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롬2023-09-20 13:52:55
[SICFF 데일리] 붉그스름한 군자
영화 '애니메이션1' 中 <성인식>
감독: 박재민
러닝타임: 4분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해 험난한 성인식을 치러야 하는 수많은 아이들. 과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옛날 부족국가 시절, 제사는 신을 향한 행위였다. 돼지나 소와 같은 가축도 가능했지만, 살아있는 사람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도 있었다. 제물이 희귀할수록 신에게 큰 기쁨을 전달할 것이라 믿었던 부족들의 행위였다. <성인식>은 인신공양까지는 아니고, 하얀 새를 제물로 바친다. 제단 위에서 제사장이 꼬마에게 하얀 새를 공양하라고 한다. 그러나 꼬마는 반대한다. 하얀 새를 제사장에게 던지며 제사장을 제단 밑으로 떨어트린다. <성인식>은 샌드아트와 복합적으로 연출하며 빠른 전개와 인상적인 효과를 보인다. 넘어진 제사장을 목격한 다른 하얀 새를 품고 있던 꼬마들은 각자가 품었던 하얀 새를 풀어준다. 하얀 새들은 자유를 찾는다. 생명의 소중함을 느낀 꼬마의 결단력 있는 행동은 성인(聖人)의 모습을 보인다.
상영일자: 9/19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9/13~9/20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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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이 나를 살게 한다
코로나 이전 한동안 스쿠버다이빙에 미쳐 있었던 적이 있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정말 진심으로 미쳐 있었다. 태국에서 시작한 다이빙은 필리핀, 스리랑카, 몰디브를 거쳐 멕시코와 에콰도르의 머나먼 섬 갈라파고스까지 이어졌다. 우주를 향해 멀리 쏘아 올려 떠나지 않아도, 발을 디뎌 빠져 들면 심해라는 미지의 세계가 있다는 것이 좋았다. 먼 바다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새로운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수영은 하지 못하는데, 바닷속 깊이 들어가는 다이빙은 좋아 하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그렇다 수영을 하는 것과 다이빙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파도 위에서 물에 빠지지 않게 허우적거리는 것은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고통에 가까웠으나, 파도를 넘어 짙은 푸름 속에 깊숙하게 들어가 내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함을 느끼며 천천히 해류에 몸을 맡기는 것은 편안하였다. 두려울 때, 두려움 속으로 뛰어들면 다른 세상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 그 점이 나를 바다에 계속해서 뛰어 들게 만든 건지도 모른다.
두려움과 두려움을 이기는 감정을 동시에 느낄때면 <라이프 오브 파이>를 떠올렸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는 파이의 가족은 캐나다로 이민을 결정하고, 동물들과 함께 배를 타고 캐나다로 긴 여정을 떠나지만, 얼마 가지 못해 폭풍우를 만나게 되고 배는 침몰하여 파이만이 유일한 생존자가 된다. 홀로 살아남게 된 그의 구명보트에 다친 얼룩말, 굶주린 하이에나, 오랑우탄과 표류하게 되는데, 모두를 놀라게 만든 것은 바로 보트 아래에 몸을 숨기고 있던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 배고픔에 허덕이던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하고 결국 리처드 파커와 파이만 남게 된다. 호랑이와 단둘이 배에 남게 되는 기가 막힌 상황이 되고 만다. 두려움으로 가득 찰 수 밖에 없는 그 순간에도 파이는 살아갈 방법을 생각한다.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 덕분에 내 정신은 또렸해졌다. 호랑이를 굶주리지 않도록 돌보는게 나의 목표가 되었다. 리처드 파커가 없었다면 나는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
온갖 어려움을 겪고, 호랑이와 함께 망망대해를 건너 마침내 육지에 다다른 파이에게 사람들은 믿지 못할 이야기 대신 믿을 만한 이야기를 원하고, 파이는 다른 버전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는 묻는다 어떤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냐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스펙터클한 사건에 이어진 호랑이와의 동행 내내 긴장하고 흥미진진했다가, 아름다운 영상에 눈호강을 하며 감탄했다가, 마음을 쿡 찌르는 두번째 이야기에 ‘그래서 진실은 무엇일까’ 당황한 채 영화가 끝나버려 멍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움이 나를 살리게 했다는 파이의 말이 자주 떠올랐다.
