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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시를 쓰는 김종석씨와 그림을 잘 그리는 김춘나씨가 보여주는 전시회!
김춘나씨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고 김종석씨는 시를 멋지게 잘 짓는다. 이 두 부부는 예술을 본업으로 하지 않는 자칭 아마추어 예술가이다. 김춘나씨는 자연의 풍경을 본 것을 그대로 그림으로 그리고 취미로 배우는 서예 실력도 상당하다. 김종석씨는 경비원으로 자신이 겪은 경험을 시로 쓰는데 그가 쓴 시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똑같은 종이책에 적는다. 서로를 사랑하는 두 부부는 각자 자신의 별명이 있다. 김춘나씨는 별명은 작은새이고 김종석씨의 별명은 돼지씨이다. 고단한 삶을 살아온 김춘나씨와 슈퍼를 차렸지만 생업이 잘 안됐던 김종석씨는 자신들이 창작한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하기로 한다. 딸인 김새봄씨는 자신의 부모인 김춘나,김종석씨에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는데 두 부부는 무엇이라고 대답할까?
삶의 고단함을 그림으로 표현한 김춘나씨와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시로 쓴 김종석씨에게 진짜 예술가는 무엇이냐고 물을 때 어떻게 대답할까?
두 부부의 삶의 흔적이 담긴 작품들은 각각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세월이 지나도 작품은 영원히!
김춘나씨는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이 회사원이었고 일찍 취업을 해서인지 대학교에 가거나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젊은 나이에 다 해보라는 그녀의 말은 지금의 청춘들에게도 후회하지 않으려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전해준다. 또한 김종석씨는 슈퍼를 차렸으나 집주인이 나가라는 핀잔이 계속되면서 자신의 생업을 그만두었다. 그 이후로 그는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힘든 과거를 통해 만든 시가 많기에 그중에 아주 잘 쓴 게 많다고 딸인 김새봄씨는 칭찬한다. 그동안 세월이 흘러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김춘나씨의 그림과 김종석씨의 시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들로 전시회에 전시된다. 이들에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무엇이냐고 딸인 김새봄씨가 묻자 자신들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는 딱히 구분이 없다고 한다. 과연 프로와 아마추어는 어떤 것이 다를까? 이 영화는 작은새(김춘나)와 돼지씨(김종석)의 이야기이다. 수많은 작품들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세월의 노고를 견딘 그들의 작품은 프로와 견주어도 아깝지 않다.
프로 되기가 쉽지 않지만 아마추어라도 프로만큼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니엘의 주관적인 영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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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불법체류자의 현실을 다루다.
시놉시스
토리와 로키타 남매는 아프리카 난민으로 프랑스에서 불법 체류자로 살아간다. 이 남매가 할 수 있는 건 요리사의 허드렛일을 하는 것과 마약을 파는 일이다. 하필 로키타는 체류증을 받지 못하고 토리만 주술사에 의한 아동학대로 인해 체류증을 받았다. 로키타는 과연 자신이 체류증을 얻고 가사도우미가 되어 살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토리를 학교에 무사히 다니게 할 수 있을까?
토리와 로키타 남매는 보육원에서 복지사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밀입국 브로커에게 강제적으로 번 돈을 빼앗긴다. 그래서 힘들게 살아가지만 안타깝게도 할 수 있는 일은 마약 판매를 하는 일이다. 아니면 요리사의 밑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그런 일을 하게 된다.
힘들게 번 200유로를 로키타는 밀입국 브로커들에게 빼앗긴다. 그것도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옷 속에다 손을 넣고 성기와 가슴까지 만지며 신발까지 숨겨놓은 돈을 찾아내 폭력과 협박까지 당한다. 그리고 로키타에겐 600유로의 빛이 있었고 그것을 갚느라 불공평한 짓을 당하면서까지 돈을 번다.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못하고 전화까지도 일체 금지 당하는 신세를 로키타는 겪는다. 바로 돈을 더 벌어 아프리카에 있는 부모님에게 보내고 싶기 때문에 마약 제조 시설에서도 일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살아가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잘 안됐고 불법 체류자의 삶이란 게 쉽지가 않은지 홀대를 받으며 살아간다.
