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클로저2024-08-01 09:46:10

한 번 올라탄 사람은 두 번 다시 내릴 수 없는

영화<화차>리뷰

 살면서 다른 사람이 되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타인의 삶을 부러워 해 본 적은 있다. 대체로 우리는 나보다 더 높은 것을 바라보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가끔은 나의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도 어쩌면 다른 누군가에겐 갖고 싶은 꿈 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 <화차>의 선영처럼. 

 

 

 

 

주인공 문호는 성실하고 다정한 수의사다. 병원밖에서 강아지를 보고 있는 선영을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하게 되었고, 둘은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결혼이야기가 오가고 문호의 부모님을 뵈러 가던 중에 문호는 잠시 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사러 들어갔는데 커피를 사 오고 나니 선영이 사라졌다.

 

 문호는 바로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고 어디에도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당황한 그는 그녀가 두고 간 머리핀만 하염없이 들고 있다 정신을 차린 후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경찰들은 단순한 가출이라면서 수사를 해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문호는 전직 강력계 형사인 사촌 형을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게된다.

 

 

 

 

 

행복한 날을 보내는 중에 어떤 복선도 없이 갑자기 사라진 연인. 사촌 형은 문호에게 그녀의 이름부터 모든 것이 전부다 거짓말이었다고 말한다. 문호는 처음엔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아니 믿을수 없었지만 실종 당일, 은행잔고를 모두 인출하고 살던 집의 지문까지 지워버린 선영의 범상치 않은 행적에 그녀가 실종 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라진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녀가 어떤 과거를 지나왔는지도. 

 

 

선영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게 되면서 엄청난 빚을 혼자 떠안고, 사채업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그 후, 여자는 자신의 삶을 바꾸고싶어 결혼을 했지만 남편이 운영하는 가게에 사채업자가 쳐들어와 남편도 떠나게 된다. 사채업자들 때문에 유흥업소에도 나가야 했던 삶.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여자는 누구도 찾지 않는 연고 없는 여자를 찾아서 그녀를 죽이고 신분세탁을 한다. 그렇게 원래 이름인 경선을 지우고 선영이 되었다. 

 

 경선의 집을 수색하던 중에 신분세탁을 하기 위해서 살해한 진짜 강선영의 시체를 찾게 되고, 이로 인해 경선은 쫓기게 되면서 체포당할 위기에 빠지게 되고 도망치던 중 에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경선은 자신의 삶을 바꾸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지만, 그것은 잘못된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었다. 죄를 짓고 누군가의 삶과 이름을 뺏어서 산다는 것은 어쩌면 괴로운 지난 삶에서 벗어 나는게 아니라 더 큰 지옥을 만든 건지도 모른다. 어쩌다 따라온 행복에도 불안이 따라오고, 별다른 일이 없는 일상도, 작은 행복도 모두 온전히 누릴수 없는 마음. 그렇게 나는 나일뿐인데, 숨쉬며 살아있지만 나로써 살아가지도 못하고, 타인으로써 인생도 꾸려가지도 못하는 삶. 내가 아닌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불완전하고 불안한 일상을 견뎌야 한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영화의 제목인 ‘화차‘ 는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태워 지옥을 향해 달리는 일본 전설 속의 불 수레를 뜻한다. 한 번 올라 탄 자는 두 번 다시 내릴 수 없는. 타인의 삶으로 살기 시작한 순간부터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슬픔과 고통.

 

문호가 선영에게 한 말을 떠올린다.

 

'너는 무슨 잘못이 있어서 이렇게 살아? 아무 잘못 없 이 산 네 인생이 얼마나 처참하게 망가졌는지 봐. 아무 잘못 없는 사람들도 매일 죽어.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 잘 살면 되는 거야. 그게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거야.‘

 

 

 

 

 

 진심으로 사랑해준 문호에게 불안의 비밀을 나누었다면 어땠을까? 둘은 행복했을까 아님 불안이 배가 되었을까? 내가 그가 사랑했던 선영이 아니라도 마음으로 아껴준 사람에 있었다는  . 어쩌면 경선은 것으로도 괜찮았다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화차에서 뛰어내릴때라고. 그렇게 끝내지 않으면 끝나지 않은 고통이니까.

 

 

 

 

작성자 . 클로저

출처 .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