나이가 들고 지킬 것이 많아지니, 그만큼 두려운 일도 자주 생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러다 무슨 일이 나는 것은 아닐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위태로운 상황이 닥칠 때 마다 망망대해에 호랑이 한 마리와 작은 구명보트에 타고 있는 파이가 된 것 같았다.
맞설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속으로 풍덩 빠져 이겨내게 되는 마법같은 일이 생기고 견딜 수 없는 것도 견디게 되었다. 결국 가장 큰 두려움은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나 짐작에서 오게 되는 것이니까.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게 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 바다도, 호랑이도 지금은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결국은 나를 살리게 하는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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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둘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매주 월요일 오후 1시, 씨네픽과 함께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와 관객 스코어를 알아보는 시간이 돌아 왔습니다. 오늘은 10월 8일 부터 10일까지의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와 스코어를 알아보도록 할게요!
씨네픽은 영화 박스오피스 예측 어플인만큼 유저들이 직접 개봉 영화의 박스오피스와 스코어를 예측하실 수 있습니다. 씨네픽을 통해 재미는 물론, 상금도 함께 받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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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10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시작하겠습니다. GOGO~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007 노 타임 투 다이> 2021.9.29 개봉 (개봉 2주차)
주말 관객수 – 212,818명 (10월 8일 ~10일)
누적 관객수 – 981,231명
좌석 판매율 – 10.1%
다니엘 크레이그, 라미 말렉 주연, 6년 만에 전 세계 국내 최초 개봉한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저번 주에 이어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98만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관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감독 캐리 후쿠나가)는 지난 주말(8~10일 기준)에 21만 2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는데요. 개봉 첫 주 주말 관객 수(38만 명)에 비하여 다소 줄어든 수치입니다. 이번 주는 거뜬히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가 10월 13일 수요일 개봉 예정인 관계로 앞으로의 박스오피스 1,2위 순위의 변동이 예상됩니다.
2위. 보이스 / 2021.09.15 (개봉 4주차)
주말 관객수 – 84,998명
누적 관객수 – 1,270,416명
좌석 판매율 – 10.6%
2위는 변요한 김무열 주연의 범죄액션 영화 '보이스'가 차지했습니다. '보이스'(감독 김선 김곡)는 같은 기간 8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누적 관객 수 127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3위. 기적 / 2021.09.15 개봉 (개봉 4주차)
주말 관객수 – 42,636명
누적 관객수 – 610,008명
좌석 판매율 – 9.7%
3위는 박정민 임윤아 주연의 힐링영화 '기적'이 계속해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기적'은 지난 주말 4만 2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누적 관객 수는 6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씨네픽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씨네픽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에 참여해주신 참가자 중의 정답자는 총 73명입니다.
이는 참가자 전체 중 21.6%에 해당하며, 정답을 맞추신 모든 분들께 우승자 상금 20만원의 혜택이 주어졌습니다.
모든 참가자분들과 정답자분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씨네픽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비율]
▶씨네픽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에 참가한 사용자 중 무려 86%의 유저 분들이 <007 노 타임 투 다이>를 박스 오피스 순위 1위로 예측한 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4위.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격돌!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 / 2021.09.15개봉 (개봉 4주차)
주말 관객수 – 12,986명
누적 관객수 – 171,393명
좌석 판매율 – 13.5%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대격돌!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앞질러 박스 오피스 4위를 차지했습니다. 무려 지난 주에 비해 2계단 상승했는데요. 관객 수는 1만 2천 여명, 누적 관객 수는17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한글날 연휴를 맞아 많은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예상됩니다.
5위. 용과 주근깨 공주 / 2021.09.29 개봉 (개봉 2주차)
주말 관객수 – 12,100명
누적 관객수 – 47,804명
좌석 판매율 – 10.0%
지난 주와 동일하게 5위는 호소다 마모루의 신작 애니메이션 ’용과 주근깨 공주‘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격돌!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과 같이 나란히 4,5위에 올랐는데요.
앞으로 애니메이션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 궁금해지네요. :)
[북미 박스오피스 소식]
10월 8일 북미 개봉한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개봉 첫 날 북미에서만 $56,007,372 (한화 약 669억)을 벌어들이며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습니다. 지난 주말(8일~10일)까지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박스오피스 1위는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차지했으며, 누적매출액은 $56,077, 372(한화 약 669억)입니다.
같은 날 기준 북미 박스오피스 2위는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입니다.
주말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32,000,000(한화 약 383억)을 기록했으며, 누적 매출액 $141,665,616(한화 약 1694억)을 기록했습니다.
