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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별2025-08-24 19:15:33

퍼즐 같은 서사, 흔들리는 진실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리뷰

퍼즐 같은 서사, 흔들리는 진실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리뷰

 

 

 

 

 

 

 

 

 

 

감독] 조희영

 

출연] 공민정, 정보람, 정회린, 류세일, 유의태, 김희상, 이진하

 

시놉시스]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린 정호. 정호의 애인 수진. 정호를 짝사랑하는 인주. 정호의 옛 애인 유정. 수진은 정호 모르게 훈성과 비밀스런 만남을 이어가고, 인주는 시한부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정호에게 품은 마음을 고백하기로 한다. 유정은 정호의 자살 시도에 대한 죄책감으로 애인 우석과의 관계가 위태롭기만 하다. 그런데, 정호는 어디로 갔고 정호를 먼저 만난 건 누구인가? 그 정호는 정호가 맞는 걸까? 보이는 것과 믿는 것 그 사이 어딘가, 다른 것으로 알려질 이야기들.

 

 

 

 

 

 

 

 

 

 


 

 

 

 

 

#스포일러 유의#

 

 

 

 

 

퍼즐처럼 전개되는 시간의 흐름이 만든 몰입감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진행 구조가 퍼즐을 맞추는 듯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관객에게 능동적인 참여를 요구한다. 특정한 기승전결의 서사 구조가 아니라 여러 시간대와 장면이 불연속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관객은 순간순간 등장하는 장면을 머릿속에서 재배치하며 전체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한 장면에서 벌어진 사건이 이후에 설명이 되기도 하고, 어떤 순간은 이미 지나간 이야기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구성은 관객으로 하여금 서사를 스스로 완성하게 한다.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방식이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잠시라도 집중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한순간 눈을 돌리면 전체 흐름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몰입을 강제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는 흔히 볼 수 있는 직선적 전개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영화적 실험으로서도 가치가 크다. 결국 이 영화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을 퍼즐의 한 조각으로 끌어들여 적극적인 해석을 요구하는 드문 사례를 보여준다.

 

 

 

 

 

 

 

 

 

 

 

‘정호’라는 빈자리를 둘러싼 주제 의식

 

 

 

이 영화의 주제는 부재하는 인물 ‘정호’를 매개로 관객에게 사고의 틀을 흔드는 경험을 제공한다. 정호는 실제 화면에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 속에서 끊임없이 불려지고 묘사되면서 이야기의 중심에 선 듯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관객은 인물들이 말하는 정호를 동일 인물로 받아들이지만, 결말에 이르러 그 정호들이 사실은 서로 다른 동명이인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이 반전은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쉽게 편견에 의존하는지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즉, 보고 듣는 것을 곧이곧대로 사실이라 믿지만 그 ‘사실’이란 언제든 다른 것으로 알려질 수 있는 불확실한 것임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가까운 관계에서도 단 한 번의 오해가 상대에 대한 진실을 왜곡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화는 결국 우리가 신뢰하는 진실이 실체가 아닌 해석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처럼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제목 그대로 ‘진실은 다른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 진실 또한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제시한다.

 

 

 

 

 

 

 

 

 

 

 

영화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단순히 기발한 퍼즐식 구성을 넘어 진실이란 언제나 다른 각도에서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던진다. 우리는 늘 확신에 기대어 관계를 맺고 사건을 이해하지만, 사실 그 확신이란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이 작품은 차갑게 드러내고 있다.

 

 

 

 

 


 

 

작성자 . 세라별

출처 . https://blog.naver.com/shkwon1128/22398170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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