또한 공황 발작이 있는 로키타에게 비인간적인 대우를 함으로서 프랑스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낸다. 토리도 어린 나이에 누나인 로키타를 따라 불법적인 일을 하기 시작했고 인격적으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
결국엔 로키타는 토리의 도움으로 마약 제조 시설에서 빠져나오지만 마약 제조자에게 걸려 총에 맞아 숨지고 만다. 끝부분에 토리는 누나인 로키타가 체류증을 받지 못해 벨기에에 오지 못했다고 하며 누나인 로키타가 즐겨부르던 아프리카 노래를 부르며 영화는 끝이 난다. 결국 살아남은 건 토리뿐이었고 아마 누나를 잊지 못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 영화에서 프랑스의 불법 체류자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좋지 못하다는 인식은 그렇다 치고 로키타에게 옷을 벗겨 사진을 찍고 협박하며 체류증을 권유하는 마약 제조자와 요리사에게 50유로를 받으려고 구강성교를 하는 행위까지 하는 로키타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불법 체류자의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영화!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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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추적 시간여행 영화 시간이탈자
시간 여행 그런 영화 좋아하시나요?! 과거로 간다면?! 무엇을 하시겠어요?! 로또를 산다?, 주식을 산다? 등등 많이 있겠지만, 누군가는 순양을 산다고.. 아.. 아무튼!
영화 시간이탈자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이번에 가지고 온 영화 시간이탈자는 사랑하는 연인을 살리기 위해 펼쳐지는 시간 여행입니다~
기본 정보장르 : 감성 추적, 스릴러, 시간 여행감독 : 곽재용각본 : 고정운출연진 : 임수정, 조정석, 이진욱개봉일 : 2016년 4월 13일평점 : 7.89스트리밍 : tvN , NETFLIX, 웨이브, 쿠팡 플레이, 왓챠기획 의도1983년과 2015년의 두 남자가 우연히 꿈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보기시작하고, 서로에게 연결된 한 여자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과거의 사건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여담영화는 임수정, 조정석, 이진욱이라는 멋진 배우들을 앞세워 초반에는 흥행했으나 갈수록 입소문과 다양한 후기로 인하여 초반 흥행이 끝까지 이어가진 못했다. 영화 시간 이탈자의 경우 모든 장르가 다 합치면서 그 무엇 하나 챙기지 못했다는 평이 가장 크다. 또한, '타임 패러독스'를 빼고는 허술한 부분이 정말 많이 있었다.후기 및 결말영화 시간이탈자 결말윤정을 살해한 범인은 생물 선생님이었고 학생의 도움을 받아 낙뢰를 맞고 최후를 맞이하게 했습니다.그리고 나중에 경찰이 아닌 음악선생님이 되어서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됩니다.영화 시간이탈자의 경우 호불호 갈리는 영화를 가지고 있지만, 팝콘 영화를 찾는 분들에게 이만한 영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시간이탈자 한 번쯤 보기 좋은 영화라고 추천하고 싶다. 팝콘 준비하시고! 한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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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을 뜯어내고 사랑을 꿰매다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연인에게 내가 중요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랑이 있다. 때론 연인을 위해서 내 한 몸을 바쳐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랑이 있다. 상대가 이성이건 동성이건, 나이가 많고 적던, 사랑의 형태는 그렇게 다양하게 나타난다. <팬텀 스레드>가 그리는 사랑도 그 다양한 모습의 사랑 중 하나에 속한다. 어떤 외양을 가진 사랑이 더 멋있고, 더 괜찮은 것인지는 우리의 눈으로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은, 사랑하는 이를 위하는 마음을 갖고, 상대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음을 만드는 사랑은 당연하게도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흔히 아는 모성에서부터 다양하게 존재하는 그 수많은 ‘사랑’ 안에는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현존한다.
