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4-03 20:16:30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면?
삶 깊숙이 파고든 인공지능과의 삶을 다룬 영화들

‘시리’부터 ‘챗지피티’까지, 이제는 인공지능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요즘이죠.
호아킨 피닉스가 출연한 <그녀>가 개봉했던 2014년만 해도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정말 생경하게 느껴졌지만, 2025년에는 그리 낯설지 않은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면?” 같은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들을 준비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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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만 되면 생각날, 이터널 션샤인.
아무리 기억을 지워도 사랑과 추억을 지울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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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달링 오 마이 달링 클레멘타인"
어떻게든 지우려고 했던 기억이 부메랑처럼 날아와 사랑으로 그들을 더 꽁꽁 묶어 놓는다.
괴로웠든 행복했든 그것마저 사랑이 였음을 시간이 지날수록 서글픔이 밀려옵니다.
그런 행동을 지켜본 조엘은 지도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역부족이죠.
클레멘타인도 조엘처럼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지도를 벗어나려 했을까요?
클레멘타인이 머리색을 여러번 바꾸고 마침내 파란머리로 물들었을때조차 사랑에 다시 빠지게 된 건 여전히 그들이 사랑한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뜨악스러웠던 장면은 기억을 지우는 사람들로 하여금 나타나는 비윤리적인 행태 였습니다.
의뢰인의 속옷을 훔치고 그 물건으로 그와 가까워져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행동들은 '세상에 믿을사람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는데요. 과연 온전한 기억삭제는 가능한걸까 하는 의문이 남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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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고 XX! 「러브 라이즈 블리딩」
정신분석가 에리히 프롬에 따르면,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상대방을 지키겠다는 판단이자 결의'다. 사랑에 대한 그의 정의를 받아들인다면 사랑이란 일종의 자기 파괴다. '모든 이해란 오해'라는 니체의 말을 받아들였을 때도, 사랑은 일종의 자기 파괴다. 이해할 수 없는 필연적인 오해를 지키겠다는 결의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에서 '로맨틱'은 잠깐이고 지리멸렬한 갈등은 법칙이다. 성공하는 사랑 이야기는 로맨틱 '코미디'에 밖에 없다. 진짜 깊은 사랑은 서로를 파괴한다.
로즈 글래스가 연출한 「러브 라이즈 블리딩 Love Lies Bleeding」의 사랑은 어떤가. 헬스장 매니저로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던 ‘루’ 앞에 보디빌딩 대회 우승을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 ‘잭키’가 나타난다. 첫눈에 서로를 알아본 그들은 스테로이드(?)를 나눠 맞으며 사랑을 나누고, 잭키가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는 날에 함께 지겨운 도시를 떠나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가정폭력을 당하는 언니를 도우려던 '루'의 시도가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결국 '잭키'는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폭력을 숨기기 위해선 더 큰 폭력이 필요한 법. 피비린내 나는 그들의 사랑은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진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단 주요 캐릭터들의 존재감이다. 여성 보디빌더 '잭키'를 연기한 케이티 오브라이언의 무게감은 말할 것 없고,'루'를 연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 역시 지금껏 보여준 연기의 관성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지겹게 느껴지진 않았다. 약간 우스꽝스러운(변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음에도 위엄을 잃지 않는 에드 헤리스는 명불허전이다. 저런 머리를 하고 있는데도 무서운 건지, 저런 머리를 하고 있어서 무서운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강렬한 캐릭터 뒤로는 미덕과 아쉬움이 동시에 있다.
우선, 테마적인 면에서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힘'이다. 이 '힘'이라는 것이 가질 수 있는 양태를 다면적으로 다루었다는 것이 「러브 라이즈 블리딩」의 영화적 미덕이다. 사랑의 힘이라는 것이 발현되는 구체적인 형태와 성격은 세계의 인구수만큼 많다.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인 잭키를 보자.