뒤를 이어 <아담스 패밀리 시즌2>가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으며 전 주 대비 매출액은 약 42% 감소했으며, 누적매출은 $31,140,891(한화 372억)입니다.
4위와 5위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그리고 <더 매니 세인츠 오브 뉴어크>가 차지했습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주말 매출액 $4,200,000(약 50억)을 기록했으며 누적매출액 $212,456,765(약 2,540 억)을 기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매니 세인츠 오브 뉴어크>는 주말매출액 $1,450,000(약 17억), 누적매출액 $7,407,052(약 88억)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박스오피스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이 개봉예정인 만큼 앞으로의 추이가 정말 기대가 되는데요.
그럼 다음 주도 씨네픽은 재미나고 알찬 박스오피스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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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맨헌트 : 유나바머 vs 유나바머 그가 입을 열다 :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의 차이.
살인자에게 스토리를 부여한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우리는 연쇄 살인마를 비롯한 범죄자를 대상으로 영화를 만들거나 드라마를 만든다.
범죄자의 행동이나 범행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든다면 관객의 관심은 물론 어떤 면에선 스토리의 큰 틀을 기댈 수 있기 때문에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많이 나온다.
수사물이나 스릴러를 자주 보는 편이라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도 종종 만난다.
때로는 [캐치 미 이프 유 캔]처럼 범죄자인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작품들이 있었고,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한다는 것에 대해 크게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상황이 좀 무서운 것이라는 인지가 생겼다.
"범죄자에게 부여된 서사로 인해, 드라마 속 캐릭터나 범죄자의 행동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이런 고민 없이 소모하듯 작품을 봐도 되는 걸까?
이 고민에 길을 잡아준 작품이 있었다.
실화 기반 미드, 맨헌트 : 유나바머[MANHUNT : UNABOMBER]와 다큐멘터리 유나바머 그가 입을 열다 [Unabomber : In His Own Words]였다.
범죄물 / 다크 / 실화 기반 / 추리 / 테러 / 몰입도 높음 / 미국 드라마 / 미드 / 스릴러 / 넷플릭스 드라마 / 맨헌트 : 유나바머[MANHUNT : UNABOMBER]
미드 [맨헌트 : 유나바머]는 외로운 늑대형의 테러리스트 유나바머(시어도르 카진스키)의 성장과 범죄 체포까지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어린 나이에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천재였던 유나바머는 대학 생활 중 지원했던 잘못된 심리 실험으로 인해 인격이 망가지게 된다.
이미 천재이기 때문에 보통의 평범함을 몰랐던 그는 인격이 망가지게 되면서 일반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병든 사람이 되게 된다.
현대 문명이 인류를 파괴한다는 문명 혐오주의자가 된 유나바머는 자신의 천재적인 지식을 이용해서 폭탄 테러를 저지른다.
그는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살아서, 미국의 수사 기관에서는 유나바머를 찾지 못한다.
맨헌트는 유나바머와 수사관들의 스토리르 절묘하게 합쳐 스토리가 탄탄한 드라마를 보여준다.
분명히 테러범인데 맨헌트를 보고 있자면 이상하게 유나바머를 이해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유나바머가 잡혔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려는 유나바머가 경이롭기도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다큐멘터리 유나바머 그가 입을 열다 [Unabomber : In His Own Words]를 보면서 바뀌게 되었다.
범죄물 / 실화 / 테러 / 몰입도 높음 / 미국 다큐멘터리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 유나바머 그가 입을 열다 [Unabomber : In His Own Words]
미드 맨헌트를 흥미롭게 봤기 때문에 선택하게 된 다큐멘터리가 [유나바머 그가 입을 열다]였다.
드라마와는 다르게 다큐멘터리는 유나바머의 가족, 주변 인물, 그를 쫓던 수사관들의 인터뷰를 통해 입체적으로 유나바머를 그려낸다.
맨헌트에서 필터를 씌워서 유나바머를 그려냈다면 유나바머 그가 입을 열다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유나바머를 그린다.
특히 드라마에서 비중을 두지 않았던 테러 피해자의 인터뷰와 유나바머 주변에 살았던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민낯을 그려낸다.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까지, 자신의 신념을 위해 테러리스트가 되었던 외로운 늑대 유나바머란 이미지가 이 인터뷰들을 통해 깨지게 된다.
그가 겪은 일은 안타깝지만, 유나바머는 그저 살인을 저지른 테러범에 불과했다.
