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드레2025-05-04 20:57:14
[JEONJU IFF 데일리] 성실하면 바보가 되는 세상에서 사랑을 지켜낸 여자들.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꽃놀이 간다> 리뷰
‘J스페셜:올해의 프로그래머‘는 각 분야의 영화인을 프로그래머로 선정하여 자신만의 영화적 시각과 취향에 맞는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이는 섹션이다. 올해로 5회 차가 된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배우이자 가수, 그리고 이제는 감독으로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이정현이다. 그녀는 자신의 출연작 3편과 선정작 3편, 총 6편의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내가 이번에 감상한 영화는 이정현 감독의 <꽃놀이 간다>와 안국진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이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정보
안국진
AHN Goocjin
Korea
2014
90min
DCP
Color/B&W
Fiction
청소년 관람불가
시놉시스
"미안해요, 그러니까 내가 죽이는 거 이해해 주세요. 전 그저 행복해지고 싶을 뿐이에요. 제가 이래 봬도 스펙이 좋거든요. 잠도 줄여가며 투잡 쓰리잡 열심히 일했어요. 근데 아무리 꾸준히 일해도 빚은 더 쌓이더라고요. 그러다 빚을 한 방에 청산할 기회가 찾아왔는데! 왜 행복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자꾸 생기는 걸까요? 이제 제 손재주를 다르게 써보려고요.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예요!"
5포 세대에 고함! 열심히 살아도 행복해질 수 없는 세상, 그녀의 통쾌한 복수가 시작된다.
* 해당 상영작은 J 스페셜클래스가 포함된 상영회차(상영코드 131)에서만 코리안시네마 단편 <꽃놀이 간다>와 묶음 상영 됩니다.
상영정보
메가박스 전주객사 1관 2025.05.01 13:00
메가박스 전주객사 2관 2025.05.03 21:00
영화리뷰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10년 만에 전주에서 다시 상영되었다. 안국진 감독과 이정현 배우는 영화 상영 후 스페셜 클래스 시간을 통해 그때 당시를 회상했다. 이 작품은 이정현 배우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이정현 배우는 <꽃잎>으로 데뷔하여 큰 주목을 받았지만 그 뒤 시나리오가 들어오지 않아 가수로 활동했다고 한다. 박찬욱 감독의 권유로 <파란만장>에 출연하는 등 영화배우로서의 활동에 시동을 거는 그때, 운명처럼 찾아온 영화가 바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이 영화는 2015년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이후 제36회 청룡영화상, 제3회 들꽃영화상에서 이정현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또한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영화 부문 시나리오상을 수상하며, 상업성과 예술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 영화는 이정현 배우를 위해 쓴 극본은 아니라고 했다. 극본에 쓰인 ‘수남’이라는 인물을 누가 수정 없이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 그것을 수정 없이 해낸 배우가 바로 이정현이었다고 한다. 이정현의 소속사에서 캐스팅 제안을 거부했지만 박찬욱 감독의 추천으로 이정현 배우가 출연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디에도 없던 여성캐릭터. 사랑과 삶을 지키기 위한 광기와 묘한 사랑스러움이 매력적인 ‘수남‘이라는 캐릭터는 무척이나 독보적이다. 이 등장인물은 감독의 어머님이 모티브라고 한다. 남자로서 여자의 일생을 제대로 그려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이 영화에 녹여내었다고 말했다. 그런 말을 듣고 나니 이 무한하고도 끊임없는 헌신적인 사랑의 형태가 이해가 됐다.
수남은 수많은 선택의 시간을 지나왔다. 첫 번째로는 여공으로 살 것인지, 엘리트로 살 것인지를 선택하게 된다. ’엘리트’의 삶을 선택한 수남은 여자는 무엇보다 ’몸매=가슴‘이중 요하다는 선생님의 말을 한편에 새기지만 곧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컴퓨터의 세상이 도래했고, 자신보다 더 큰 ‘가슴’은 곳곳에 있었으며 성실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깨닫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하룻밤의 실수로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그와 평생을 꿈꾸게 된다. 그녀의 마음만큼은 ’실수‘가 아니었다.
