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4-09-06 13:49:00
선자의 역사는 '모두'의 이야기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서도 '파친코'에 열광하는 이유
이민진 작가가 집필한 동명소설을 드라마로 제작한 애플TV+ '파친코'는 공개된 뒤, 국내에서 많은 이목을 끌었다. 그동안 한국 근현대사 중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다룬 국내 미디어물은 많았으나, 국외 제작진과 글로벌 OTT 플랫폼(애플TV+) 속에서 한국(+한국계) 배우들이 중심으로 담아냈던 사례는 '파친코' 이전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 1에만 무려 1000억 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제작비를 투입한 '파친코'는 공개되자마자 단번에 화두로 떠올랐다. 3월 25일 유튜브로 공개된 1회는 조회 수 천만 뷰를 가뿐히 넘어섰고, 4년 전에 한국어 버전으로 발간된 원작 소설은 절판을 앞두고 역주행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국서 접할 수 있는 OTT 중에선 후발 주자 격인 애플TV+ '파친코'로 틈새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파친코'를 향한 인기와 호평은 한국에서만 국한되지 않았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파친코'의 수준 높은 연출력과 서사, 연기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로튼 토마토 신선지수 98%, 메타크리틱 점수 87점을 기록하는 등 작품성을 검증받았다. 이에 힘입어 애플TV+ 측은 '파친코' 시즌 2로 확장했다.
'파친코'가 화제의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레 제작 비하인드도 대중에게 알려지고 있다. 4대에 걸쳐 80년간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교포의 삶을 다룬 '파친코'에 영화/드라마 제작에 손을 내민 곳은 애플TV+ 이외에도 많았다.
그러나 원작자 이민진 작가는 다른 러브콜을 거절하고, 애플TV+와 계약을 맺었다. 제일교포인 주인공을 다른 인종(백인)으로 바꾸자고 제안한 다른 곳들과 달리, 유일하게 애플TV+만 이 작가의 요구사항에 따라 원작 그대로 따라갔기 때문이다.
최근 '킹덤', '기생충', '미나리' 등 웰메이드 작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아시아인의 위상이 예전과 달라지긴 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미국을 포함한 서양 주류사회는 의도적으로 아시아인을 배척해왔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아시아인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었다. 선자(김민하/윤여정)를 비롯한 주요 인물들을 백인으로 설정하려고 했던 이유도 여기서 비롯된다.
단순히 백인으로 각색해야 무조건 돈벌이가 되고 먹힌다는 의미로 접근한 건 아닌 것 같다. 한국의 아픈 근현대사부터 1980년대가 주요 시대적 배경인 '파친코' 속에서 다른 문화권에도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 쉽게 드러났다.
'파친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이름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선자의 남편 백이삭(노상현)과 그의 형 백요셉(한준우)부터 선자의 두 아들 노아와 모자수(소지 아라이), 그리고 선자의 손자이자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진하)까지 성경에 언급된 핵심 인물들의 이름을 차용했다. 그렇다, '파친코'는 기독교 코드를 한국 근현대사에 녹여낸 것이다. 원작자인 이민진 작가 또한 성경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파친코' 속에 기독교적 메타포가 눈에 띈다. 일제의 토지조사사업이 시작되면서 점점 조선인들이 먹고살기 힘들었던 1910년대, 선자의 모친 양진(정인지)은 선자가 태어나기 전 무속인을 찾아간다. 당시 태어난 아이들의 사망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 이때 무속인은 "아가 생길 기다. 이 아는 살려 주실 기다. 꼭 살아가 대를 잇고 손을 이을 기다"라고 말을 건네는데, 이 장면은 성경의 누가복음 1장을 떠올리게 한다.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누가복음 1장 31절~33절-
다시 첫 회 도입부를 장식한 양진과 무속인의 대화 장면으로 돌아가면, 이 장면 구성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수태고지'와 닮아있다. 언뜻 샤머니즘으로 아이가 점지되길 비는 것처럼 보이나, 기독교적인 메타포가 깔려 있는 셈이다. 동시에 양진은 신으로부터 아이를 선물 받은 성모 마리아, 예언된 아이 선자는 신과 사람 사이에 중개자 역할을 하는 '선지자'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점으로 '파친코'의 메인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선자네 가족 4대는 성경 속 인물들의 이름을 빌려 쓴 것을 넘어 행적도 상당 부분 투영되어 있다. 한 예로 한수(이민호)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 선자는 죽을 뻔한 이삭을 살린 뒤, 그와 남녀관계를 뛰어넘어 종교를 기반 삼은 동반자 관계를 맺으며 함께 일본 오사카로 건너간다. 이는 막달라 마리아의 행보를 떠올리게 만든다.
동시에 이삭은 소설에서 호세아의 삶을 살겠노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을 구해준 선자를 정죄하지 않고 사랑으로 감싸준다. 세속적인 면을 버리고 종교적인 용서와 믿음을 실천하는 것까지 호세아가 갔던 길을 그대로 답습한다.
선자와 이삭의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 모자수(모세)와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도 그렇다. 고대 히브리인을 이집트로부터 독립하게 만든 모세처럼 조선인들을 일본에서 탈출시키진 못했으나, 파친코로 부를 축적한 자이니치들을 대변하는 인물 격으로 등장한다. 모세가 당시 고대 히브리인을 대표하는 리더였던 것처럼 말이다.
이스라엘 왕국의 흥망성쇠를 동시에 맛봤던 솔로몬을 닮아, 백솔로몬은 1989년 최절정을 찍었다가 버블경제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일본을 살았던 인물을 대변한다. 또 그가 유학생활을 했던 미국은 그 시기에 중산층이 몰락하던 시기를 맞이했다. 그 격동기를 경험한 세대들이 솔로몬으로 압축된 셈.
드라마로 제작돼 한국에서 관심받기 전, 소설 '파친코'는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까지 진출했다. 이는 이민진 작가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미국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성경과 이민의 역사를 적절하게 녹여내 큰 공감대를 형성한 공이 컸다.