특히 드라마 맨헌트에서 이상하리 만큼 선하게 그려졌던 유나바머가 매우 거칠고 폭력적인 사람임이었을 알게 되었을 때 묘한 느낌이었다.
드라마보다 다큐멘터리를 먼저 보았다면 드라마를 보면서 어딘지 모르게 불쾌감을 느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맨헌트 : 유나바머[MANHUNT : UNABOMBER]와 유나바머 그가 입을 열다 [Unabomber : In His Own Words]는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다.
그리고 맨헌트를 본다면 꼭 유나바머 그가 입을 열다라는 다큐멘터리를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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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다발같은사랑을했다_리뷰
스다마사키가 나오는 로맨스물이라고 해서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리뷰 작성함~~평범한 대학생 키누와 무기는 각자의 일상을 보내던 중 막차시간을 놓치게 되고 거기서 우연히 만나게 됨. 둘은 어느 식당에 들어가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서로의 소름돋을 정도로 비슷한 취향에 놀라게되고 점점 썸을 타기 시작함. 영화에서는 이 썸 단계가 진짜 설레게 그려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명대사가 있음. 키누가 무기집에 처음 갔다가 집에 와서 "아무 말도 하지 마, 내 감정을 덮지 마 아직 어젯밤의 여운 속에 있고 싶단 말야"라고 말하는 장면인데 사실 누구나 한번쯤 왠지 썸탈 것만 같은, 뭔가가 시작될 것만 같은 그런 설렘이 있잖아, 그 설렘을 영화에서 그 과정을 잘 보여줬는데 이런 대사까지 딱 쳐주니 뭔가 나까지 그 여운에 남은 느낌이라 좋아하는 대사임. 여튼 그렇게 몇번의 만남을 계속 가지다가 결국 사귀게 됨. 그렇게 어느 커플들과 다를 것 없이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감. 하지만 둘이 취업을 하게되면서 관계가 조금씩 삐그덕거리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서로의 가치관 차이가 들어남. 꿈을 좇는 키누와 반대로 현실을 좇는 무기... 이런 다름이 나중에는 잦은 다툼으로 이어지고, 더이상의 얘기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되고 결국 5년간의 연애를 끝으로 헤어지게 됨.
나의 평 : 이 영화는 지극히 현실적인 연애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생각함. 그렇다보니 내가 다 연애하고 내가 다 헤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던 영화임. 키누와 무기의 사랑과 영화의 따뜻한 색감이 더해져 더 설렜고 만남과 헤어짐까지의 과정을 영화에서 잘 표현해내서 마음고생을 좀 함. 그리고 영화를 다 본 뒤, 저런 이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너무 잘 맞았기에 서로 더는 바랄 것도 더 부족한 것도 없으니 저런 이별이 가능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음. 다만 아쉬웠던게 있다면 주인공 두명의 취향이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음. 오랜만에 괜찮은 일본 영화 발견한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음. 리뷰 끝.
에디터 - 고삼조에디터:고삼_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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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쁘띠마망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도라에몽>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나는 진구라고 생각하지만 도라에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쁘띠 마망>도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넬리와 마리옹 중 누구일지 생각하게 만든다. 혹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쁘띠 마망>은 할머니의 십자말풀이를 열심히 풀던 넬리가 작별인사Au revoir를 하며 방을 나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방만이 아니라 복도에 딸린 방문마다 안에 넬리의 인사를 받는 할머니들이 있다. 세 할머니를 지나서 엄마가 있는 방에 넬리는 도착한다. (좀 더 봐야 알 수 있지만 넬리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엄마가 병실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다) 포스터를 보고 간 관객은 당연히 이 넬리라는 어린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만 Petite Maman이라는 제목이 아름다운 서체로 화면에 새겨지는 순간에 카메라가 담는 것은 넬리의 엄마인,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보는 마리옹이다.
그렇다, 제목이 가리키는 '쁘띠 마망'은 마리옹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Mourir?" "Courir."라는 시적인 대사를 쓴 시아마답게 'petit'도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우선 작다는 의미로 해석할 때, 말 그대로 넬리가 자신과 동갑인 어린 시절의 엄마를 만나러 가기 때문에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작고 어린 엄마'이다. 두 번째로 넬리의 입으로 언급되듯 마리옹은 23살에 아이를 낳은 젊은, 어린 엄마이기 때문에 쁘띠 마망이다. 마지막으로 petit는 새끼,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뜻도 있는데, 시아마의 <쁘띠 마망>이 그리는 그림은 넬리와 마리옹 사이의 모녀 관계뿐만 아니라 마리옹과 그 엄마 사이의 모녀 관계까지 패스츄리처럼 겹겹이 쌓고 있는 관계도이다. 따라서, 쁘띠 마망은 넬리의 엄마인 동시에 누군가의 자식이기도 한 마리옹, 자식인 엄마를 가리키는 것으로도 보인다.