잭키
이 영화에서 '힘'은 중요하다. 우선 '잭키'부터가 순수한 힘을 쫓는 보디빌더이다.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도망쳐 거리의 삶을 살았던 '잭키'에게 힘은 곧 생존이다. 순수한 힘을 향한 '잭키'의 집착은 영화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사격장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면접 자리에서 '잭키'는 총 같은 도구보다 육체 본연의 힘을 더 믿는다고 말한다. 체육관 앞에서 몇몇 남자들과 난투극을 벌인 후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루'에게 '잭키'는 "내가 그들을 이길 수 있어"라고 말하는데, 이는 '잭키'가 '루'에게 처음으로 정색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잭키'의 힘은 미숙하고 약하다. 그것은 버려진 두려움에서 비롯된 자기방어기제이기 때문이다. '잭키'가 격투기 선수나 역도 선수가 아닌 보디빌더인 점도 의미심장하다. 사실 보디빌딩은 '힘'을 쫓는 운동이 아니라, '미美'를 쫓는 운동이다. 실제로 보디빌딩의 번역어는 '육체미'다. 아름다운 몸(물론 여기서 '아름답다'의 기준은 근육의 크기, 강도, 균형 등이긴 하다)을 가꾸는 시합이지, 강력한 몸을 가꾸는 시합이 아닌 셈이다. 엄밀히 말해 보디빌딩은 스포츠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스스로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잭키'에게 원한 건 강한 게 아니라 강해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잭키'는 시도 때도 없이 거울을 보며 자신의 근육을 관찰하고 포즈를 취하고, 누군가에게 강해 보이기 위해 불필요하게 선을 넘기도 한다(사격장 면접 씬과 헬스장 앞 난투극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으면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믿는 기대도 어리숙하고 헛되다. 영화 속에서 묘사된 보디빌딩 대회를 보면 그다지 큰 규모도 아님을 알 수 있는데, 그런 대회에서 상을 몇 개 받는다고 인생이 크게 변할 순 없다. 감독이 어디까지 현실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애초에 훈련만큼 휴식과 영양, 값비싼 불법 약물 등이 더 중요한 보디빌딩에서 '잭키' 같은 사람이 성공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작중에서 '루'가 '잭키'에게 스테로이드를 권유했을 때 '잭키'는 매우 당혹스러워하는데, 이를 보면 그녀는 한 번도 약물을 사용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을 알 수 있다(이때 '잭키'는 '루'에게 스스로를 내추럴*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신념이 있어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럴 기회가 없었던 것뿐이다. '루'가 스테로이드를 공짜로 제공하겠다고 말하자 '잭키'는 곧바로 중독에 빠진다).
결과적으로 '터프함', '강함'에 대한 잭키의 어리숙한 집착은 그녀를 살인자로 만든다. 사실 영화 속에서 '잭키'가 살인을 할 이유는 딱히 없다. 물론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폭력성 과다, 숨기고 싶은 과거(잭키가 처음 도시에 왔을 때 일자리 알선을 위해 '루'의 형부와 원나잇을 했었다) 등이 엮여있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살인을 설명하긴 무리다.
정작 당사자인 '루' 역시 '잭키'의 개입을 원치 않았음에도 굳이 그녀를 돕겠다고 나서 살인까지 저지른 건 순전히 '잭키'의 어리광이다. 물론 그 미숙한 집착이 개인의 개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 문화 탓에 자라났다는 사실도 분명하지만.
*불법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보디빌더. 흔히 피트니스 업계에서 내추럴과 로이더는 함께 경쟁하지 않는다.
랭스턴
그에 비해 '랭스턴'(루의 아빠)이 가진 힘에의 의지는 결이 좀 다르다. 대형 사격장의 주인이자 총기 밀매 업자인 '랭스턴'은 실질적인 힘을 추구하고, 실제로 힘을 가지고 있다. '랭스턴'은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유력자다. 사업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깔끔하게 '처리'할 능력도 가지고 있고, 막대한 부를 축적해 공권력까지 손에 넣고 주무른다.
'랭스턴'이 가진 힘에의 의지가 어디서 비롯된 건지는 영화 속에서 드러나지 않지만, 어쨌든 영화 속 시점에서 그것은 '잭키'의 자기방어기제 단계는 넘어선지 오래로 보인다. 총을 좋아하냐는 자신의 질문에 '잭키'가 총보단 스스로의 힘을 믿는다는 엉뚱한 대답(사격장 매니저를 뽑는 자리였으니까)을 했을 때도, '랭스턴'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잭키'를 채용한다. 아마도 그것은 '잭키'가 힘에 대한 미숙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고 언젠가 자신을 위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지 않았을까(실제로 그는 '잭키'를 '처리'의 도구로 이용한다). 거울을 보며 스스로의 근육을 구경하는 '잭키'에게 사격을 경험시키면서 "진짜 '힘'은 이런 것"이라고 위계(?)를 보여주는 장면 역시 '랭스턴'이 가진 지배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예다.
그러나 강력한 힘을 가진 '랭스턴'의 지배 욕구는 단순하지 않고, 그래서 그의 욕구 역시 불완전하다. '랭스턴'은 힘이나 돈으로 찍어누르는 1차원적인 지배를 원하지 않고, 좀 더 완결적이고 총체적인 지배, 그러니까 '완전한 장악'을 원한다. 그에게 인간이란 사무실에서 애지중지 기르는 애완용 벌레 같은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 '랭스턴'이 딸인 '루'를 자신의 사업(총기 밀매)에 끌어들이려고 한 것 같은 묘사를 생각해 보자. 보통 영화에서 성공한 갱이나 마피아들은 자식을 범죄로부터 멀리 떨어뜨려놓으려 하기 마련인데, '랭스턴'은 '루'에게 사업을 가르쳐 주고 일에 방해되는 사람을 '처리'하는 방법까지 가르친 것으로 보인다. 영화 속 '랭스턴'의 묘사로 볼 때 그에게 인력이 부족해서 '루'가 필요했던 건 아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랭스턴'은 '루'를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했다. 다만 그에게 사랑이란 '자아의 연장'이자 '힘의 확장'과 유사한 개념이었을 뿐이다.