규정은 늘 ‘집’을 먼저 사자고 말하며 우리 아이에게는 나처럼 살지 않게 기르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청각장애로 인해 보청기를 끼고 있던 규정이 청력을 정말 소실하게 되며 수남의 권유로 집을 사려고 했던 2천만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이 났으나 갑자기 인공와우에 문제가 생기며 손이 기계에 절단되는 사고를 겪게 된다. 그 후, 규정은 폐인이 되어버렸고 그런 규정에게 죄책감을 느꼈던 수남은 규정이 그토록 원했던 ‘집‘을 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잠을 줄여가며 청소, 요리, 신문 배달, 명함 날리기 등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10년 간 계속하지만 집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결국에는 은행에서 1억 4천만 대출까지 동원해서야 집을 마련하는 데에 성공한다. 하지만 비극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수남은 성실하지 않은 구석이 없다. 사랑도, 일도. 이 모든 게 사랑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이 여자가 성실하다는 건 명백한 일이다. 이러한 헌신적인 사랑의 형태는 좀처럼 찾아보기도 힘들고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혐오스러운 마츠코가 생각나기도 하는 수남의 일생은 비극의 연속이다. 의도치 않게 ‘살인‘을 저지르며 그녀의 삶은 점점 빠져나갈 구멍이 사라진다. 희망이 생기는 순간, 저지되는 희망은 더 큰 절망으로 그녀를 찾아온다.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일군 수남에게 세상은 언제나 가혹했다. 어떤 상황이 찾아와도 그녀가 저지른 그 ‘죄’보다 앞서는 건, 그녀가 얼마나 성실히 살아왔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수남은 끝내 울지도, 제대로 분노하지도 못한다. 세상은 그녀의 삶을 죄로 낙인찍고 그 죄를 옹호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그 죄가 어떤 절박함 속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를.
꽃놀이 간다
영화 정보
이정현 LEE Jung-hyun
Korea | 2025 | 28min | DCP | Color | Fiction | 12세 이상 관람가 | World Premiere
시놉시스
지병을 가지고 있는 수미는 죽음을 앞둔 엄마의 병원비가 계속 밀리는 상황에서 병원의 ‘중간 정산' 때문에 입원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조금만 더 기도하면 엄마가 살아날 거라는 믿음을 확신하며 병원에서 난동을 피우고 강제 퇴원을 시켜 집으로 데려온다. 모든 게 뜻대로 풀리지 않지만 다음 주 시작되는 꽃놀이 관광에 엄마를 보낼 수 있다는 희망은 버리지 않는다.
상영정보
2025.05.01 13:00 메가박스 전주객사 1관
2025.05.04 10:00 CGV 전주고사 4관
2025.05.06 20:30 메가박스 전주객사 6관
수미는 엄마의 간병을 도맡아 하고 있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엄마의 병원비가 밀려있는 상황에서 병원에서 난동을 피우고 강제 퇴원을 시켜 집으로 데려온다. 꽃놀이 관광에도 함께 갈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질 거라는 믿음과는 다르게 엄마의 상태는 점점 나빠진다. 엄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집을 내놓았지만 불경기라 팔리지 않고, 그 집 때문에 기초수급수령 자격이 되지 않았다. 그녀의 믿음을 무너뜨리는 절망적인 상황에도 여전히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으려 애쓴다. 과연 꽃놀이 관광을 갈 수 있을까?
이정현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비극적인 삶을 성실하게 살아내는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꽃놀이 간다>에서는 연출자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또 다른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의도치 않게 두 영화는 참 많이 닮아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다. 무한 경쟁과 생존의 논리 속에서 ‘성실한 사람’이 어떻게 밀려나고 지워지는지를 정교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녀를 단순하게 피해자로 표현하지 않고 버텨내기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감당해 낸 한 여성의 치열한 삶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이정현 감독의 첫 연출작 <꽃놀이 간다>는 창신동 모자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라고 한다. 한국 사회의 가장 어두운 이면을 고요하고도 섬뜩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수미의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현실의 벽에 부딪혀도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시스템과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어 흥미로웠다. 이정현 감독이 두 번째로 연출한 단편 영화가 곧 공개된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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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창의 서리로 표현된 두 여자의 사랑 이야기
유리창의 서리로 표현된 두 여자의 사랑 이야기
영화 <캐롤> 리뷰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시놉시스] 당신의 마지막, 나의 처음.. 모든 걸 내던질 수 있는 사랑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볼까해서 제목만 보고 시작한 영화 <캐롤>. 겨울옷을 입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과 캐롤이라는 영화 제목이 크리스마스 이야기라고 넘겨 짚고 보기 시작했지만 캐롤은,,, 내가 생각한 캐롤 음악이 아닌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그래도 계절적 배경은 눈내리는 겨울, 크리스마스이긴 했다. 영화 <캐롤>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두 여자, 캐롤와 테레즈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강한 끌림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다영화 캐롤은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 굉장히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테레즈와 캐롤의 첫만남에서 굳이 이렇게 오랫동안 대사도 없이 서로의 모습을 찍어야 했을까 할 정도로 굉장히 긴 시간을 테레즈의 시각에서 캐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할애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왜 저렇게 빤히 고객을 쳐다보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게 만들고, 캐롤과 테레즈의 평범한 대화 속에 오묘한 감정들이 전달되면서 이 둘이 서로에게 강한 끌림이 있음을 설명해준다.