1. 넬리와 할머니를 연결했던 고리가 십자말풀이라는 점마저 시아마 영화다워서(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상상했던 시아마 영화 같아서) 좋았다. 낱말을 섬세하게 다루는 모습이 좋다.
2. 처음에 넬리 아빠가 등장했을 때는 아빠가 아니라 아는 아저씨인 줄 알았다. 운전 전에 마리옹이랑도 그렇고 넬리랑도 데면데면하게 굴어서 그냥 이사 도와주는 엄마 친구인 줄. 넬리가 어린 마리옹을 만나는 동안 어른 마리옹은 만나지 않기 때문에 아빠의 돌봄이 어린 마리옹과 넬리의 우정을 지속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3. 할머니 댁으로 운전해서 가는 동안 넬리가 과자를 먹다가 운전하는 엄마 입에 계속 넣어주고, 엄마가 그걸 거절하지 않는 장면이 슬프도록 상냥하다고 느꼈다. 보면서 과자 두 개째 줄 때부터 '이제 그만 줘도 돼'라든가 '너 먹어'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고 음료까지 받아마셔 준다는 게 마리옹이 얼마나 다정한 엄마인지 보여준다. 아이들이 과자를 나눠주는 것은 호의에서 비롯하는 것이지만, 마음이 고마워서 먹는 거지 어른이 정말로 아이가 먹는 과자를 먹고 싶지는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운전하면서 뒤에서 자꾸 과자나 음료를 준다고 내미는 게 귀찮을 법도 한데 끝까지 귀찮은 티를 내지 않는 단단한 상냥함이 감동적이었다.
4.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아가 날뛰었던 장면이 몇 군데 있다. 시리얼을 먹다가 우유만 쪽 먹고 다 남기면 어떡하니! 양치하고 가글을 한 번만 하면 어떡해! 양치만큼 치약 헹구는 것도 중요한데! 아저씨(아빠) 여덟 살짜리랑 실내에 있는데 담배를 피워? 여덟 살 애들끼리 위험하게 가스레인지로 우유를 데우고 불 쓰는 요리를 하면 어떡해!의 연속.
5. 넬리가 파란 옷을 많이 입는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주사위 놀이를 할 때 파란색을 바로 고르는 걸 보면 정말로 넬리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파란색인 것 같다. 반대로 마리옹이 자주 입는 색은 붉은색. 넬리를 처음 만났을 때도 역할극을 할 때도 붉은 계통의 옷을 입고 있다. 하지만 머리에 푸른 계열의 머리띠를 거의 계속 두르고 있기 때문에 넬리의 색도 일부 가지고 있다.
영화의 주 배경인 할머니의 집 내부 공간 중 세면대가 있는 방의 파란 타일과 붉은 나무문이 대조적이라 특히 아름다웠다. 물론 노란 벽지에 햇빛이 따스하게 드는 부엌도 멋지다.
6. 마리옹과 넬리가 색으로 연결된다고 해석했는데, 그뿐만 아니라 나이답지 않게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넬리의 차분한 성격이 우울감에 빠진 상황에도 상냥한 마리옹의 성격과 닮아있다고 느꼈다. 마리옹의 엄마가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다리의 장애를 마리옹이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아 마리옹이 수술을 받게 해야 했던 것처럼, 마리옹도 자신의 우울증이 넬리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은 부분은 있다고 본다. 다만 마리옹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다정한 사람이라 넬리도 다정한 아이가 될 수 있었다.
7. 마리옹과 넬리가 역할극을 하고 나서 마리옹이 배우가 되고 싶다고 고백하는 부분이 조금 씁쓸했다. 현재의 마리옹이 딸과 남편을 옛 집에 두고 훌쩍 떠날 정도로 우울해하는 이유에 이런 부분도 포함되어있을 거라 짐작됐다.
8. 둘이 피라미드 같은 구조물 안에 들어갔을 때 나온 노래가 자꾸 carry on to me라고 들려서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는데... 불어일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완전히 잘못 들은 것이었다.