'루'의 언니가 가정폭력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을 계기로 '랭스턴'과 '루'는 불편한 재회를 하게 된다. 이때 '랭스턴'이 '루'를 대하는 방식은 결코 미움이나 혐오가 아니다. 미움보다는 '그냥 내 말 듣고 시키는 대로 했으면 편하게 잘 살았을 텐데 사서 고생이냐'는 전형적인 K-아버지식 태도에 가깝다. 나아가 '잭키'가 저지른 실수 탓에 '루'가 곤경에 빠졌을 때도 '랭스턴'은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루'를 돕는다.
그러나 극의 후반부 결국 그의 사랑은 힘을 갖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된다. 그의 사랑은 끝없는 자기 확장 욕구의 발현 방식이었을 뿐, '자기 파괴의 감수'까지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루'가 '랭스턴'의 입지를 흔들만한 비밀을 폭로하려 하자, '랭스턴'은 곧바로 돌변했다.
데이지와 베스
작중 양아치 남편 JJ로부터 끊임없이 폭행을 당하면서도 그를 떠나지 못하는 '베스(루의 언니)'와 '루'를 짝사랑하는 '데이지'가 가진 힘의 욕구는 수동적이고 퇴행적이다. 그러나 분명히 그들에게도 욕구가 있다.
'베스'는 양아치 남편에게 가정폭력 피해를 당하지만, 그럼에도 그를 떠나지 못한다. 일반적인 가정 폭력 피해자들의 경우와는 다르게 '베스'는 강력한 무력과 재력을 가진 아버지가 있음에도 JJ를 떠나지 못하는데, 이는 '베스'가 가진 왜곡된 사랑 탓이다. (작중 '베스'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지지 않지만) 심각한 폭행으로 병원에 입원한 자신을 타이르는 '루'에게 '베스'는 "너는 (자기 파괴적인) 사랑을 몰라"라며 JJ를 옹호한다. 이에 더해 '베스'는 '루'와는 달리 아버지 '랭스턴'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던 듯 묘사되는데, '베스'는 사랑이 가진 자기 파괴적인 속성을 온몸으로 수용하지만(JJ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악행 역시 감내했다) 그 의미를 오해하고 있다. 나와 근본적으로 다른, 그래서 이해될 수 없는 타인을 지키겠다는 결의로서 사랑은 무비판적인 수동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힘을 가질 수 있는 사랑은 상대를 향한 적극적인 행동 양식이다. 베스가 진정 JJ를 사랑했다면, JJ의 인격적인 성장을 위해 힘썼을 것이다. 그게 JJ를 떠나는 방식이 된다고 하더라도.
데이지의 경우는 전형적인 '왜곡된 사랑' 그 자체다. 우선 영화는 데이지의 미성숙을 도드라진 방식으로 보여준다. 다 큰 어른이지만 우유와 사탕을 입에 달고 살고, 유아적인 표정과 말투를 가졌다. 다 빠져버린 치아의 상태를 봤을 때 아마도 그녀는 마약을 남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그녀는 '루'에게 대마초를 권유하기도 한다).
'데이지'는 '루'를 향한 집착에 가까운 짝사랑을 가지고, 이에 대한 '루'의 반응으로 봤을 때 그 세월도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항상 기름진 머리로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데이지는 '루'를 자신의 답답한 인생에서 탈출시켜줄 구원자처럼 여긴다. 그들이 체육관 화장실에서 처음 마주치는 장면을 보면, '데이지'를 귀찮아하는 '루'는 마치 어린아이 어르듯 돈을 건넨다. 그러자 '데이지'는 상처받은 듯 실망하지만 이윽고 돈을 보고 웃는 낯을 보이는데, 이와 같은 '데이지'의 양가적인 모습은 영화 내내 계속 반복된다. 특히 시체를 싣고 가던 '잭키'를 목격한 이후, '데이지'는 '루'의 약점을 가지고 선을 넘을 듯 말 듯 교묘하게 그것을 활용하는 태도를 보인다. '데이지'는 순수하게 '루'를 사랑하는 순애보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데이지'는 '루'를 목적으로 대하지 않는다(계속해서 '잭키'와 JJ의 자동차와의 연결고리를 묻는 것은 질문이 아니라 협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 삶에서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던 힘(목격자의 지위)을 가지게 된 '데이지'의 행동을 보았을 때, '데이지'의 사랑은 어린아이와 같은 형태의 퇴행적인 자기애에 가까운 셈이다.
루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힘을 가지는데 성공하는 인물은 '루'다. 오직 '루'만이 주체적으로 '자기 파괴'의 결단을 내리는데 성공하기 때문이다. 우선 '루'는 영화가 시작하는 시점에 이미 '랭스턴'의 악행을 스스로 거부하고 독립에 (반쯤?) 성공한 상태다. '잭키'를 먼저 발견하고, 관계를 리드하는 것도 '루'다. '잭키'를 위해 매일 계란 노른자를 분리해 주고, 스테로이드를 제공한다(비록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긴 하지만).