더불어 클로즈업을 많이 활용하면서 상대에게 빠진 사람이 상대의 이목구비를 하나씩 뜯어보듯이 특정 부위만을 클로즈업 해서 보여주고,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등 한 사람이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랑하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카메라 워킹을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하고 있어서 테레즈와 캐롤의 관계가 점차 깊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리창에 낀 서리로 관계의 거리감을 표현하다
영화 캐롤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유리창에 낀 서리 연출이었다. 캐롤과 테레즈가 아직 친해지기 전, 호감만 있었을 때 함께 탄 차에서는 서리가 껴서 창문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하지만 함께 여행을 시작하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진심임이 드러나고나서는 불투명한 장막을 사이로 그들을 비추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과의 이혼과정에서 양육권을 빼앗길 위기가 닥치자 캐롤은 테레즈를 떠나고 마는데, 테레즈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는 길의 창문에서 다시 서리가 낀 모습을 볼 수 있고, 시간이 흘러 테레즈를 길가에서 본 캐롤 역시 서리가 낀 창문을 통해서 바라본다. 그리고 캐롤이 자신의 감정을 다시 깨닫고 테레즈에게 고백을 하지만 그 현장에서는 거절은 한 테레즈가 친구들과 함께 파티장에 가는 장면에서도 고민하는 그녀의 모습을 서리 낀 창문을 통해 비춰준다.
이렇게 서로가 소원해졌을 때에는 불투명하고 잘 보이지 않는 매체를 통해 이들을 보여주고 있고, 서로를 향해 진심을 표현하고 사랑을 할 때는 서로를 가리는 매체가 없게끔 표현한 것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영화 캐롤은 두 여자의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캐롤은 남편과 딸이 있는 여성이었고, 테레즈는 자신에게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만난 이후 본능적으로 끌리는 마음때문에 테레즈는 혼란스러워하고, 캐롤은 이를 남편에게 숨기고자 한다.
캐롤은 아마 자신이 여성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듯 싶다. 하지만 남편과의 이혼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이 알려질 경우 양육권을 지킬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를 숨기려고 했고, 테레즈는 이렇게 강한 끌림은 처음이어서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에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테레즈는 캐롤과 함께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버리고 양육권을 찾기 위해 떠난 캐롤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 사랑을 복합적으로 느낀다.
캐롤은 딸 린디와의 관계를 지속하고자 테레즈와의 관계를 정리했지만, 결국 이는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결정임을 깨닫고 본인에게 불리할 수 있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자신의 이러한 정체성으로 양육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양육권을 포기하겠지만 린디를 한달에 한 두번 볼 수 있는 권리는 나아게 달라고 요청한다. 린디에게 떳떳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영화 <캐롤>은 서로를 향해 빠져들어가는 연출이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결국에는 이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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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주년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개막, 온 가족이 다함께!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SICFF)가 바로 내일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씨네큐 신도림, 서울생활문화센터 신도림, 문화철도959 등의 장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시민들을 맞이합니다. 10주년과 동시에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로 어린이들이 주체적으로 말하고, 어린이들이 하는 말들에 모두가 귀 기울이겠다는 뜻을 담은 “어린이를 듣다(All Ears to the Children)”를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죠. 그 어느 때보다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하고 위축되었던 시간을 지내온 만큼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긍정적인 행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경쟁, 비경쟁 부문 총 157편의 작품들
전 세계 47개국 157편의 풍성한 라인업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어린이와 가족을 포함해 저와 같이 영화를 사랑하는 시네필들의 취향도 채워줄 전망입니다. ‘어린이를 듣다’란 주제로 경쟁부문에서는 세계 각국 아이들의 다양한 삶과 생활을 담아 현실적 문제를 보여주는 ‘키즈비전’, 한국 사회라는 맥락 안에서 어린이, 청소년의 상황과 그들의 시선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키즈포커스’, 꿈, 다문화, 폭력, 이주, 사랑, 이혼, 상실과 죽음까지 성장과정에서 다뤄지는 주제와 그로 인해 형성되는 정체성의 문제를 어린이의 감정과 언어로 선보이는 총 30편의 단편이 모인 ‘키즈 크리에이티브’, 전 세계 어린이, 청소년 감독들이 오롯이 자신만의 세계에 집중하며 창의적인 생각을 펼쳐낸 작품들을 만나는 ‘키즈 챌린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비경쟁부문은 어린이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상황들과 감정들을 어른들의 시선으로 담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다음 세대에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을 위한 ‘어른들을 부탁해’, 연령별 아이들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장르가 있는 ‘씨네키즈’, 지난 10년간 아랍의 문화를 소개한 아랍영화제 속 상영작들로 구성된 ‘영화제 교류전’과 남녀노소 모두가 어린이가 되어 즐길 수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볼 수 있는 ‘10x100 특별상영’ 섹션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생각과 시선을 알아보는 이벤트
