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octo2025-05-08 22:54:42

[JEONJU IFF 데일리] 문학적 몽상과 관계의 미로

특별전: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 : <밤의 라사로> 리뷰

 

 

감독

 

  니콜라스 페레다 (Nicolás PEREDA)

 

  

 

영화정보
Canada, Mexico /2024 / 77min/ DCP/ Color / Fiction /15세 이상 관람가 /Korean Premiere

 

 

 

시놉시스

 

40대 초반의 세 친구가 중요한 배역을 따내기 위해 영화 오디션을 보러 간다. 오디션 과정 중 한 친구가 전직 문학 교사를 인터뷰한다. 그녀의 목소리가 우리를 그들의 과거로 인도하고, 우리는 그들이 문학을 통해 현실의 지루하고 비참한 세계에서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꿈을 꾸고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거를 회상하는 동안, 그들의 우정은 불안한 삼각관계로 얽혀든다.

 

 

 

리뷰

 

 

 

시코와 캐나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니콜라스 페레다 감독의 2024년 작 <밤의 라사로>(Lázaro at Night)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 섹션을 통해 국내 관객에게 소개된 작품이다. 77분의 러닝타임 동안 감독 특유의 영화적 언어로 현실과 허구, 과거와 현재, 문학과 삶의 경계를 섬세하게 탐색하는 이 영화는 지적인 유희와 멜랑콜리한 정서가 공존하는 독특한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는 다양한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인물들이 모여 각자의 직업관과 연애관에 대해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익숙한 풍경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페레다 감독과 꾸준히 작업해 온 배우들이 다시 한번 등장하며, 이들의 실제 모습과 영화 속 캐릭터가 미묘하게 중첩되는 세계가 펼쳐진다. 한 여성의 내레이션은 관객을 등장인물들의 과거로 인도하는데, 그곳에서 우리는 그들이 지루하고 때로는 비참하기까지 한 현실에서 벗어나 문학을 통해 꿈꾸고 희망을 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과거를 회상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우정은 예기치 않은 삼각관계의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니콜라스 페레다 감독은 자신만의 확고한 영화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밤의 라사로> 역시 그의 전작들에서 보여준 미니멀한 서사, 인물들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 숨겨진 미묘한 심리, 그리고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인 접근 방식을 이어간다. 영화 속에서 세사르 아이라, 마리오 레브레로와 같은 라틴아메리카 작가들의 이름이 언급되지만, 특정 문학 작품의 직접적인 각색이라기보다는 문학적 사유와 영화적 상상력이 결합된 페레다 고유의 창작물로 읽힌다. 이는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감독의 예술적 지향을 반영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영화의 중심에는 기억, 문학을 통한 구원 혹은 도피,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라는 주제가 자리한다. 인물들은 문학이라는 매개를 통해 현실의 무게를 잠시 잊고 다른 삶을 상상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관계의 균열과 갈등은 지극히 현실적인 아픔을 동반한다. 감독은 이러한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관객에게 삶과 예술의 불가분성에 대해 성찰할 여지를 남긴다.

 

 

페레다 사단이라고 불릴 만큼 긴밀한 호흡을 맞춰온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오가는 듯한 영화의 독특한 질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의 존재는 단순한 캐릭터 연기를 넘어, 감독이 구축하고자 하는 영화적 세계의 일부로서 기능한다.

 

결론적으로 <밤의 라사로>는 명확한 기승전결이나 극적인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내면과 관계의 미묘한 흐름에 집중하는 관조적인 작품이다. 니콜라스 페레다의 영화 언어에 익숙하거나, 문학적 사유가 깃든 예술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영화가 던지는 지적인 자극과 여운을 깊이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국제영화제와 같이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에서 이 작품을 만나는 것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현실의 고단함 속에서 예술과 관계를 통해 위안과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초상을 담아낸 냈다.

 

 

 

 

상영 정보

 

2025.05.02. 메가박스 전주객사 520:30 (상영코드 270)

 

2025.05.06. 메가박스 전주객사 510:00 (상영코드 614)

 

2025. 05.08 메가박스 전주객사 417:30 (상영코드 829)

 

 

작성자 . octo

출처 .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