「러브 라이즈 블리딩」 속 주요 캐릭터들은 모두 파괴를 겪는다. '잭키'는 평생을 꿈꿨던 무대를 망치고 살인자가 됐고, '랭스턴'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군 왕국을 잃었으며, '베스'는 엉망이 된 채 JJ를 잃고 '데이지'는 배신당한 채 생명을 잃었다.
그러나 이 중에 타인을 위해 스스로의 선택으로 자아를 희생한 것은 '루'가 유일하다.
'루'는 평생 아버지의 악행을 혐오하며 그와 닮지 않기 위해 우악스럽게 살아왔지만, 결국 '잭키'를 위해 피를 두 번 묻힌다(엉망이 된 JJ의 시체를 숨기며 첫 번째 죄를 저지른 후 영화의 결말에 또 한 번 결정적인 죄악을 저지른다). '잭키'를 위한 '루'의 자기 파괴적 희생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요소는 바로 담배다. 작중에서 '루'는 금연에 대한 언급을 여러 번 하면서도 계속 담배를 끊지 못하는데(금연 교육 테이프를 들으면서도 담배를 피운다), '잭키'가 떠나고 난 후 금연을 선언하고 실제로 금연에 성공한다.
그러나 '잭키'와 함께 사막을 떠나던 중 반쯤 죽었던 '데이지'가 다시 꿈틀거리고 '루'가 이를 다시 처리(?) 하는데, 이때 결국 '루'는 '데이지'가 가지고 있던 담배를 꺼내 물어버린다. 이 장면에서 '잭키'는 세상모르고 낮잠을 자고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루'는 타자를 지키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도덕적인 자기 파괴를 감행했고, 결국 (담배처럼) 자기 자신을 갉아먹을 것이 분명한 '잭키'와의 사랑을 스스로 선택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랭스턴'의 저택에서 '루'와 '잭키'가 힘을 합치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랭스턴'을 물리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물론 '잭키'의 거대화(?)다. 그러나 이 거대화를 가능하게 했던 것, 다시 말해 '잭키'가 그토록 갈망하던 '커 보이는 것 / 강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진짜 '힘(거대화)'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목숨을 걸고 '랭스턴'의 저택으로 돌아온 '루'의 용기 덕이었다.
'잭키'는 모든 것을 잃고 친동생에게 전화해 "(너무 힘드니까) 넌 사랑하지 말라"고 얘기하지만, '루'는 (베스와) 소리를 지르며 싸우다 가다도 "언니 사랑해!!"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힘에 대한 갈망이 가장이 없었던 '루' 만이 진짜 사랑에 도달해 '힘'을 얻었다.
카메라
「러브 라이즈 블리딩」에서 힘을 갈망하는 마지막 주체는 카메라다. 이 영화에서 '형식'은 끊임없이 저 자신을 드러낸다. '루'가 손으로 직접 막힌 체육관 변기를 뚫고 있는 매우 부담스러운 클로즈업으로 시작한 영화는 이후 땀에 젖은 육체와 의미심장한 문구들을 접사한다. 영화 중간중간에 종교화의 색채를 띤 사막 위의 생명체와 기물들을 '몽타주'하는가 하면, 폭력을 전시하듯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연극적인(극단적인) 조명 연출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다가, 종국에는 (약간?) 당혹스러운 CG까지 나아간다. 저 자신의 영화적인 스타일리시를 백분 활용하는 「러브 라이즈 블리딩」의 카메라 역시 힘에 대한 욕구(사랑)가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카메라는 사랑은 어디를 향하며, 또 성공했을까?
그에 대한 가치 판단은 (어느 영화나 다 그렇듯) 영화를 본 관객마다 다를 것인데, 나의 경우 개인적으로 반쯤은 성공했고 반쯤은 실패한 것으로 보였다. 우선 개인적으로 카메라가 [내러티브 - 인물]보다 앞섰다고 보았다(앞서 언급한 클로즈업/조명/인서트들이 내러티브를 돋보이게 한다기보단 저 자신의 스타일에 더 집중한다). 이를테면 '잭키'가 스테로이드 취해 '루'를 토해내는 환상을 보는 장면 같은 겨우, '잭키'가 겪고 있는 어떤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인지 불분명하다. '잭키'가 자신 속에 있는 '루'를 토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이야기의 맥락('루'가 '잭키'의 살인을 수습하고 있을 때다)으로 봤을 때 만약 토해내야 한다면 '루'가 '잭키'를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이와 같은 스타일리시의 과잉은 캐릭터와 내러티브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카메라라는 저 자신의 형식에 더 취하는 것으로 보여 아쉬웠다. 그러나 이는 A24 영화의 정체성이기도 하고, 로즈 글래스 감독의 성향이기도 해서, 사실 미덕의 문제라기보단 취향의 문제에 가까울 것이다.