이 밖에도 이번 영화제에는 10주년을 맞이하며 관람객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기획되어 있습니다. 크게 4가지로 나누어져 있는데 영화를 관람한 뒤 관련 주제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 보며 놀아요’, 문화철도 959 야외테라스에 즐거운 공연과 상영이 함께하는 기찻길 옆 극장으로 꾸며진 ‘함께 놀아요’, 현재 한국의 영상문화산업 내의 문제점들을 논의하며, 앞으로 어린이가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미디어 환경 조성을 위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다루는 ‘문제적 포럼’, 아동 권리와 어린이가 생각하는 인권에 대해 알아보는 ‘행동하는 어린이’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단연 눈길을 끄는 파트는 어린이의 시선이 담긴 해설을 통해 관람 전 내용을 상상해 보는 ‘영화를 보며 놀아요’ 중 ‘키즈 도슨트’로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린이 영화에 대한 키즈 도슨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시각으로 관람하는 신선한 방식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7일 금요일 16시와 18일 토요일 12시에 진행되오니 아이들의 상상력과 새로운 시선에 관심이 가신다면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아카데미 수상작 ‘코다’를 본 후 수어사전을 만들고 있는 이현화 학예연구사님과 함께 수어도 또 다른 언어라는 것을 알아보는 씩씩한 토크, 이번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의 크로스 아이콘이자 성인 배우로 스펙트럼을 확장해가는 배우 김환희와 함께 나누는 ‘액터스 토크’, 영화 감상과 그 주제에 대한 수업을 통해 폭넓은 이해를 즐길 수 있는 ‘비주얼 리터리시’ 등 알차고 뜻깊은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개막작 〈울야는 못말려〉
개막작은 독일, 룩셈부르크, 폴란드가 공동제작한 영화 ‘울야는 못말려’로 천문학을 사랑하는 12살 소녀 울야가 같은 반 친구가 운전하는 영구차를 타고 동유럽을 가로질러 소행성 충돌을 보러 가는 여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주목을 받았고, 크리스티앙 국제어린이영화제 최우수 어린이영화상을 비롯해 유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는군요. 시종일관 흐르는 유쾌한 분위기 속 어린이들의 생각을 억압하고 존중하지 않는 기성세대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내 모든 세대에게 즐겁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 같습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다양한 시선이 담긴 다양한 영화들이 함께할 1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페스티벌 거듭난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SICFF), 현재 무료 상영과 여러 프로그램의 경우 매진이 꽤 되어서 많은 분들이 함께하는 즐거운 행사가 될 듯합니다. 이웃분들도 가까우시거나 관심이 가신다면 참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블로거 활동을 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EIDF와 부천판타스틱 은 온라인으로만 접했는데 처음으로 현장을 가보게 되네요. 모두 행복한 한주 되시고요. 저는 내일 또 영화제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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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처음 그리고 계속
처음 그리고 계속
영화 ‘듣보인간의 생존신고’ 리뷰감독] 권하정, 김아현
출연] 권하정, 김아현, 구은하, 이승윤
시놉시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최종 우승자이자 "장르가 30호"라는 수식어로 불리며 일약 스타가 된 이승윤이 유명인이 되기 직전, 우린 무명이었던 그를 찾아갔다. 우연한 기회로 그의 노래를 듣고 팬이 된 우리는 2년 뒤 무작정 그를 찾아가 뮤직비디오를 찍어주겠다고 했다. 뮤직비디오는 한 번도 찍어본 적 없는 무명인들의 어처구니없는 제안을 시작으로 우리들의 이름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음악 예능을 좋아한다. 무대를 준비하는 가수들의 고생이 너무 느껴져서 미안할 정도지만, 아무튼 좋아한다. ‘무명 가수’들의 이름을 가리고 진행되었던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도 열심히 봤다. 모두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가수 이승윤의 우승 후, 이전에 그가 남긴 말들이 인상깊다는 말을 듣고 과거의 라디오를 찾아 들어보았다. 이루지 못했으면서 애초에 꿈꾸지 않은 척하는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 올해 사활을 걸고 뭐든 할 것이라는 말을 미래에서 듣는 기분이 묘했다. 그가 사활을 건 결과 얼마나 ‘유명’해졌는지 알기에.
당시 내게 아무런 성장이 없는 듯해 괴로웠던 때였기에, 라디오를 듣고 일기를 썼다. 내 글이 읽히면 좋겠다고. 글쓰기를 자기만족만으로 한다는 건 내게, 사실 이루지 못했으면서 꿈꾸지도 않은 척하는 거짓말이라고. 지치지 않으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자고 일기장에 썼다. 그리고 지금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데일리에 글을 쓰고 있다. 내일 일은 알 수 없지만, 아직 나는 지치지 않았고 또 행복하다. 그래서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다.