다름을 직시해야 시작되는 사랑
알마(빅키 크리엡스 분)의 그런 사랑은 레이놀즈 우드콕(다니엘 데이 루이스 분)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누이인 시릴(레슬리 맨빌 분)의 제안으로 고향에 있는 집을 찾아가면서 우연히 시작한다. 우연히, 한순간에 시작된 알마와 우드콕 두 사람 간의 사랑은 빠르게 피어난다. 둘의 사랑에 대한 속도감은 연출을 통해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첫 만남에서 한 저녁 식사 약속을 위해 두 사람이 차를 타고 식당으로 이동하는 장면에서의 연출이다. 해당 장면의 연출은 고전 영화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빠르게 지나가는 배경, 무언가 급해 보이는 두 사람의 표정까지. 무언가 급하고, 어딘가로 당장 달려가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한편으로는 마치 히치콕의 <현기증>에서 운전하는 모습으로 주인공 스코티의 심리를 연출해 낸 장면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점에서 관객은 <팬텀 스레드>가 2018년 작이기는 하지만 고전 영화의 느낌을 일부 차용하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그런 고전 영화적 연출의 참조가 영화의 분위기나 흐름에 아주 잘 어울린다는 것은 인상적이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쏜살같이 이루어진 두 사람의 사랑에 당연히 아름다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드콕이 계속해서 패션업계 속에서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디자이너라는 점, 그 점이 두 사람 간의 사랑을 깊게 파고든다. 때에 따라서는 우드콕의 누이이자 사업 파트너인 시릴이 늘 그의 곁에 함께 있다는 것도 방해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게 알마는 행복할 줄 알았던 우드콕과의 생활이 그의 지나친 예민함, ‘둘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의 부재함으로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드콕의 성격과 행동양식, 가정사는 알마와 같을 수 없다. 비슷하기를 바라는 것마저 어쩌면 과한 욕심일 수 있다. 우리들도 상대를 사랑하는 일에는 수많은 차이와 걸림돌을 해결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것을 수없이 경험한다. 알마도 이를 해결해야 한다. 해결하지 않으면 그를 떠날 수밖에 없다.
변화를 끼워 넣고 꿰매 붙이다
우드콕은 패션 디자이너이지만 전통을 중시한다. ‘세련됨(영화에서는 chic이라는 표현이 사용된다.)’이라는 표현을 혐오할 정도로 기존의 것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어쩌면 작고한 어머니를 잊지 못하는 마음으로도 보인다. 우드콕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그녀를 계속해서 그리워하고, 심지어는 병상에 있을 때 그 환영을 본다. 어머니의 일을 물려받은 우드콕이기에 그녀가 해온 일을 지키고 그 방향을 잃지 않으려 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일이다.
알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우고 자신의 방식으로 우드콕이 두려워하는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 영화의 핵심, 서로가 엮어지는 플롯의 형태가 생겨난다. 알마는 우드콕에게 변화를, 우드콕은 그에 대한 반발과 부정으로 그의 복원을 각자의 플롯으로 만들어낸다. 너무 많이 엮여버려 실이 전진할 수 없을 때는 크게 충돌함으로써 관계를 재정립하고 다시 과정을 반복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우드콕에게는 쉼이 없고, 쉬지 않는 우드콕은 언젠가 스스로 파멸하게 되기에 알마는 우드콕의 방식이 아닌 것을 그의 삶에 끼워 넣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드콕이 자기 내면에 숨겨진 두려움과 나약함을 꺼내 승화시킬 수 있고, 뱉어낸 그 족쇄들을 밟고 그가 원하는 일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드콕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고 이룰 수 있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를 다 해내는 일, 그것이 알마가 그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보수적인 우드콕의 삶에 변주를 주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는 계속해서 반발하고, 예민하게 굴며 알마를 자신의 공간과 삶에서 빼내려는 마음마저 먹는다. 그 반발의 강세가 거칠어질수록 알마는 결단해야 한다. 식용 버섯과 독버섯을 구분하게 해 주는 책을 꺼내어 식용 버섯이 아닌 독버섯을 찾아야 하고, 비로소 우드콕을 쓰러뜨려 어머니의 빈자리를 자신으로 채워야 한다. 그래야 우드콕이 어머니에 대한 미련을 놓고 변화에 대한 강박적 공포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우드콕에게 걱정은 필요 없다. 그 또한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알면서도 알마의 행동을 용인한다.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것, 겁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알마는 우드콕이 드레스의 마감 안에 꿰매 놓은 그의 비밀을 뜯어내고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쉽지 않은 길임을 알면서도 그녀의 행동을 온전히 품는 것이 우드콕이 그녀를 사랑하는 방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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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궤도에서 벗어난 ‘탈주’, 도착만 하면 끝?