특히 한국인 이름을 가지고 한국에서 나고 자란 선자는 한국과 기독교 가정을 연결 짓는 인물인데, 이는 미국인이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아이덴티티(기독교, 원주민, 뿌리를 중시, 이민자 출신)에 모두 부합하고 있다.
이어 선자와 이삭 부부가 종교 때문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간다는 설정은 17세기 기독교 원리주의 목적 하나만으로 영국을 떠나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바다를 건너 신대륙에 발을 디딘 청교도들, 그들의 후예가 건국한 미국의 건국사와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여기에 선자 가족을 포함해 나라를 잃고 일본으로 건너와 일본인들에게 핍박받고 착취당하는 수난기는 구약성경 내용과 같은 결을 띤다. 이 과정에서 일본인들이 더럽다고 여긴 자이니치들이 꿋꿋이 버텨내며 뿌리를 내리는 건 고난과 역경을 거쳐 탄생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후예들을 암시한다. 이러니 한국 근현대사를 따르지 않고, 서양인으로 각색하려는 제안들이 들어왔던 것이다.
결국 '파친코'가 한국을 넘어 다른 문화권에서도 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건 오직 한국인들과 재일 교포 만이 공유할 수 있는 아픈 역사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도 일어났던 역사와 사건 등이 여러모로 겹쳐 보였던 것이다.
그 지점을 이민진 작가가 영리하게 성경을 차용해 '파친코'의 서사 속에 녹여낸 것이다. 그는 일본에서 살았던 당시, 재일교포들이 겪는 차별을 고발하고 싶었고, 이것이 '파친코'의 출발점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 문제를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이해하고 공유해 같이 분노하기 위해 다른 문화권 코드를 잘 융합시킨 셈이다. '파친코'를 읽는 모든 이들이 한국의 역사와 재일교포에 과몰입시키고 싶었던 그의 목적은 달성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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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감독이 연출한 팝스타 뮤직비디오
팝스타와 영화감독의 만남
한편의 예술작품같은 영화감독이 연출한 뮤직비디오들을 가져왔는데요
31억뷰를 달성한 아델의 <Hello>, 뮤직비디오의 패러다임을 바꾼 자미로콰이의 <Virtual Insanity> 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다시 스토리 형식의 뮤직비디오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아이유의 신곡 ‘love wins all'의 뮤비를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방탄소년단 RM의 ‘’come back to me'의 뮤비를 <성난 사람들>을 연출한 이성진 감독이 연출하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영화감독과 팝스타의 콜라보 리스트 같이 보실까요?
캐나다의 배우, 성우, 작가, 프로듀서이자 칸 영화제의 스타감독 자비에 돌란은
<탐엣더팜>을 베니스 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혐회상을 받은것 뿐만 아니라 칸영화제에서 <마미>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고 <단지 세상의 끝>으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는 등 영화제에서 총애를 받고 있는 감독입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2015년 아델의 Hello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았는데요. 뮤직비디오는 아이맥스로 촬영된 첫 뮤직비디오이기도 합니다. 노래 히트는 물론 뮤비 조회수가 31억뷰를 달성하며 엄청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죠.
그래미 어워드 제너럴 필드를 모두 수상한 첫 여성 아티스트 아델의 음색과, 감각적인 젊은 감독의 영상이 어우러진 뮤비 <Hello>를 감상해 보세요.아프리카계 미국인 감독 스파이크 리 감독은
1989년 <똑바로 살아라>로 미국 내의 인종차별을 다룬 영화로 흥행은 물론 아카데미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영화는 물론 리바이스, 컨버스, 재규어, 나이키 등의 광고를 제작하며 다양한 방면으로 자신의 재능을 이용했습니다.
사회적 문제들을 조명한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 They Don't Care About Us의 연출과 어머니 데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에미넴과의 화해를 그린 Headlight의 연출을 맡으며 뮤직비디오에도 스토리를 녹여내었습니다.<500일의 썸머>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감독 마크 웹은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는데요. 그래서인지 마크 웹 영화에는 곳곳에 다양한 음악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특히 <500일의 썸머>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음악적인 취향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스토리 속에 언급되었죠.
어쩌면 영화보다 뮤직비디오 전문이라 할 수 있는 마크웹 감독. 그린 데이, 마룬5, 마이 케미컬 로맨스 같은 유명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 ZAYN과 Sia의 <Dusk Till Down>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습니다.
특히 <Dusk Till Down>은 어떤 뮤비보다 더 영화적인데요. 독특한 영상미와 스토리가 녹아져 있어
눈과 귀를 사로잡습니다.넷플릭스 <성난 사람들>로 큰 화제를 불러모으며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3관왕은 물론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8관왕을 달성한 이성진 감독
이성진 감독은 최근 방탄소년단의 RM 솔로 2집 선공개 곡 Come back to me의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았는데요. 감독은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보러 갈 정도로 좋아했다고 밝혔으며 순전히 RM 때문에 Come back to me 작업을 결심했다고 했습니다.
이 뮤비에는 한국 최고의 영화 스탭들이 모인것으로도 유명한데 <헤어질 결심>의 류성희 미술감독,
<만추> <1987>의 김우형 촬영 감독이 작업에 참여했다고 합니다.<웬즈데이> <유령 신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위손>을 연출한 기괴한 상상력을 자랑하는
팀 버튼 감독. 몽환적인 작품 세계는 물론 기존의 영화적 틀을 깨며 색다른 시도를 관객들에게
안겨다주었는데요.
학교에서 왕따는 물론, 홀로 공동묘지에 드나들며 피규어를 수집하고다닌 아웃사이더 팀 버튼 감독의 영화계 성공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그가 연출한 뮤비에서도 나오는 해골. 앞으로 보나 뒤로 보나 꺼꾸로보나 팀버튼 연출의 Bones 뮤비 감상해보시죠."<터미네이터 2> 따위의 시나리오를 제작하고 싶으면 나가라"라는 뉴욕대학교 영화과의 교수 말에
이틀만에 자퇴를 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그는 29살의 나이로 <매그놀리아>를 연출하며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게 되는데요.