처음: 안녕 난 무명성 지구인이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영화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힘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더없이 진솔하게 담았기 때문이다. 이 다큐멘터리가 촬영되던 시점을 기준으로 미래인 지금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무명실로 뭔갈 기워 가는데 그게 무언진 나도 잘 모르겠어” 노래했던 이는 ‘유명’ 가수가 되었고, 이 다큐멘터리는 다양한 영화제에서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는 것을. 그러나 카메라가 돌아가던 그때의 이들에게는 미지의 일이다.
이들은 아직 모든 게 처음이다. 영화를 전공하고 뮤직비디오라는 낯선 세계에 성큼 뛰어든 것도, 정성스러운 작업물을 받고 뮤직비디오 촬영을 협업하는 것도. 그러나 이들은 자신이 처음이라는 점에 기가 죽어 우려하기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더 적극적으로 일한다. 전문가들이 연신 말하는 ‘No’를 들어도,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이 묶여도, 어떡하지 싶은 순간에도 계속해서 해야 할 일들을 한다.
이들은 서로가 다 처음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힘을 얻는다. 시작했고, 하고 있다는 자체로 서로가 서로에게 감동이 된다. 각자의 처음을 나란히 어깨동무처럼 걸치고 더 힘이 되어주는 마음이다. 모두가 그런 마음이었기에, 이들이 ‘듣보인간’이든 ‘무명성 지구인’이든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서툰 시작을 불안해하는 모든 이들이 참고할 법한, 다정하고 안전한 자세다.
계속: 힘든 길은 같이 올라가자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점은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협업이다. 옷을 입어보거나 비대면 회의 중에 오물오물 뭔가를 먹는 등 사소한 일상에서도 재미있는 것을 숨 쉬듯 발굴해 내고, 둥근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음식을 먹고,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신뢰하며, 의견을 경청한다. 자신이 작아지는 기분이 들 때나, 마음이 복잡할 때, 부끄러울 때조차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털어놓은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여 주면서도 서로 다정한 말을 쌓아 올려준다.
‘영웅 수집가’라는 강렬한 곡을 데모 버전으로 받아 밑그림을 그리면서, 농담처럼 “이렇게 데모 받았는데, 나중에 어쿠스틱 돼 있고…” 하며 웃는 모습은 이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최종 완성본이 아니기에 다른 느낌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데모 버전 노래처럼, 이들이 하는 일 자체가 오락가락한다. 커졌다 작아졌다, 뚜렷했다 희미했다 반복하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이지만 이들은 밝은 에너지로 웃으며 올라간다. “오르기 힘든 길은 같이 올라가자!” 외치면서. 설령 그 뒤에서 우황청심환을 먹거나 26시간째 깨어 있을지라도.
이들의 노력은 두 편의 뮤직비디오와 한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로 열매를 맺었지만, 설령 열심히 한 프로젝트가 중간에 엎어졌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우리가 이들의 다른 열매를 만나볼 수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이미 죽어버린 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눈물이 났던 것 같”다던 이승윤의 노래가 우리 곁에 흐르고 있듯, 이들의 프로젝트 또한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찾아왔을 것이다. 꼭 세상의 성공이 기준일 필요는 없지만, 서로 다독이고 격려하고 신뢰를 주고받으며 ‘으쌰으쌰’ 애쓰는 이들이라면, 이런 사랑스러운 협업은 자랑스러운 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평생 이렇게 살래
열심 있게 시작해서 뚝심 있게 계속해 가도, 어느 선 이상으로 가면 지칠 수밖에 없다. 지쳤지만 일에 계속 몰두해 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얼굴은 마치 아수라 백작처럼 일의 기쁨과 슬픔이 반반씩 묻어나기 시작하는데… 그 상태로 시장을 뒤져 소품을 준비하고, 몰드에 석고를 떠서 직접 소품을 만들고, 세트장을 조금씩 세워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내 승모근까지 뻐근하게 아파지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들은 짜증이나 투정이 아닌 미소와 함께 말한다. “평생 이렇게 살래!” 비록 “하루 3~4시간씩 자면서 이렇게 일하는 거 되게 힘들다”는 말이 바로 딱 돌아오지만, 평생 이렇게 살겠다고 툭 내뱉은 권하정 감독의 얼굴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걷는 피로와 행복이 물씬 느껴졌다.