다만 종횡무진 활보하는 '스타일'의 수위를 조금만 더 낮췄다면 '80년대 미국 시골'이라는 배경과 '가부장제를 부시는 아웃사이더'라는 소재와 현대적인 스타일, 이 세 가지 부조화스러운 영화적 요소들이 조금 더 매력 있는 간극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예를 들어 인서트 컷들만 남기도 눈에 튀는 연출들을 배제했다가 영화의 후반부 거인화 장면이 갑자기 툭하고 튀어나왔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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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는 셈 치고 이 메디컬 드리마를 봐야하는 다섯가지 이유
▷한줄평 : 우리에겐 영웅적 서사가 필요한 시기에 살고 있다
▷드라마 : 중증외상센터, 넷플릭스 2025.1월
▷평점 : ★★★
지난 2025년 1월 24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메디컬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를 볼까 말까? 고민이다.
<종합병원>1994년, <허준>1999년, <하얀거탑>2007년, <뉴하트>2007년, <골든타임>2012년, <굿닥터>2013년, <낭만닥터 김사부>2016년,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년
등과 같은 메디컬 드라마를 보아 왔던 터라 뭐 새로운 게 있을까 싶다.
으레 뛰어난 의술을 자랑하는 천재 의사를 중심으로, 그를 추종하는 초짜 후배 의사, 노련하고 헌신적인 간호사,
그리고 주인공과 갈등을 일으키는 원장단의 인물 구도는 메디컬 드라마의 전형이다.
중간중간 위험천만하고 긴박한 수술 장면도 빠질 수 없고, 간간이 눈물 쏙 빼놓는 감동적인 사연과 신파가 들어가면 금상첨화이다. 뭐 이제 새로운 게 있을까?
그런데도, 요즘 <중증외상센터>를 보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지금 우리에게는 슈퍼 히어로가 필요하다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은 참으로 암담하기만 하다. 작년 초 갑작스러운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은 해결되지 않고 암초처럼 수면 아래 자리하고 있고,
최근에는 계엄과 탄핵이라는 정치적 위기는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연일 TV 뉴스에 도배되는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지치고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기를 일거에 해소해 버리는 백강현(주지훈)과 같은 슈퍼 히어로의 등장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나는 법이다. 이럴 때 잠시나마 현실을 잊을 수 있는 판타지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
폭발음과 함께 포탄이 떨어지는 전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블록버스터급 주인공의 등장 장면은 이건 현실이 아니라고 대놓고 이야기한다.
8부작 정주행하면 약 7시간(411분) 동안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들의 향연에 푹 빠져들 수 있다.
2023년에 이미 촬영을 마친 드라마를 이제서야 공개하는 것은 때를 보는 지혜가 남다르다고나 할까? 노림수가 엿보인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스틸컷 / 출처 : 페이스북
둘째, 한편의 성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한국대학교병원 중증외상팀에 새롭게 부임한 백강현(주지훈)을 중심으로, 항문외과에서 스카우트된 양재원(추영우), 책임감 강한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하영),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 박경원(정재광)이 중증외상센터의 원팀으로 세워져 가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우리나라의 중증외상센터가 법적, 제도적 미비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생명을 살리는 본질에 충실하고자 하는 백강현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이 하나둘씩 판타지 속 영웅들로 교화되어가는 듯하다. 마치 어벤저스팀과 같이 말이다.
이런 영향력은 드라마에서 중증외상팀을 중증외상센터로 발전시키고, 우리나라의 권역외상센터로의 외연의 확장으로까지 영향력을 미친다.
실제로 2012년 "중증외상센터 설립을 위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일명 이국종법)에 따라 5개 권역외상센터(Regional Trauma Center)가 설치되었으며,
지금까지 총 17개의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주1] 한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장과 전 사회의 성장까지 도모한다는 점에서 우리 공동체에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해 보인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스틸컷 / 출처 : 페이스북
셋째, 생명을 살리는 일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중증 외상 환자 발생 비율이 사무직보다는 노동직이 높다는 연구 보고서가 있다.[주2]
외상사고는 공장에서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하거나, 화재가 발생하여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군대에서 총기 사고가 나거나, 산행 중 추락하는 등으로 발생한다. 이렇게 외상사고는 바로 나 자신, 나의 가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병원조차 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드라마 장면 중 병원에서 가장 많은 수익이 나는 곳으로 장례식장, 식당, 주차장이 언급되는 것은 웃픈 현실이다.
그래서 의료시스템은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운영이 되어야 하는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다.
우리나라가 암 치료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역량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중증외상사고 대응은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상대적으로 투자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해준다.[주3]
그래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서 돈보다는 생명을 살리는 본질에 충실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은 우리 사회에 무엇이 중요한지 경종을 울리는 일이다.
‘우리는 계속 뛰어야 했다. 환자의 죽음에 괴로워하는 것마저도 우리에게는 사치였다.
24시간, 365일. 한순간이라도 우리가 멈추면 누군가의 심장도 털컥 따라 멈출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뛰어야 했다. 환자의 심장을 계속 뛰게 하기 위해 우린 계속 뛰어야 한다.'
<중증외상센터> Episode 03 : 우린 계속 뛰어야 한다 / 양재원(추영우)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스틸컷 / 출처 : 페이스북
넷째, 빌런(악역)들조차 귀엽고 사랑스럽다
메디컬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주인공과 갈등을 벌이는 빌런(악역)의 등장이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중증외상센터와 백강혁(주지훈)은 병원장 최조은(김의성)과 기조실장 홍재훈(김원해)에게는 눈엣가시이다.