<펀치 드렁크 러브>로 칸 영화제 감독상, <데어 윌 비 블러드>로 베를린 은곰상, <마스터>로 베니스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3대 영화제 감독상 트로피를 갈아치웁니다.
심지어 그는 상당수의 예술 영화 감독들과 거장 감독들이 히어로 영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것과는 반대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뿐만아니라 자신의 영화를 OTT로 봐도 무방하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연출작 <리코리쉬 피자>에서 주연을 맡은 알라나 하임의 자매들의 뮤직비디오 대다수를 감독했을 뿐만 아니라 전설적인 밴드 라디오 헤드의 <Day Dreaming>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습니다.플래시몹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전에 플래시몹이라는 개념을 사람들에게 알린 스파이크 존즈 감독
<존 말코비치 되기> <괴물들이 사는 나라> <그녀> 모두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뮤직비디오 경력에서부터 쌓아올린 연출감각은 감각적인 비주얼리스트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스파이크 존즈가 뮤직비디오의 연출을 맡은 미국 최고의 래퍼 칸예웨스트의 <Only One>은 세상을 떠난 엄마 돈다 웨스트를 그리워하며 하늘에 계신 돈다 웨스트가 아들 칸예 웨스트의 딸인 노스 웨스트에 대한 조언을 하는 감동적인 노래입니다
1990년대 걸작 뮤직비디오로 꼽히는 자미로콰이의 Virtual Insanity를 감독한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은
이외에도 라디오헤드, 매시브 어택의 뮤직비디오 감독이기도 했습니다.
제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였으며 영화와 뮤직비디오 뿐만 아니라 애플, 기네스의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Virtual Insanity는 96년도에 나온 곡과 뮤직비디오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세련되었으며 MTV 뮤직 어워드에서 최고의 영상 상, 최고의 특수 효과상, 최고의 촬영 상, 최고의 혁신 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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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스펙터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19년 4월 15일, 노트르담 대성당의 목재 지붕에 담배꽁초 하나가 떨어진다. 오래된 전선에서는 불꽃이 튀긴다. 불과 몇 시간 후, 860년 역사가 깃든 건물을 비롯해 가시면류관, 성 십자가, 십자가 못 등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성유물까지 모두 불탈 위기에 처한다. 이에 상황을 파악한 파리 소방대가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한다. 그러나 교통 체증을 비롯해 여러 이유로 화재 진압은 뜻대로 진행되지 않고, 불은 점점 더 커진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탔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뉴스는 충격적이었다. 과장 조금 보태 천 년에 가까운 시간을 버텼던 웅장한 건물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고, 그렇게 파리의 역사는 불탔다. 파리에서 약 9천 km 떨어진 곳에 사는 한국인도 이렇게 놀랐으니, 프랑스 사람들이 얼마나 경악했을지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장 자크 루소 감독의 <노트르담 온 파이어>를 보면 의문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 화재 발생부터 종료 시점까지 훑으면서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의 의미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특히 루소 감독의 접근법이 흥미롭다. 화재 사고 당시에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 따라서 통상적인 재난 영화처럼 특정 인물의 시점을 따라가는 드라마틱한 전개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노트르담 온 파이어>는 정면 승부를 건다. 사고 자체를 주인공으로 삼고 화재를 두 관점에서 풀어나간다. 불을 끄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 이야기는 영화의 스펙터클과 장르적 쾌감을 맡는다. 노트르담 대성당 관계자와 파리 시민의 반응은 사고의 의미와 직결된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지는 못했다. 아쉽지만 두 마리 토끼 중 하나만 잡았다.
스펙터클은 잡았다
재난 영화의 재미를 볼거리에서 찾는다면 <노트르담 온 파이어>은 분명 성공적이다. 제48회 세자르 영화상 시각효과상 수상작다운 스펙터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운 상황 재현이 돋보인다. 소실된 성당의 상부 부분을 CG로 만들어 낸 결과 '혹시 성당이 불에 안 탔나?' 혹은 '벌써 복원이 다 됐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뉴스 자료나 SNS 화면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실성을 더했다.
특정 영웅을 치켜세우는 대신 사투를 펼친 소방대원들의 모습을 세심히 묘사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계단과 발걸음 수를 세면서 검은 연기와 유독 가스로 가득한 성당에 진입하는 소방관. 호스가 꼬이고 수도관이 터져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유물을 구하기 위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성당 안에서 작업하는 소방관까지. 당시의 긴박감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적절한 강약 조절도 눈에 띈다. 파리의 악명 높은 교통 체증을 묘사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차가 움직일 줄 모르는 거리 상황 때문에 소방차는 제때 성당에 도착하기 못한다. 탄식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화면을 분할해서 불타는 성당과 성당을 향해 달려가는 소방대의 모습을 교차하기에 더 효과적이다. 화재를 막지 못하는 결말을 알고 있는데도, 소방대원의 답답함이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다.
노트르담, 파리, 그리고 프랑스
반면에 재난 영화의 다른 미덕에 주목할 경우 <노트르담 온 파이어>는 실패에 가깝다. 많은 재난 영화는 재난을 스펙터클로 활용하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스펙터클을 오락의 영역에 남겨두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신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로 활용한다. 가상의 재난을 스크린에 투사해 공동체가 겪은 실제 재난을 마주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공통의 아픔과 상실을 보듬는다. 실제 재난을 다룬 영화라면 두말할 필요 없다.
<노트르담 온 파이어>는 프랑스 사람들에게, 특히 파리 시민에게 노트르담 대성당이 갖는 의미를 바탕으로 재난의 사회적 의미를 풀어나간다. 그래서 영화는 오프닝 시퀀스에서 관광 가이드의 입을 빌려 노트르담 대성당과 관련된 설명을 들려준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잔 다르크의 명예 회복 재판이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황제 대관식 등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이다. 또 존재 자체로 파리의 중심이자 상징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시테 섬 동쪽에 위치해 있는데, 시떼 섬은 파리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장소이기 때문. 실제로 시테 섬은 옛 법원 청사이자 마리 앙투아네트가 투옥됐던 교도소인 콩시에르주리(Conciergerie), 생트 샤펠(Sainte Chapelle) 성당, 헌법 재판소(Palais de Justice)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로 가득하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와 상징성은 화재 당시 프랑스 사회의 난맥상과 겹쳐진다. 당시 프랑스는 사회적 갈등이 극심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친기업 정책을 펼치자 프랑스 대다수 시민은 노란 조끼 시위에 참여해 반발했다. 실제로 초반부에는 시위 관련 뉴스가 삽입되어 있다.