9. 넬리와 마리옹 배역을 연기한 배우들은 쌍둥이다. 굳이 둘의 외적인 차이에 집중하자면 넬리는 햇빛을 받으면 붉은 기가 도는 갈색머리라 파란색과 대조적으로 잘 어울렸고, 마리옹은 그보다 밝은 갈색머리였다. 성인 마리옹 배우는 넬리보다 훨씬 진한 갈색머리, 브루넷이라 머리색의 스펙트럼에도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게 됐다. 마리옹의 엄마도 브루넷이었는데 마리옹이 자라면서 엄마를 닮아갔다고도 생각된다.
10. 시아마 감독이 자기가 만들어낸 캐릭터 중 마리/마리옹/마리안느와 같은 이름이 붙은 캐릭터들은 본인 할머니 마리를 떠올리며 이름을 붙였다고 했던 인터뷰가 떠올랐다. 넬리의 이름은 할머니에게서, 마리옹의 이름도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그 할머니들도 더 위의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았을지도 모르는 이름이다. 먼저 떠난, 떠날 가족의 이름을 후대의 가족 구성원에게 붙이는, 가족 내에서 사랑하는 이를 추억하고자 하는 서구권의 사랑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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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줄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발하게 직조한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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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주인공 경수는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지 경수 형제의 부모님은 보이지 않는다. 돈을 버는 건 경수뿐이다. 일을 하기엔 너무 어린 동생. 경수는 침술을 익힌 한의사로서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벌이는 적당히 잘 된다. 나름 실력이 있는 침술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수에겐 페널티가 있다. 앞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은 경수. 장님이기 때문에 지팡이가 없다면 일상생활이 어렵다. 그 대신 다른 감각이 발달했다. 숨소리, 발소리, 냄새, 속삭이는 작은 소리까지 상황 판단에 능한 경수. 경수가 침술이 아닌 다른 측면에서 용한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건 이 역량의 힘이 컸다. 능력이 제법 있는 경수. 경수가 사는 마을에 어의를 뽑는 시험이 열렸고 주인공은 거기에 지원하려고 한다. 궁에서 나오는 월급이면 동생의 약도, 생활비도 충당할 수 있다. 그래. 한번 보는 거야. 다다른 시험장. 시험 문제는 경수 입장에서 좀 터무늬 없던 것이었다. 실 한 줄을 가지고 상대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실 하나를 가지고? 이상한 문제에 의아해하며 출제자에게 태클을 거는 경수. '이 시험은 애초에 어불성설입니다!' 말 한마디에 어의 담당자였던 이형익의 눈에 들어오게 된다.
궁중에 입성한 경수. 경수가 근무하게 될 어의 집단은 위계질서가 분명했기 때문에 나이가 어린 사람이더라도 선임 대접을 깍듯이 해야 했다. 그런데 여느 군기가 심한 집단이 안 그랬나. 부조리도 있다. 앞이 안 보이는 경수. 나이 어린 선임이 반말을 찍찍 날리며 "약재를 저 칼로 정리해놔라"라고 지시한다. "앞이 안 보이는데 어떻게 해?'" "그러니까 하는 거야." 어떻게 경수가 그걸 다 해? 하지만 경수는 선임이 지시한 업무를 무탈하게 완료한다. 의외의 이유가 있었다. 경수는 낮에는 앞이 안 보이지만 어두운 밤에서는 시야가 들어오는, 병을 앓고 있는 주맹증 환자였던 것이다. 약초 정리도, 궁에서 연애질 하는 남녀에게 쌀자루를 날리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단지 어려운 것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궁중에 들어올 수 없는' 현실을 애써 부정하는 것이다. 안 보이는 척해야 했던 경수. 그렇게 보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아예 못 봤으면 좋았을 텐데. 경수는 보지 말아야 할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청이 조선의 소현세자를 압송하고 8년 만에 세자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 세자가 죽었다. 유일한 목격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침술사 경수였다.