창작하는 마음은 결국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깊이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마음 끝에서 손을 움직일 때, 결과물도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다. 처음 이승윤이라는 가수에게 제안을 보내기 위해 ‘무명성 지구인’ 뮤직비디오를 가내 수공업으로 만들면서, 스마트폰을 끼운 삼각대를 드르륵 밀며 어설픈 달리 인, 달리 아웃을 하던 이들이 이제는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제대로 레일을 깔고 달리 인, 달리 아웃을 하며 이승윤을 직접 찍은 것처럼. 아주 멀어 보이는 것들도 그렇게 한 걸음에서 시작되고, 그 한 걸음은 언제나 “평생 이렇게 살”아도 좋겠다는 깊은 애정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 애정에는 전염성이 있다. 묵묵히 사랑해온 음악에 사활을 걸었던 이승윤의 음악이 두 감독에게 또 수많은 사람에게 전해진 것처럼. 두 감독의 영화가 수많은 사람에게 ‘처음’ 그리고 ‘계속’의 감각을 일깨워준 것처럼. 그래서 우리가 두 감독을 응원하게 되는 한편, 나도 무언가 시작하고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 솟는 것처럼.
두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과 만나면서 “계속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다. 그 “계속”이라는 말이 내 마음에도 와 박혔다. 두 감독을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지만, 관객으로서 앞으로도 그들을 더 만나고 싶다. 더 이상 ‘듣보인간’이 아닌 이들의 또 다른 생존신고가 언젠가 유리병 편지처럼 동동 찾아오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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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초의 실사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가 2차 포스터, 2차 예고편 공개와
함께 오는 6월 극장 개봉을 확정 지었습니다.동명의 원작 애니메이션의 3부작을 모두 연출한 딘 데블로이스 감독을
비롯해 함께 했던 제작진이 모두 참여해 원작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원작인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는
바이킹 소년 히컵과 드래곤 투슬리스의 우정과 모험을 다루어 큰 인기를 얻은 바 있습니다.
<콘스탄틴>의 속편 제작 진행되나
많은 팬이 고대해 온 <콘스탄틴>의 속편 제작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콘스탄틴>을 연출한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이 최근 ‘Collider’와의 인터뷰에서“속편을 제작할 가능성이 지금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는 것은 정말멋진 일이다. 정말 멋진 것이 진행 중이다.”라며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속편 제작과 관련해 각본가 아키바 골즈먼이 해당 시나리오를 마무리하였고, J.J. 에이브람스가 제작자로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 <애프터>, 2025년 말 촬영 예정
2018년 <살인마 잭의 집> 연출 이후, 신작 소식이 들리지 않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2025년 말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2년 8월 파킨슨병 진단 소식을 밝힌 바 있는 그는 신작에서 죽음과 사후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며,
파킨슨병과 그의 유한성이 영화의 중심이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프로듀서 피터 알베이크 옌센은 “현재 그는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창작에 통합하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일 공개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가 개최일을 공개하였습니다.
오는 5월 16일 금요일부터 5월 20일 화요일까지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진행되는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는기존 상영관이었던 애관극장과 인천아트플랫폼 등과 더불어 지역극장인 인천 미림극장까지 확대 운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이민이 시작된 도시인 인천을 배경으로 개최되는 아시아 유일 디아스포라 전문 영화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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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하디 흔한 천재의 이야기에서의 포인트
흔하디 흔한 천재의 이야기에서의 포인트
영화 <마거리트의 정리> 리뷰
감독] 안나 노비온
출연] 엘라 룸프, 장 피에르 다루생, 줄리앙 프리종
시놉시스] 명문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가장 인정받는 수학 천재 ‘마거리트’는 세계 난제 ‘골드바흐의 추측’에 관한 연구를 증명하는 세미나에서 오류를 범하고 만다. 그날 이후 충격에 빠져 학교를 그만둔 ‘마거리트’는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며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내가 증명하고 싶은 건 나일지도 몰라”
#스포일러 주의#
사회성 없는 천재를 표현하다
많은 영화에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천재들의 이야기다. 영화 마거리트의 정리 역시 마찬가지다. 마거리트는 수학교사 엄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두각을 보이고 할 줄 아는게 수학 밖에 없었던 수학이 인생 그 자체였던 삶을 살아온 소녀였다. 빠른나이에 대학을 졸업하고 25살에 박사과정 졸업반에 들었으니 말이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많은 이들이 수학 천재 마거리트라며 그녀를 추켜세우고 그녀는 묵묵히 자신의 증명을 열심히 탐구한다.
마거리트 역을 맡은 엘라 룸프의 연기를 보면서 이 배우가 수학과 출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학 천재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인터뷰 시간 조차 아까워하며 수학을 사랑하는 마거리트의 모습, 언제나 정답을 정답을 맞춰왔고, 정답을 찾아온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많은 이들 앞에서 오류를 범했을 때 밀려오는 자괴감, 그리고 수학 외의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굉장히 서툴고 순진한 모습을 너무나도 과장된 것이 없이 잘 표현하고 있었다.