그 대립 갈등 속에서 애제자 양재원(추영우)을 빼앗기고 백강혁을 적대시하는 항문외과 한유림(윤경호) 과장의 연기는 당연 압권이다.
이들 악역들의 전략이 그리 주도면밀하지 않고 허술하기만 하다. 그래서 갈등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금세 해소되어 버린다.
초반에 적대적이었던 한유림(윤경호) 과장이 오히려 백강혁을 보호하고 지지하는 역할로 교화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마냥 귀엽기만 하다.
메타버스 속 가상 현실은 우리네 상황과 매우 닮아 있지만 현실 타개를 돕는 여러 인물들의 등장은 지금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바램의 투영인듯싶다.
답답하지 않고 쉽다. 빠르다. 속 시원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스틸컷 / 출처 : 페이스북
다섯째, 우리나라 외상센터의 현실이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드라마는 동명의 웹 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자는 2018년 이국종 교수의 수필 <골든아워>에서 영감을 받아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학교 외상외과 전문의로 재직하면서 권역외상센터 설치, 닥터헬기 도입 등을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주4]
병원 경영진과의 갈등을 여과 없이 언론에 노출했었다. 2011년에는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인질을 구출하는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예화는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서 아프리카 수단에서의 총격전으로 부상당한 군인을 에어 앰뷸런스로 이송하고 치료하는 스토리로 각색되어 등장한다.
드라마에서는 닥터헬기를 이용하여 사고 현장에 신속하게 접근하여 골든타임 내에 처치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병원 자체적으로 헬기를 보유하기 어렵고 소방청 소방항공 소방헬기를 이용해야 한다.
(작중 배경은 2015년으로 2022년 기준 지금은 총 8호기의 정부 지정 닥터헬기가 운용되고 있다)[주5]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응급헬기의 사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헬기 이착륙 위치를 아무 곳에나 할 수 없어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그래서 장면 곳곳에 보건복지부 장관 강명희(김선영)의 등장과 지원은 반갑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스틸컷 / 출처 : 페이스북, 이국종 교수(현재 국군대전병원장), 경기도에서 운영 중인 닥터헬기 'AW-169' /출처 : 경기도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현실적인 상황을 반영하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법한 인물들로 가득하다.
마치 영화 속 영웅적 인물이 등장해 문제를 해결하듯, 현실에서도 변화를 이끌어낼 인물이나 정책에 대한 갈망이 투영된 것은 아닐까?
암울한 새해 벽두에 던지는 화두가 유쾌하면서도 묵직해 보인다.
<참고자료>
[주1] 나무위키(권역외상센터) :https://namu.wiki/w/%EA%B6%8C%EC%97%AD%EC%99%B8%EC%83%81%EC%84%BC%ED%84%B0?from=%EC%A4%91%EC%A6%9D%EC%99%B8%EC%83%81%EC%84%BC%ED%84%B0
[주2] 한겨레21(『교통사고 사망률도 유전되는 더러운 세상』/김기태 기자) : https://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8725.html
[주3] 닥터프렌즈(외상외과의 역사/원작자 Dr.이낙준) : https://www.youtube.com/watch?v=oWwSVw7dGJk
[주4] 세바시 797회 강연 (이국종 교수편, 2017년 8월 7일) : https://www.youtube.com/watch?v=A_zuHvBlvkA
[주5] 중앙응급의료센터(닥터헬기운용 현황) : https://www.e-gen.or.kr/nemc/business_doctor_helicopter.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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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살인 내가 깨어나 보니 37살?!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45편의 작품에서 감독을 맡은 알렉스 하드캐슬 감독과 믿고 보는 배우 레벨 윌슨의 만남!!
바로 <시니어 이어>입니다.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는 말이 이 영화를 나타내기 딱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전형적인 하이틴물이지만, 정말 가볍게 보기 좋은 2022년 버전 하이틴 영화입니다.
누가 출연하나요?
스테파니 | 레벨 윌슨
FILMOGRAPHY
시니어 이어 (2022)
어쩌다 로맨스 (2019)
캣츠 (2019)
AWARDS
CinEuphoria Awards, 2021
MTV Movie+ TV Awards
AACTA, 2020
어떤 내용인가요?
치어리더팀에서 단장을 맡고 있으며, 멋진 남자친구까지 있는 스테파니!
이루고 싶은 걸 모두 이룬 스테파니의 마지막 소원은 바로 졸업 파티에서 퀸이 되는 거였습니다.
경기 전, 멋진 치어리딩을 선보이는데,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착지 사고가 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스테파니는 20년동안 코마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스테파니가 깨어나고 나서 낯선 얼굴, 낯선 환경에 혼란을 겪게 되는데요.
스테파니는 다시 학교에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학교 교장이 된 친구에게 말해 고등학교에 돌아가게 됩니다.
20년이나 지났기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 학교에서 스테파니는 잘 적응하고,
졸업 파티 퀸이 될 수 있을까요?