살아야 하는 이유
이 영화의 주인공은 북한군 군인 규남(이제훈)이다. 전역이 코앞이다. 10년간의 긴 레이스였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규남. 북한사회라고 하더라도 내가 내 인생을 가로지를 수 있다는 것 하나만 믿고 지루한 시간을 견뎌왔다. 사실 규남은 혼자다. 어머니가 몇 년 전에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규남이 이래서인지 동생 같은 동혁(홍사빈)에겐 진심이다. 멀리서 보면 형제 같은 두 남자. 언젠가 둘 다 군을 떠나기 때문에 이별이 아쉬울 것 같았다. 하지만 두 남자 규남과 동혁은 같은 속마음을 갖고 있었다. 바로 북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유를 억제하는 북한에서 벗어나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었던 규남. 어머니가 보고 싶었던 동혁. 두 남자는 사실 자유에 대해 거대한 갈망을 품고 있었다. 비가 오던 날, 동혁과 규남은 탈주를 계획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쫓아가는 또 다른 주인공 현상(구교환). 처절한 탈주극이 남북의 군사분계선에서 벌어진다.
내가 주인공인데
이 영화에서 설명이 가장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소위 말하는 '주인공 버프'다. 사실 이런 장르에 있어 주인공 버프는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다. 당연히 추격전이라는 특성을 살려 1시간 40분 동안 끌고 가려면 두 주인공이 살아야 하지 않겠어? 팬데믹 시기에 개봉했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나 추격물의 근본이라고 볼 수 있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이 주인공 버프에 대해 나름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총이 등장하더라도 이게 언제 등장하고 퇴장하는지를 명확하게 표현한다던가 / 애초부터 두 주인공이 대립하는 걸 최소화하고, 그 나머지도 행운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전개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두 인물의 추격전을 강조했다.
이 글에서 정말 중요한 건 이 <탈주>에서 그걸 '어떻게 구현했냐'에 대한 부분이겠지? 이 영화의 주인공 버프는 좀 터무니없다고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영화의 중요한 공간적 배경이 군인 / 북한 두 곳이기 때문에 총격전이 등장한다는 건 스포일러가 아니라 당연하다(심지어 포스터의 구교환 배우가 총을 잡고 있다). 이 전제 하에 영화가 총격전을 잘 묘사했나?라고 묻는다면 난 아니오다. 그러니까 주인공 버프에 당위성이 떨어져 보이기 쉽다는 뜻이다. 대신 영화가 두 사람의 역동성을 강조한 연출을 보여줬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도자의 위치에서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해도 아-무 지장이 없는 현상이 자유로워 보이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기로 한다. 다음으론 규남이의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볼 필요가 있는데, 틀에 갇혀 있는 것 같은 주인공이 공간이 바뀌고 나서 유달리 운동하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글쓴이는 이것이 어느 정도는 의도가 있을 거라고 봤다. 규남은 다른 캐릭터들과 다른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이 특징에 대한 관점에서 보면 규남이의 주인공 버프가 그렇게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영화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두 가지, 추격전과 자유로운 인물들이란 걸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는 이런 연출들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 깔려있는 영화의 맹점이 있다. <탈주>는 이종필 감독을 위시로 한 편집과 연출에서 속도감 있는 방식으로 화면을 보여줘서 몰입이 잘 되는 쪽이다. 추격전의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잘 받았다고 보긴 어렵다. 왜? 앞에서 언급한 주인공 버프가 편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영화의 액션들이 기본적으로 페널티가 있을 수밖에 없기는 하지만 어떤 장면에선 노골적이라고도 볼 수 있을 만큼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이 낡았다. 그리고 영화는 주인공 규남이 군인이라는 설정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역이 코앞에 있는 말년병장이 맞나? 그렇다 보기엔 이 인물은 전투력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 단순히 큰 줄기의 추격극에만 천착해서 중요한 디테일들을 놓친 건 아닐까? 이야기가 꼼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선택이었다.
