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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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가필드 더 무비> 티저 예고편
존재 자체가 커여운 가필드?? 집 나갔다 냥고생한 사연은?! 티저 예고편 보고 [가필드 더 무비] 5월 극장에서 직접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