Reviews
"2022년 버전 하이틴 로맨스"
유명한 하이틴 영화를 보면 대부분 2000년대 초반에 나와 현 시대에 보면 조금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는데
<시니어 이어>는 2000년대 초반에 이야기와 2022년 현재의 이야기까지 담아 시대 변화에 따른 사회 변화, 학생들의 변화 등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미국 영화 <21 점프 스트리트>와 한국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까 떠오르는 이야기였습니다.
"기대되는 신예 배우들의 대거 등장"
<시니어 이어>의 조연 배우로 신예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데요.
물론 해외에서는 많은 활동을 하였지만, 한국에서는 처음 보는 배우들도 있었고요.
레벨 윌슨이 원탑 주인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배우들이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매력적인 연기를 펼쳤습니다.
"추억의 팝송"
주인공이 2002년에 고등학교를 다녔다 보니 그 시절 팝송이 OST로 많이 나왔는데요.
신나는 추억의 팝송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어 더욱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추억의 팝송 뮤비 패러디도 보실 수 있답니다!)
지금까지 <시니어 이어>를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시니어 이어>에는 패션과 하이틴 영화를 좋아한다면 알만한 특급 카메오가 등장하는데요.
궁금하다면 넷플릭스에서 <시니어 이어>를 시청해보세요!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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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한 순간을 선택하시오
이번에도 어김없이 넷플릭스(Netflix)에 내가 좋아하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검색한 후 그의 영화 중 하나를 선택했다.
늘 그렇듯 서정적인 가족 영화일 거라 예상하며 미리 눈물을 흘릴 준비도 했다.
그러나 그의 작품 중 하나인 '원더풀 라이프(Wonderful Life)'는 예상과 달리 따뜻한 가족애를 그린 영화가 아닌 오히려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게 만든 영화였다.
이 영화는 내게 한가지 질문을 던졌다.
‘22년 동안 살아오며 가장 행복했던 한 순간을 선택하라. 그 기억 하나만을 품고 천국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란 질문이었다.
하지만 단 한 순간만을 선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분노하거나 슬펐던 기억은 또렷했지만 정작 행복했던 순간들은 선명하기보다 흐릿하고 넓게 퍼져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어떤 기억을 품고 떠날까? 행복했던 추억이야 많지만 하나를 고르면 나머지는 삭제된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가족과의 기억 중 하나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무엇 하나 지우고 싶은 순간이 없었기에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결국 나는 가족들과 함께했던 첫 유럽 여행을 선택하기로 했다. 현재 각자의 바쁜 일상 속에서 다섯 명이 함께 긴 휴가를 떠나는 것이 어려워져 그때의 추억들이 더욱 그립고 아쉬워진다. 오롯이 우리끼리 떠난 여행이었고 가족들과 마주 앉아 진득하게 이야기를 하고 웃을 수 있었던 순간만이 있던 추억이었다. 그 여행 속에서 나는 사랑받고 있음을 온전히 느꼈고 그만큼의 따뜻한 사랑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다. 부모님 곁에서 자고 싶어 사소한 다툼을 벌인 것과 관광을 하지 않고 잠만 자 혼났던 기억들이 지금은 그리운 장면이 됐다. 어쩌면 그 장면들은 시간이 흐르며 미화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그때의 작은 다툼조차 따뜻한 추억이 돼버린 지금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가족의 추억은 특별할 것 없이 쌓여가지만 결국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장면이 되었기 때문이다.
죽음의 모습은 곧 삶의 모습에서 비롯된다.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영화는 죽음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죽음을 통해 다시 삶을 비춘다. ‘원더풀 라이프’ 속 천국은 단순히 선한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니다. 오직 행복한 기억을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갈 수 있다. 영화 속 사람들은 △디즈니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탔던 기억△생후 5개월 되던 가을 오후에 알몸으로 햇볕을 쬐던 추억△전쟁 속 적군에게 밥을 얻어먹었던 기억 등을 선택한다. 인간은 풍요 속에서도 불행을 느끼고 반대로 고난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삶의 행복과 불행은 외적인 조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결국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지며 그 끝에 마주하는 죽음의 얼굴 또한 결정된다.
아름다운 추억은 기억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우린 과거를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미화하고 윤색한다. 때론 사실보다 더 아름답고 극적으로 덧칠한다. 그렇게 추억은 원래보다 더 빛나고 때론 실제와는 다른 모습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억하는 아름다움은 진짜일까 아니면 가짜일까? 진짜든 가짜든 우린 결국 우리가 기억하는 방식대로 살아간다. 지나간 순간이 아무리 덧칠된 것이라 해도 그 기억이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진짜 같은 가짜가 아닐까? 어쩌면 아름다움은 사실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속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 추억은 하나의 영화고 우리는 그의 기억을 편집하는 영화감독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은 편집해 삭제하고 인생의 중요한 추억은 명장면으로 남긴다. 어떤 순간을 남길지 어떤 장면을 더 아름답게 빛낼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이에 나는 앞으로의 내 인생이 지나온 날들처럼 더 많은 따뜻한 장면들로 채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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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사라진 거장 피아니스트를 찾아서
시놉시스
뉴욕의 한 음악 비평가가 브라질의 젊은 피아노 거장 테노리우 주니오르의 행방불명 사건 뒤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탐험에 나선다.