영화는 이처럼 혼란스러운 프랑스 사회를 은연중에 불타는 노트르담 대성당에 빗댄다. 그러면서 화재 진압에 의미를 부여한다. 단순히 문화재를 지켜낸 것이 아니라 프랑스라는 공동체의 정신적 유산을 구했다고. 한 층 더 격정적인 이야기로 포장하면서 화재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의도는 좋았다
그런데 정작 영화는 이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초반부에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기는 하나 단편적이다. 종교적 맥락에 대한 설명은 부재하다. 그 결과 배경 지식이 풍부하거나 천주교 교리에 익숙한 경우가 아니라면 클라이맥스의 의미와 감흥을 온전히 이해하고 즐기기 어렵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파리 시민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에 모여서 함께 성모송을 바치는 순간이다. 마지막 화재 진압 작전이 시도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때 파리 사람들이 하필이면 성모송을 외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본래 프랑스어로 노트르담(Notre-Dame)은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 즉, 노트르담 대성당은 그 자체로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건축물이다. 또 승천한 성모 마리아는 프랑스의 수호성인 중 하나다.
따라서 파리 시민들이 성모송을 바치는 것은 간절함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하늘에 있을 마리아가 도와주길, 그들과 같은 마음으로 신에게 기도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마지막 작전에 나선 소방관들이 감동에 가득 찬 표정을 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한국 관객은 이 감정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어렵다. 작중 성모 마리아와 성당의 관계가 전혀 설명되지 않은 까닭이다.
그나마 있는 몇 안 되는 장면도 재난 영화의 클리셰에 가까워서 악효과를 낸다. 불을 끄기 위해 뿌린 물이 성모상에 떨어지자 그 물을 마치 성모의 눈물처럼 묘사한다. 또 어린아이가 성모상 앞에 바친 촛불이 끝내 꺼지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설명 없이 보면 그저 '신에게 기도하니 천운이 따랐다' 정도로 해석되기 충분한 대목이다.
극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
이처럼 사실적인 스펙터클과 사회적 의미 사이에서 균형을 못 잡다 보니 부차적인 문제도 생긴다. 사건 자체를 주인공으로 삼은 나머지 인물이 소외된다. 스토리를 이끄는 몇몇 인물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풀리지는 않는다. 단지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을 투영할 도구로 활용될 뿐이다.
처음 화재에 투입된 신참 소방관 둘의 썸, 의견 차이로 갈등을 빚다가도 마지막 작전에 함께 자원하는 소방대 중사와 중령의 신뢰도 볼 수 있다. 정치인과 언론, 화재 진압 작전을 각각 나눠 책임지는 소방대 소장과 중장의 우정도 엿보인다. 모두 드라마 한 편을 충분히 만들 재료지만, 끝내 스케치에 머무른다. 그 결과 <노트르담 온 파이어>는 철저한 예방 조치만이 화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하는 평범한 다큐멘터리 같기도 하다.
따라서 <노트르담 온 파이어>는 반응이 갈릴 이유가 충분하다. 킬링 타임용 재난 블록버스터를 기대하면 나름대로 만족할 수도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사고의 다양한 비하인드를 현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재미도 있다. 반대로 사회성에 초점을 맞춘 진중한 재난 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다만 어떤 의미에서든 장 자크 아노라는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그는 <색깔 속의 흑백>으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불을 찾아서>로 세자르 영화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소 평범한 필모그래피를 이어가는 중이다. <노트르담 온 파이어>는 그 필모에 한 줄을 추가하는 듯 보인다.
Poor 형편없음
실제 사건의 무게에 압도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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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성 정치는 끝났는가
7★/10★
정체성 정치는 끝났는가? 진보와 보수 모두가 정체성 정치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시급히 답변되어야 할 질문이다. 우리가 사회적 소수자를 논할 때 자주 언급하는 난민, 게이 정체성을 다루는 애니메이션 영화 〈나의 집은 어디인가〉는 이 질문에 답하는 데 비판적 참조점이 되어준다.
주인공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사는 실존 인물 아민(가명)이다.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아민은 조국이 혼란에 빠지자 가족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로 망명한 후, 이내 다시 유럽으로 밀항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들의 밀항은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실패하고 만다.
해양경찰에 발각되기 직전, 아민을 비롯한 밀항자들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커다란 크루즈 유람선을 마주한다. 작고 허름한 배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던 난민 무리는 그들을 동물원 동물 보듯 시큰둥하게 바라보다 사진을 찍고 이내 돌아서는 유람선 승객이 구원자라도 되는 양 반갑게 손을 흔들며 환호한다. 하지만 아민은 그러지 않는다. 그가 ‘부끄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난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구원을 애원해야만 하는 처지가 그의 내면에 부끄러움을 새긴 것이다.
부끄러움은 아민이 느껴야 할 감정이 아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일상을 불가능하게 만든 자들에게 죄책감의 형태로 발현되었어야 할 감정이다. 그러나 난민이라는 취약한 지위 앞에서 부끄러움은 길을 잃는다. 정의를 촉구하는 수단이어야 할 감정이 난민이 감당해야 할 수동적‧부정적 감정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밀항 실패 후 모스크바로 송환된 아민이 꿈꿀 수 있는 유일한 미래는 또다시 망명뿐이다. 어렵게 마련한 큰돈으로 고용한 브로커는 아민에게 가짜 여권을 쥐여주며 모든 가족이 죽은 후 간신히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했다고 말해야만 난민 지위가 인정될 거라고 수차례 강조한다. 아민은 공항에서 몇 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는 내내 울었다. 멀쩡히 살아 있는 가족이 죽었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 지독한 슬픔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아민은 유럽에 정착한 후에도 일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가까운 지인에게도 거짓 각본을 반복하며 괴로워했다. 자기 존재의 오롯한 표현이어야 할 감정은 그가 난민이라는 이유로 또 한 번 수동적‧부정적 감정의 축적으로 귀결된다. “그런 감정이 사람을 얼마나 무너뜨리는지” 알고 있느냐는 아민의 물음은 권력화된 감정 회로의 말단에 방치된 소수자를 위한 정의가 무엇인지에 관한 성찰‧사유를 촉발한다.