사실 영화 마거리트의 내용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천재성을 보이는 요소가 '수학'이라는 장르만 바뀔 뿐 천재들이 보이는 양상들은 거의 똑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신선한 마스크의 엘라 룸프가 선보이는 연기는 사회라는 것이 버거운 천재의 어눌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녀의 삶에 대해 관객이 공감하게끔 만들었다. 관객이 수학자여서 수학을 증명해내는 과정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같이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그녀의 감정선을 따라가며서 그녀의 삶을 공감하게끔 만든 것은 그녀의 연기력이 일등공신이었다고 생각한다.
하나에서 둘이 되다영화 마거리트의 정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거리트가 타인에게 마음을 열었다는 걸 표현하는 장면이었다. 마거리트는 자신의 논문 주제였던 증명을 세미나에서 발표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지도교수가 새롭게 영입해온 학생이 상수C를 어떻게 계산하냐며 반문을 던진다. 이에 증명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마거리트는 휘청거리며 칠판에 손을 짚는다. 그 과정에 칠판에는 마거리트의 손바닥 자국이 남고, 그녀를 둘러싼 것은 응원이 아닌 비난만이 남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는 이러한 상황의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지도교수 베르너를 찾아가지만 베르너는 증명이 틀렸다고 해서 세미나를 그렇게 나갔으면 안됐다며 그녀를 질책하고 다른 지도교수와 함께 일하기를 권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마거리트는 그길로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하고 짐을 싸서 무작정 학교를 나와버린다. 그렇게 수학과 담을 쌓고 지낼 것 같았지만 그녀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마작을 시작하고, 마작의 규칙이 수학과 연관되어 있고, 그리고 자신의 연구 과제였던 골드바흐의 추측과 굉장히 밀접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게 다시 열심히 연구에 매진하지만 혼자 힘으로는 무리라는 생각에 자신에게 그 오류를 지적했던 줄리앙을 찾아간다.
그렇게 그 둘은 동료로서 함께 골드바흐의 추측을 연구해나가고, 줄리앙은 마거리트와 천천히 소통하면서 그녀가 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그리고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받아들였을 때 칠판에 묻은 손바닥은 2개였다. 그렇게 칠판을 통해 소통하는 마거리트가 의지할 대상과 소통할 대상이 생겼다는 것을 영화 속에서는 이렇게 보여주고 있었다.영화 마거리트의 정리는 특별한 소재와 주제는 없었지만 엘라 룸프의 녀기력과 이를 받쳐주는 장치들의 조화가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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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국영화의 반란!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 대거 출동예정! 지난주 <밀수>에 이어 <더 문> <비공식 작전>까지 쟁쟁한 영화들이 앞다투어 개봉할 예정인데요. 이번주 개봉예정작 같이 한번 알아볼까요?
비공식 작전
Ransomed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32분
감독: 김성훈
출연: 하정우, 주지훈 등
개봉: 2023.08.02.
배급: ㈜쇼박스
시놉시스
“비공식적으로? 알아서 해라? 여기는 하루하루가 지뢰밭이에요” 1987년, 5년째 중동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교관 ‘민준’(하정우). 어느 날 수화기 너머로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의 암호 메시지가 들려온다. 성공하면 미국 발령이라는 희망찬 포부에 가득 찬 그는 비공식적으로 동료를 구출하는 임무에 자원해 레바논으로 향한다. 공항 도착 직후, 몸값을 노리는 공항 경비대의 총알 세례를 피해 우연히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차를 타게 된 ‘민준’. 갱단까지 돈을 노리고 그를 쫓는 지뢰밭 같은 상황 속, 기댈 곳은 유일한 한국인인 ‘판수’ 뿐이다. 그런데 돈만 주면 뭐든 하는 수상쩍은 이 인간, 과연 함께 동료를 구할 수 있을까?
CINE PICK!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액션 무비라고 합니다.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외교관이 납치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창작된 이야기 입니다. 한국과 모로코를 오가며 촬영한 ‘비공식작전’은 몇몇 세트를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모로코에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하며 감독은 리얼리티와 서스펜스, 유머, 액션, 영화적 쾌감을 극대화한 영화로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더 문
The Moon
ⓒ 네이버영화
개요: SF, 액션, 드라마 | 한국 | 129분
감독: 김용화
출연: 도경수, 설경구, 김희애 등
개봉: 2023.08.02.
배급: CJ ENM
시놉시스
2029년, 대한민국의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위대한 도전에 전 세계가 주목하지만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치고 ‘황선우’(도경수) 대원만이 홀로 남겨진다. 대한민국의 우주선이 달로 향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5년 전, 원대한 꿈을 안고 날아올랐지만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공중 폭발로 산산이 부서졌던 나래호. 또다시 일어난 비극에 유일한 생존자인 선우를 지키기 위해 나로 우주센터 관계자들과 정부는 총력을 다하고 온 국민이 그의 생존을 염원한다. 선우를 무사 귀환시키기 위해서 5년 전 나래호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산에 묻혀 지내던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이 다시 합류하지만, 그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선우를 구출할 또 다른 희망인 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에게 도움을 청해보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재국은 또다시 누군가를 잃지 않기 위해 마지막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 보는데…. 우주에 홀로 고립된 대원과 그의 무사 귀환에 모든 것을 건 남자 살기 위한, 살려내기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CINE PICK!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더 문>으로 여름 극장가를 찾아왔습니다. 도경수가 연기한 선우는 분자 물리학을 전공한 UDT 출신으로 등장하는데요. 배우들에 호연과 더불어 마치 우주와 달에 있는듯한 느낌을 주며 몰입도를 극대화 했다는 평입니다.