EDITOR AMY PICK
쿠바 라틴 재즈를 다룬 <치코와 리타>를 만든 트루에바와 하비에르 마니스칼이 만든 신작 영화로브라질 천재 피아니스트의 존재를 좇는 영화다. 피아니스트 이름은 ‘테노리우 주니오르’. 남미에서 일어난 군사독재 정권과 문화인들의 탄압과 함께, 당시 테노리오의 동료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 역사적 상황들을 단서 조각들로 진실을 맞춰간다.
테노리우 주니오를 찾아서
이 영화의 주인공 ‘테노리우 주니오르’. 1960년대 재즈 삼바의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그가 브라질 음악에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그의 선율은 예술적이며 피아니스트 중에서도 최고입니다”.
그의 지인들은 입을 모아 그의 예술성 뿐만 아니라 인간성에도 극찬을 보낸다.
그런 브라질의 인재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당시 군사독재를 펼치던 브라질 군부에 의해 한밤중에 잡혀간 것.
영화는 인터뷰를 통해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음악가들 사이에서 사라지는 것, 한 가정에서 사라지는 것,
문화와 개인적인 측면에서 상황을 조명하며 지인들이 안고 갈 고통과 그리움을 담아낸다.
다큐멘터리를 뛰어넘어
자칫 지루한 다큐멘터리로 끝날수 있는 영화를 다채롭게 꽉꽉 채워넣었는데,
브라질의 음악 거장들의 인터뷰와 테노리우의 음악을 애니메이션과 결합하여 시청각을 모두 사로잡았다.
또 감독은 수많은 테노리우 지인들의 인터뷰와 당시 감금되었던 수용소를 직접 찾아가 테노리우가 겪었던
고통을 고스란이 관객들에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생각을 가감없이 던지며 사라진 예술가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을 표한다.
영화, 음악, 미술 LET'S GO
영화는 음악, 인터뷰, 역사,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작화가 조화를 이뤄 재즈와 브라질 역사를 알지 못해도 충분히 즐길수 있는 영화다. 또한 브라질의 음악이 전세계 음악을 뛰어 넘어 영화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담겨져 있으니 씨네필들이라면 안 볼 이유가 없는 작품!
EDITOR_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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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러의 보디가드2」 데드풀 닉 퓨리가 서로 죽이려는(?) 액션영화
? "킬러의 보디가드2 -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 보기 전, "킬러의 보디가드"
결말포함 스토리 요약 그리고 영화 속 메시지, 속편 정보- 킬러의 보디가드 영화정보
감독: 패트릭 휴즈
제작: 마크 길, 데이나 골드버그, 매튜 오툴, 존 톰슨, 레스 웰던
각본: 톰 오코너
출연:라이언 레이놀즈, 새뮤얼 L. 잭슨 외
장르: 액션, 코미디
음악: 아틀리 외르바르손
제작사: 밀레니엄 픽처스, 크리스털 픽처스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 JNC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2017년 8월 18일 한국 2017년 8월 30일
상영 시간: 118분
제작비: $30,000,000
북미 박스오피스: $75,468,583 (최종)
월드 박스오피스: $176,586,701 (최종)
대한민국 총 관객수: 1,721,757명 (최종)-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킬러의 보디가드2) 영화정보
장르: 액션, 코미디
감독: 패트릭 휴즈
각본: 톰 오코너
제작: 크리스타 캠벨, 라티 그로브맨, 매튜 오툴
주연: 라이언 레이놀즈, 새뮤얼 L. 잭슨, 셀마 헤이엑 외
촬영: 테리 스테이시
음악: 아틀리 외르바르손
제작사: 밀레니엄 미디어, 서밋 엔터테인먼트, 캠벨 그로브맨 필름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
개봉일 미국 2021년 6월 16일
#킬러의아내의보디가드 #킬러의보디가드2 #킬러의보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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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공포증을 증발시킨 곧 역주행을 불러올 실화 영화[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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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은 여러분의 큰 힘입니다https://www.youtube.com/channel/UCNqd...
▼무비워크 먹여살리기??? https://toon.at/donate/6372455500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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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안녕, 할부지> 메인 예고편
기적 같은 푸바오의 탄생부터 할부지와 바오패밀리의 귀여운 케미까지 (⋆ˆ ³ ˆ)♥ 예고편만 봐도 마음이 몽글몽글 아름다워짐🥹 🎬 《안녕, 할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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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어셔가의 몰락> 공식 예고편
누구도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마이크 플래너건(《힐 하우스의 유령》)의 미스터리 시리즈. 무자비한 성격의 로더릭과 매들린 어셔 남매는 포추나토 제약사를 부와 특권, 권력의 제국으로 성장시킨다. 그런데 어셔 가문의 상속자들이 어린 시절 엮인 미스터리한 여인의 손에 죽임을 당하면서, 과거의 비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