영화는 ‘난민 아민’이 아닌 ‘게이 아민’의 모습도 비춘다. 누나들의 옷을 입고 분홍색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게 자연스러웠던 아민은 액션 스타 장 클로드 반담의 근육질 몸매를 보며 자신이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임을 알았다. 이 자각은 그에게 고통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고통은 아민의 성적 지향이 그가 가진 유일한 사회적 관계인 가족에게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데서 생긴다. ‘일반적’, ‘정상적’ 삶을 살 것이라는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존재라는 죄책감이 그 원인이다. 반면 즐거움은 목숨을 건 밀입국 과정과 환대 받지 못했던 망명지에서도 그가 호감 가는 동성을 만나 웃음 짓고 설렌 적이 있다는 데서 나온다. 즐거움은 아민의 감정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지만, 이 짧고 드문 감정이 아민을 아민이게 한다. 아민이 동성 애인과 덴마크 어딘가의 안락한 집에 정착하는 장면으로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영화의 결말이 도드라지는 건 이 때문이다. 누군가를 그답게 만드는 순간이 안정적으로 존중받을 때 그곳은 ‘집’이 된다는 메시지를 그의 게이 정체성을 조명함으로써 강조하는 것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아민이 현실에서 안온한 삶을 되찾았음은 관객에게 안도감을 준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영화가 아민의 서사를 풀어내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민의 난민 서사는 제국주의 패권 다툼이 초래한 혼란이 비서구인의 삶을 얼마나 철저히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제국 내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더불어 울타리 바깥의 존재를 향한 연대‧환대의 시급성을 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민의 게이 서사는 정반대의 효과를 야기한다. 여자 형제 옷 입기, 규범적‧과시적 남성성에 대한 불편함, 커밍아웃과 가족의 포용, 일대일 게이 파트너십 형성 등등…. 아민의 게이 서사는 서구의 주류 게이 서사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동성애’, ‘게이’라는 말이 있는지도 몰랐다는 아민이 어떻게 서구 주류 게이 서사와 일치하는 자기 서사를 가질 수 있었을까? 영화가 아민의 회고에 기반하여 전개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유럽에 정착한 아민이 참고할 수 있는 혹은 참고해야만 하는 서구의 주류 섹슈얼리티 체계에 맞춰 자기 서사를 재구축하는 과정을 거쳤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한 것이다. ‘장 클로드 반담’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문화 기호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었다는 현실적 조건이 아민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가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또 다른 질문이 잇따른다. 아민이 유럽에서 어렵게 다시 만난 형, 누나는 아민의 정체성에 어떻게 그리 ‘쿨’하게 반응할 수 있었을까? 그들이 ‘선진국’에 사는 동안 아프가니스탄의 보수적 관습에서 자유로워진 걸까? 혹은 망명이라는 너무도 커다란 사건을 오래도록 겪으며 동성애 정도는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게 된 걸까? 이 질문에도 아민의 형, 누나가 나름의 과정을 거쳐 동성애 문제를 다르게 이해하는 방식을 학습했을 거라 가정하여 대답할 수 있다. 가족의 포용 서사 역시 아민에 의해 재현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영화가 위 질문 중 어떤 가능성도 면밀히 탐구하지 않은 채 이들을 가정의 영역에만 남겨둔다는 점이다. 소수자에게 부당한 감정이 누적되는 과정을 훌륭히 담아낸 〈나의 집은 어디인가〉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는 건 바로 여기다.
누군가가 자기 서사를 구축할 권리는 물론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시대의 자장에서 자유로운 개인은 없기에, 해석자는 서술자의 기억이 늘 역사‧사회‧문화적 권력관계에 기대고 있는 ‘텍스트’라는 점을 고려해야만 한다. 영화가 아민의 회고에 별다른 질문을 던지지 않은 결과는 조금은 암담하다. 아민의 난민 정체성이 벼려낸 비판적 사유는 서구의 주류 게이 서사와 성급히 결합하여 저항‧전복의 서사가 아닌 포용‧관용의 서사로 전환될 위험을 품는다. ‘불행한 난민이 선진적 서구에서 행복을 되찾았다’는 서사가 도드라져 아민이 왜 난민이 되었는지에 관한 성찰, 즉 제국주의 권력관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흐릿해지는 것이다.
퀴어가 영위하는 다양한 형태의 비규범적‧비서구적 삶이 서구 주류 퀴어 서사의 글로벌 순환에 의해 어떻게 동질화‧균질화되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때, 섹슈얼리티에 기반한 또 다른 식민화는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영화가 널따란 정원을 가진 안락한 집에 정착하는 게이 커플의 행복한 엔딩으로 마무리되고 그들이 곧 동성결혼을 했다는 자막이 뒤따르는 동안, 난민을 양산하는 국제질서를 어떻게 재구성할지에 관한 탈식민주의 정치 의제가 어느새 증발해버리는 건 이 때문이다. 〈나의 집은 어디인가〉가 재현하듯 서구와 아프가니스탄의 차이가 두 지역의 게이 서사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러나 영화는 이 문제에 대한 (의도하지 않은) 무관심으로 두 지역의 차이를 ‘격차’로 전환해버린다.