현상 그 자체
글쓴이가 생각하는 탈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현상이라는 캐릭터다. 여기저기 신경 쓸게 많은 규남과는 달리 현상은 단순하다. 그냥 규남과 동혁을 잡으면 그만이다. 이 간단한 설명 덕에 영화에서 해결할 것들이 별로 없다. 이런 이유로 이 인물은 북한사회를 표현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냥 극 중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그러니까 두 사람을 추격하기만 해도 영화가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데, 극 중에 묘사가 되기도 하지만 북한 사회는 개개인의 목표를 짓밟고 집단을 강조한다. 영화가 이걸 내내 강조하는데 정작 현상은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건 영화가 대놓고 고위공직자들에겐 관대한 북한사회를 꼬집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후반부에 굉장히 구체적으로 보여주기도 하는데 지뢰에 대한 장면 이에 해당한다. 고위관리는 지뢰를 밟지 않지만 그 아랫사람들은 그것을 밟는다. 이 세계는 자유가 있는 사람에게 동력을 준다는 걸 두 인물의 대비로 묘사한 것이다. 그리고 화룡점정. 현상이 북한사회를 드러낸다는 묘사는 인물의 대사에도 직접적으로 나온다. 후반부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하는 말 몇 줄은 현재를 관통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영화가 북한사회를 블랙 코미디처럼 풍자한 것도 흥미로웠다. 대표적으로 휴대전화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영화 초반 동혁이가 처한 문제를 보여준다. 바로 연락에 관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중반즈음에 영화에서 스마트폰이 나온다. 그러다가 어떤 인물은 폴더폰을 갖고 다닌다. 후반부에선 라디오와 관련된 묘사가 나온다. 이런 식으로 영화가 특정 소재를 반복하면서 누구는 누리지만 누구는 못 느끼는 걸 영화가 보여준다. 어떤 장면에선 카메라로 이 인물들이 가진 우스꽝스러움을 강조하기도 하는데 어떤 인물은 집단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다른 부분에선 개개인을 집중적으로 들추며 조롱한다. 이 집단에 대한 부분도 영화가 기괴한 방식으로 인물들을 촬영했는데 조롱하듯이 북한사회를 공격하는 영화의 톤에 생동감을 더하는 선택이었다.
이상한 퇴장
윗문단의 연장선상에서 쓴다. 이 영화는 추격전이라는 장르적인 특성을 이으려다가 갑자기 포기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첫째. 영화의 세 번째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동혁의 동선은 철저하게 비현실적이다. 이 인물이 이렇게 길게 나올 일인가? 일찍 나올 거면 기존에 이 인물에게 정해져 있는 분량보다 더 빠르게 퇴장하는 게 적당했다. 아니면 차라리 길게 오래 끌어서 이 인물이 왜 탈주해야 하고 절실한지를 설명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글쓴이는 이 원인이 단순히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이유만으로 영화를 만들어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관습적으로 영화를 봐왔던 습성에 기대 인물을 묘사하니 플롯에 구멍이 많았다. 이 구멍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추격하는 이야기라는 영화의 플롯에 전적으로 방해가 됐다. 이 사람이 쫓기는 이유, 쫓는 이유가 겉으론 분명할지 몰라도 어색하면 안 된다. '왜'의 필요성을 관객 스스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면 장르적인 재미로는 생생하지만 밀도 높은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고 보긴 어렵다. <탈주>는 여기에 어느 정도는 기댄 듯했다.