익숙한데
어? 이런 영화 본 적 있다. 언제? 올해 여름에. 바로 <헌트>다. <헌트>는 5공화국 당시 삼엄했던 분위기를 핵심 키워드로 삼은 영화다. 박평호와 김정도는 사냥감을 '헌트'하며 우리 현대사에서 괄호 쳐졌던 역사를 질문한다. 어떻게? 기존에 존재했던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이는 것이다. 이 당시 '아웅산 테러 사건'은 1983년에 일어난 명확한 사실이다. 그런데 영화의 중심 서사는 이정재 감독이 각본을 쓰며 창작한 이야기다. 영화에서 시간적 배경이 1983년인 이유가 뭘까? 극에서 제시되는 여러 사건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글쓴이는 '5공화국의 말로를 맞이하기엔 몇 년 남았기 때문에'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남아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현재 2022년에 다시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올빼미>가 취한 노선도 <헌트>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인 안태진 감독은 조선왕조실록에 쓰여있는 '소현세자가 학질로 사망했다'라는 문장에 호기심을 얻고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안태진 감독을 직접 만나 여쭤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의도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글쓴이는 이 영화를 보면서 단순히 시대극의 틀을 빌려와서 재미있는 스릴러'만'을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올빼미> 역시 <헌트>와 비슷한 화법을 쓰고 있다.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대립하는 키워드는 '보다'와 '보지 않는다'라는 대비다. 주인공 경수가 어쩔 땐 보이고 어쩔 땐 안 보이는 주맹증 환자라는 1차적인 세팅 때문은 아니다. 영화는 인조와 소현세자, 최대감, 소현세자의 부인, 원손까지 '어떤 사실을 받아들이고, 또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질문한다. 이 질문은 현재의 한국사회에게도 질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밝지만 어두운 사실을 직면할 것인지. 어둡지만 아픈 사실을 받아들여 더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헌트>가 현대사의 상처를 묻는다면 <올빼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재에 대해 반문한다.
그래도 다른 것
그렇게 <헌트>와 유사한 영화지만 글쓴이는 <헌트>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론 <헌트>만큼이나 훌륭한 부분도 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주인공을 인조로 설정하지 않으면 이야기의 어느 부분도 성립되지 않는다. 인조라는 인물이 고르는 선택지가 삼전도의 굴욕, 병자호란, 인조반정, 당시의 주전론/주화론 간의 대립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다. 이는 감독이 인조라는 왕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는 것과도 이어지고, <헌트>와 공통점을 갖는 지점이기도 하다. 또한. '진범이 누구인가?'라는 중심으로 서스펜스를 끈끈하게 이끌어간다는 부분은 두 영화가 공통점을 갖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이야기가 전복되는 부분도 왠지 모르게 공통점을 가진다. 영화의 중후반부까지 '동림'의 행적이 중요하다가 물 흐르듯 서서히 하이라이트로 넘어가는 <헌트>처럼 '소현세자'를 암살한 흑막을 찾다가 후반부로 전개되는 이야기 전개 역시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글쓴이가 이 <올빼미>를 보고 아쉬웠던 점은 이야기의 만듦새가 살짝 아쉽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일단 소현세자를 죽인 흑막이 누구인지 드러났을 때까지 이야기는 촘촘하다. 그런데 이 이후부터 제일 마지막 시퀀스까지 그 엔딩부의 장면 하나를 보여주기 위해 하나하나 끼워 맞췄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주인공이 흑막의 정체를 알고 나서 어떤 행동들을 계속한다. 그런데 여기에 너무 페널티가 없다. 아예 생경한 전개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주인공 경수는 거의 국정원 요원급에 준하는 스펙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글쓴이는 가장 마지막 시퀀스를 넣은 의도가 궁금해졌다. 거기서 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를 지었다고 해서 쾌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쾌감 넣으라고 그 장면 넣은 거 아닌데?'라고 하면 할 말 없다.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를 끝마무리 짓지 않아도 영화 흐름에 아무 지장이 없다.
또 인조라는 인물에 너무 감정선이 얕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조는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인물이다. 세자가 독살당했다는 전대미문의 사건에서 왕의 포지션은 당연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물의 행적을 유해진 배우의 표정연기와 역사적인 평가에 의존한다. 이 인물의 입장에서 더 감정적으로 비틀대거나, 어떤 것을 표현하거나 하는 식의 장면이 초중반부부터 살짝 들어갔다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더 용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이 청의 문물을 거부하는 이유는 뭔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소현세자와의 관계에 대한 묘사는 무엇인지. 지금 명, 청에 대한 인조의 생각은 무엇인지. 인조가 보여줄 수 있는 외교적인 한 수는 무엇인지까지 이 인물의 내적인 동기부여에 확실했다면 이야기가 흐름이 윤활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유해진 배우의 열연만 기억에 남는 것이다.