영화가 퀴어라는 기표를 별 고민 없이 활용해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뭉뚱그리는 사례는 이미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퀴어 서사의 차용이 곧 퀴어를 위한 정치였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다. 우리는 더 나은 퀴어 서사를 요구하고 감상할 자격이 있다. 정체성 정치에 관한 보다 적확한 영화는 소수자 정체성과 감정의 관계를 깊이 있게 담아낸 이 영화가 어디서 미끄러졌는지를 잘 되새김으로써 가능해질 것이다. 정체성 정치가 ‘보편적‧총체적’ 관점을 ‘결여’한 채 소수자 문제에 ‘치우치고’ ‘매몰’되어 있다는 비난에 반박하는 영화, 정체성이 구체적 맥락에 따라 매 순간 새로이 구성되는 유동적 경계를 지님을 보여주는 영화, 서로 다른 정체성 범주(계급, 인종, 성적 지향, 장애, 국적 등)가 교차하며 고유한 궤적과 깊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조명하는 영화, 정체성이야말로 동시대 권력 지형에 비판적으로 개입하는 데 가장 적확한 정치적 개입임을 보여주는 영화, 그리하여 정체성 정치의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는 영화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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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감독의 고민을 엿보는 영화 <공드리의 솔루션북>
씨네랩의 영화크리에이터로 <공드리의 솔루션북(The Book of Solutions)>의 시사회에 초대받았다. 영화는 프랑스 영화감독 미셀 공드리가 실제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아카데미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터널 선샤인: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출연>의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공드리 감독의 영화답게 창의성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의 전개는 감독과 제작자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으로 시작한다. 마크는 제작자가 스토리가 없다고 비난하는 말에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를 찍으면 나온다고 응수한다. 비용을 중시하며 시간을 돈으로 여기고 일정기간 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제작자들은 감독의 말에 좌절한다. 제작자가 내놓은 솔루션은 감독을 영화에서 아예 배제시키고 찍어놓은 영화를 적당히 편집하여 빠른 시간 내에 극장에 올리는 거다.
마크의 솔루션인 플랜 B도 극단적이다. 제작자들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예술적 터치가 담긴 영화를 고수하기 위해 자료를 통째로 들고 탈출한다.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솔루션북’을 찾아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어가며 하나씩 실행한다.
마크의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유머코드. 세상이 인정하는 천재 감독도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가까운 사람이 보기에도 무슨 일을 벌일지 종잡을 수 없고 못 말리는 감독의 기행. 마크가 영화 제작 과정에서 겪는 제작자와의 갈등, 창작의 어려움, 관객의 평가 등을 어떻게 마주하고 해결하는지 보여주는 드라마 요소. 유머와 드라마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함께 영화를 본 아내는 스필버그의 영화 <파벨만스>의 프랑스판 느낌이라고 했다.
작품을 공개하여 관객들에게 환영받지 못할까 극도로 두려워하는 마크의 마음에서 공드리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감독이 겪는 불안을 엿볼 수 있다. 영화와 감독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되는 작품인 이유다. 한 편의 영화가 나오기까지 감독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면 그들의 창작물을 더 따뜻한 시선으로 보게 될 터이다.
시원한 극장이 그리운 무더운 날씨. 파리 올림픽 시즌에 맞추어 프랑스에서 만든 영화를 보며 즐기는 일도 꽤 괜찮게 여름을 보내는 방법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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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편 러닝타임 다 합쳐 '이 선생'만 찾으시렵니까
처절한 마약전쟁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전작 <독전> 1편의 후반부에서 시작한다. 총격전이 일어난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 브라이언(차승원)이 어딘가로 잡혀간다. 정신을 차린 브라이언. 상의를 탈의한 채로 의자에 묶여 있었고, 반대편에는 팔이 잘린 채로 죽어있는 박선창이 있다. 불안에 떠는 브라이언. 자신을 납치한 인간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에 겁에 질린다. 브라이언 눈앞에 등장한 사람은 서영락(류준열/오승훈)이었다. 충격적인 말을 듣는 브라이언. 브라이언의 등에 뜨거운 열을 지진다. 다시 정신을 잃은 브라이언. 기력을 찾고 난 다음부터는 의자가 있어아먄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마음이 불편한 건 원호(조진웅)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도 서양락이 이선생이었을 거라고 확신하는 원호. 서영락이 종적을 감추고 사라졌기 때문에 이선생을 잡을 방법이 오리무중 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마약 전쟁. 중국에서 섭소천(한효주)이 개입하며 더 추접한 싸움이 벌어진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줄거리 파악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인물의 감정선에 구멍이 있다. 이야기를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는 원호가 서영락 내지는 이선생을 쫓는다는 설정이다. 그렇다면 원호와 락(서영락) 사이의 물고 물리는 관계가 중요하다. 1편은 류준열, 조진웅 두 배우의 카리스마로 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작이 다져놓은 토대를 활용하지 못한다. <독전 2>에서는 1편의 서영락이었던 류준열과 얼굴부터 목소리까지 전혀 딴판인 배우를 캐스팅했다. 그래서 원호가 1편과 2편에서 같은 인물을 잡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에 별로 몰입이 안 된다. 오승훈 배우 개인 역량이 문제인 것은 아니지만 일단 시각적으로 괴리감이 눈에 보이는 건 치명적이다. 만약 이 두 괴리감을 '그래도 같은 인물이니까'라고 이해하고 넘어간다 하더라도 이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캐릭터들의 등/퇴장마저 모호하다는 것은 아쉽다. 대표적으로 원호의 주위의 동료 형사들을 묘사하는 방법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여러 영화에서 봐왔던 클리셰를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리즈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진하림 캐릭터가 들어가는 방식도 괜히 플롯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다. 이 인물과 관련된 장면들은 이야기에서 장애물처럼 느껴졌다.