그리고 글쓴이가 이 <탈주>의 세계관에서 가장 큰 이물질이라고 생각했던 것. 두 특별출연이다. 이 영화는 사실상 북한이라는 시스템과 한 개인의 추격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기업과 개인과의 대립을 보여준 것에서 더 큰 갈등을 묘사한 것이다. 그럼 정확하게 시스템과 인물만 있어야 영화 안에 장애물이 없다. 당연하지. 시스템을 시각적으로 대놓고 보여줄 수는 없으니 규모의 이미지든 뭐든 사실적으로 표현하려면 인물을 나누는 것도 그렇게 이상하지는 않다. 작위적이라고?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북한이라는 소재를 다룬 이상 그 세계의 경직이 작위적으로 느껴지게 그릴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글쓴이의 이런 관점에서 특별출연으로 나온 두 인물은 작위적이지 않기 위해 작위적인 것을 선택한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여성 캐릭터. 이 캐릭터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뭐가 됐든 간에 이런 일을 하는 인물들은 사실 원하는 바가 정해져 있다. 영화는 이걸 놀라울 정도로 무시한다. 단지 이야기에서 편향되지 않기 위해, 인물들의 행보에 윤활유를 덧붙히기 위해 사용한다. 글쓴이는 동혁이의 분량을 차라리 이 캐릭터에 줬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이 인물이 하는 일이든 행보든 잠깐 조연으로 나올 만한 크기의 캐릭터가 아니다. 이 인물은 영화 안의 북한군 고위간부를 하나하나 암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영화 안에서 받은 역할이나 활용법이나 마무리를 확실하게 짓지 못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엔딩은 너무 많은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허점이 너무 많아 보인다. 어떤 인물이 특정한 판단을 보여준다. 그 판단에 대해 한 인물이 리액션을 보여준다. 그 두 행동은 반향이 클 수밖에 없는 것들이다. 이 상황을 해소하는 방식도 편의 적었지만 이 판단을 위한 인물의 내면도 어딘가 모순이 많다. '걔들이라면 원래 그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야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장면 바로 다음도 인물이 가진 현실성이 굉장히 떨어져 보인다. 대신 한국 상업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마무리방식을 선택했다. 차라리 이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끝냈으면 이 영화만의 개성이 더 생겼을 듯하다.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글쓴이가 이 <탈주>를 보고 나서 든 생각. 이종필 감독의 전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한번 더 보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힘이 빡 들어간 감상적인 부분. 따뜻한 감성. 은근히 트렌디한 감각까지 이 영화의 메가폰을 맡은 이종필 감독은 다시 한번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운명과 맞서 싸운다는 개개인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덕목이 있다. 운명이 좋은 운명인데 주인공이 맞서 싸울리는 없다. 당연히 한국사회가 낳은 부조리 중 하나와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럼 사실적인 묘사에 설득력 있는 플롯이 필요하지 않을까?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이 단점을 잘 소화했다? 글쓴이는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그럼 이번에 잘하면 그만이다. 이걸 생각했을 때를 관점으로 봐도 이 <탈주>는 단점이 더 많았다. 왜? 이야기에서 이 연출 의도를 견지하려면 사실적인 대한민국(이 영화에선 북한까지 포함)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북한의 모습에'만' 솔직하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엔 운이 가장 크게 작동한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영화가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려다가 만 느낌이 강한 이유가 된다. 그래서 영화가 반쪽짜리 성공처럼 느껴진다.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세 사람이 연말 시상식에서 이름을 올릴 것 같다는 거 말고는 새로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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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색다른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 9선
사랑을 진지하게 탐구한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색다른 소재는 덤.
더 랍스터
가까운 미래, 모든 사람들은 서로에게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45일간 커플 메이킹 호텔에 머무르며, 완벽한 커플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짝을 얻지 못한 사람은 동물로 변해 영원히 숲 속에 버려지게 된다. 근시란 이유로 아내에게 버림받고 호텔로 오게 된 데이비드는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숲으로 도망친다.
숲에는 커플을 거부하고 혼자만의 삶을 선택한 솔로들이 모여 살고 있다. 솔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절대규칙은 바로 절대 사랑에 빠지지 말 것! 아이러니하게도 데이비드는 사랑이 허락되지 않는 그곳에서 자신과 같이 근시를 가진 완벽한 짝을 만나고 마는데..!