다섯 번째 흉추
The Fifth Thoracic Vertebra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스릴러 | 한국 | 65분
감독: 박세영
출연: 문혜인, 함석영, 온저연, 홍승기 등
개봉: 2023.08.02.
배급: 인디스토리
시놉시스
"너의 증오가 날 꽃피웠어" 헤어진 연인의 매트리스에서 피어나 사랑과 슬픔을 먹고 자란 곰팡이 꽃 인간의 척추뼈를 탐하며 생명체가 되는데... 이상하고 아름다운 스트레인저 <다섯 번째 흉추>
CINE PICK!
<다섯 번째 흉추>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피어난 곰팡이 꽃이 인간의 척추뼈를 탐하며 생명체로 탈바꿈하는 여정을 이상하고 아름답게 설득해낸 박세영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입니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 공개되어 3관왕을 휩쓸며 화제가 되었고, 이후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최우수작품상, 캐나다 판타지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 선정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살바도르 달리 : 불멸을 찾아서
Salvador Dali : In Search of Immortality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스페인 | 110분
감독: 데이비드 푸졸
출연: 살바도르 달리
개봉: 2023.08.02.
배급: 마노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나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 것이다, 천재들은 죽지 않는다!” 끝나지 않은 초현실 콘체르토! 살바도르 달리의 삶과 사랑, 그리고…. 불멸!
CINE PICK!
스스로 불멸할 것이라 믿었던 살바도르 달리는 20세기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스페인 출신 화가이며 화가, 조각가, 영화제작자, 소설가, 포토그래퍼로도 유명합니다. 녹아내리는 시계, 바닷가재 전화기, 추파춥스 로고, 입술모양 소파 등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은 물론, 영화 감독인 월트 디즈니, 알프레드 히치콕과도 협업하는 한편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 제작자이기도 합니다.
몬스터 패밀리 2
Monster Family 2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코미디, 가족 | 독일, 영국 | 103분
감독: 카리야마 슌스케
출연: -
개봉: 2023.08.02.
배급: 메가박스중앙㈜
시놉시스
몬스터에서 인간으로 겨우 돌아온 ‘위시본’ 패밀리! 새 가족이 된 전설 속 몬스터 ‘바바 야가’와 ‘렌필드’의 결혼식 날, 그들은 슈퍼 소녀 ‘밀라’에게 납치당한다. 이들뿐 아니라 드라큘라, 예티, 네시, 그리고 킹 콩가까지!! ‘위시본’ 패밀리는 ‘밀라’에 의해 전 세계 몬스터들이 납치된 것을 알게 되는데… 몬스터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몬스터로 변한 ‘위시본’ 패밀리! 과연 ‘위시본’ 가족은 몬스터들을 구하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CINE PICK!
2017년 개봉한 <몬스터 패밀리>는 고독한 드라큘라의 저주로 한순간에 몬스터가 되어 버린 위시본 가족의 인간 복귀 프로젝트로 약 4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 애니메이션인데요. 그 인기를 이어갈 <몬스터 팸ㄹ리2>는 더욱 커진 스케일과 풍성한 볼거리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위시본 패밀리가 인간이었을 때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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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마블이 나아가는 다양성, 그리고 차별? (페이즈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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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쟁이는 산돌구름에게 폰트를 지원 받았습니다"
*영상 타임라인*
00:00 인트로
00:29 마블과 여성
02:19 흑인, 그리고 소수자
04:17 짤막한 마블쟁이 생각
2021. 01. 04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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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좋은 사람> 티저 예고편
고등학교 교사 ‘경석’(김태훈)의 반에서 지갑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같은 반 학생이 ‘세익’(이효제)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경석’은 ‘세익’을 불러 어떤 말을 해도 믿을 테니 진실을 말하라고 하지만,
세익은 무조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날 밤, 학교에 데려왔던 ‘경석’의 딸 ‘윤희’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또 다시 ‘세익’이 범인으로 지목되는데…
의심하는 순간 모든 것이 흔들렸다
의심과 믿음 그 사이에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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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벨파스트> 가족의 여정 예고편
따듯한 가족과 짝사랑하는 소녀가 전부였던 9살 버디의 세상에 찾아온 변화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