두 번째. 이야기의 핵심이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영화를 식상하게 만든다. 드라마처럼 전시즌 공개 후 1~2년 정도 뒤에 나온 영화라면 연속성이란 것이 생겨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하지만 2편이 개봉하기까지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면 당연히 1편과 2편의 개성이 분명한 영화를 바라지 않을까? 하지만 번작이 미드퀄이라는 말 아래에 1편과 공통점이 많다는 점은 이야기를 진부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래서 이 <독전 2>의 이야기 내실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영화가 섬세함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핵심을 본작(<독전 2>)처럼 ‘이선생을 찾아라’와 ‘1편의 엔딩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로 설정해도 이야기를 다른 쪽으로 변주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가령 원호가 경찰 조직 내부에서 알력다툼을 펼칠 수도 있다. 원호가 집착이 굉장히 강한 인물이기 때문에 ‘이선생을 잡으려고 저렇게 애쓰는 게 맞냐’라는 논의가 나오는 것도 이상하진 않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원호는 혼자 이선생을 잡을 수 있다는 듯이 독박 쓴다. 섭소천의 존재 역시 이야기에서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나름 마약조직의 간부이고 서영략의 상대역이다. 그럼 이 인물이 주도적으로 판을 이끄는 모습도 어느 정도는 필요했다. 하지만 이 인물은 ‘이선생이 누구야’라는 전제 하에 휩쓸린다. 왜? 이 섭소천마저 이선생에게 큰 영향을 받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인물까지 굳이 이선생과 관련이 있는 캐릭터로 설정할 이유가 있었을까? 서영락을 제지하는 인물로만 나와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카리스마 없는 인물들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을 기획하는 방식에서도 아쉬운 것이 많다. 기본적으로 몰입해서 볼 만한 캐릭터가 없다. 서영락, 조원호, 섭소천을 비롯한 그 어떤 캐릭터도 관심을 집중시키는 무언가가 없다. 그중 카리스마가 가장 부족한 인물은 섭소천이다. 섭소천은 영화에서 핵심 조연이다. 서영락 입장에서 섭소천이 제일 큰 빌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인물의 강함과 무서움의 정도가 관객 입장에서 서영락에 이입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인물은 초반부터 카리스마를 뽐내고 시작하지 않는다. 단지 이상한 자세로 누워있는 것이 전부다. 그래서 이 인물이 뭘 원하고 어떤 행동을 할 것 같은지가 파악이 잘 되지 않는다. 청순함의 대명사인 한효주 배우가 이미지변신을 했다는 것 외의 무언가를 느끼기는 어려운 것이다(그리고 왜 거지꼴로 나오는지도 의문이다. 그냥 평범한 30대 중반 여성으로 나와도 이 이야기 전개에 아무 지장이 없다). 한효주 배우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 역시 마찬가지다. 이 영화에서 변요한 배우는 우리가 아는 변요한 같지 않다. 일본인 장수 역할을 해도 어울리는 배우가 이 영화에서는 자막이 없으면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렵다. 차승원 배우도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전형적인 매드 사이언티스트처럼 연기한다. 조진웅 배우가 맡은 조원호도 글쓴이 입장에선 의문투성이인 인물이었다. 1편의 캐릭터성을 떠올리기 이전에 지나치게 1차원적으로 행동한다. 이런 문제들은 캐릭터를 쉽게 틀에 찍어냈기 때문에 벌어진다.
미드퀄의 함정
또 이 영화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의문점이 있다. 애초부터 미드퀄이라는 기획 자체가 이 <독전 2>에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선 ‘미드퀄’이라고 함은 이야기 중간에 삽입되어 원작을 더 풍성하게 전달한다는 뜻이다. <독전 2>가 아닌 선에서, 미드퀄에 해당하는 영화는 마블의 <블랙 위도우>가 있다. <블랙 위도우>와 <독전 2>가 시간을 다루는 방식은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마블이 <어벤저스 : 엔드게임> 이후 전사한 블랙 위도우를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이유는 분명하다. 영화 내적으로는 엘레나의 블랙 위도우(2대 블랙위도우)를 추대시켜서 <썬더볼트>나 <호크아이>에서의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함이다. 외적으로는 마블의 언성 히어로였던 스칼렛 요한슨에게 헌정하는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둘을 목표로 잡고 각자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영화만의 줄거리가 필요했다. 이를 반영하듯 <블랙 위도우>의 줄거리에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흔적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윈터솔저니 뭐니 이런 건 다 과감히 생략한다. 나타샤/엘레나 자매가 억류되어 있는 블랙 위도우들을 해방시키는 것이 <블랙 위도우>의 핵심이었다. <독전 2>가 미드퀄을 활용한 방식은 이와 반대다. 영화가 가진 고유의 매력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단지 1편에 편승한 것이다. 단순히 ‘이선생이 누구냐’만 네 시간을 다루기 때문에 이 영화의 대부분은 동어반복이다. 이 동어반복이 가치가 있으려면 나머지 10분에서 긴박감이나 전율이 느껴지면 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정말 전달하고자 했던 바는 삶의 허무함이다. 간절하게 기다려왔다고 해서 인생의 모든 순간이 아름답지 않다는 걸 영화는 내내 묘사하고 있다(그래서 부제가 '믿는 사람(Beliver)'다.). 이 둘은 이미 상충된다. 상충되는 두 가치를 동시에 표현할 만큼 영화가 정교하지도 못한다. 미드퀄을 표방하지만 1편과는 충돌되는 몇 설정이 이를 암시하는 듯하다.
끊기는 이야기
영화의 기술적인 측면도 아쉽다. 이 영화에서 편집은 균일하지 못하다. 어떤 장면에선 이야기를 길게 늘였고 또 다른 신에서는 컷을 짧게 구성한 것이다. 이런 엇박이 일관성이 있다면 나름의 리듬이란 것이 생겨 보기 편한 영화가 됐겠지만 이 작품은 이야기들이 내내 부딪히기만 한다. 심지어 액션 장면에서도 CG를 쓴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 드러난다. 중간에 차를 이용하는 액션 신이 있다. 이 장면은 특히 날것의 편집 흐름이 두드러진다.