렛 미인
“내가.. 평범한 여자애가 아니어도 좋아해줄래?” 12살 소년, 영원한 사랑을 만나다.. 눈 내리던 밤, 외로운 소년 오스칼은 옆집에 이사 온 창백한 얼굴의 소녀 이엘리를 만난다. 곧 소년의 가슴 속으로 들어온 이엘리.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하나밖에 없는 친구가 되어준다. 하지만 조용하던 마을에서 기이한 살인 사건이 계속되고, 오스칼은 이엘리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수줍음 많은 우체국 직원인 도메크는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연상의 독신녀 마그다를 망원경으로 몰래 훔쳐보며 사랑을 느낀다. 마그다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도메크는 그녀의 아파트에 우유를 배달하고, 가짜 송금표를 만들어 그녀를 우체국으로 오게 하고, 마그다의 편지를 몰래 훔치고, 마그다가 사랑을 나눌 때 가스 고장 신고를 하는 등, 항상 그녀의 곁을 맴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보낸 통지서를 가지고 송금을 받으로 온 마그다가 오히려 송금을 조작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우체국을 나서는 걸보고 통지서를 보낸 것도 자신이며, 오랫동안 그녀를 훔쳐 봐왔다고 털어놓는다. 도메크는 용기를 내서 마그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밤이 되자 두 사람은 마그다의 집으로 향한다. 마그다는 웃옷만 걸친 채 도메크를 유혹하고, 흥분한 도메크에게 '그게 바로 사랑의 전부'라고 냉소적으로 말한다.
클로저
런던의 도심 한복판, 부고 기사를 쓰고 있지만 소설가가 꿈인 ‘댄’은 출근길에 눈이 마주친 뉴욕출신 스트립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녀의 삶을 소재로 글을 써서 드디어 소설가로 데뷔하게 된 ‘댄’은 책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사진작가 ‘안나’에게 ‘앨리스’와는 또 다른 강렬한 느낌을 받는다.
“사랑은 순간의 선택이야, 거부할 수도 있는 거라고!” ‘안나’ 역시 ‘댄’에게 빠져들었지만 그에게 연인이 있음을 알게 되고, 우연히 만난 마초적인 의사 ‘래리’와 결혼한다. 하지만 ‘댄’의 끊임없는 구애를 끊지 못한 ‘안나’는 그와의 관계를 지속하고, 이 둘의 관계를 알게 된 ‘앨리스’와 ‘래리’는 상처를 받게 되는데…
러스트 앤 본
늘 본능에 충실한 거친 삶을 살아온 삼류 복서 알리. 그는 5살 아들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누나 집을 찾게 되고 클럽 경호원 일도 시작하게 된다.
출근 첫 날, 알리는 싸움에 휘말린 범고래 조련사 스테파니를 돕게 되고 당당하고 매력적인 그녀에게 끌려 연락처를 남긴다. 이후,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스테파니는 깊은 절망의 끝에서 문득 알리를 떠올리게 되는데…
우리도 사랑일까
결혼 5년차인 프리랜서 작가 마고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다. 어느 날, 일로 떠난 여행길에서 그녀는 우연히 대니얼을 알게 되고,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얼이 바로 앞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마고. 자신도 모르게 점점 커져만 가는 대니얼에 대한 마음과 남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삶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투 러버스
사랑하던 약혼녀와 이별한 뒤 자살까지 시도한 '레너드' 앞에 그를 지켜주고 싶다고 말하는 다정한 성격의 '산드라'와 이웃인 치명적인 미모의 소유자 '미쉘'이 나타난다. 그리고 '미쉘'에게 이미 다른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점점 그녀에게 빠져드는 '레너드'는 자신을 주체할 수 없는데...
아이 오리진스
진화론을 입증하기 위해 오랫동안 눈의 비밀을 추적하고 연구하는 과학자 이안.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소피의 눈에 묘한 끌림을 느끼고, 두 사람은 이내 다시 재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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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루이스 웨인 :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메인 예고편
모든 동물이 행복해지길 바랐던 엉뚱한 천재 화가 ‘루이스’(베네딕트 컴버배치).
그림 말고는 모든 게 서툴렀던 그의 앞에 어느 날 운명 같은 사랑이 찾아온다.
그의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삶의 전부,
‘에밀리’(클레어 포이) 그리고 고양이 ‘피터’.
모두를 다정하게 끌어안을 가장 사랑스러운 로맨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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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터널스> 메인 예고편
마블 스튜디오의 <이터널스>는 수 천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