유해진 배우 멋있어요
이 영화에서 두 배우는 굉장히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일단 가장 중요한 주인공 류준열 배우는 자기랑 맞는 옷을 입었다. 올해 류준열 배우의 출연작으로 <외계+인> 1부가 있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한 부분이기도 한데, 여기서 류준열 배우는 좀 이질감이 든다. 이 영화에서 대사가 갖고 있는 임무는 막중했다. 바로 이 영화를 지탱하고 있는 세계관을 보다 쉽게 이해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류준열 배우가 맡은 캐릭터가 품고 있는 비밀이 있음에도 경박한 모습만 기억에 남는 것은 감독의 무리수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 <올빼미>에서 류준열 배우가 맡은 '경수'는 앞에서 제시한 예시와 정반대에 있다. 영화에서 코미디가 없진 않지만 경수와는 정반대의 인물이 담당하고 있다. 또한 경수는 앞이 보이지 않으나 밤에는 시야가 밝아지는 이중적인 모습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쉭쉭 무너져내리는 감정연기까지 수행해야 한다. 경수가 영화의 배경을 담당한 셈인데 류준열 배우는 어느 곳에 뭐가 들어야 전달이 쉬울지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류준열 배우만 할 수 있는 연기를 한다.
또한 유해진 배우가 맡은 인조 캐릭터도 연기를 정말 잘했다. 영화에서 인조의 서사에 구멍이 났다는 점은 좀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오롯이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유해진 배우의 경험치 때문이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신이 있다. 인조가 청나라 사신의 히스테리에 반응하는 신이다. 영화에서 이 장면은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로 작동한다. 이때 인조가 갖고 있던 정신질환과 나라의 대표가 겪는 굴욕이라는, 역할 갈등에 해당하는 스트레스를 표정으로 보여주는 호연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 자체가 인조의 평가에 대해 살짝 의존한 감이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의 무능력을 최소한의 범위에서 어떻게 보여줘야 할 것인가? 는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때 인조가 궁에 있는 신하들에게 신뢰를 잃어가는 과정을 영화가 보여준다. 이 연기를 하면서, 유해진 배우는 눈빛 연기 하나로 감정전달에 입체성을 부여하며 극을 이해시킨다. 역시 유해진 배우도 올해 개봉작 <공조 : 인터내셔날>이라는 영화에 출연했다. 이때 "아니 무슨 ~~ 도 아니고"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낡은 화법은 좀 아쉽게 느껴졌다. 그러나 유해진 배우는 그동안 맡았던 가벼운 역할을 뒤엎는 중량감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올해 개봉작 중 남자 주연 배우들이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유해진 배우의 인조도 낄 만하다.
무리 짓는 것
영화에서 '본다'와 '보지 않는다'의 대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무리 짓다'와 '무리 짓지 않는 것'의 대비다. 영화는 끊임없이 두 집단을 대비시킨다. 인조와 대립각을 세우는 최 대감 무리. 침 하나와 나머지. 경수와 군인들. 청나라 사신과 조선의 신하들 등등 인물의 밀도에 템포를 바꾸며 영화에서 어떤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는 영화의 핵심 키워드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가장 큰 범주이자 선명한 대비는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바로 백성들과 조선 지도부와의 대립이다. 이를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할 수 있게 촘촘하게 이미지를 보여줬다. 좋은 스릴러 영화다. 또 우리에게 밝지만 떼거지로 몰려있는 흑역사를 맞이할 것인지, 어둡고 혼자 밌지만 아픈 사실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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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난, 형 믿어요. / 불한당 명대사 모음
-bgm Arensky X Marin Hoxha X Jon Becker - My Gaming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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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그레이트 샤크> 메인 예고편
행복한 휴가를 떠난 5명의 여행객.
그러나 우연히 상어에 의해 훼손된 시체를 발견하고
그들의 여행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인다.
높아지는 불안감 속에 급히 수상 비행기에 오르지만
굶주린 상어 떼의 습격으로 망망대해에 조난 당하고 만다.
가까스로 구명보트에 올라탔지만
그들 주위를 맴도는 식인 상어 떼로 인해
점점 두려움이 극한으로 치닫는데…
극한의 공포를 견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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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2차 예고편
“우리는 격하게 세상을 구하고 싶다!”
살고 싶다면 무조건 성공시켜라!
최강 우주 빌런에 맞선, 자살특공대에게 맡겨진 ‘더’ 대책 없는 작전.
팀플레이가 ‘더’ 불가능한 최악의 안티히어로들.
최고의 팀워크를 기대한다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