이렇게 내내 따로 노는 이야기를 본 탓에 이 영화의 기획의도가 궁금해진다. 전작의 팬들이 좋아하기엔 너무 큰 설정들을 바꿔버렸고 장르적으로 신선하지도 못했으며 배우의 개인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도 않다. 이야기의 모든 요소가 다 따로 노는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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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훈 감독이 잘하는 캐릭터 빛내기
영화 <타짜>를 장면 장면은 한 번씩 봤던 것 같은데 연이어서 하나의 작품으로는 본 기억이 없어서 조승우 필모 깨기를 하는 김에 풀로 봐보기로 했다. 타짜를 찍을 때 조승우 배우의 나이가 27살 이었다는데, 어떻게 20대가 저런 연기를 할까 굉장히 신기했다.
영화 <타짜> 시놉시스
인생을 건 한판 승부 큰거 한판에 인생은 예술이 된다!
목숨을 걸 수 없다면, 배팅하지 마라! 꽃들의 전쟁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남루한 삶을 사는 고니는 대학보다 가난을 벗어나게 해줄 돈이 우선인 열혈 천방지축 청년! 어느 날 고니는, 가구공장 한 켠에서 박무석 일행이 벌이는 화투판에 끼게 된다. 스무장의 화투로 벌이는 '섯다' 한 판! 하지만 고니는 그 판에서 삼년 동안 모아두었던 돈 전부를 날리고 만다. 그것이 전문도박꾼 타짜들이 짜고 친 판이었단 사실을 뒤늦게 안 고니는 박무석 일행을 찾아 나서고, 도박으로 시비가 붙은 한 창고에서 우연인 듯 필연처럼 전설의 타짜 평경장을 만난다. 그리고 잃었던 돈의 다섯 배를 따면 화투를 그만두겠단 약속을 하고, 그와 함께 본격적인 꽃싸움에 몸을 던지기 위한 동행길에 오른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타짜>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어쩜 이렇게 화면이 꽉찰 수가 있을까?
영화 <타짜>를 보면서 느꼈던 점은 굉장히 많은 정보가 화면에 꾹꾹 눌러 담겨져 있다는 것이었다. 굉장히 화려했다. 고니가 머무르는 장소, 이동하는 과정에서 정말 배경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그래서 그 많은 정보들을 다 보다보면 정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쓴 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개봉하는 작품들은 약간 여백을 많이 주고 인물들의 심리나 대사, 표정에 집중을 많이 하는데 영화 <타짜>는 시각적으로 정말 꽉꽉 채워줘서 색다른 화려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인물의 심리는 무엇일까?
이러한 화려함에 취해서 영화를 휘리릭 보고 물개박수를 치긴 햇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그래서 고니는 감정이 뭘까? 였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꽃힌다.” 그래서...? 꽃혀서 뭐 아프다는건지 당황스럽다는건지,, 솔직히 인물의 심리를 파악하기에는 너무 힘든 영화였다.
이 인물들이 딱히 위인들은 아니지만 느낌이 꼭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들의 행적을 쫓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 캐릭터가 이 긴장된 상황 속에서 얼마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에도 그걸 표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드러나기 보다는 약간 허세? 이런 느낌으로만 다가와서 안타까웠다. 다들 명작이라고 하는데 인물의 심리과 그 변화의 과정은 약간 배제되어 있어서 인물의 감정서을 중요시하는 나로써는 그렇게까지 명작은 아니었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보여주는 최동훈 감독의 특징을 엿보다
암살, 도둑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최동훈 감독의 작품들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의 공통점은 주연 한, 두 명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 나가기 보다는 5~6명의 배우들의 합을 이뤄 극을 만들어 간다는 점이다. 남녀주인공 아니면 원톱으로 내세운 타이틀롤 작품들이 많이 나오던 영화계에서 이렇게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하나하나 만들었다는 점은 정말 박수를 칠만 하다.
어떤 한 캐릭터에만 그 이야기를 몰지 않고 물론 주캐릭터는 존재하지만 조연도 함께 빛날 수 있는 캐릭터의 그 반짝임을 잘 연출하는 감독이 아닐까 싶다.
처음 보는 작품이 아니었기에, 너무나도 익숙했기에 다른 사람이 느꼈던 신선한 충격을 그대로 느끼지는 못했던 영화 <타짜>. 인물의 심리를 조금 더 밀도감있게 풀어냈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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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리아 페레즈] 끝장리뷰 | 뮤지컬 선택 이유 | 젠더에 대하여 | 결말해석 | 세 명의 남편 ?!
[에밀리아 페레즈](2025)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젠더 이슈?
Chapter 2 뮤지컬 이유
00:00 에밀리아 페레즈
00:45 젠더 이슈
05:09 뮤지컬 이유
07:16 별점 및 한 줄 평
07:35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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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과 스토리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결말포함]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영화: 로드하우스 이 영화는 원 저작권자(배급사)의 사용 허가를 받은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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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트로덕션> 메인 예고편
1.
아들은 아버지가 불러서 한의원을 찾았다
도착했을 때 아버지는 환자들 때문에 바빴고
아들은 하루 종일을 기다려야 했다
2.
딸은 독일로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러 갔다
어머니는 독일에 사는 옛 친구의 집에 딸이 묵게 하려고 같이 동행했다
친구 집에 묵게 된다면 방세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3.
아들은 어머니가 갑자기 불러서 동해안의 횟집으로 찾아갔다
어머니는 나이 든 남자배우와 함께 있었다
그 배우는 오랜 전에 아버지의 한의원을 찾아갔을 때 만난 적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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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틀 조> 메인 예고편
꽃이 피고 사람들이 이상해졌다
싱글맘이자 새로운 식물품종을 만들어내는 연구원 앨리스. 아들을 돌보며 꽃박람회 출품을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던 그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식물을 배양해내는 데 성공하고, 아들의 이름을 따라 '리틀 조'라고 이름 붙인다.
자신의 연구가 성공했다고 믿는 앨리스는 아직 승인도 나지 않은 식물 리틀 조를 아들 조에게 선물한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던 조는 화분에 말도 걸고 물도 주며 리틀 조를 극진히 돌본다. 그러나 마침내, 리틀 조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자 조는 전과 다른 말과 행동을 보이며 점점 낯선 존재가 되어가기 시작하는데…
아름다움에 현혹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